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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주의와 자율성
마투라나와 바렐라의 생명의 자율성과 펠릭스 가타리의 기계의 자율성
알렙 | 부모님 | 2017.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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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욕망 자본론』, 『녹색은 적색의 미래다』 『마트가 우리에게 빼앗은 것들』등 철학적 사유를 공동체와 생태민주주의에 녹여 내는 작업을 한 철학자 신승철의 신작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마투라나와 바렐라의 오토포이에시스 이론을 기술 영역에 적용한 프랑스 철학자 펠릭스 가타리의 논리를 따라가며 첨단기술 사회에 적용될 수 있는 기계적인 자율성의 여지를 재창조한다.

마투라나와 바렐라의 구성주의는 사회 시스템이나 교육 분야에서 이미 실체와 이론적인 효능이 검증되었다. 구성주의는 제도 구성이나 제도 생산의 영역에서 매우 효과적인 담론으로, 행정, 교육, 문화, 철학 등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구성주의 논의를 더욱 심화하고 확장시키는 담론을 생산하고, 동시에 네트워크 사회에까지 오토포이에시스 사상을 확장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세계 재창조의 영감과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창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리뷰

“한 사람의 죽음은 하나의 세계의 소멸과도 같다”_질 들뢰즈

칠레의 생물학자인 움베르토 마투라나와 프란시스코 바렐라는 생명이 가진 자율성이라는 개념을 연구함으로써 생명이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는지를 살펴왔다. 이들의 생명 구성주의는 생명체의 범주를 넘어 사회와 공동체, 네트워크로 확장되어 인문학, 교육학, 사회 시스템론, 환경 제도 등의 영역에 영향을 주었다.
마투라나와 바렐라가 주장한 생명의 자율성은 오토포이에시스autopoiesis 개념으로 요약된다. 외부로부터 투입/산출되는 에너지와 물질은 작업적 폐쇄성을 갖는 내부로 들어와 신진대사를 이루는데, 대부분 자신의 몸을 다시 자기 생산 하는 데 쓰인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생명, 생태계, 공동체 등도 내부 작동 기전을 따라 자율적으로 자기 생산 한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하지만 바렐라는 기술기계는 자기 생산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으며, 기술기계의 자기 생산과 자기 직조의 과정을 바라보지 못하였다. 이러한 바렐라의 관점은 펠릭스 가타리에 이르러 극복되었다. 가타리는 기계(=반복)를 자기 생산적인 것으로 봄으로써, 오토포이에시스 이론이 갖고 있는 난점 중 하나였던 기술 매개적인 작동을 설명할 수 없었다는 지점을 극복하였다.


이 책의 구성


1장 ‘구성주의에 기반한 자율주의의 가능성’에서는 구성주의가 해체주의나 구조주의가 아닌 자율주의의 기반이 된다는 점을 서술하고 있고, 2장 ‘구성주의와 객관적 표상주의’에서는 표상화, 의미화, 모델화 방식의 전문가주의나 일방적인 계몽주의가 아닌 ‘삶=함=앎’의 구도를 가진 생태적 지혜로서의 구성주의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3장 ‘오토포이에시스와 생명, 공동체, 사회’에서는 생명, 사회, 공동체의 자기 생산이라는 내재적인 작동에 주목하면서, 자기 생산으로서의 돌봄, 살림, 활동을 타자 생산으로서의 일, 노동과 비교하였고, 4장 ‘철학에서의 구성주의 논의와 생명의 구성주의’에서는 칸트, 루만, 비고츠키, 들뢰즈, 환경관리주의 등 구성주의의 철학적 담론을 소개한다. 5장 ‘기술기계는 자기 생산 하는가, 타자 생산 하는가’에서는 기술기계의 리좀적/계통적 진화의 가능성을 통해서 기계적 배치의 자기 생산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6장 ‘기계론적 기계와 기계학적 기계’에서는 기계론적 기계와 기계학적 기계를 비교하면서 기계적 배치의 자기 생산의 유형을 소개하였다. 마지막으로 7장 ‘생명권은 기계권인가’에서는 기술 매개적 민주주의와 생태민주주의, 네트워크 혁명과 떡갈나무 혁명을 기계의 구성주의와 생명의 구성주의 입장에서 설명하였다.


1장 구성주의에 기반한 자율주의의 가능성
구성주의는 각기 다른 세계연관, 의미연관, 생활연관 속에 있는 주체들이 각각의 영토에서의 활동을 통해서 바로 자신을 생산해내는 자율주의적인 관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를 통해서 보면 생명의 자율성은 스스로의 세계와 바로 자신을 자기생산할 수 있는 능력과 관련된다고 할 수 있다. 들뢰즈는 어느 인터뷰에서 “한 사람의 죽음은 하나의 세계의 소멸과도 같다”라고 말했는데, 이것은 각각의 주체성이 구성해낸 세계가 모두 상이하다는 반실재론적인 언명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실재론에서의 전통이 해체주의와 같이 와해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우면서도 고도로 조직된 자기구성적인 입장에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유롭지만 고도로 조직된 아동들의 놀이규칙을 생각해 볼 수 있다.

