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못생기고 뚱뚱해서 미안해.
근데 나…, 집에서 악어 키우거든?”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존재감 ‘제로’인 오딘.
새끼 악어를 본 순간, 슬쩍 빌려야겠다는(?) 생각이 훅 치민다.
악어를 데리고 다니면 아무도 무시하지 못할 테니까!
그런데…, 악어가 뭘 먹지? 빵도 먹던가?
‘존재감 제로’ 졸보 초딩의 ‘자신감 충전’ 프로젝트! 새 학기가 되면 새로 반을 배정 받은 아이들은 두려움 반, 기대감 반으로 싱숭생숭하기 마련이다. 그럴 때면 꼭 여러 가지 소문이 돈다.‘쟤 공부 좀 한다던데?’,‘쟤가 그렇게 춤을 잘 춘대.’등등. 그럼 일단 다른 아이들은 주눅이 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마음 한 켠으로‘아, 나도 뭐 잘하는 거 없나?’하는 생각이 진하게 들 것이다. 특히나 스스로 존재감이 없다고 느끼는 아이라면 더더욱.
《악어 도둑》은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존재감이 없던 아이가 자신감과 용기를 얻는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성장 동화이다. 이야기는 놀림 받는 거 외에 아이들의 관심에서 동떨어져 있는 겁 많은 초등학생이, 반 아이들의 인기를 끌기 위한 엄청난 계획을 세우면서 시작된다. 아니, 너무‘뻔’한 이야기 아니냐고?
결론부터 스포일러(?)하자면 전혀‘뻔’하지 않다. 주인공이 한 걸음 성장하는 방법이 기상천외하기 때문이다. 아쿠아리움을 견학하다 눈이 맞은 악어를 잠깐 빌려서 데리고 다니면, 괴롭히고 무시하던 아이들이 더 이상 자신을 만만하게 보지 못할 거라는 무모할 정도로 야심찬 계획이라니!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긴박한 악어 도둑질 장면, 집에 풀어 놓은 악어 때문에 벌어지는 소동 등 웃음이 터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용기’와‘자신감’이 다른 누군가에게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에 달린 것이라는 사실을 저절로 깨닫게 된다.
작가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실제 일어날 법한 사건들을 솜씨 좋게 버무린다. 저주에 걸린 악어가 사람의 말을 한다거나, 우연히 옆집에 사는 수의사 아저씨가 도움을 주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환상이 가미된 이야기를 기대한 독자들께는 무척 죄송하지만-, 악어를 훔친 주인공인 초등학생 오딘이 스스로 사건을 벌이고 혼자서 오롯이 사건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스스로 마음을 다잡아 용기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용기로 인한 결과 역시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다고나 할까? 기발한 이야기로‘뻔’하지 않은 교훈을 전달하는 이 작품을 통해 어린이 독자들은‘용기를 낼 수 있는’재미에 푹 빠져들게 될 것이다.
‘악어?’로 시작해서 ‘악어!’로 끝나는 유쾌한 인성 동화 ‘무슨 아쿠아리움에서 악어를 훔쳐? 말도 안 돼.’
아니, 세상에는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모양이다. 뉴스 검색을 해 보면 전 세계에 걸쳐 동물 도난 사건이 심심찮게 일어난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호주에서는 젊은이들이 용감함을 과시하려고 동물원에서 파충류를 훔쳤다는-맙소사! 진짜였어?-기사도 있다.
이야기 속 오딘도 마찬가지다. 무시무시하게 생긴 악어를 데리고 다니면, 모든 사람이 자신을 용감한 사람으로 여기리라는 기대감에 새끼‘악어’를 납치한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만큼 녹록지 않다. 앉으라고 시킨다고 악어가 냉큼 쪼그려 앉는 상황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물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만 늘어간다. 길들일 수 없으니, 다른 사람한테 자랑하거나 보여줄 수도 없다!
그런데 놀랍게도 단지 우리 집, 내 방에 악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어디서인지 모르게 용기가 불끈 솟는다. 무던히 날 괴롭히던 상황들이 갑자기 싱겁게 느껴진다고 할까.‘참나, 저기요. 저 악어 키우거든요? 그런데 그런 똥개 따위가 무섭겠어요?’라는 식이다.
이처럼 이야기 속에‘용기’가 끈적끈적할 정도로 잔뜩 녹아 있다. 하지만 식상하지 않다.‘용기=좋은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는 게 아니라, 악어라는 상징을 통해 용기의 이모저모를 충분히 살펴보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 보면, 용기란 누군가 주는 게 아니라 오롯이 마음에 달린 것이고, 부러 보여줄 수 있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드러나는 것이며, 용기를 내려는‘용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조금씩 느낄 수 있다.
