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섬으로 섬으로 떠돌며 얻은 고독의 기록
바다와 인생을 노래한 짧은 글과 스케치를 모아 엮다
우리나라 대표 ‘섬 시인’, ‘바다 시인’ 이생진의 산문집“섬은 내게 시를 쓰게 한다. 섬에 가면 모두 시를 읊어준다. 섬 자체가 시다.”라고 말하는 이생진 시인. 그는 우리나라 대표 섬 시인, 바다 시인이자 방랑 시인이다. 문학에 눈을 뜬 열여섯부터 지금까지 섬으로 섬으로 떠돌며 시를 쓴 이생진 시인이 올해 구순을 맞았다. 구순 특별 서문집 『시와 살다』, 서른여덟 번째 시집 『무연고』와 함께 1997년에 출간했던 그의 첫 산문집 『아무도 섬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를 다듬어 엮어 새로 출간한다.
그리고 2018년, 20년 넘는 세월이 흐른 지금 다시 새롭게 출간한 『아무도 섬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는 초판에 실렸던 원고 가운데 시집 후기와 중복되어 실렸던 글은 제외하고 그동안 단일 작가의 저서로 묶이지 않은 원고를 추려 더한 개정증보판이다. 본문에 실린 그림 또한 이생진 시인이 직접 그린 스케치로, 초판에 실렸던 그림 외에도 거문도와 완도 등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그림이 추가되었다.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를 특히 좋아한 이생진 시인은 가난 때문에 문학, 그중에서도 시를 택했다. 그리고 평생 우리나라 3,000여 개 섬 가운데 1,000여 곳에 수첩과 화첩을 들고 가 고독을 자양분으로 시를 낳았다. 걸으면서 기록하는 현실감이 좋아 바다를 끼고 하루 종일 걸으며 “천혜의 고독을 행복으로 옮겨놓는 고행”을 해온 시인은 시집 38편뿐만 아니라 산문집도 두 편을 펴냈다. 첫 산문집 『아무도 섬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는 시인의 방랑에 늘 함께한 수첩과 화첩에 고스란히 기록된 고독의 기록이다. 시로 떠오르면 시를, 산문으로 떠오르면 산문을…… 온 세상이 시의 세상인 시인에게는 산문도 시다. 새롭게 펴낸 산문집에는 문학 하는 즐거움, 인생의 종점까지 함께한 시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시를 통해 얻은 삶의 맛과 같이 구순 시인이 아니면 누구도 섣불리 들려줄 수 없는 이야기를 꾸밈없이 담백하게 꺼내놓는다. 평생을 시와 함께 살아온 이생진 시인의 인생 본질에 맞닿은 이야기가 20년 세월을 뛰어넘어 『아무도 섬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에 온전히 녹아들어 있다. 오염되지 않은 바다와 섬의 기운이, 구순 시인이 사랑한 시가 자연스럽게 마음의 숲을 무성하게 채워 주리라.
“섬사람들은 미역 캐고, 나는 시를 캔다.”
우리나라 대표 섬 시인, 바다 시인 이생진
섬으로 섬으로 떠돌며 얻은 고독의 기록평생 우리나라 3,000여 개 섬 가운데 1,000여 곳에 발을 들인 시인. 그럼에도 갈 수 있는 곳은 언제고 가야 한다는 시인. 시에 그 섬들의 아름다움과 애환, 역사와 자연을 담아낸 시인. 그래서 이생진 시인을 우리나라 대표 섬 시인, 바다 시인 또는 방랑 시인이라 부른다. 시인은 “섬은 내게 시를 쓰게 한다. 섬에 가면 모두 시를 읊어준다. 섬 자체가 시다.”라고 말한다.
1929년에 태어난 이생진 시인은 올해 구순을 맞았다. 열여섯에 아버지를 여의고 동생 넷을 건사하기 위해 돈을 벌어 가며 공부를 해야 했던 시절, 시인은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를 특히 좋아했다. 그러나 미술은 도화지와 화구가 필요했고, 시는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될 것 같았다. 시인은 가난 때문에 문학, 그중에서도 시를 택한 것이다. 그리고 평생 섬으로 섬으로 이어진 그의 행보에는 늘 수첩과 화첩이 함께했다.
안면도, 간월도, 황도로부터 시작해서 용유도, 영흥도, 덕적도, 완도, 신지도, 고금도, 노화도, 보길도, 진도, 흑산도, 홍도, 남해도, 거제도, 나로도, 초도, 선죽도, 거문도, 울릉도, 관음도, 우도, 백도, 가파도……. 걸으면서 기록하는 현실감이 좋아 바다를 끼고 하루 종일 걸으며 “천혜의 고독을 행복으로 옮겨놓는 고행”을 해온 시인은 ‘가난의 미학’이자 ‘발로 쓴 시’를 엮은 시집 서른여덟 편을 펴냈다. 뿐만 아니라 산문집 또한 두 편을 펴냈다. 『아무도 섬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는 그중 첫 산문집으로 1997년에 초판을 출간했다. 시인에게는 산문집 또한 정성 어린 시집과 같았다.
내 가슴에서 시가 다 끝나는 날 나도 산문집 하나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만큼 나는 시를 고집해왔다. 그래서 시집은 열아홉 권이나 있어도 산문집은 한 권 없다.
아직 내 가슴엔 시가 남아 있다.
