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머리에 맨 붓으로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딱따구리 화가 황이베이!황이베이는 뇌성 마비에 걸린 소녀입니다. 몸을 뜻대로 가누지도 못하고 소리를 내는 것도 힘들어요. 이베이는 아무 때나 목이 뒤로 꺾이고, 웃고 싶은데 때때로 화난 표정을 짓기도 해요. 그런 이베이에게 미술 선생님이 붓을 쥐어 주었어요. 손이 아니라 머리에요. 이베이는 머리에 달린 붓으로 콕콕 점을 찍어 그림을 그렸어요. 마치 나무둥치를 쪼아 대는 딱따구리 같았어요. 하지만 그림을 그릴 때면 우스꽝스러운 딱따구리가 아니라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는 즐거운 딱따구리가 된답니다.
2016 타이난시 아동 우수 도서 선정작 『딱따구리 아이』몸이 아프다는 건 새장 속에 갇힌 새와 같을지도 모릅니다. 특히나 뇌성 마비에 걸려 온몸이 꽁꽁 묶여 버린 이베이에게는 자신의 병이야말로 견고한 새장일 겁니다. 오롯이 혼자 갇혀 있어야만 하는 새장 말입니다. 이베이는 강아지를 안아 줄 수도, 누군가와 수다를 떨 수도, 휠체어에서 일어나 두 발로 걸어다닐 수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머리에 붓을 달고 그림을 그릴 때만큼은 이베이도 높고 푸른 하늘을 훨훨 날아다닙니다. 미술 선생님이 머리에 붓을 매달아 준 이후부터 이베이는 머리로 콕콕 점을 찍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면 이베이는 꽃으로 화려하게 수놓인 들판을 날아다니기도 하고, 하늘에 올라가 흰 구름과 숨바꼭질을 하기도 합니다. 파도와 모래밭의 멋진 합창을 들을 때도 있습니다. 머리로 점을 찍어 그림을 그리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베이는 자신이 보고 느낀 것들을 화려하고 풍부한 색채로 한 점 한 점 화폭에 담아냅니다. 이 책 뒤에 이베이의 작품 열 점이 실려 있습니다. 유투브에 들어가면 이베이가 실제로 그림을 그리는 영상도 볼 수 있습니다(https://youtu.be/Uole3Azryj8).
딱따구리 화가 이베이의 이야기와 그림이 담긴 따뜻하고 아름다운 그림책 이베이가 태어나서 화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글쓴이 류칭옌은 이베이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특수 돌봄이 필요한 아동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장이춘과 함께 글을 썼습니다. 그린이 황하이디는 자신의 그림과 이베이의 그림을 한데 어우러 내어 아름답고 따뜻하고 몽환적인 그림을 탄생시켰습니다. 이 책에는 빨간 볏을 단 딱따구리와 하얀 토끼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등장합니다. 딱따구리가 자유롭게 날고 싶은 이베이의 바람이자 분신이라면, 하얀 토끼는 그린이와 독자의 분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토끼는 때로는 숨어 있기도 하고, 때로는 밖으로 튀어나와 이베이가 꿈을 찾아 가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아마도 이베이가 꿈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라며 묵묵히 응원을 하는 게 아닐까요. 많은 고통을 겪으면서도 꿋꿋이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 나가는 이베이처럼 우리 어린이들도 어려움에 용감히 맞서 자신만의 꿈을 그려 나가기를 바랍니다.
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꿈도 없고 재능도 없는 건 아니에요이베이가 걸린 뇌성 마비는 뇌에 손상을 입어 근육이 마비되면서 팔다리를 잘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병입니다. 뇌 손상이 심하면 시각이나 청각이나 학습과 언어 구사 능력에도 영향을 미쳐 여러 장애를 한꺼번에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뇌성 마비를 앓는 환자들이 지능이 낮을 거라고 자주 오해하지만, 학습과 언어 구사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는 전체 뇌성 마비 환자의 절반이 채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뇌성 마비를 겪고 있는 이들에게 필요한 건 따뜻한 보살핌뿐만이 아니라, 아픈 몸 안에 갇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재능과 잠재력을 이끌어 내 줄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입니다. 붓조차 제대로 쥐지 못하는 이베이에게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머리에 붓을 매달아 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은 미술 선생님처럼 말입니다.
이야기의 주인공 황이베이태어날 때 분만 시간이 너무 길어지는 바람에 뇌성 마비 환자가 되었지만, 성격이 밝고 낙천적이라 늘 웃습니다. 타고난 결핍으로 풀이 죽기는커녕 오히려 더 열심히 그림을 그리며, 보치아(뇌성 마비 장애인들이 주로 하는 공 굴리기 경기─옮긴이) 연습도 열심히 하고 있지요. 몸과 마음에 장애가 있는 사람도 멋지게 살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게 꿈입니다.
황이베이의 말그림을 그릴 때면 콕콕 점을 찍고 가장자리를 그리는 일이 제일 어려워요. 너무 피곤해서 그림을 그리다 잠들어 버릴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림을 그리고 싶으니까 힘들어도 참고 계속 그려요. 그림을 그리는 과정은 정말 너무 어려웠어요. 선생님이 응원해 주신 덕분에 기죽지 않고 계속 그릴 수 있었죠. 기분이 안 좋아져서 집에 가고 싶었을 때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기억하렴. 너는 꼭 네 꿈의 길을 완성해야 해.”