2장 구성주의와 객관적 표상주의
한 무리의 아이들이 사과를 놓고 그림을 그린다. 이때 아이들의 그림은 다 다를 수밖에 없다. 아이들의 경우 표상과 의미를 고정시킬 수 있는 권력과 고정관념이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의미를 횡단하고 이행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런데 교사가 사과의 정면 사진을 답으로 제공한다면, 다른 그림을 그리던 아이들은 그것을 복제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계몽주의 기획에서의 교사는 모델이나 모형을 제시함으로써 아이들의 창의성과 모험성을 박탈한다. 차이와 다양성은 각기 다른 세계질서를 만든다 할지라도 고도로 조직된 구성물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소통되고 공감될 수 있다. 고립되고 해체된 개인이 아닌 공동체에서의 특이성을 발휘하는 집단과 공동체를 생각해야 한다.

3장 오토포이에시스와 생명, 공동체, 사회
오토포에이시스는 자기 생산을 의미한다. 이는 활동의 산출물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의미이다. 우리가 먹는 많은 음식물이 우리 자신의 뼈, 살, 피를 만드는 데 대부분 쓰이는 것이 그 증거다. 생명 활동은 대부분 자기 자신을 유지하고 보존하기 위한 활동이다. 공동체의 경우, 공동체 내부에서의 활동은 공동체를 유지하고 재생하고 순환하는 움직임이 대부분이다. 그런 관점에서 공동체는 타자 생산을 위한 노동이 아닌 자기 생산을 위한 활동의 관점에서 사유될 수 있다. 공동체는 친밀하고 유대적인 관계망으로 일련의 작업적 폐쇄성과 동시에 자기 생산 하는 내부 작동을 함께 갖고 있다. 각 공동체의 입장에서 타자 생산으로 보이는 것도 사회의 입장에서는 자기 생산의 일부일 수 있다.

4장 철학에서의 구성주의 논의와 생명의 구성주의
구성주의 최초의 논의를 이끈 것은 칸트이다. 칸트는 인식주관이 인식 대상을 모두 알 수는 없으며, 물자체라는 잔여 부분을 남기고 현상만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인식의 구성주의와 달리 마투라나와 바렐라는 생명의 구성주의 입장에서 생명체의 자기 생산에 주목하였다. 또한 이를 계승하여 니콜라스 루만은 사회시스템 이론에 오토포이에시스 이론을 도입하여, 자기 조절적인 사회 시스템의 관점을 정립하였다. 루만은 우리의 언어 활동, 문화 활동, 경제 활동 대부분이 자기 생산을 위한 것이라고 사유하였다. 교육학에서는 비고츠키가 구성주의의 입장을 정립하였다. 그는 아동들의 미시적인 영역에서의 활동들이 사실은 구성주의적으로 마음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간주하면서 인지의 발달 과정에 기초한 교육 방법론을 전개하였다. 마지막으로 제도적 구성주의 입장은 NGO나 국제기구, 유엔 등에서 생산되고 있는 제도의 영역에서 발견된다. 다분히 환경관리주의 입장의 위상을 갖지만 제도적 구성주의는 제도 생산, 제도 창안을 통해서 현실을 바꾸어보려는 노력을 의미한다.
5장 기술기계는 자기 생산 하는가? 타자 생산 하는가?
펠릭스 가타리는 『카오스모제』에서 바렐라가 기술기계를 타자 생산으로 간주하는 것을 비판한다. 바렐라는 생명, 사회, 공동체를 자기 생산 하는 것으로 보았지만, 기술은 자기 생산의 순환과 재생의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이에 대해서 가타리는 기술기계 역시 리좀적인 자기 직조의 경로를 갖고 있고, 자기 생산 하려는 속성을 갖고 있다고 사유하였다. 네트워크 기술과 사이버네틱스 기술 등에서는 기술기계가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전파되고 생산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가타리는 네트워크 기술의 전망을 응시하면서, 기술의 자기 직조와 자기 생산의 잠재성을 바라보았다. 가타리는 기계와 기계 간의 연결 방식을 접속, 이접, 연접으로 개념화하면서 기계체를 이루면서 리좀적으로 자기 생산되는 기술기계, 즉 네트워크 현상에 주목하였다.

6장 기계론적 기계와 기계학적 기계
들뢰즈는 아동들의 반복과 생태계의 아침-점심-저녁, 밀물과 썰물, 봄-여름-가을-겨울 등의 반복을 차이나는 반복으로 설명하면서 창조와 생성의 원동력이 되는 기계 현상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들뢰즈는 차이가 어떻게 강렬해지고, 반복이 어떻게 설립하는지를 해명할 수 없었으며, 가타리와의 만남 이후 『앙띠 외디푸스』에서 ‘욕망하는 기계’라는 개념을 통해서 해답을 찾았다.
욕망하는 기계는 자신의 욕망하는 원하고 의지하는 순간부터 반복은 설립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서 자연주의적인 반복현상을 넘어서 인간과 기술기계의 반복현상이 개입될 여지가 굉장히 많아졌다. 들뢰즈와 가타리의 기계가 기계론적 기계라면 프로이트와 라캉의 기계는 기계학적 기계이다. 기계론적 기계는 열려 있고 자기 생산 하는 속성을 가지며 네트워크와 같은 형태를 띤다. 이에 비해 기계학적 기계는 닫히고 코드화되고 폐쇄된 기계이며, 자동기계와 같은 유형의 기계이다. 가타리는 기계를 자기 생산 하는 단위로 봄으로써 기계의 영역을 확장하였다.

