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세상의 부조리와 맞서는 \'왕따\'들
공공의 위선과 편견이 빚어낸 몽타주, 재스퍼 존스
편견과 위선으로 얼룩져 있는 우리 사회를 날카롭게 고발하는 소설이다. 인간의 편견과 배타심을 그려낸 명작 『앵무새 죽이기』를 연상하게 하는 이 작품은 \'왕따\'들에게 세상의 부조리에 대면하는 방법을 가르쳐부면서 자기 만의 기준으로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여기는 폭력적인 시선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진실, 편견과 위선으로 얼룩진 세상의 이면을 마주 보게 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 속에 반전이 기대되는 미스터리, 인간에 대한 깊은 사색, 여러 면에서 작품을 바라볼 수 있는 풍부한 다면성 등이 담겨 있다.
이 작품에는 세 명의 왕따가 등장한다. 먼저 주인공 찰스 벅틴은 책 읽기 좋아하고 공부잘하는 범생이로 운동에는 젬병이고 싸움은커녕 벌레만 봐도 벌벌 떠는 겁쟁이다. 찰스의 유일한 친구 제프리 루는 부모님이 베트남 사람이라 인종도 다르고 작고 왜소한 체격에 베트콩, 공산당이라고 놀림을 당하고 두들겨 맞기 일쑤다. 악명 높은 재스퍼 존스는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혼혈로 그의 이름은 어울려선 안 될 경계 대상을 뜻하는 보통명사쯤으로 통한다. 무단결석, 거짓말, 도둑질, 방화 등 모든 사건사고에는 그의 이름이 거론된다. 소문이 더 큰 소문을 낳는 법. 사람들은 재스퍼에 관한 소문을 만들고 그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실로 굳어진다. 하지만 정작 그의 실체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작가는 열세 살 소년의 눈을 통해 인간의 위선과 편견이 만들어 낸 몽타주, 그 허상과 실체를 들여다 본다. 정의에 무감하고 불의에 눈감으며 적당히 동네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가는 찰스. 단짝 제프리 루가 이유 없이 당할 때 나서서 도와주지 못하는 데 대한 죄책감을 느끼는 그의 모습은 우리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작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편견과 위선으로 얼룩진 세상에서 진실의 퍼즐 조각 맞추려 한다. 이것은 타인에 휩쓸리거나 방관하지 않고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힘이 있을 때 가능한 일일게다.
출판사 리뷰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에 바치는 오마주.
나와 타자를 구별 짓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위선에 대한 깊이 있는 사색!”_장정일
- 전 세계 13개 국에서 출간
- 2009년 오스트레일리아 인디어워드 선정 ‘올해의 책’
일찍이 1960년에 미국 작가 하퍼 리는 인간의 편견과 배타심에 관한 소설 『앵무새 죽이기』를 발표했다. 이 소설은 표면적으로는 인종갈등을 다루고 있지만, 나와 다른 타인을 배척하며 고립시키는 인간의 어두운 면이라는 보편성을 획득함으로써 이 책에 영원한 명성을 안겨다주었다.
이제, 시공간을 뛰어넘어 2009년에 오스트레일리아의 젊은 작가 크레이그 실비는 『앵무새 죽이기』를 연상시키는 주제의식을 담은 문제작을 발표함으로써 오스트레일리아 국내의 찬사는 물론, 전 세계 13개국 출간을 앞두고 세계적인 신성(新星)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이 책이 바로 『재스퍼 존스가 문제다』이다.
이 책은 작가의 두 번째 작품으로, 일상의 장막을 헤치고 그 이면을 꿰뚫어보는 날카로운 작가적 시선과, 긴장감 팽팽한 이야기를 완급을 조절해가며 이끌어 나가는 노련함이 가히 28살짜리가 썼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완숙된 경지를 보여준다. 반전이 기대되는 미스터리, 인간에 대한 깊은 사색, 여러 면에서 작품을 바라볼 수 있는 풍부한 다면성, 그리고 쿠엔틴 타란티노를 연상시키는 인상깊은 수다는 독자들에게 소설 읽는 재미를 한껏 안겨줄 것이다.
공공의 위선과 편견이 빚어낸 몽타주, 재스퍼 존스
그를 지목했던 손가락이 다시 우리를 향한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때 아닌 밤중에 불청객이 찾아와 도움을 청한다면……. 게다가 그 불청객이 마을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흉사에 늘 지목되는 몽타주라면, 괜히 나섰다가 골치 아픈 문제에 휘말릴 수도 있다면 말이다. 위험천만하고 힘든 조건을 내걸수록 악마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법. 소설의 화자인 찰스 벅틴(찰리)은 무서운 만큼 강렬한 호기심에 이끌려 재스퍼 존스를 따라나서는 쪽을 택한다.