아, 한 가지 더! 용기에도‘나쁜’용기가 있다는 점 또한 놓치지 않고 전달한다.‘도둑질을 하려는 용기’처럼 애초에 내지 말아야 할 용기, 즉‘만용’이 있다는 점 역시 오딘과 새끼 악어의 유쾌한 동거 소동을 따라가다 보면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다!
‘2등신’ 일러스트가 어우러진 따뜻한 성장 동화 동화의 주인공이라고 하면 선남선녀로 그려지기 마련이다. 하다못해 평범한(?) 인물이기라도 해야 한다. 그래야 주인공이지.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인 오딘은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다. 2등신에 가까운 외모로 새끼 악어 자크가 더 출중해 보일 정도다. 하지만 그래서 오딘의 행동이 사뭇 이해가 간다. 조금 다른 의미의 귀여움에서,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매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작가와 화가의 오덕(?) 같은 면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냥 아쿠아리움에 현장 학습을 가고, 악어를 훔치는 이야기라고만 해도 충분할 텐데……,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두 사람은 수조 속에 떠 있는 물고기의 종류를 상세하게 그림으로 보여 주고, 햄스터를 삼킨 악어의 몸속 해부도를 정확하게 그려야만 직성이 풀리는 모양이다.
이처럼 실제 수조 속의 물고기 모습과 그들의 생태, 그리고 악어라는 종에게 닥친 멸종의 위기 등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지만 이야기 곳곳에 깔려 있는 동물과 환경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은,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동물원이나 수족관에 한 번쯤 들러 보게 만드는 은근한 힘이 있다. 학부모들께서는 긴장하시라!
“나, 건드리지 마! 울지도 모른다고.” 어디서나 존재감이 없는 오딘. 반 아이들은 매일같이 울보라고 놀리기나 하고 노는 데는 끼워 주지 않는다. 게다가 화장실 벽에 낙서를 했다고 누군가 고자질하는 바람에 교장 선생님마저 오딘에게 머리끝까지 화가 난 상태다. 집에서도 마찬가지. 운동 잘하는 형과 예민한 누나 사이에 낀 오딘에게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어디 그뿐이랴? 몰래 마음에 두고 지켜보고 있던, 반에서 제일 예쁜 메테에게 뻥을 치다가 제대로 걸린다. 사실 메테가 말을 걸면 머릿속이 하얘지는 바람에 아무 얘기나 막 던지게 되는 건데…….
그래서 이틀 동안 학교가 아닌 아쿠아리움에서 체험 학습을 한다는 담임 선생님의 발표에도 오딘은 전혀 신이 나지 않는다. 아쿠아리움? 그냥 생선들이 둥둥 떠다니는 곳 아니었어?
오딘은 지금 이 순간, 아주 멋진 이야기를 메테에게 들려 줄 수만 있다면 자신의 모든 걸 기꺼이 내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쿠아리움에 가면 뱀들이 이리저리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거 알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기껏 내뱉은 소리가 이랬다. 오딘 스스로 생각해도 엉뚱하기 짝이 없는 말이었다. 하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그리고 천장에는 독거미들이 마구마구 기어 다녀. 또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상어도 있고.” 오딘은 눈을 꽉 감았다. 내가 미쳤지. 왜 그런 말을 했담? - <오딘은 거짓말쟁이>에서
천재적인 계획, 악어 빌리기(?) 프로젝트 아쿠아리움에서 파충류 전시실을 담당하는 롤프 아저씨는 우람한 외모와 화려한 말솜씨로 아이들을 휘어잡는다.‘롤프 아저씨 같은 사람이 되고 싶은데!’라는 오딘의 바람과 달리, 학교서나 집에서나 오딘의 처지는 변함이 없다.
그때 기가 막힌 계획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롤프 아저씨가 돌보는 파충류 중에서 악어 한 마리를 빌려서(?) 데리고 다니면, 친구들, 선생님들, 누나, 형, 모두 자신을 무시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것!
오딘은 새끼 악어인 자크를 몰래 납치하기로 마음먹고 실행에 옮긴다. 맙소사, 대체 누가 오딘을 겁쟁이라고 부른 거야?
롤프 아저씨는 자크가 사람에게 위험하지 않다고 했다. 들쥐와 쥐, 물고기만 먹는다고 했으니까. 하지만 자크도 겉보기로는 매우 위험해 보였다. 바로 이게 가장 중요한 점이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악어랑 친구라고 하면 엄청나게 용감하다고 상각할 테니까. 오딘은 학교 책상 아래에 악어 친구가 있다면 어떨지 상상해 보았다. 쉬는 시간에는 운동장으로 데리고 나가는 거다. 그리고 나를 괴롭히던 녀석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해야지. ‘너희들, 자크가 무섭니? 걱정 마. 자크는 그저 여기서 대장이 누구인지 알려주려는 것뿐이니까.’
- <아주 ‘용감한’ 일급비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