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최이해 시인의 꽃시조집. 단시조 수 백편을 완성했고 우리나라에 자생하고 있는 꽃을 소재로 수 백편의 단시조를 창작했는데 이는 시조시단에서도 보기 드문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새롭다. 원초적 자연심상의 정점인 ‘꽃’의 의미를 우리의 전통시가인 시조의 그릇에 담아내는 작업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과 시인의 열정이 일구어낸 값진 결정체다.
출판사 리뷰
해설(解說)
온 산하를 수놓은 단시조의 꽃밭
박 영 우(시인, 경기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최이해 시인의 꽃시조집 출간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 여겨진다. 첫째는 단시조 수 백편을 완성했다는 점이고, 둘째는 우리나라에 자생하고 있는 꽃을 소재로 수 백편의 단시조를 창작했다는 점이다. 이는 시조시단에서도 보기 드문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새롭다. 원초적 자연심상의 정점인 ‘꽃’의 의미를 우리의 전통시가인 시조의 그릇에 담아내는 작업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과 시인의 열정이 일구어낸 값진 결정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꽃은 생명성과 신비성이나 순결미 또는 영원한 생명의 존재 등을 상징한다. 그러나 그의 시조에 나타난 심상들은 미적 탐구 대상이라기보다는 시인의 내면화된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의식들과 연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 병명도 몰랐었네
앉은뱅이 침값으로 꽃같은 몸을 주어
수정 곧 망울 떨구는 겹동백을 닮았다
<동백꽃> 전문
꽃상여 지화로고 뚝뚝 진다 저걸 어째
순백의 마음인 걸 가만히 울음 운다
하나쯤 붉게 물들여 가는 봄을 잡을까
<영산백> 전문
앞의 두 작품은 각각 ‘동백꽃’과 ‘영산백’이라는 시적 대상의 특성을 활용하여 시적화자의 내면화된 경험과 심정들이 투사(投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동백꽃’을 통해서는 평생의 고통을 견디고 이겨내야 하는 인고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고, ‘영산백’을 통해서는 “꽃상여 지화로고 뚝뚝 진다”는 낙화와 죽음의 이미지를 중첩시키면서 슬픔을 견뎌내고 다시 봄을 기다리는 자연 순환의 질서를 육화시키고 있다. 특히 <영산백>에서는 초장의 “꽃상여 지화로고 뚝뚝 진다 저걸 어째”라는 표현에서 나타나고 있는 관찰자인 시적화자의 심정이 시를 읽고 있는 독자의 마음에도 그 울림이 온전하게 전이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적 의미가 크다 하겠다.
수채화로 그려낸 자연과 전통적 서정의 조화
최이해 시인의 시조에 나타난 또 하나의 특징은 전통적 자연심상의 소재들을 한 편의 수채화를 그려내듯이 자연 속 대상들을 세밀한 감성적 터치로 묘사해내고 있다는 점이다. 다음 두 편의 시조는 그러한 극서정의 세계를 3장6구의 단시조의 틀 속에 압축시켜 놓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산수유 붉은 열매 눈 속에 익었거늘
무채색 이른 봄을 샛노래 갈아엎어
수유에 지고말지니 금박 박아 놀리라
<산수유(1)> 전문
수줍어 이는 숨고 잔잔히 눈만 웃던
옛 생각 추스려서 잘 사네 묻고지고
봄볕이 빻아 뿌려진 금빛 홍소 받는다
<산수유(2)> 전문
앞의 연작시조에서 <산수유(1)>은 서경에 <산수유(2)>는 시적화자의 내면에 초점을 맞춰 시상 전개를 하고 있는 점이 이채롭다. 마치 두 개의 캔버스에 나란히 그려진 그림을 보는 느낌이다. <산수유(1)>은 이른 봄 노랗게 산수유꽃이 피어 있는 지리산 근처 섬진강변의 풍경을 보는 느낌이다. 반대로 <산수유(2)>는 <산수유(1)>에서 그려 놓은 공간 속에서 옛 추억에 잠겨든 시적화자의 심정이 봄볕처럼 화사하게 확산되는 느낌이다. 이처럼 서경과 서정의 절묘한 조화를 통해서 시인은 독자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자연을 만나게 하는 시적 감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민초들과 피고 지는 그리운 인고(忍苦)의 꽃들
어쩌면 ‘민들레’, ‘봉숭아’, ‘무궁화’만큼 우리에게 익숙한 꽃들도 드물 것이다. 결코 화려하거나 귀하지는 않지만 항상 어릴 적 깨복쟁이 친구들처럼 친숙함과 소중한 추억을 함께하는 소재들이다. 그래서 우리들에겐 항상 소중한 민초들의 꽃으로 기억될 것이다. 시인은 그러한 그리움 정서를 단시조의 미학으로 보여주고 있다.