재스퍼는 마을을 벗어나 숲속에 있는 자신의 아지트로 찰리를 데려간다. 찰리는 그곳에서 끔찍한 사건과 마주하게 되고, 재스퍼와 함께 그 사건을 은닉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다. 시간을 돌릴 수도, 발을 뺄 수도 없다. 그렇게 찰리는 재스퍼 존스와 ‘우리’가 되었다. 그날 밤 이후 찰리는 “커다란 비눗방울이 터지는 동시에” 순진무구한 어린아이의 세계에서 깨어나 지금껏 보지 못했던 진실, 편견과 위선으로 얼룩진 세상의 이면을 마주 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짓누르는 비밀을 간직한 채 공포와 의심 속에 진실을 밝히기 위한 퍼즐 맞추기를 시작한다.
삶에 대처하는 왕따들의 자세
세상에 던지는 질문과 대답, 서로에게 던지는 유쾌한 위로와 진지한 농담
베트남전쟁이 한창인 1965년, 코리건이라는 작은 탄광마을. 코리건은 규모가 작아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데다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광부여서 힘세고 거칠고 마초적인 기질이 있다. 사교의 매개체로 몸으로 부딪는 스포츠가 유일한 동네다. 집단의 동질감이나 결속력이 강한 만큼 자신들과 다른 사람에 대해 배타적이다.
여기 각기 다른 이유로 왕따인 세 소년이 있다. 먼저 주인공 찰스 벅틴. 책 읽기 좋아하고 공부잘하는 범생이로 운동에는 젬병이고 싸움은커녕 벌레만 봐도 벌벌 떠는 겁쟁이다. 힘 꽤나 쓰고 운동 좀 할 줄 알아야 인정받는 아이들 무리에서 찰리는 관심 밖이다. 찰리의 유일한 친구 제프리 루는 더하다. 제프리는 한 학년을 월반할 정도로 똑똑하고 크리켓 실력도 뛰어나지만 부모님이 베트남 사람이라 인종도 다르고 작고 왜소한 체격에 베트콩, 공산당이라고 놀림을 당하고 두들겨 맞기 일쑤다. 게다가 오스트레일리아도 베트남전쟁에 파병했기 때문에 제프리의 부모도 마을에서 괴롭힘을 당한다. 다음은 악명 높은 재스퍼 존스.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혼혈로 ‘튀기’라는 놀림을 받는다. 코리건에서 재스퍼 존스라는 이름은 문제아, 어울려선 안 될 경계 대상을 뜻하는 보통명사쯤으로 통한다. 무단결석, 거짓말, 도둑질, 방화… 마을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에는 그의 이름이 거론된다. 아이들은 재스퍼의 짓이냐는 어른들의 심문에 타협함으로서 면죄부를 획득한다. 사람들은 재스퍼에 관한 소문을 만들고 그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실로 굳어진다. 하지만 소문은 소문일 뿐 정작 그의 실체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다고 이 왕따들의 인생이 대책 없이 우울한 것만은 아니다. 세 소년은 나름대로 삶을 견디는 방식을 터득하고 있다. 찰리는 이따금 무식하고 힘센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하지만 절대 맞서거나 이르거나 저항하지 않는다. “지나치게 똑똑하면 죽는다”는 간단하고도 명료한 진리를 몸으로 깨우친 까닭이다. 그 대신 더 많은 단어를 공부하고 매일 밤 노트에 이야기와 시를 쓰는 것으로 세상에 저항한다. 조용하게, 그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가끔은 아이들이 이해하지도 못할 그 글들을 읊어주는 상상으로 자위하면서 말이다. 찰리는 세상에 대해서도 궁금하고 알고 싶은 게 많다. 동네에서 살인자에 은둔자로 알려진 잭 라이어넬, 재스퍼 존스에 대한 무성한 소문들은 사실일까, 베트남전쟁에 파병하는 것은 옳은 일일까, 아버지에게 묻고도 싶지만 마음에 담아둔다. 그것이 정의에 무감하고 불의에 눈감으며 “바위에 붙은 따개비”처럼 사는 이 동네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방법이므로. 다만 단짝 제프리 루가 이유 없이 당할 때 나서서 도와주지 못하는 데 대한 죄책감만은 떨치지 못한다.
