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일본 NTV 인기 드라마 <수수하지만 굉장해! 교열걸 고노 에쓰코> 원작 소설
출판사를 무대로 한 파란만장 직장 엔터테인먼트!일본 NTV 드라마 <수수하지만 굉장해! 교열걸 고노 에쓰코>의 원작 소설 『교열걸』1~3 시리즈가 출간된다. 이시하라 하토미가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는 2016년 일본 드라마 순위 6위에 랭크된 작품으로, 한 번도 두 자릿수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평균 12%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2017년 9월 스페셜 드라마 <수수하지만 굉장해 DX교열걸 고노 에쓰코>를 방송했다. 한국 채널J에서도 방영되어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본 드라마 마니아들에게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교열걸』시리즈는 패션 잡지 에디터가 되기를 꿈꿔온 스물다섯 살 여자 ‘고노 에쓰코’가 원하던 출판사의 전혀 다른 부서에 취직하면서 벌어지는 직장 생활을 담았다.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진짜로 좋아하는 일은 만들어가는 거지”
화려한 패션 잡지 속 명품 인생, 과연 잡지 편집자의 삶도 명품일까?에쓰코는 2년 동안 교열부에서 성실히 일한 끝에 드디어 잡지 편집부에 입성하지만, 웨딩 잡지 ≪라시 노스≫ 일은 결혼에 관심 없던 에쓰코에게 버겁기만 하다. 전부 똑같아 보이는 순백의 웨딩드레스와 8백 개의 결혼반지만 해도 머리가 빙글빙글 도는데, 말 안 듣는 모델과의 트러블까지, 잡지 편집은 제 길이 아니었던 걸까? 게다가 에쓰코와 풋풋한 연애 중인 신인 모델 고레나가가 밀라노에서 전속계약을 맺으며 두 사람은 선택의 기로에 서는데……. 스물다섯 살에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맞은 에쓰코가 있어야 할 곳은 대체 어딜까?
역대 가장 까칠하고 가장 사랑스러운 여주인공 등장!
할 말은 하는 시원통쾌 사이다 ‘걸크러시’ 교열걸주인공 고노 에쓰코는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원하는 바를 늘 확실하게 표현하지만 왜인지 밉지 않은, 사랑스러운 ‘사이다’ 캐릭터다. 다다미 바닥이 꺼진 허름한 셋방에 살면서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지만 구두는 150켤레쯤 되고, 여자는 차를 모른다며 우쭐대는 남자에게 알파로메오사의 이력을 줄줄 읊어준 뒤 실크 소재의 옷도 유지비가 많이 든다며 웃어주는 배짱도 있다.
작가 미야기 아야코는 『화소도중』으로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R-18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일본에서 ‘여성의 심리를 가장 잘 대변하는 작가 중 하나’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교열걸』에서도 주체적이고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삶과 커리어의 균형에 대해 고민하고 선택한다. 행복한 결혼 생활 중인 구스노키와 유명 편집장 사카키바라가 사이좋은 입사 동기로 시작했지만 삶의 궤도가 어긋나며 대립하게 된 이유, 연인인 고레나가가 모델로서 성공가도를 달리자 에쓰코가 커리어와 관계의 갈림길에서 내리는 선택 등은 여성들에게 공감을 주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에쓰코가 사랑스러운 이유는 꿈꾸던 패션 잡지가 아닌 엉뚱한 교열부에서도 언젠가 원하는 일을 하겠다는 희망에 차서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는 모습이 직장인들에게 위로를 주기 때문이다.

이 자식, 무사태평하게 색색대며 잠이나 자고 말이야. 잠든 얼굴은 또 왜 이리 귀여워, 젠장. 안 된다, 화를 못 내겠어. 그러나 엄청난 찜찜함과 함께한 행복한 시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호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이 진동하자 에쓰코는 고레나가가 깨지 않도록 신중하게 꺼냈다. 모르는 번호였으므로 무시하고 엉덩이에 깔고 앉았다.
하지만 전화가 한 번 끊어진 후 다시 진동이 울렸다. 에쓰코는 하는 수 없이 통화 버튼을 누르고 최대한 목소리를 줄여 “여보세요.” 하고 말했다.
“유토리? 너 지금 어디야!”
