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학고재 쇳대 시리즈의 첫째권으로 펴내는 <잠자는 호랑이 코털을 건드리다>는 우리 문화 속 ‘동물상징’의 비밀을 풀기 위해 동물들의 생김새에 대한 유래담 여덟 편과 해학과 재치가 넘치는 동물 민화 여덟 점을 골라 함께 엮은 우리 옛이야기와 민화(民畵)가 만나는 책입니다.
호랑이, 개, 토끼, 소, 등 동물들은 오랜 역사 속에서 인간들과 더불어 살아왔고, 인간의 주위에 머물면서 많은 문화적 상징들을 만들어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동물들의 세계에서도 인간의 삶과 정신세계를 발견하였고,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신성성(神聖性), 예지성(豫知性), 다산성(多産性) 등의 상징들을 민중들의 간절한 소망과 꿈을 기원하며 인간의 삶 속에 담아내었습니다.
지혜, 어리숙함, 충성심, 탐욕, 민첩함 등 각 동물들이 지닌 생태적 속성들은 옛이야기, 미술, 속담, 민속신앙 등 문화 전반에 걸쳐 묘사되는데 이번에 출간하는 <잠자는 호랑이의 코털을 건드리다>는 옛이야기인 동물유래담과 동물 민화(民畵)를 접목시켜 어린이들이 문학과 미술로서 우리 문화를 통합적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게 돕고자 기획하였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재미와 교훈만을 전달하는 옛이야기 모음집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이 왜 동물들에게 그런 상징과 의미를 부여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우리를 알게 되고 우리 민족이 자연과 삶을 어떻게 이해하였는가를 발견해나가면서 이 세계가 오직 인간만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동물과 인간, 수많은 생명체가 우주를 이루고 함께 공존한다는 동양의 원형적(圓形的) 세계관까지 발견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옛날보다 더 옛날, 호랑이 꼬랑이 늘어난 이야기 들어 볼까?금강산을 호령하던 무서운 호랑이가, 먹이를 찾아 뭍으로 온 뜨내기 수달에게 목숨을 위협받게 됩니다. 호랑이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수달의 목소리에 잔뜩 겁을 먹은 것이지요. 한갓 허풍일 뿐이라는 토끼의 말을 믿지 못한 호랑이는 토끼 꼬랑이를 제 꼬랑이에 묶어 놓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토끼 말은 믿을 수 없고 수달의 목소리는 더욱 크고 매섭습니다. 이 일을 어찌할까요?
책 속에는 호랑이, 닭, 개, 멸치, 메추라기, 까치, 두루미, 원숭이, 메뚜기 등 생김새도 성격도 다른 개성 넘치는 동물들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저마다의 사연으로 모습이 변하게 되는데, 그 광경 또한 참으로 천진난만하여 웃음을 자아냅니다. 닭은 개에게 물어 뜯겨 볏이 톱니처럼 들쑥날쑥해지고, 가자미는 멸치에게 뺨을 맞아 욱, 하고 눈이 돌아가지요. 원숭이 엉덩이는 게의 집게발에 물려 똥구멍이 뽑히도록 벌게지고, 메뚜기 머리카락은 잉어 뱃속에서 녹아 풀썩, 땅으로 떨어집니다.
가만가만 이놈들, 어째 네가 아는 누군가와 닮아 있지 않아?한 장 한 장 책을 넘기다 보면, 동물들의 사는 모습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센 척하지만 겁 많고 어리석은 호랑이나 저보다 못한 이를 깔보는 닭, 아첨에 눈이 멀어 제 주제를 잊은 멸치와 남의 알을 빼앗고도 당당한 철면피 여우, 그 못된 여우를 말로 골린 메추라기와 친구를 속이고 기만하는 못된 원숭이, 고고한 척하지만 뇌물에 약한 두루미와 있는 척 아는 척 허풍 심한 메뚜기. 실은 이들 모두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사람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옛사람들은 이 무례하고 염치없는 인간 군상을 독설과 험담 대신, 유쾌한 해학과 풍자로 풀어냈습니다. 나쁜 사람들은 벌을 받는다는 옛이야기의 구조대로 책 속의 동물들도 각기 다른 모습으로 응분의 대가를 치릅니다. 하지만 그 벌은 억울하기보다는 유쾌합니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이 옛이야기 속에서 마음껏 뛰놀면서, 낙천적이고 재치 넘치는 우리 민족의 심성을 발견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시리즈 소개]
우리 문화재와 미술 전문 출판사 학고재에서 우리 문화의 비밀을 푸는 열쇠 ‘학고재 쇳대’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학고재 쇳대’ 시리즈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옛이야기를 통해 그 속에 녹아 있는 우리 선조들의 삶과 정신, 문화를 이루고 있는 의미와 상징들을 찾아내고, 우리 문화의 원형을 발견해나가는 저학년 어린이를 위한 인문교양서 시리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