뿌리를 깊이 내려 눈물로 꽃을 피워
대궁만 길게 올려 바람에 씨를 날려
백방에 효험 긴하니 방방곡곡 민초라
<민들레> 전문
이 작품에서는 민들레가 갖는 생태적 특성을 주제의식과 잘 연결시켜 놓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뿌리’, ‘대궁’, ‘바람’, ‘씨’ 등의 시어를 종장의 두 번째 구절인 “방방곡곡 민초라”는 표현을 ‘민들레’가 상징하는 강한 생명성과 같은 맥락을 갖게 함으로써 온갖 풍상 속에서도 곧고 질기게 살아남는 우리 평범한 민초들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있는 점에서 그 시적 의미가 크다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다음 작품 또한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조을듯 벌었어도 벌 나비 자주 든다
뙤약볕 한때 지고 긴 여름 쉬 저물리
짓찧어 첫눈 오도록 세월 동여 매인다
<봉숭아> 전문
이 작품 또한 ‘봉숭아’라는 시적 대상이 갖는 의미를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민초들의 삶과 맞물리게 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애잔한 정서에 물들게 한다. 중장에서의 “뙤약볕 긴 여름”을 버텨내며, 종장에서의 “짓찧어 첫눈 오도록 세월 동여 매”는 서민들의 아픈 질곡의 삶을 ‘봉숭아’라는 그리움이 잔뜩 배어나는 제재 속에 잘 녹여내고 있는 작품이다. 이러한 시적 분위기는 다음 작품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꽃 하나 목숨 한 잎 울 짓고 성 쌓더니
비바람 억센 태풍 욱여짜 이겨내어
울 밑에 성 아래 가득 초개처럼 뒹군다
<무궁화(2)> 전문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나라꽃 ‘무궁화’를 시적 대상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러기에 ‘무궁화’에 담긴 의미도 남다르다. 초장의 표현처럼 “꽃 하나 목숨 한 잎”마다에 민초들의 목숨이 꽃처럼 열려 있고, 성처럼 굳건하게 우리나라와 민족을 지켜낸 우국(憂國)의 꽃인 것이다. 그래서 나라를 지켜낸 민초들의 힘과 함성이 지금도 사라지지 않고 “울 밑에 성 아래”마다에 초개처럼 뒹굴면서 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얼마나 값진 의미를 가진 ‘초개’이고 ‘무궁화’란 말인가. 최이해 시인의 단시조 한 편이 절창으로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상 최이해 시인의 꽃시조집에 실린 시조들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그 특성을 살펴보았다. 어쩌면 이번 시조집은 시인의 평생 작업의 결실이라는 생각도 든다. 시조집 출간을 계기로 앞으로도 더욱 빛나는 작품들로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기대하며 시집 해설을 대신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최성균
삭녕인朔寧人. 전북 남원 출생, 전남 여수 성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1981)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저작권위원회, 복사전송권관리센터에서 일했고,이해서당 운영, 네이버 밴드 <인문학 동서남북> 공동 운영자, <러브인문래동> 운영자,《수능 국어 한자어휘 팁》이 있다.
