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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지막 첫경험
박하 | 부모님 | 2017.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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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KBS 드라마로 영상화되어 화제를 모은 소설 <란제리 소녀시대>를 통해 70년대 여고생들의 성장통을 아름답게 그려내었던 작가 김용희의 장편소설. "남자는 다 늑대!"라고 생각하는 E여대 87학번 새내기 장솔잎. 우연히 Y대 응원단의 열정적인 치어리더 공연을 보고 입이 딱 벌어진다.

솔잎은 하숙집 룸메이트 은자와 함께 E대생 신분을 속이고 Y대 응원단 신입 오디션에 지원해 합격하는 '일'을 내고야 만다. 기쁨도 잠시, 대입 신체검사에서 솔잎은 유방암으로 가슴을 절제해야 할 수도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는다. 꽃다운 스무 살, 사랑 한 번 못 해보고 한쪽 가슴을 잃어야 한다니? 솔잎은 수술 전에 멋진 남자를 만나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첫경험을 가지기로 결심한다.

그런 솔잎의 앞에 소심하고 비겁한 남자 차봉수가 자꾸 꼬여든다. 과연 솔잎은 스무 살 청춘, 생애 가장 뜨거운 기억을 만드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으로부터 이한열 열사의 죽음으로 이어지던 1987년 군부 독재 시절의 캠퍼스, 인생의 가장 뜨거운 청춘을 지나쳐가는 대학생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출판사 리뷰

등 뒤에서 늘 둔탁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던 1987년…….
KBS 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의 작가 김용희가 펼치는
최루탄 속 눈물 콧물 흐르는 찬란한 청춘들의 이야기!


KBS 드라마로 영상화되어 화제를 모은 소설 《란제리 소녀시대》를 통해 70년대 여고생들의 성장통을 아름답게 그려내었던 작가 김용희의 신작 장편소설 《나의 마지막 첫경험》이 박하에서 출간되었다.
“남자는 다 늑대!”라고 생각하는 E여대 87학번 새내기 장솔잎. 우연히 Y대 응원단의 열정적인 치어리더 공연을 보고 입이 딱 벌어진다. 솔잎은 하숙집 룸메이트 은자와 함께 E대생 신분을 속이고 Y대 응원단 신입 오디션에 지원해 합격하는 ‘일’을 내고야 만다.
기쁨도 잠시, 대입 신체검사에서 솔잎은 유방암으로 가슴을 절제해야 할 수도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는다. 꽃다운 스무 살, 사랑 한 번 못 해보고 한쪽 가슴을 잃어야 한다니? 솔잎은 수술 전에 멋진 남자를 만나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첫경험을 가지기로 결심한다. 그런 솔잎의 앞에 소심하고 비겁한 남자 차봉수가 자꾸 꼬여든다. 과연 솔잎은 스무 살 청춘, 생애 가장 뜨거운 기억을 만드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으로부터 이한열 열사의 죽음으로 이어지던 1987년 군부 독재 시절의 캠퍼스, 인생의 가장 뜨거운 청춘을 지나쳐가는 대학생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남자는 다 늑대!” 여대 퀸카 장솔잎의
유방암 수술 전 멋진 남자와 하룻밤 프로젝트

E여대 87학번 새내기 장솔잎. D컵 가슴에 낙지도 울고 갈 유연성을 자랑하는 몸매이지만 치한을 만나면 ‘싸대기’ 한 대 올려 칠 줄도 아는 당당한 여성. E대 무용학과에 입학했지만 우연히 Y대 응원단 ‘질풍노도’의 치어리딩 공연을 보고 난 뒤, 학교를 속이고 Y대 응원단 오디션에 지원해 합격한다.
“남자는 다아아아 늑대!”라는 가정 교육을 받으며 자라온 탓에 남자에는 일절 관심을 끊으며 살아왔던 솔잎이지만, 신체검사에서 유방암으로 가슴을 절제해야 할 수도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은 뒤, 수술 전에 멋진 남자를 만나 기억에 남을 첫경험을 갖기로 결심한다.
솔잎이 멋진 남자 한번 만나보겠다는데, 자꾸만 이상하게 엮이는 이 남자는 뭘까? 차봉수. 솔잎과 같은 87학번으로 Y대 응원단 기획단장을 맡은 남자. 하지만 버스에서 솔잎이 치한할 때 추행당할 때도 침묵하고, 학생들이 스크럼을 짜고 거리로 나갈 때도 날아오는 최루탄이 무서워 숨어 있는 비겁한 성격이다. 게다가 가슴 큰 여자만 보면 입을 벌린 채 넋 놓고 구경하는 호색한. 이런 멋대가리 없는 남자와 자꾸 마주치고 엮이는 솔잎은 과연 ‘멋진 남자와의 첫경험 프로젝트’를 무사히 성사시킬 수 있을까?

