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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나이아스
시산문 | 부모님 | 2017.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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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시산산문선 3권. 뜨거운 시간과 사랑, 시련의 얘기.

  출판사 리뷰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단어의 더미 속에서 문장을 찾아 헤맸다. 이것은 나의 뜨거운 시간과 사랑, 시련의 얘기다. 내가 적다가 찢어버린 폐이지는 몇 개의 계곡을 메우고 일부는 떠내려가기도 했다. 그러다가 어느 마을에 도착해 샘물이 되기도 하고 장독대의 항아리에 담겼다. 목이 마른 날 항아리를 살짝 기울여 목을 축이면 내 안의 생각을 누르고 있던 돌멩이들이 치워지고 싱싱한 문장들이 솟구쳐 올랐다. 나의 내부로 들어온 문장들은 심장과 함께 살기 시작했다. 동맥에서 정맥으로 실핏줄을 따라 뛰었다. 생각의 소용돌이를 지나 발끝의 감각으로부터 더 이상 예민해지지 않을 때 나는 생각에 잠겼다. 어느 사이 문장들이 사라지고 백지 속에서 꼬물꼬물 기어 나온 것들은 내 사고의 틀을 향해 돌진하는 것이었다. 삶에서 얻은 것들은 대기 중에 떠돌아다니는 공기처럼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것이 한눈을 팔 때면 내 입속으로 밀어 넣고 침을 발라 조금씩 빨아먹었다. 세상에 떠돌아다니는 은유들이 비누조각처럼 녹기 시작했다. 혀의 돌기 사이에서 사고의 날개가 젖어 촉촉했다. 나를 숨어서 훔쳐보던 문장은 경계태세를 취했다. 하늘 아래 펼쳐진 세상은 날마다 태어나는 것들과 죽는 것들로 채워졌다. 똑바로 걸어가는 길은 드물었다. 오른쪽으로 치우치다가, 왼쪽으로 돌아가다가, 관념의 늪에 빠지기도 했다. 육체를 탈락시키고 가벼운 공기를 취하는 것은 현재의 조건과 맞지 않았다. 오른쪽 발이 미끄러지면서 주저앉았다. 애기똥풀을 밟았다. 천천히 발을 들어 올렸다. 누군가 낚아채듯 냄새가 주위를 채웠다. 나는 매순간 떠나기를 갈망했고 다시 돌아오는 길을 몰라서 망설이고 있었다. ‘너는 나를 도장 같이 마음에 품고 도장 같이 팔에 두라. 사랑은 죽음 같이 강하고 질투는 스올 같이 잔인하며 불길 같이 일어나니 그 기세가 여호와의 불과 같으니라.’ 『아가서 8장 6절』

  작가 소개

저자 : 김지영
전라남도 강진에서 출생하여 한양여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습니다. 1993년~1994년, 성동주부백일장 장원. 1995년 전국마로니에 여성백일장 장원. 1999년 한국예총 예술세계 신인상 수상. 2016년 계간웹북 시조 신인상 수상. 2016년 한국문학예술드라마 신인상 수상. 2016년 국민일보 신춘문예 밀알상 수상. 시집에 『내 안의 길』 청송시원(2002), 『태양』 이지출판사(2010)가 있습니다. 광진문화원 자서전 쓰기 前 강사, 한국문인협회, 광진문인협회, 강진모란촌, 전국어머니 편지쓰기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kjy57722@naver.com

  목차

책머리에* 04

1부 발을 떼며
봄 내면의 길을 따라서* 12 시간의 나이아스* 17 근원의 아침* 22 신음 소리* 25날개 달린 말* 29 베이스캠프* 35 베개* 39 짝사랑* 43 영어속담* 46 내 생애 클래식* 50 오후 한때* 54 눈* 58 관점* 62 그날의 한때* 66 팔일간의 외출* 70사진* 74 아득히 멀어지는 얼굴* 78 화랑에서 돌아와* 81

2부 걸으며
사물의 너머* 90 오전의 명상* 94 프리즘을 통과한 시간* 97 가리사니 고독* 101우체국에서* 104 시간의 거울* 107 노래를 부르며* 110 산 자들의 마을* 112먼 길* 116 라일락* 121 이주* 125 피사체* 129 즐거운 일기* 133 떠남* 136그리움* 139 구렁이* 143 마트에서* 147 생각의 산책* 151

3부 생각하며
사랑의 신비* 158 나무의 노래* 162 인식* 166 공간에서* 170 희곡의 산책* 174마음속의 공원* 178 사랑* 182 교실에서* 186 이별의 변주곡* 189 꿈* 192귀한 선물* 196 날씨* 200 바람* 204 시의 시간* 208 외로움* 212 옥수수* 216 과일 고르기* 219 촛불* 223

4부 멈추어 서서
기억 속의 강* 228 그녀가 문득 그립다* 232 나무* 236 골절* 239 C+* 243나는 나를 사랑했을까?* 248 이장* 252 새벽일기* 256 버려짐에 대하여* 259떠나고, 다시 돌아와서* 262 여름휴가* 266 아버지* 270 길* 274 사죄(謝罪)* 278 테러* 282 아홉 살의 여름* 285 봄의 판타지* 289 아름다운 사람들* 294꽃밭에서* 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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