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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
안나 도스토옙스카야의 회고록
엑스북스(xbooks) | 부모님 | 2018.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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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도스토옙스키의 두 번째 아내 안나 도스토옙스카야가 자신의 속기 일기를 토대로 쓴 회고록. 처음 러시아에서 출간된 이래, 모든 도스토옙스키 연구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료로 쓰이고 있다. 도스토옙스키의 개인적 삶에 대해 상세히 묘사하고 있는 유일한 책일 뿐 아니라, 소박하면서도 열정적이었던 도스토옙스키와 안나의 사랑의 역사 또한 엿볼 수 있다.

  출판사 리뷰

‘인간 도스토옙스키’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
-가장 가까이에서 그의 영혼을 지키고 위로했던 아내 안나의 회고록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초판 2003년 출간)이 엑스북스에서 복간되었다. 도스토옙스키에 대한 평전은 지금까지 나와 있는 것만 해도 적지 않다. 도스토옙스키란 인물이 살아냈던 신산한 삶 때문일까? 촘촘한 심리적 묘사로 독자를 사로잡는 작품의 경향 때문일까? 분명한 건 그의 작품만큼이나 그의 삶도 많은 이야깃거리를 갖추고 있다는 것.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에 대한 평전을 쓰기 위해 반드시 검토하는 1차 자료 가운데 하나가 바로 도스토옙스키의 두 번째 부인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가 쓴 회고록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이다. 1866년 악덕 출판업자와 맺은 계약 때문에 한 달 안에 장편소설을 한 편 써야만 했던 도스토옙스키는 주변의 권유로 속기사를 고용했는데, 그의 집에 온 속기사가 바로 안나 그리고리예브나였다. 첫 만남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스물다섯 살이라는 나이차를 극복하고 결혼해 도스토옙스키의 두 번째 아내가 된 안나는 도스토옙스키가 죽는 순간까지 함께했던 삶의 동반자였다.

아내가 바라본 ‘생계형 소설가 도스토옙스키’의 삶

안나는 그와 함께했던 14년의 시간을 틈틈이 속기로 기록했고, 그 속기를 토대로 쓰인 이 회고록은 여느 전기나 평전, 회고록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세세하고 구체적인 일상과 사건, 당시의 심경 등이 충실하게 묘사되어 있다. 도스토옙스키가 자기의 작품이나 동료 문인들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당시 도스토옙스키가 자신의 집에서 동료 문인들과 주고받은 이야기, 간질 발작이 그에게 미친 일상적인 영향, 도박에 빠져 있을 때의 그의 심리 상태, 하녀나 문지기 등을 대하는 그의 태도 등등이 모두 구체적이고도 흥미로운 필치로 그려져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도스토옙스키를 친숙하게 느끼게 만든다. 그리고 그들이 해외에서 체류한 4년 동안 옮겨 다닌 거처와 각각의 해외 도시에서 머물며 도스토옙스키가 받았던 영향, 아이들을 지극히 사랑한 아버지로서의 모습, 그리고 도스토옙스키의 작품마저 좌우했던 생활고의 구체적인 내용 등은 안나의 회고록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부분이다.
안나는 도스토옙스키가 집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출판업자가 되어 남편의 책을 직접 출판하는 등 생활을 책임졌으며, 악랄하게 빚 독촉을 해오는 채권자들을 상대했고, 그의 구술을 속기로 받아적으며 그의 첫 독자로서 자신이 작품에서 받은 느낌을 가감 없이 말해 도스토옙스키가 작품의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왔다. 안나는 도스토옙스키의 대표적인 장편소설로 일컬어지는 5개 작품(『죄와 벌』, 『미성년』, 『악령』, 『백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가운데 『죄와 벌』을 제외한 4개의 작품이 쓰인 시기를 함께 했다. 아마 그녀가 없었다면 간질과 도박벽, 그리고 엄청난 빚과 가족들의 끝없는 돈 요구에 시달리던 도스토옙스키는 나머지 장편들을 쓰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가 떠난 후 내 마음은 영원히 고아가 되었다”
14년에 걸친 두 사람의 만남과 사랑, 그리고 이별의 기록