7장 생명권은 기계권인가?
들뢰즈와 가타리가 함께 쓴 『천개의 고원』에는 ‘생명권=기계권’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이는 반복을 갖고 있는 모든 자연, 인간, 생명, 사물, 기계에 기계라는 속성이 있음을 선포한 것이다. 마투라나와 바렐라가 인지생물학의 관점에서 오토포이에시스를 창안했다고 한다면, 가타리는 이것의 영역을 확장하여 기계라는 개념에 포함시켰다.
가타리는 기술매개적인 민주주의와 기술 매개적인 네트워크의 잠재력을 긍정하면서, 색다른 기계의 자기 생산의 시대를 열었다. 이를 통해서 수많은 기계들을 넘나들며 사는 사람들은 소외되어 있는 사람이 아니라, 각각의 기계를 어떻게 하면 자유롭게 횡단하고 이행하여 이 과정적이고 진행형적인 영역에서 자기 생산을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보았다. 이를 통해 가타리는 마투라나와 바렐라의 생명의 자율성 논의를 기계적 자율성 논의로 확장하였다.

  작가 소개

저자 : 신승철
철학공방 별난의 공동 대표. 프랑스의 심리 치료사이자 소수자 되기의 사상가인 펠릭스 가타리를 공부하면서 생태철학의 가능성에 접속하였고, 현재 생태철학의 여러 가지 주제들인 기후 변화, 협동조합, 공동체, 도시 재생, 생태민주주의, 철학 상담 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이다. 저서로는 『마트가 우리에게 빼앗은 것들』, 『철학, 생태에 눈뜨다』, 『욕망자본론』, 『갈라파고스로 간 철학자』, 『식탁 위의 철학』, 『눈물 닦고 스피노자』, 『녹색은 적색의 미래다』, 『대한민국 욕망보고서』 등이 있고, 공역서로 『사이버-맑스』가 있다.

  목차

머리말 “한 사람의 죽음은 하나의 세계의 소멸과도 같다”

1장 구성주의에 기반한 자율주의의 가능성
구성주의는 무엇일까? ∥ 구조주의의 반대편, 구성주의 ∥ 자율주의의 발흥: ‘자기 생산=자율성’ ∥ 과학철학에서의 반실재론 ∥ 해체주의가 아닌 구성주의 ∥ 기표가 아닌 도표

2장 구성주의와 객관적 표상주의
책상은 책상이다 ∥ 계몽주의와 자동주의 ∥ 표상화, 의미화, 모델화의 전문가주의 ∥ 바렐라의 재귀적 수학 모델 ∥ 정보주의에 맞선 “삶=함=앎” ∥ 통합된 세계인가? 각기 차이 나는 세계인가?

3장 오토포이에시스와 생명, 공동체, 사회
오토포이에시스란? ∥ 작업적 폐쇄성과 자기 생산 ∥ 투입/산출 모델과 자원-에너지-부의 배분 ∥ 공동체와 자본주의: 자기 생산과 타자 생산 ∥ 공동체에서의 활동 모델과 노동 모델 ∥ 여성의 가사노동은 살림인가? 재생산 노동인가? ∥ 우발적 표류와 생명의 진화 모델 ∥ 환경결정론을 넘어선 상호작용 모델

4장 철학에서의 구성주의 논의와 생명의 구성주의
칸트의 인식론적 구성주의 ∥ 니클라스 루만의 사회 시스템론 ∥ 비고츠키의 근접발달 이론 ∥ 들뢰즈의 비실재론 ∥ 환경관리주의의 제도적 구성주의

5장 기술기계는 자기 생산 하는가? 타자 생산 하는가
기계 = 재귀적 반복 ∥ 기계와 잠재성, 가상성, 횡단성 ∥ 기술기계의 계통적 진화: 도시, 증기기관, 자동차 ∥ 가타리의 기술 낙관론 ∥ 욕망하는 기계: 기계/노동의 유기적 구성과 욕망가치

6장 기계론적 기계와 기계학적 기계
차이 나는 반복 VS 반복강박 ∥ 자동기계: 닫히고 폐쇄되고 코드화된 기계 ∥ 네트워크: 열리고 자기 생산 하는 기계 ∥ 포스트휴먼: 사이보그와 안드로이드 사이에서 ∥ 사물 인터넷과 애니미즘 ∥ 스피노자와 로봇의 신

7장 생명권은 기계권인가
생명의 구성주의와 기계의 구성주의 ∥ 생태민주주의와 기술 매개적 민주주의 ∥ 인지생물학에서 인지자본주의까지 ∥ 바렐라의 오토포이에시스와 가타리의 기계적 배치 ∥ 결론 분자혁명과 떡갈나무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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