1987년, 뜨거웠던 울분의 시절을 통과하는 꽃다운 청춘들의 풋풋한 사랑,
그러나 함께 스크럼을 짜던 대열에 프락치가 있었다!

작가 김용희가 70년대 여고생의 이야기를 다룬 《란제리 소녀시대》의 정신적 후속작이라고 작가후기를 통해 밝히고 있듯이 《나의 마지막 첫경험》은 1987년 군부 독재 시절 대학생들의 이야기이다. 87년은 한국 근대사에서 상징적인 시간이다. 비민주적 군부 정권하에서 박종철 학생 고문치사 사건이 은폐되고 조작되었음이 드러나며 6월 항쟁이 전국적으로 전개되어 민주화를 이루어낸 한 해이다.
애증으로 티격태격하며 사랑과 우정을 쌓아가는 솔잎과 봉수의 이야기 뒤로 비밀리에 학생 운동을 펼치고 있는 응원단장 강혁, 그리고 거리로 나가는 학생들, 조직 내에 숨어 있는 프락치들의 이야기가 스며든다.
《나의 마지막 첫경험》은 자칫 한없이 무거워질 수 있는 87년을 배경으로 삼고 있지만, 주인공 솔잎과 봉수의 이야기를 코믹하고도 사랑스럽게 그려내며 이야기의 무게추가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도록 만드는 작가의 균형 감각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게다가 지루할 틈 없이 80년대를 추억하는 에피소드를 풀어내는 작가의 재기 넘치는 입담은 독자들로 하여금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80년대를 대표하는 풍속, 풍물 등을 통해 당대를 생생하게 그려내는 작가의 세밀함도 돋보인다. 이야기 속 주인공들처럼 80년대를 대학에서 보낸 작가의 경험에서 복원시킨 포니차, 마이마이, 프로야구, 맥가이버, 고고장, 백마역, 사쿠라팅 등의 무수한 디테일들은 장면 하나하나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독자들을 80년대 그 시절로 들어간 듯한, 혹은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순간 노란 포니 택시가 버스 앞에 끼어드는 바람에 버스는 다시 급정거했다. 그때를 틈타 너구리의 손이 다시 솔잎의 가슴으로 왔다. 이에 솔잎의 고개는 자신도 모르게 뒤로 홱 돌아가고 말았다.
“아저씨!”
솔잎의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버스에 탄 사람들이 모두 솔잎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너구리는 식용유가 흐를 것 같은 느끼한 표정이었다가 약간 놀란 표정으로 변했다. 너구리는 뒤로 살짝 물러나는 듯하더니 다시 정색했다.
“어딜 만져요! 어딜?”
“아니, 내가 만지긴 어딜?”
“여길 만졌잖아요! 지금!”
솔잎은 제 가슴을 가리키며 니글거리는 너구리를 째려보았다.
“아이고, 이 아가씨가 무슨 대포를 삶아 먹었나? 여자가 왜 이렇게 목소리가 커? 그리고, 내가 어딜 만졌다는 거야? 만지긴?”
“아저씨야말로 미꾸라지를 삶아 먹었어요? 왜 발뺌하세요? 어딜 빠져나갈려고?”
솔잎은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우렁찬 가슴에 우렁찬 목소리였다.
남자들은 정말 왜 이런지 모르겠다. ‘어디 손을 갖다 대?’
그러는데 너구리가 한 수 먼저 치고 나왔다.
“이 계집애가 어디서 뼁끼칠이야? 어디서 생사람을 잡아?”
약이 오를 대로 오른 솔잎은 악을 쓰듯 말했다.
“이 아저씨가…… 아저씨, 변태야?”

“야, 이번에 들어오는 15기들. 진짜 킹카얏!”
서클룸에 들어갔을 때 ‘체 게바라’ 형이 난리였다.
체 게바라는 그의 별명이다. 그의 별명이 체 게바라가 된 것은 언제나 체 게바라의 얼굴이 프린트된 티를 입고 다녔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의 영웅. 해방을 위해 싸운 인도적 지도자. 체 게바라.
베레모에 검게 자란 머리카락. 검은 턱수염. 우수에 젖은 눈빛.
체 게바라의 얼굴은 레지스탕스의 고독과 신념을 느끼게 한다.
게바라 형이 체 게바라의 얼굴이 프린트된 티를 입고 다니는 건 어떤 지조 같은 거였는지도 모른다. 지켜야 될 것을 잊지 않고 있다는 나름의 신조.
그렇다고 ‘체 게바라’라고 글씨가 쓰인 티를 그냥 입고 다닐 수는 없었다. 얼굴까진 되지만 글씨까지 쓴 티를 입고 다니면 짭새에게 잡혀갈 일 순위였다. 그렇다고 고문대에 앉아 혁명가를 부를 폼 나는 전사가 될 수도 없었다. 체 게바라 형은 전사라기보다는 전사를 흉내 내는 자가 되고 싶을 뿐이었다.
그는 ‘체’ 자를 티에서 꼼꼼히 지웠다. 티에는 ‘게바라’라는 글자만 외롭게 남았다.
게바라는 늘 혁명가 운운했지만 순전히 겁쟁이였다. 봉수는 그걸 잘 안다. 가투가 있을 때마다 게바라는 겁에 질려 서클룸에서 나오지도 않았다.
체 게바라의 혁명 사상을 떠들고 다니면서 정작 두려운 거다. 그가 입고 다니는 티는 두려움을 감추기 위한 방패인지 모른다.