이 책에는 두 사람의 만남부터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고 교감했던 순간들이 속속들이 기록되어 있다. 초반부에는 썩 좋은 첫인상은 아니었던 두 사람의 첫 만남과 사랑에 빠지게 된 과정이 펼쳐지는데, 도스토옙스키가 새 소설의 줄거리를 들려주는 척하며 독자의 눈에도 빤히 보이게 안나의 마음을 떠보려고 하는 에피소드는 귀엽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이렇게 도스토옙스키는 무척 조심스럽게 안나에게 청혼했는데, 왜 소설까지 지어내면서 힘들게 청혼했냐는 안나의 물음에 도스토옙스키는 당시의 심경을 이렇게 토로한다. ??사실 나는 거의 노인인데 당신은 어린애나 다름없잖아. 게다가 나는 불치병을 앓고 있고, 음울하고 신경질적인 사람이지만, 당신은 건강하고 생기발랄하고 낙천적이지. 나는 한 생을 거의 다 살았어. 인생의 쓰라림을 수없이 맛보았지. 하지만 당신은 지금까지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인생이 창창하잖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나는 가난하고 빚에 쪼들리고 있잖아.??(본문 107쪽)
이렇게 누가 봐도 좋은 조건이라고 하기 어려운 사람과 무모한 결혼을 감행한 스무 살의 어린 처녀는 삶의 기쁨은 물론, 두 아이를 잃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등 온갖 고난과 슬픔을 겪으며 14년의 세월을 보내지만 남편과 함께한 삶을 생의 가장 큰 축복으로 여긴다.
안나의 첫 임신 때 도스토옙스키가 안나 몰래 산파의 집까지 매일 산책을 했던 일(그때 그들은 해외에서 체류하던 중이었는데, 길눈이 어두운 그는 밤이나 새벽에 갑자기 산파를 부르러 갈 일이 생길 때를 대비해 길을 익혀두려고 했던 것이다), 하녀의 너덜너덜한 속옷을 안나의 속옷으로 오해해 생활고에도 불구하고 안나의 속옷을 잔뜩 사온 일, 안나가 고열에 시달리며 목숨이 위태로웠을 때 신심 깊은 사제의 집에 찾아가 통곡하며 그녀 없인 살 수 없다고 말한 일, 안나를 위한 물건은 뭐든 직접 상점에 가서 골라 사준 일, 아이들 때문에 외출을 잘 못하는 안나를 위해 외출했다 돌아오면 그날 있었던 일을 모두 세세하게 얘기해 주던 오랜 습관 등등, 도스토옙스키가 안나를 진심으로 사랑했음을 느끼게 해주는 일화는 수도 없이 많다. 이렇게 순수하고 열정적인 두 사람의 사랑을 내내 지켜봤기 때문일까. 남편 도스토옙스키가 죽음을 맞으며 두 사람이 이별하게 되는 순간은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그는 내게 다정하고 부드럽게 말을 건네며 나와 함께 살았던 행복한 생활을 감사드렸다. 그는 내게 아이들을 부탁하면서 나를 믿으며 내가 언제나 아이들을 사랑하고 지켜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런 다음, 14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한 아내에게 남편으로서는 좀처럼 하기 드문 말을 내게 했다. “기억해 줘, 아냐. 내가 당신을 언제나 뜨겁게 사랑했다는 걸. 그리고 꿈에서라도 당신을 배반한 일이 없다는 걸 말이오.”(563~564쪽)

저녁 8시 30분에 남편은 숨을 거두었다… 최후의 순간이 오자 나와 아이들은 절망에 목 놓아 울었다. 아직 채 식지 않은, 우리가 사랑했던 망인의 얼굴과 손에 입을 맞추며 무슨 말인가를 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내게는 어렴풋하게 떠오른다.
하지만 내가 분명하게 의식한 것이 딱 하나 있었다. 그것은 끝없는 행복으로 가득했던 나 자신의 삶이 그가 죽는 순간 끝났다는 것, 내 마음은 영원히 고아가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그렇게 뜨겁게, 모든 것을 초월하여 내 남편 표도르 미하일로비치를 사랑했다.(566쪽)

