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작고 귀한 생명을 지키는 아이들의 마음첫 시작은 늘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 어른들도 새로운 도전을 할 때에는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가슴이 두근거린다. 아이들은 어떨까? 새 학기를 맞이한 아이들에게는 친구도, 선생님도, 교실도 어색하고 낯설기만 하다. 밝은 성격으로 흥이 많고 적극적인 아이는 빠르게 적응할 테지만, 부끄럼이 많고 소심한 아이는 상대적으로 학교생활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느낀다. 저마다 다른 성격을 가지고, 다른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모여 함께 생활하는 학교에서 아이들은 어떻게 친해지고, 매일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갈까?
『책가방 토끼』는 수줍음 많은 아이 봄이가 교실에 데려온 토끼 밤이와 2학년 1반 친구들이 함께 어울려 노는 이야기를 그린 동화다. 봄이와 친구들은 학기 초라 아직 서먹서먹한데, 토끼 밤이가 등장하면서 똘똘 뭉쳐 왕도도 선생님으로부터 토끼를 지켜낸다. 과연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까? 앙증맞은 토끼와 귀여운 아이들의 교실 대소동을 따라가 보자.
토끼 밤이를 지켜라! 봄이는 학교 가기가 두렵다. 유치원 때부터 단짝이었던 채민이와 싸웠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채민이의 강아지 코코와 봄이의 토끼 밤이가 다툰 것이다. 다른 친구들을 아직 사귀지 못한 봄이는 외톨이가 될까 봐 밤이를 학교에 데려간다.
왕도도 선생님은 반 아이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자리에 앉았는지 확인하다가 봄이에게서 시선을 멈춘다. 괜히 긴장한 봄이 대신 짝꿍 용기가 봄이의 책가방을 바닥에 내려놓는다. 그런데 용기가 화들짝 놀란다. 봄이의 책가방 속에 있는 토끼를 본 것이다. 왕도도 선생님한테 토끼를 들키면 혼날 것만 같아, 용기는 이 사실을 비밀로 한다.
선생님은 ‘가족’에 대해 수업을 한다. 교실 여기저기에서 아빠, 엄마, 오빠, 할머니를 이야기하자, 봄이는 나름대로 큰 용기를 내어 밤이를 이야기한다. 선생님은 반려동물도 가족이지만 자기는 털 날리는 동물을 싫어한다고 덧붙인다.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마자 봄이는 가방 안을 확인한다. 그런데 밤이가 온데간데없다. 책가방에서 탈출한 것이다. 반 친구들은 교실에 갑자기 나타난 토끼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진다. 칠판에 글씨를 쓰고 있던 선생님이 뒤를 돌아본다. 밤이를 들키는 순간이다. 그때 아이언 동구는 아이언맨이 그려진 종이봉투를 밤이에게 폭 씌워 준다.
토끼 밤이랑 함께한 우당탕탕 신나는 하루 반 아이들은 너도나도 토끼 밤이를 보려고 봄이의 주변으로 모여든다. 그런데 채민이가 봄이랑 싸운 걸 잊었는지 밤이는 세 살이고 네 잎 클로버를 좋아한다고 자랑한다. 봄이도 신이 나서 밤이는 쌈 채소와 숫자가 적혀 있는 종이도 좋아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자연 관찰 시간에 운동장에서 너도나도 네 잎 클로버만 찾는다. 왕도도 선생님은 어수선해진 분위기 때문에 수업을 진행할 수가 없어서, 할 수 없이 네 잎 클로버 찾기 대회를 연다. 만석이가 제일 먼저 네 잎 클로버를 찾아낸다. 쉬는 시간이 되자, 아이들은 각자 찾은 네 잎 클로버를 밤이에게 선물한다.
하루를 순탄하게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 그때, 교실에서 희한한 일이 생긴다. 선생님이 가져온 수학 단원 평가지에 구멍이 송송 뚫리고, 아이들이 평소 싫어하는 쌈 채소 반찬이 급식으로 나왔는데 동이 난 것이다. 왕도도 선생님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당황해한다. 단원 평가지에는 누가 구멍을 낸 것이고, 쌈 채소 사건은 어떻게 된 것일까?
선생님만 모르는 봄이와 친구들의 비밀. 어른들은 몰라도 어린이들은 이해해 줄 토끼 지키기 대작전은 독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다.
나에게 힘이 되어 주는 존재어른들의 보호와 사랑을 받는 입장인 아이들도 자기보다 작고 약한 존재를 만나면, 본능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지켜 주려는 마음이 생긴다. 작품 속에서 아이언 동구는 토끼 밤이를 지키기 위해 아이언맨 봉투를 밤이에게 씌워 주고, 만석이는 밤이에게 줄 네 잎 클로버를 찾고, 용기는 봄이 곁을 맴돌면서 위기의 순간에 방귀를 뀌며 밤이를 지켜 준다. 박주혜 작가는 이런 점을 잘 포착해 사랑스러운 동화로 만들어 냈다. 실제로 작가가 겪은 일을 바탕으로 만든 이야기라서 더욱 생생함이 전해진다. 작가도 어려운 일을 닥쳤을 때 작가의 동생 토끼 똥깡이가 언제나 큰 힘이 되어 주었다고 이야기한다.
또 작은 토끼가 벌인 교실 대소동으로 봄이는 채민이와 소원했던 관계가 좋아지고, 어색했던 친구들과도 친해지게 된다. 작가는 토끼 소동을 통해 소심한 봄이와 친구들이 금세 학교생활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책가방 토끼』는 나에게 힘이 되어 주는 존재를 생각하며 힘든 순간에도 용기를 내라 말해 준다. 용기를 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언제나 도와주고 응원해 주는 친구가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이기에 어려움을 쉽게 극복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을 어린이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해 주는 사랑스러운 동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