목차
차
<자서> 구름재 어르신께 /8
제1부 수선화
001. 수선화 /11
002. 프리지어 /12
003. 동백꽃 /13
004. 백춘백 /14
005. 차꽃 /15
006. 매화 /16
007. 남명매 /17
008. 화엄매 /18
009. 선암매 /19
010. 산수유(1) /20
011. 산수유(2) /21
012. 얼레지 /22
013. 민들레 /23
014. 개나리(1) /24
015. 개나리(2) /25
016. 진달래꽃 /26
017. 현호색 /27
018. 쥐똥나무꽃 /28
019. 회양목꽃 /29
020. 복사꽃(1) /30
021. 복사꽃(2) /31
022. 히야신스 /32
023. 살구꽃 /33
024. 배꽃 /34
025. 아그배나무꽃 /35
026. 이화 /36
027. 자두나무꽃 /37
028. 철쭉 /38
029. 영산홍 /39
030. 영산백 /40
031. 노랑철쭉 /41
032. 라일락(1) /42
033. 라일락(2) /43
034. 이팝꽃 /44
035. 조팝꽃 /45
036. 꽃사과꽃 /46
제2부 산벚꽃
037. 산벚꽃 /49
038. 백목련 /50
039. 자목련 /51
040. 장미 /52
041. 집장미 /53
042. 찔레꽃(1) /54
043. 찔레꽃(2) /55
044. 아네모네 /56
045. 매발톱꽃 /57
046. 박태기나무꽃(1) /58
047. 박태기나무꽃(2) /59
048. 병아리꽃(1) /60
049. 병아리꽃(2) /61
050. 알리움 기간테움 /62
051. 사철나무꽃 /63
052. 유카 /64
053. 감꽃 /65
054. 모과꽃 /66
055. 산딸나무꽃 /67
056. 잇꽃 /68
057. 광릉요강꽃 /69
058. 으아리 /70
059. 말나리꽃 /71
060. 등꽃 /72
061. 칡꽃 /73
062. 마로니에꽃 /74
063. 밤느렝이 /75
064. 황매화 /76
065. 팥꽃나무꽃 /77
066. 원추리꽃 /78
067. 병꽃나무꽃 /79
068. 튤립나무꽃 /80
069. 댕강나무꽃 /81
070. 산사나무꽃 /82
071. 함박꽃 /83
072. 치자꽃 /84
073. 붓꽃 /85
074. 노랑꽃창포 /86
제3부 수국
075. 넓은잎 수국 /89
076. 산수국 /90
077. 떡갈잎 나무수국 /91
078. 재스민 /92
079. 호야꽃 /93
080. 할미꽃 /94
081. 감자꽃 /95
082. 접시꽃(1) /96
083. 접시꽃(2) /97
084. 쑥갓꽃(1) /98
085. 쑥갓꽃(2) /99
086. 무꽃 /100
087. 당아욱꽃 /101
088. 만첩빈도리 /102
089. 클레오메 /103
090. 글라디올러스(1) /104
091. 글라디올러스(2) /105
092. 무궁화(1) /106
093. 무궁화(2) /107
094. 홍련 /108
095. 백련 /109
096. 선원연 /110
097. 애기똥풀 /111
098. 봉숭아 /112
099. 물봉선화 /113
100. 과꽃 /114
101. 불두화 /115
102. 벼꽃 /116
103. 고구마꽃 /117
104. 금계국 /118
105. 괴화 /119
106. 금불초꽃 /120
107. 해당화 /121
108. 칸나 /122
109. 자귀나무꽃 /123
110. 천인국 /124
제4부 능소화
111. 능소화 /127
112. 달맞이꽃 /128
113. 범부채 /129
114. 비비추꽃 /130
115. 해바라기 /131
116. 백일홍 /132
117. 목백일홍 /133
118. 호박꽃 /134
119. 박꽃 /135
120. 수세미외꽃 /136
121. 옥잠화 /137
122. 물옥잠 /138
123. 도라지꽃 /139
124. 채송화 /140
125. 박주가리 /141
126. 맨드라미 /142
127. 미영꽃 /143
128. 나팔꽃 /144
129. 흰독말풀꽃 /145
130. 천사의 나팔꽃 /146
131. 메밀꽃 /147
132. 분꽃 /148
133. 쑥부쟁이 /149
134. 메리골드 /150
135. 분홍바늘꽃 /151
136. 코스모스 /152
137. 노랑코스모스 /153
138. 꽃무릇 /154
139. 구절초 /155
140. 돼지감자꽃 /156
141. 황국 /157
142. 감국 /158
143. 목서 /159
144. 갈꽃 /160
145. 꽃기린 /161
146. 천일홍 /162
147. 란타나 /163
148. 까마중꽃 /164
149. 용담꽃 /165
150. 사랑초꽃 /166
151. 후쿠시아 /167
<해설> 단시조로 수놓은 세상의 꽃밭 ? 박영우(시인, 경기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