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100년 후 미래 도시를 배경으로
촛불혁명과 민주주의를 이야기로 절묘하게 풀어낸
고학년 동화
“사람들의 두려움을 먹고 사는 어둑시니를 없애려면
작은 불빛만 있으면 돼.”
2120년, 달에 세운 도시 국가 셀레네.
완벽하지만 거짓된 투표 시스템, 숨 막히는 가짜 민주주의를 깨고
생각의 촛불을 켜듯 작은 힘들을 모아 이룬 진짜 자유와 정의!
촛불혁명과 민주주의를 공상 과학 영화처럼 풀어내다2120년, 달 위에 거대한 돔으로 세운 인공 도시 셀레네는 완벽한 인터넷 시스템을 갖춘 오차 없는 로봇 사회이자 모든 국민이 인터넷 투표로 의사결정을 하고 아침 메뉴까지 다수결로 정하는 첨단 민주주의 도시입니다. 하지만 주인공 이든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학교에는 교실의 폭군 마이클 풍이 아이들을 괴롭히고, 7구역에서 왔다는 제이슨 녀석은 12구역 아이들을 무시하기 일쑤입니다. 유일한 해소구인 인터넷 ‘토끼 귀’는 걸핏하면 서버 점검으로 버벅거리죠. 무엇보다 3년 전 사라진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할머니 소식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폭군 마이클 풍이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잡혀가고, 거리에는 가면을 쓰고 피켓을 든 사람들이 출몰하며 시위를 벌이기 시작합니다. 해적 사이트에 등장한 묘령의 동영상 속에서 할머니가 남긴 마지막 동화와 같은 제목의 글귀를 발견하는 이든. 사라진 할머니, 계속 잡혀가는 친구들 뒤에는 과연 무슨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요. 소심하고 평범한 이든과 친구들이 과연 이 비밀을 풀 수 있을까요.
<착한 모자는 없다>는 지난 2016~2017년에 있었던 국정 농단과 탄핵 정국, 촛불혁명의 과정을 미래 도시에 절묘하게 빗대어 풀어낸 동화입니다. 촛불혁명 직전 왜곡되고 뒤틀렸던 우리 사회 민주주의의 민낯을 사실보다 더 사실처럼 담아냈습니다. 빈부 차에 의한 차별이 여전히 공고히 벌어지는 사회,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구멍이 뚫린 민주주의 제도, 국민들의 삶에 도움을 준다고 포장된 재벌들의 어두운 권력,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처럼 보이는 인터넷 정보들 속에 깃든 여론 조작과 사회 통제의 손아귀, 소통과 감정 없이 로봇처럼 구는 대통령의 부정선거 의혹, 예술인들을 입을 막고 탄압하는 블랙리스트의 음모 등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생생하고 탄탄하게 이야기로 풀어 나갑니다. 그리고 가짜 민주주의를 스스로 밝히고 새로운 바람을 이뤄 낸 용기 있는 과정들을 하나씩 조명해 나갑니다.
동화 속 액자식 우화 <착한 모자는 없다>, 민주주의에 대한 좋은 교육 자료
인권 교육에 매진해 온 교사 이기규의 이야기꾼으로서의 놀라운 면모이 책의 제목으로 쓰인 ‘착한 모자는 없다’는 민주주의와 권력에 대해 쉽게 설명하기 위해 작품 속에 액자식 이야기로 들어가 있는 짧은 우화입니다. 사람들이 모여 사회를 이루었을 때 보다 효율적으로 개개인의 권리와 인격을 보장받기 위해 세운 대표가 오히려 자유를 제한하고 박탈해 자기 배를 불리는 주객전도의 상황을 동물 세계에 떨어진 작은 모자 하나에 담아 쉽지만 강렬하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모자가 있습니다.
“‘이 모자를 쓰는 사람은 세상을 다스린다.’라고. 진짜일까?”
“그렇군! 그럼 이 모자는 내가 써야겠어.”
루소는 긴 코로 모자를 썼어요. 왕이 되었다지만 사실 루소가 하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어요.
“코끼리 녀석도 왕이 되는데, 나라고 못 되란 법이 있어? 으차!”
기린 레이가 코끼리 루소의 머리에서 모자를 물고 갔어요. 하지만 레이는 루소와는 조금 다른 왕이었어요.
“내가 먹을 수 있게 신선한 과일들을 가져다 바쳐! 이건 왕의 명령이다!”
독수리 슈파는 하늘 높이 올라 기린 레이가 쓰고 있던 모자를 홱 낚아챘어요.