황이베이 엄마의 말이베이는 가족의 응원과 선생님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행운아입니다. 어릴 때부터 두 손 다 연필을 잡지 못해서 치료를 받게 되었는데, 그때 선생님께서 이베이에게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게 하셨어요. 초등학교에 들어간 후에는 흰 종이와 크레용을 가져가 그림을 그리게 했지요. 말이 그림이지, 사실 아무렇게나 선을 긋고 색을 칠한 것이었어요.
이베이가 그림을 제대로 배우기 시작한 것은 국립 허메이 실험학교(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옮긴이)에서 인생의 스승인 차이치하이 선생님을 만나면서부터입니다. 이베이는 일반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허메이 실험학교에 진학했는데, 중학교 과정을 마치고 직업 훈련원의 디자인과에 들어갔습니다. 개학 첫날, 아이를 데리고 교실에 들어가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이렇게 손이 불편한 아이가 어떻게 디자인을 할 수 있을까?’ 그저 선생님께 거절당할까 봐 걱정하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차이 선생님은 이베이와 이야기를 나누더니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래! 디자인 공부를 할 수 있겠다.” 그제야 잔뜩 긴장했던 마음이 풀어졌어요.
수업이 시작되고, 차이 선생님은 이베이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곳이 오직 목이라는 것을 발견하셨어요. 그래서 머리 붓을 만들어 주셨죠. 붓을 머리띠에 고정시킨 다음, 이베이의 머리에 둘러 주어 그림을 그리게 하셨어요. 이런 식으로 처음에는 검정과 흰색과 굵은 선으로만 이루어진 그림을 그리다가 점차 다양한 색상과 세밀한 점선으로 이루어진 그림을 그리게 되었답니다. 부모인 우리는 상상도 못 하던 일이 벌어진 거예요! “차이치하이 선생님이 안 계셨더라면 지금의 ‘딱따구리 화가’는 없었을 거예요. 이베이가 오늘날 이렇게 조그만 성과를 보인 것에 대해 차이 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라고 저는 늘 자랑을 해요.
이베이가 머리에 붓을 두르고서 끊임없이 콕콕 점을 찍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볼 때마다 저는 마음이 안 놓여서 힘들지는 않은지 묻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당연히 힘들죠! 그래도 난 그림 그리는 게 좋아요!”라고 대답합니다. 그림 그리기를 통해 이베이는 즐거움을 알게 됐어요. 작품을 완성했다는 성취감을 누릴 뿐 아니라 생각이 깊어지고 삶도 풍성해졌답니다!
타이완 FTV 뉴스 황이베이 인터뷰아나운서: 감동적인 이야기 하나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국립 허메이 실험학교에 다니는 황이베이의 이야기인데요. 비록 중증 장애를 앓고 있어서 손발이 자유롭지 못하지만 미술 선생님인 차이 선생님이 특별히 제작한 장치를 달고 한 점 한 점 점을 찍어 그림을 그립니다.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마치 딱따구리 같습니다.
기자: 초록빛 나무와 푸른빛 물결에도 이베이의 동심이 어려 있습니다. 이베이는 생명을 향한 애정을 화폭에 담습니다. 차이 선생님이 특별히 제작해 준 장치 덕분에 이베이는 불편한 몸으로도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황이베이 아빠: 누구나 장점을 하나씩 타고 나죠. 저는 이베이에게 비록 두 손은 자유롭지 못해도 너에겐 머리가 있으니까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거라고 말했어요. 우리가 무슨 화가를 생각했겠어요(웃음). 얘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그거예요.
기자: 종이에 한 점 한 점 찍어서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딱따구리처럼 머리를 앞뒤로 계속 움직여야 합니다. 여러 시간에 걸쳐 작품 하나를 겨우 완성합니다.
황이베이 아빠: 목도 뻐근하고 아마 엄청 피곤할 거예요. 포기하고 싶기도 했겠죠. 친구들도 얼마나 웃었겠어요. 차이 선생님이 옆에서 계속 응원해 주셨어요. 선생님이 장치를 달고 직접 그림을 그려 보이기도 하셨고요.
기자: 그림 좋아해요?
이베이: 좋아해요.
기자: 그림은 얼마나 배웠어요?
이베이: 1년밖에 안 됐어요. 그림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요.
황이베이 엄마: 이베이는 학교를 참 좋아해요. 늘 학교에 가고 싶어 하죠. 이 그림도 학교 기숙사를 그린 거예요. 이건 이베이 책상, 이건 의자. 이건 방에서 룸메이트랑 얘기하는 모습이에요.
기자: 자신의 작품을 설명할 때도 그림을 그릴 때처럼 진지합니다. 이런 이베이의 뒤에는 부모와 선생님의 응원과 지지가 있었습니다.
[미디어 소개]☞ 한국일보 2018년 1월 4일자 기사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