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페르디두르케』는 1937년 폴란드에서 발표된 후 보수적인 평단의 비난과 젊은 지식인들의 열광이라는 대조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출세작이자, 이후 곰브로비치의 작품 세계를 특징짓는 원형과 같은 작품이다.
성숙과 정상성의 가면 뒤에 감춰진 지배의 욕망과 그에 맞서는 미성숙과 비정상성의 도전이라는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다양한 서사 형식을 동원하여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이 작품은 2차 세계대전 후 나치에 의해 금지되었고 그 후 폴란드의 정치 상황에 따라 잠깐 복간되었다가 다시 판금되었다. 고국 폴란드에서와는 달리 1950년대 프랑스에 소개되면서 잊혀져 있던 곰브로비치의 명성을 순식간에 재확립한 문제작으로 평가받았다.
서른 살의 작가가 화자이자 주인공인(발표 당시 곰브로비치는 서른세 살이었다.) 1인칭의 예술가 소설이면서, 자신의 어린 시절로 납치되고 성장기를 다시 겪는다는 설정은 환상 소설이자 성장 소설의 외연을 부여한다. 여기에 『페르디두르케』의 저자 자신이 끊임없이 개입하여 역사와 문학, 정치와 예술 전반에 대한 논평을 삽입한다. 중반부에는 저자의 논평을 우화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 속의 이야기, 책 속의 책이 단독적으로 삽입된다. 각 장 안에서도 희곡의 틀을 빌려 대화를 구성하거나 각종 편지와 작품을 인용하는 등 과감한 형식 실험이 이어진다.
( ‘페르디두르케’라는 제목은 곰브로비치가 즐겨 읽던 미국 소설가 싱클레어 루이스의 작품 '배빗'의 등장인물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작품 '페르디두르케'의 내용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작가 소개
저자 : 비톨트 곰브로비치 (Witold Gombrowicz)
1904년 폴란드 남부의 말로시체에서 부유한 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독실한 가톨릭 집안의 뜻에 따라 귀족적인 가톨릭 학교를 거쳐 바르샤바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법학에 흥미가 없던 차에 대학 졸업 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철학과 경제학 공부를 시작했지만 곧 집안의 반대에 부딪혀 중단하고 귀국했다.
변호사 개업을 준비하는 틈틈이 작품을 쓰기 시작해서 1933년 첫 작품집 『미성숙한 시절의 회고록』을 출간했다. 평단의 비난과 대중의 지지를 동시에 받으며 작가의 길을 결심하고 희곡 『부르고뉴의 공주 이본』과 첫 장편 『페르디두르케』를 발표했다. 1939년 아르헨티나에 대한 기사를 쓰기 위해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한 다음 날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소식을 듣고 귀국을 포기했다. 그 후 그의 작품은 나치에 의해 긴 판금에 들어갔다. 지방 신문사와 은행을 전전하며 생계를 꾸리면서 두 번째 장편 『대서양 횡단선』을 완성했다. 1933년부터 잡지 《쿨투라》에 관여하면서 경제적 사정이 나아지자 다시 전업 작가로 돌아섰다. 1957년 폴란드 자유화 운동의 결과 일시적으로 검열이 약화되면서 몇몇 작품들이 출간되었지만 정치적 성향을 이유로 다시 금서로 묶여 1960년대 중반까지 판금되었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고국 폴란드에서와는 달리 30개 언어로 번역, 소개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세 번째 장편 『포르노그라피아』를 발표한 후 1963년 포드 재단의 기금을 받아 아르헨티나를 떠나 베를린으로 이주했다. 네 번째 장편 『코스모스』를 발표하고 1968년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1969년 프랑스 방스에서 별세했다.
역자 : 임미경
서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에 출강하고 있다. 『여성과 성스러움』 『뽀뽀 상자』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제1장 - 납치
제2장 - 감금, 그리고 작아지기 계속
제3장 - 움켜쥐기, 그리고 반죽하기 계속
제4장 - 「어른이며 아이인 필리도르」 서문
제5장 - 「어른이며 아이인 필리도르」
제6장 - 매혹, 그리고 젊음을 향해 끌려가기 계속
제7장 - 사랑
제8장 - 스큐요리
제9장 - 정탐, 그리고 현대성 속으로 빠져 들기 계속
제10장 - 날뛰는 다리들, 그리고 또다시 움켜쥐기
제11장 - 「어른이며 아이인 필리베르」 서문
제12장 - 「어른이며 아이인 필리베르」
제13장 - 머슴, 혹은 다시 붙잡히기
제14장 - 날뛰는 낯짝들, 그리고 또다시 움켜쥐기
작품해설 / 수전 손택
옮긴이의 말
작가 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