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비탈길에 있는 용수 초등학교 앞에서 교통사고가 난다. 평소 아이들의 등굣길을 걱정했던 아버지들은 결국 ‘부자회’라는 아버지들 모임을 조직한다. 철물점 덕수 아버지, 회사원 세범이 아버지, 경찰관 보미 아버지 등이 모여 만든 아버지회의 활약과 아이들 교육에 무심했던 아버지들의 변화를 통해 감동과 유쾌함을 선사한다.
따듯한 타이거 파더 등장! 요즘 방송 프로그램 제목 중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바로 ‘아빠’이다. 아빠들의 육아 참여가 사람들의 열렬한 관심과 지지를 받는 것이다. 늘 생활 전선에서 활동하는 존재로 여겨진 아빠들이 가정에 머물면서 육아를 전담하는 모습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자아냈다. 육아 초짜이기에 아이에게 쩔쩔 매는 모습은 우스꽝스러웠고, 그 과정에서 아내를
이해하게 되는 모습은 따스했고, 아이와 더 돈독한 유대감을 쌓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불과 3, 4년 전에는 ‘타이거 맘’이란 용어가 유행했는데, 이제 그와 유사한 용어들이 진부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사회는
많이 바뀌었다. 이제 아빠들의 육아 참여는 낯설지 않고, 아빠들의 육아 휴직 역시 주변에서 간간히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아직 아이의 양육과 학교생활에 대한 관리는 대부분 엄마들의 몫이겠지만, 아빠들의 육아 참여가 높아진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사회상을 반영하고 조금 더 나아가 아빠 참여가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보여 주고자 주니어김영사에서는 새해를 맞이하며 <아빠가 떴다!> 라는 유쾌한 동화를 출간했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아버지들이 엄마 못지않게 얼마나 자신들을 잘 돌봐 줄 수 있으며, 더불어 자신의 가정에 국한되지 않고,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지를 알려 준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가족과 함께 살지 못하는 아이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줘 어린이 독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동네 철물점을 운영하는, 전형적인 배불뚝이 아버지, 덕수 부, 성실한 회사원 세범이 부, 사람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관 보미 부, 타지에서 일하느라 가족과 떨어져 있는 연화 부 등 어느 동네에서나 한 명쯤은 있을 법한 아버지들이 등장하는데 마치 작가가 주변 사람들을 모델로 삼은 것처럼 현실적이고 평범한 보통 사람들의 모습이다. 그리고 덕수, 세범이, 보미, 창선이 형 등 아이들 역시 밝고 때때로 소심한 보통 아이들이다. 그렇기에 동화 속 이야기는 허황되지 않고,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영화 속 엑스트라들처럼 눈에 띄지 않는 시민들이지만, 면면히 살펴보면 맡은 바 일을 성실히 해내고 아이와 가족을 사랑하고, 주위에 도움을 주려는 위대한 아버지들이기에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따뜻하게 데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세 자녀를 키우면서 현실감 있는 동화를 꾸준히 써 온 안미란 작가, 동화 작가들이 극찬할 정도로 현실적이고 풍자적인 그림을 잘 그리는 한지선 작가.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 낸 이 책은 아이들에게는 훌륭한 읽기물이 될 것이고, 부모님들에게는 자신의 역할을 돌아보고 서로를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드르륵.
“아이고, 이거 늦어서 죄송합니다! 오기는 일찍 왔는데, 그만 교실을 찾는다고 헤매다가.”
덕수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어쩜 목소리가 이다지도 클까! 덕수는 일부러 고개를 푹 숙였다. 뒤를 돌아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아버지가 어깨를 툭 치며 반가워했다.
“아들! 아비 왔다. 네 덕에 몇 십 년 만에 학교라는 데를 와 보니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더라.”
아이들이 까르르 웃었다.
덕수는 웃기 싫었다.
아이들은 방금 전까지 놀기로 했던 것은 잊고 운동장 한쪽으로 뛰어갔다.
“우리 아빠다!”
“아버지다!”
“아빠!”
왜 떨어져 있다 다시 만난 것인가 싶을 정도로 반가운 목소리였다.
세범이 아버지가 손을 높이 흔들었다. 세범이 아버지는 교실에서 꺼내 온 책상 여러 개를 이어 붙였다. 그 옆에 있는 덕수 아버지는 커다란 불판과 아이스박스도 옮겼다. 오늘이 비번이라던 보미 아버지도 옆에서 거드느라 바빴다.
“얘들아, 너희들은 저쪽에 가서 다른 친구들이랑 놀지 그러니? 다 준비되면 부를게.”
보미 아버지가 말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럴 마음이 없었다. 아버지들이 뚝딱뚝딱 물건을 늘어놓고 이것저것 준비하는 모습을 더 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