한편 제프리 루는 반 남자아이들이 아무리 놀리고 때려도 놀라울 만큼 잘 견뎌낸다. 제프리는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평정심을 잃지도 않고 낙천적인 웃음을 잃는 법도 없다. 그렇다고 힘센 아이들에게 아부를 하거나 앙심을 품지도 않는다. 바로 그 성정이 주먹보다 강인한 것임을 보여준다. 또한 천재적인 크리켓 실력이 있음에도 경기에 끼워주지 않는 아이들 틈에서 볼보이와 잔심부름꾼을 도맡아하면서도 꿈을 잃지 않는 근성도 제프리에게 있어 강력한 무기가 된다.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기 때문일까. 찰리와 제프리는 늘 붙어 다니며 깊은 우정을 쌓는다. 둘의 대화에는 위트와 유머, 야한 농담 따먹기에 더해 나름 철학적 울림이 있다. 예를 들면 “슈퍼맨과 스파이더맨, 배트맨 중에 누가 진짜 영웅인가?” “진정한 용기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고 종교에 대한 자못 진지한 토론을 하기도 한다. 한편 재스퍼와 이야기를 나누면서는 제프리와는 또 다른 이야기를 나누며 지금껏 몰랐던 세상, 자유, 용기에 대해 알아간다.
재스퍼 존스는 동네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뭐라고 떠들건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어머니는 죽고 아버지가 있긴 하지만 술과 도박에 빠져 부모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재스퍼는 스스로 의식주를 해결하고 자신을 지켜야 한다. 숲 속 깊은 곳에 자신만의 아지트를 두고 가끔씩 그곳에서 유일한 친구인 로라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전부다. 재스퍼는 로라와 함께 코리건을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할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물론 로라가 죽기 전까지의 이야기다.
이렇듯『재스퍼 존스가 문제다』는 열세 살 소년의 눈을 통해 인간의 위선과 편견이 만들어 낸 몽타주, 그 허상과 실체를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편견과 위선으로 얼룩진 세상,
그 속에서 진실의 퍼즐 조각 맞추기
찰리는 늘 자신이 겁 많고 용기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사건을 겪은 이후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배트맨’이 되어 간다. 초능력이 있는 슈퍼맨보다 보통 인간인 배트맨이 슈퍼히어로가 되기까지 더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거라던 자신의 말처럼.
재스퍼 존스는 처음부터 은둔자 잭 라이어넬을 범인으로 단정한다. 찰리는 그런 재스퍼를 보면서 그가 자신을 희생양으로 만든 사람들과 다르지 않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편견을 부정하는 것, 지금껏 듣고 믿었던 무수한 말들을 부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재스퍼 존스와 대화를 나누면서 비로소 그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처럼 잭 라이오넬에 대해서도 마음을 닫지 않는다. 열세 살 소년 찰리는 시나브로 선과 악, 폭력, 죄책감, 정의와 용기 이런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마침내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고 태양 아래 모든 것이 실체를 드러냈을 때 주인공은 집단의 편견과 폭력성이 악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그래도 코리건을 떠나지 않기로 한다. 이제 타인에 휩쓸리거나 방관하지 않고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힘을 길렀기 때문이다.
작가 소개
저자 : 크레이그 실비 (Craig Silvey)
1982년 오스트레일리아 퍼스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독서와 습작을 하며 작가의 꿈을 키웠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고향을 떠나 변기 청소부에서 바텐더, 철물점, 설탕 공장 노동자등 닥치는 대로 일하며 글을 썼다. 19세 때인 2004년 발표한 『루바브Rhubarb』는 언론의 찬사를 받으며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듬해에는 이 작품으로 〈시드니모닝헤럴드〉가 선정한 ‘최고의 젊은 소설가 상(Best Young Novelist Award)’을 수상했다.
2008년 초, 실비는 두 번째 소설 『재스퍼 존스가 문제다Jasper Jones』를 완성한다. 이 작품은 2009년 오스트레일리아인디어워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으며 영국, 미국,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브라질, 이스라엘, 노르웨이, 폴란드, 중국, 타이완 등 13개 국에서 출간을 앞두고 있다. 작품 활동 외에도 실비는 ‘낸시 사이크스(Nancy Sikes)’라는 밴드에서 싱어송라이터로 활동 중이다.
역자 : 문세원
인하대학교 독어독문과를 졸업하였다. 이후 미국, 스위스, 캐나다 등지에서 학업 및 직장 경력을 쌓았으며, 여러 분야에서 출판, 산업 번역 경력이 풍부하다. 현재 출판기획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붉은 밤을 날아서』『마릴린 먼로의 점에서 소크라테스를 읽다』『나는 피노키오 부모인가』『세상에서 가장 포근한 담요』『샘과 앨리스의 미라 대모험』『세상의 모든 아들이 꿈꾸는 최고의 아빠』『소년과 작은 새』등 다수가 있다.
목차
재스퍼 존스가 문제다
낯선 것과 어울려 살지 못하는 사람들의 비극 / 장정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