이렇듯 안나 그리고리예브나의 회고록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에서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질투하고, 그래서 기쁨을 느끼고 괴로워하기도 했던 ‘인간 도스토옙스키’의 삶과 사랑을 생생하게 다루고 있다. 이 회고록은 도스토옙스키의 개인적 삶에 대해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자료로 여겨지지만, 소박하면서도 열정적이었던 두 사람의 사랑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이 책만이 제공할 수 있는 소중한 가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 언뜻 보았을 때 도스토옙스키는 아주 늙어 보였다. 하지만 말을 하기 시작하자 금방 젊은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그가 서른다섯에서 일곱 사이이지 그 이상일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중간 정도의 키에 몸을 곧추세우고 있었고, 약간 성긴 곳도 있는 밝은 밤색 머리칼은 포마드를 잔뜩 발라 세심하게 정돈을 해놓고 있었다. 그럼에도 내가 소스라치게 놀란 것은 그의 눈 때문이었다. 두 눈이 서로 달랐던 것이다. 한쪽 눈은 갈색인데, 다른 쪽은 눈동자가 눈 전체로 확대되어 홍채가 보이지 않았다. 이 이중적인 눈 때문에 도스토옙스키의 시선에는 어딘지 수수께끼 같은 느낌이 풍겼다. 도스토옙스키의 얼굴은 창백하고 병적이었다. 그 얼굴이 내게는 너무나 친숙하게 느껴졌는데, 아마도 내가 예전에 그의 초상화들을 보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내가 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그 가운데는 새롭게 받은 수많은 인상들의 세세한 측면을 잊어버릴까봐 두려웠던 까닭도 있다. 그리고 속기를 잊지 않기 위해서, 아니 속기의 숙련도를 더 높이기 위해서는 매일 실습을 하는 것이 바람직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남편은 내게 너무도 흥미롭고 수수께끼 같은 사람이어서 그의 생각과 말들을 기록해 둔다면 그의 뜻을 알아차리고 읽어 내는 것이 좀 더 쉬울 것 같았던 것이다. 게다가 외국에서 나는 완전히 혼자였다. 내가 관찰한 것들을, 아니면 어쩌다 내 속에 생겨나는 회의들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러니까 일기는 내 모든 생각과 희망, 걱정들을 믿고 말할 수 있는 친구였던 셈이다.

되돌려 놓을 수 있다면” 하고 그는 종종 말하곤 했다. “수정할 수만 있다면! 무엇 때문에 글이 잘 안 풀렸는지, 내 소설이 왜 성공하지 못할지 이제야 보이는군. 어쩌면 이 실수로 내 ‘사상’을 완전히 죽인 셈인지 몰라.”
그랬다. 그것은 실로 예술가의 비애였다. 자신이 잘못한 것을 명백히 알면서도 그것을 고칠 기회를 갖지 못한 예술가의 비애 말이다. 불행히도 그는 한 번도 그런 기회를 갖지 못했다. 생계를 위해, 빚을 갚기 위해 돈이 필요했고, 그래서 몸이 아파도, 어떤 때는 발작이 있은 다음 날도 서둘러 일을 해야 했고, 기한 내에 글을 보낼 수 있도록 최소한의 선에서 필사본을 검토해야 했다. 그래야만 좀 더 빨리 돈을 받을 수 있었으니까.

  작가 소개

지은이 :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도스토옙스카야
도스토옙스키의 두 번째 부인이다. 1866년부터 속기사로서, 아내로서, 그의 성실한 독자이자 비평가로서 도스토옙스키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그들이 처음 만나게 된 계기는 1866년 도스토옙스키가 악덕 출판업자와 맺은 계약 때문에 급박한 상황에서 소설을 써야 했을 때였다. 이때 속기사인 안나를 소개받은 도스토옙스키는 빚을 갚기 위해 전부터 집필 중이었던 『죄와 벌』을 중단한 채 『도박꾼』을 구술하기 시작한다. 안나와 함께 작업을 하면서 사랑에 빠진 도스토옙스키는 작업을 마친 뒤 곧바로 그녀에게 청혼한다. 이후 1881년 도스토옙스키가 죽을 때까지 도스토옙스키와 안나는 14년 동안 진실했던 결혼생활을 했다. 이 기간 동안 도스토옙스키는 주요 걸작 5편을 썼는데, 만약 안나가 곁에 없었다면 그의 위대한 작품들은 탄생되지 못했을 것이다.결혼 후부터 안나는 도스토옙스키와의 추억을 평생 간직하기 위해 둘의 생활을 꼼꼼히 속기로 기록해 왔다. 그녀의 기록은 한 위대한 작가의 일상적인 삶과 행적뿐만 아니라 글쓰기 과정에서 드러내곤 했던 그의 자잘한 습관과 버릇까지 아우르고 있는, 말하자면 도스토옙스키와 그녀를 주인공으로 한 하나의 문학적 텍스트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이 기록을 토대로 쓰인 회고록은 출판되자마자 세계 문학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목차

서문_ 내 생애 꼭 하나뿐인 그를 추억하며
1장_ 어린 시절, 그리고 젊은 날
2장_ 도스토옙스키와의 만남, 결혼
3장_ 우리의 신혼생활
4장_ 해외 체류
5장_ 다시 러시아에서
6장_ 1872~1873년
7장_ 1874~1875년
8장_ 1876~1877년
9장_ 1878~1879년
10장_ 마지막 해
11장_ 도스토옙스키의 죽음과 장례식
12장_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에필로그_ 회고록에 부쳐
해제_ 잔인한 천재, 그 삶의 뒤안길
연보_ 도스토옙스키의 문학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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