시가 남아 있는 마당에 산문집을 내는 것이 어쩐지 시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
하지만 산문집도 정성 어린 시집이라 여기고 『아무도 섬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를 펴낸다.
_초판 『아무도 섬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 머리말
그리고 2018년, 20년 넘는 세월이 흐른 지금 다시 새롭게 출간한 『아무도 섬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는 초판에 실렸던 원고 가운데 시집 『섬마다 그리움이』(1992), 『먼 섬에 가고 싶다』(1995), 『일요일에 아름다운 여자』(1997), 『내 울음은 노래가 아니다』(1990) 후기와 중복되어 실렸던 글은 제외하고 그동안 단일 작가의 저서로 묶이지 않은 원고를 추려 더한 개정증보판이다. 본문에 실린 그림 또한 이생진 시인이 직접 그린 스케치로, 초판에 실렸던 그림 외에도 거문도와 완도 등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그림이 추가되었다.
시로 떠오르면 시를, 산문으로 떠오르면 산문을……
바다와 인생을 노래한 짧은 글과 스케치를 모아 엮다시인은 말한다. “고기는 낚시꾼이 잡는다 치더라도 섬의 고독은 시인이 잡아야 합니다.” 이생진 시인은 고독을 자양분으로 시를 낳았다. 그에게 섬으로 섬으로 떠도는 일은 “시를 구워내는 뜨거운 석쇠 역할을 위한 수행”이었다. 또한 시인은 여전히 이렇게 말한다. “지금도 나의 그리움은 먼 섬 파도 소리에 살아 숨 쉬고 있다.”고. 시인의 방랑에 늘 함께한 수첩과 화첩에는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시로 떠오르면 시를, 산문으로 떠오르면 산문을……. 그러나 시인에게는 세상이 시의 세상인 것처럼 삶도 시요, 산문도 시다.
산문이 필요치 않다. 시 따로 산문 따로 쓴다는 것은 번거롭다. 그래서 어쩌면 내 시는 산문 같고, 내 산문은 시 같을지도 모른다.
나는 시 하나로 족했다. 아니 시 하나만으로도 세상을 기록하는 데 부족이 없다. 지금 산문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나는 시를 쓴다고 여기지 산문을 쓴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_「시와 산문」에서
시인에게는 그림 또한 시가 아닐까. 그동안 출간된 시인의 시집 서른여덟 편 표지에는 대부분 시인이 직접 그린 그림이 실려 있다. 시인은 글쓰기뿐 아니라 그림 그리기 또한 그만큼 좋아한다. 시인이 세월과 함께 묻어둔 화첩에는 그날의 여객선 승선표와 함께 고독이 스케치로 고스란히 남아 있다. 시인의 시만큼이나 담백하고 꾸밈없는 섬과 바다, 등대와 고깃배, 바위 절벽과 수평선이 그의 손에서 시로 다시 태어났다.
산문집 『아무도 섬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에는 섬을 떠돌며 쓴 고독의 기록뿐만 아니라 문학 하는 즐거움, 인생의 종점까지 함께한 시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시를 통해 얻은 삶의 맛과 같이 구순 시인이 아니면 누구도 섣불리 들려줄 수 없는 이야기를 꾸밈없이 담백하게 꺼내놓는다. 평생을 시와 함께 살아온 이생진 시인의 인생 본질에 맞닿은 이야기가 20년 세월을 뛰어넘어 『아무도 섬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에 온전히 녹아들어 있다. 오염되지 않은 바다와 섬의 기운이, 구순 시인이 사랑한 시가 자연스럽게 마음의 숲을 무성하게 채워 주리라.

내가 아는 물새는 언제고 혼자다. 도요새가 그렇고 바다직박구리가 그렇다.
물 빠진 개펄에 혼자 서 있는 도요새, 바윗돌에 혼자 앉아 먼 곳을 바라보는 바다직박구리, 이들에겐 고독이 통하는 데가 있어 좋다.
그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같은 방향을 본다. 그리고 그 방향으로 서슴지 않고 날아간다.
나만 남는다. 이때가 나는 제일 외롭다. 그들은 다른 섬으로 간 것이다. 무녀도에서 비안도로 비안도에서 말도로, 말도 그 먼 섬에 가도 그들은 그렇게 서 있다가 날아간다. 섬에 오면 도요새와 바다직박구리가 내 짝이 된다.
외로운 것들끼리 만나고 싶으면 섬으로 가라, 혼자 서 있는 도요새가 기다리고 있다. 바다직박구리가 너와 약속이나 한 것처럼 기다리고 있다.
_「외로운 것들끼리 만나고 싶으면 섬으로 가라」에서
돌덩이나 조개껍질이 아니라, 지금 바라보고 느끼는 심정 그대로 전하고 싶어서 쓰는 편지, 그것은 한 장면에서 정지된 사진보다 낫다.
섬에서 우체통을 보면 편지가 쓰고 싶다. 지금 나처럼 지붕 끝에 매달려 바다를 보고 있는 빨간 우체통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 외로운 매력에 제비가 집을 짓고 싶어 하고 벌이 집을 짓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가끔 섬에 가면 우체통 위에 있는 제비집이나 벌집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모두 그리움의 상징이다.
편지를 쓴다는 거, 이 일은 여행의 습관이고 싶다.
_「우체통」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