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포기를 모르는 이들의 꿈과 열정으로 빚어낸 탈것의 역사교통과 운송 수단의 발달사를 한 권에 담은 어린이책이 나왔다. 《더 빨리 더 멀리 더 높이》는 선사시대 바퀴의 발명에서 오늘날 우주여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탈것’의 역사를 유머러스한 글과 그림으로 풀었다.
더 멀리 가기 위해 배를 타고 탐험에 나서고, 더 빨리 이동하기 위해 기차와 자동차를 발명하고, 하늘을 날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멈추지 않은 사람들. 이들의 꿈과 노력이 있었기에, 인류는 오늘날과 같은 문명을 이룰 수 있었다. 이 책을 보면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자전거, 자동차, 비행기 같은 탈것들이 오랜 시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된 발명품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탈것의 발명에 얽힌 다양한 에피소드가 읽는 재미를 더하며, 증기 기관의 원리나 로켓의 개념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과학 지식도 곁들였다.
서양사에 치우쳐 있는 본문 내용을 보완하기 위해 우리나라 탈것의 역사를 별도로 다뤘다. 책 맨 뒤에 ‘사진과 연표로 보는 우리나라 탈것의 역사’가 포스터로 실려 있다.
증기 기관차에서 가솔린 자동차로, 열기구에서 제트기로18세기 제임스 와트가 김이 나오는 주전자를 보고 증기 기관을 생각해 냈다고 알려져 있지만, 증기의 힘으로 뭔가를 처음 움직인 것은 기원전이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폭발 사고를 겪고 나서야, 안전밸브로 압력을 조절할 수 있는 증기 기관이 발명되었다. 트레비식은 말이 수레를 끌고 다니던 철도 위로 증기 기관차를 달리게 했고, 얼마 뒤 철도 시대가 열렸다. 브루넬의 증기선은 대서양 항해 시간을 절반으로 단축시켰다.
몽골피에 형제는 열기구를 발명했는데, 이 열기구를 타고 최초로 하늘을 난 것은 사람이 아니라 닭과 오리와 양이었다. 뒤이어 수소 기구가 등장했는데, 편리한 대신 위험했다. 뉴욕에서 일어난 수소 비행선 힌덴부르크호의 폭발 사고는 많은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최초의 동력 비행은 1903년 라이트 형제가 했지만, 그보다 앞서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았다는 기록이 많다. 알바트로스의 비행 원리를 본떠 거대한 새 모양 비행기를 만들었던 르 브리, 박쥐 모양의 증기 기관 비행기를 만든 아데르 등이다.
제트기에 쓰이는 가스 터빈 엔진은 1791년에 발명되었지만 가스 터빈의 난폭한 힘을 비행기에 쓸 수 있도록 길들이는 데는 1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수차례의 제트기 추락 사고에서 얻은 교훈과 수백 번의 설계 수정 끝에 오늘날과 같은 안전한 여객기가 탄생했다.
초기의 자전거는 두 발로 땅을 차면서 달리는 형태였다. 너무 빠른 속도 때문에 이 자전거를 금지하는 도시도 많았다. 페달로 바퀴를 돌리는 자전거를 처음 발명한 사람은 대장장이 겸 치과 의사였던 맥밀런이다. 미국의 로퍼는 나무 자전거에 증기 기관을 달았는데, 이것이 오토바이의 기원이 됐다.
효율이 높은 내연 기관이 발명되자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잇따라 등장한다. 영국의 다임러와 독일의 벤츠는 거의 같은 시기에 가솔린 자동차를 발명했다. 1896년에는 사람이 자동차에 치여 최초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한다. 검시관은 다시는 그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지만, 지금도 여전히 전 세계의 사망 원인 1위는 자동차 사고이다.
러시아의 수학 교사 치올코프스키가 상상했던 3단 로켓과 국제우주정거장은 오래지 않아 현실이 됐다. 로켓 개발과 인공위성 발사를 두고 벌인 러시아와 미국의 경쟁은 여러 가지 기술 혁신을 가져왔다.
자기부상열차, 위그선, 태양돛 등은 아직 개발이 완성되지 않은 차세대 탈것들이다. 치올코프스키가 꿈꾼 우주 엘리베이터도 현재 기술로 보아 그리 허황된 것은 아니다. 탈것은 끊임없이 진화한다. 웜홀을 통해 먼 우주로 떠나고, 시간 여행이나 공간 이동을 하는 미래가 머지않았는지도 모른다.
탈것의 역사가 어린이들에게 주는 것이 책의 옮긴이는 영미권 과학 도서를 꾸준히 번역, 소개해 온 이충호이다. 옮긴이는 책머리에서, 인간이 세상을 지배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운송 수단의 발명이라고 말한다. 치열한 생존 경쟁이 벌어지는 자연 세계에서 ‘더 빨리 달리는 능력’은 중요한 경쟁력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운송 수단은 더 많은 교역과 교류를 가능하게 했다. 현대 문명을 꽃피우는 데 탈것이 많은 기여를 한 셈이다. 또 탈것은 당대의 기술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로켓의 예에서 보듯 탈것의 개발은 언제나 최고의 과학기술을 실용화할 수 있는 무대가 되어 주었다.
새로운 도전에는 위험이 따른다. 실패와 시련, 끊임없는 사고와 희생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기상천외한 온갖 방법으로 더 빨리, 더 멀리, 더 높이 가고자 한 그들의 꿈과 열정이 없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교통도, 과학기술도, 문명도 없었을 것이다.
자동차, 기차, 비행기 등에 열광하는 어린이들이 많다. 기발한 탈것을 만들어 내는 발명가의 마음은 탈것을 좋아하는 어린이의 마음과 닮은꼴이다.《더 빨리 더 멀리 더 높이》는 ‘탈것’이라는 새로운 창으로 세계사를 살펴보면서, 오늘날의 문명과 기술이 어디에서 왔는지 반추해 보는 기회를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