말없이 통화 종료 버튼을 눌렀다. 전원을 끌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데 또 전화가 왔다. 뭔가 중요한 회사 일 때문에 연락했을 가능성이 0.1퍼센트 정도는 있으므로 마지못해 다시 통화 버튼을 눌렀다.
“……제 번호를 어떻게 아신 거죠?”
“사원 연락처 데이터베이스에 있던데. 그나저나 너 쭉 고레나가 씨랑 함께 있었어? 벌써 도쿄로 돌아간 거야?”
“대답할 필요 있을까요? 업무 연락이 아니라면 끊어도 되겠습니까? 지금은 사적인 시간을 보내는 중이라서요.”
“야, 소름 끼치게 말투가 왜 그래? 어, 혹시 아직 고레나가 씨랑 같이 있어? 혹시 자고 가는 거야?”
“아, 짜증 나게. 댁이 무슨 상관인데! 짜증 나니까 내 귀중한 황금연휴를 방해하지 말지 좀? 짜증 나게 업무 연락도 아닌데 왜 전화질이야? 휴일에 회사 사람이 전화하면 진짜 짜증 나거든요!”
“‘짜증’이 너무 많잖아! 네가 무슨 질풍노도의 사춘기 여고생이냐!”
옆에서 아프로 머리가 움직여서 어깨가 가벼워졌다. 그것 봐, 깨버렸잖아.
“……전화, 누구?”
에쓰코는 잠이 덜 깨어 잠긴 목소리로 묻는 고레나가의 몸에서 흘러넘치는 섹시함에 취해 머리가 어질어질하는 것을 참으며 스마트폰을 내던지고, 뒤집어진 목소리로 “아무도 아니에요.” 하고 대답했다.
“……여고생이 전철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가게에 짜증 부리는 꿈을 꿨어요.”
“요즘은 여고생도 여러모로 힘든가 보더라고요.”
대충 얼버무린 순간 아랫배가 욱신욱신 아파왔다. 왜 하필 오늘 이렇게 심한 거야. 무심코 인상을 찡그린 것을 보았는지 고레나가가 반사적으로 서늘한 두 손을 뻗어 에쓰코의 어깨를 잡았다.
“왜 그래요? 괜찮아요?”
아파, 하지만 얼굴이 가까워. 미간에 주름이나 잡고 있을 때가 아닌데. 파운데이션 지워지지 않았으려나. 에쓰코는 억지로 미소를 띠며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고 대답했다.
다음 순간 입술이 포개어졌다.
5월 하순, 임시 인사이동이 발표됐다. 이동 대상은 세 명, 에쓰코는 사내 게시판에 붙은 인사 명령서를 믿기지 않는 기분으로 쳐다보았다.
보직 전환.
6월 1일부로 실시.
고노 에쓰코.
이전 소속: 교열부.
새 소속: 《라시 노스》 편집부.
아마 20초 정도는 들여다보았을 것이다. 한순간이라도 눈을 돌리면 사라져버릴 꿈이 아닐까 싶어서 눈 한 번 깜빡이지 못했다.
《라시 노스Lassy noces》는 에쓰코가 줄곧 동경해온 《라시》의 증간호로, 결혼 정보에 특화된 계간지다. 작년에 창간되어 지금까지 세 권이 나왔고 다음 주에 4호가 나온다. 편집장은 《에브리》의 부편집장이었던 구스노키 가즈코고 편집부원은 전부 합쳐서 다섯 명이지만, 에쓰코도 그 이상의 정보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미혼인 자신이 《라시 노스》에 배속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눈을 깜빡여도 명령서는 사라지지 않았다. 어쩐지 얼떨떨하면서도 드디어 꿈이 이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축하해. 교열부의 문은 활짝 열려 있으니까 언제든지 돌아와.”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요네오카가 말했다. 에쓰코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고 말하려다 그만두었다. 이 부서를 떠나려니 나름대로 약간은, 1밀리미터쯤은 서운했기 때문이다. 그때 조금 멀리서 새송이버섯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고노 씨를 밖으로 내돌리기 싫은데. 계속 우리 부서에 있으면 좋겠어.”
“어, 무슨 소리세요? 이건 상사의 권력형 폭력이랑 성희롱 중에 어느 쪽인가요? 저를 좋아하세요? 민폐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