슈파도 기린 레이처럼 숲속의 동물들이 자기에게 먹이를 바치도록 명령했어요.
이때부터 숲속 동물들은 코끼리 루소를 ‘착한 모자’라고 불렀어요. 레이와 슈파는 ‘나쁜 모자’라고 불렀지요.
동물들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모자를 가져가기 위해 달려들었지요.
나무 위에서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던 치치가 긴 꼬리를 이용해 손쉽게 모자를 들어 올렸어요.
“나는 ‘착한 모자’도 ‘나쁜 모자’도 안 될 거야.”
치치는 모자를 높이 들어 끝도 없이 깊은 벼랑 아래로 떨어뜨려 버렸어요.
치치의 말이 맞아요. 여러분도 모두 알다시피 동물들에겐 모자 따위가 필요하지 않잖아요.
_동화 속 우화 <착한 모자는 없다> 중에서
실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며 오랜 동안 인권 교육을 고민하고 실천해 온 저자는 그 무엇도 인간 개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앞서는 권력이 될 수 없다고 피력합니다. 그는 다양한 교양서와 동화를 통해 사회와 인권의 올바른 방향에 대해 풀어내 온 데다 학생 인권 조례 제정에 참여하는 등 학생들과 직접 다채로운 권리 활동을 벌인 경험을 살려 어린이들에게 민주주의를 가장 잘 알려줄 수 있는 최적의 이야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게다가 이 책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가장 상징적인 사건을 소재로 삼았기 때문에 실제를 바탕으로 한 좋은 교육 자료로서의 의미도 깊습니다. 선거, 대통령, 다수결, 여론과 언론, 국가의 역할, 민주주의 등 다양한 개념어들이 크고 작은 에피소드로 펼쳐져 있기 때문에 토론의 바탕이 되어 주기에도 좋은 작품입니다.
픽션으로서의 재미도 전혀 놓치지 않았습니다. 우주선과 로봇, 미지의 공간에 세운 미래 도시, 우주보다 더 광활하고 짜릿한 네트워크의 세계, 현실과 닮은 듯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글와 일러스트가 더해져 단숨에 빠져드는 이야기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소심하고 평범한 작은 영웅들의 탄생기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며 함께 힘을 모아 이룬 승리적 경험을 선사하는 책달 도시 셀레네의 온갖 의혹과 음모를 밝히고, 거짓되고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는 과정은 주인공 단 한 명의 활약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소심하고 평범하며 어딘가 하나씩 부족해 보이지만 자신의 개성만은 확실한 이든과 친구들이 각자의 장점을 살려 힘을 모은 결과로 문제가 해결되어 나가지요. 마치 우리 사회가 다양한 영역의 다채로운 사람들의 조합으로 굴러가는 것을 연상시킵니다.
모든 것이 서툴지만 숫자 하나는 기가 막히게 외우는 쵸쵸, 연약하고 순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한 방을 톡톡히 날릴 줄 아는 아야코, 심부름을 독점하는 지질한 캐릭터이지만 남들이 모르는 비밀 통로를 잔뜩 알고 있는 민호 등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각기 다른 순간에 결정적인 활약을 보여 주며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어린이들은 이 동화를 통해 자신이 가진 작지만 소중한 개성이 영웅이 될 수 있는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마음으로 느끼며 자신감을 얻게 될 것입니다. 동시에 곁에 있는 친구들의 개성과 다양성도 존중해 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특히나 자유가 억압되고 생각이 통제되는 답답하고 어두운 순간, 작은 개인들이 서로를 일깨우고 힘을 모아 진실에 대해 각성해 나가는 것이 세상을 바꿀 첫걸음 될 수 있다는 사실도 담아냈습니다. 특별하지 않고 완벽하지 않지만 작은 용기를 내어 광장으로 나선 발길들이 모여 거대한 촛불을 이루고 나쁜 대통령을 몰아냈듯이, 스스로의 권리와 자유는 누군가의 손을 빌려서가 아니라 자신의 손으로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승리적인 경험을 자랑스러운 역사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느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어둑시니가 쑤욱 몸집이 커졌어. 사람들을 꿀꺽 삼켜 버릴 정도로 말이야.

어둑시니가 쑤욱 몸집이 커졌어. 사람들을 꿀꺽 삼켜 버릴 정도로 말이야. 사람들은 겁에 질려 벌벌 떨었지. 그러자 어둑시니는 더욱더 커졌어. 왜냐고? 새까만 어둠 속에 사는 어둑시니는 사람들의 두려움을 먹고 살기 때문이지. 어둑시니를 없애려면 작은 불빛만 있으면 돼.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온통 어둡기만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