다이아몬드 성냥갑에서 성냥 한 개비를 꺼낸다.
솔잎은 석유곤로 앞에 쪼그려 앉아 곤로에 불을 붙인다.
연희동 하숙집 이층 부엌 칸막이는 판자로 되어 있다. 판자를 엮어 이층 베란다에 간이 부엌을 만들어놓은 것이다. 씻을 때마다 찬 바람에 소름이 돋았다. 판자때기 사이에서 바람이 솔솔 불어 들어온다.
“물 데워놓은 거 있다. 연탄 위에 봐라.”
부엌문과 연결된 방에서 은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은자 말대로 연탄불 위 양동이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솔잎은 오늘 더운 물이 더 필요할 것 같았다.
“가시나. 아침에 머릴 감아놓고 와 또 감노?”
은자는 방에 드러누워 있었다. 벽에 다리를 올려놓은 채로. 종아리 살을 뺀다나 어쩐다나. 얼굴에 아모레에서 나오는 영양팩을 올려놓은 채였다.
은자는 오늘 오락실에서 최고 점수를 땄다며 마구 자랑을 늘어놓았다. 99만 9990점. 대단한 점수였다. 김해에 있는 은자 엄마가 이 사실을 안다면 ‘내 딸이 학점이 아닌 갤러그 점수를 따기 위해 얼마나 많은 50원짜리를 갖다 바쳤을까’ 생각하며 가슴을 칠 것이다. 현란한 갤러그 화면처럼 ‘뿅뿅뿅’ 총이라고 쏴주고 싶을 것이다.
“대회에 나간다카이 막 관리 들어가능갑네. 으잉?”
은자는 부엌문 너머에 있는 솔잎에게 너스레를 떨었다.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유리창으로 보이는 언덕 아래 집들의 불빛이 유리알처럼 반짝였다. 은자는 종아리를 벽에 올린 채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를 따라 흥얼거렸다. 혜은이의 ‘열정’이었다.

  작가 소개

저자 : 김용희
지방 유교도시의 엄격한 부모님 밑에서 둘째 딸로 태어났다. 이화여대를 들어가는 것으로 억압적인 부모로부터 탈출하는 데에 성공했지만 대학도 만만치 않았다. 국문학과를 다니며 시를 썼고 언더에서 사회과학 책을 독파했다. 이대학보사 주관 현상 공모에 시가 당선되기도 했다. 1987년 한창 대학가가 어수선할 때는 대학원에서 한국 현대시 논문을 쓰며 현실의 불만을 비평적 글쓰기로 해소하려 했다. 1992년 계간 <문학과사회>를 통해 평론가로 등단, 이후 김달진문학상(2004)과 김환태평론문학상(2009)을 수상했다. 그사이 일간지에 연재도 많이 했지만 늘 창작에 대한 갈증에 시달렸다. 2009년 첫 장편소설 《란제리 소녀시대》를 출간했고 그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됐다. 2014년 소설집 《향나무 베개를 베고 자는 잠》으로 제3회 황순원소나기마을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16년 장편소설 《해랑》으로 제21회 현대불교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평택대 국문학과 및 공연영상콘텐츠학과 교수를 겸하고 있다. 그 외 저서로 장편소설 《화요일의 키스》, 영화평론집 《천개의 거울》, 문학평론집 《페넬로페의 옷감 짜기》, 대중문화비평집 《기호는 힘이 세다》, 《사랑은 무브》 등이 있다.

  목차

1987년 봄 / 싸대기의 여자 / 청천벽력 같은 소식 / 빨간 팬티의 남자 / 가슴 없는 여자가 여자냐 /
거래 / 좌충우돌 / 라비앙 로즈 / 불심 검문 / 그 남자의 이중생활 / 빤스에 불나게 시작해볼까 /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훨씬 많아 / 어서와, 남자는 처음이지? / 두 얼굴의 남자 / 혁명하기 어려워 / 사랑을 하면 알게 되는 것 / 거기 있어줘, 멀리 가지 말고, 딱 거기에 / 추워서 못하겠어, 혁명 / 이젠 됐어, 떠날 시간 / 사랑을 하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 살인 / 프락치 / 기다려 내가 그 쪽으로 갈게 아니 내가 갈게 / 정의는 항상 막판까지 외로운 거야! / 별들이 온 힘으로 굴러서 해는 떠오르고
작가후기 등 뒤에서 들려오는 둔탁한 발자국 소리, 1987년
부록 1987년 풍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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