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이걸 기억해, 라네샤.
폭풍이 가져가는 게 있으면 주는 것도 있단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순식간에 우리 동네를 삼켜 버렸다.
피 한 방울 안 섞인 나를 사랑으로 키워 준 산파 할머니 마마 야야와
하나뿐인 집, 가난하지만 정겨운 이웃들과 꿈을 일깨워 준 존슨 선생님.....
그 모든 것들이 하루아침에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렸다.
그때, 나는 열두 살이었다.
2005년 8월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아시나요?
그때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열두 살 소녀의 마법 같은 이야기!
\'다림 세계 문학\' 서른여덟 번째 책 [나의 아름다운 열두 살]은 실제로 2005년 8월 미국 뉴올리언스를 강타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겪는 열두 살 소녀 라네샤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그린 성장 소설이다. (그 당시 미국 뉴올리언스 지방에서는 1,800여 명이 목숨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수천 명의 사람들이 다치거나 이재민이 되었다. 아직까지도 그 일대의 복구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을 정도라고 하니 얼마나 큰 재난이었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을 것이다.)
이 재난 이야기의 주인공 열두 살 소녀 라네샤는 프랑스계 흑인 혼혈인이자 열일곱 살 미혼모의 딸로 태어났다. 그러나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고 산파였던 마마 야야의 손에 길러진다. 미래를 내다보는 영적인 능력을 가진 마마 야야는 라네샤를 헌신적으로 보살펴 주었고, 라네샤는 평범한 아이들과 다름없이 건강하게 자란다. 그런데 라네샤가 열두 살이 된 지 채 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무시무시한 괴물이 라네샤의 인생을 뒤흔들어 놓기 시작한다. 그게 바로 허리케인 카트리나다.
이 책은 흑인, 동성연애자, 외국인 근로자, 장애인 등 온갖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의 집합소나 다름없는 동네에 사는 라네샤가 세상의 편견과 외로움, 그리고 엄청난 재난을 견뎌 내며 당당하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과정을 섬세하면서도 힘 있는 필체로 그려 내 따뜻하고 묵직한 감동을 자아낸다.
라네샤 + 마마 야야 = 사랑
이 작품의 주인공 소녀 라네샤는 없는 게 많다. 엄마가 없고 마음을 털어놓을 친구가 없다. 아빠는 얼굴도 이름도 모르며, 제법 잘산다는 부자 친척들에게선 \'없는 아이\' 취급을 당한다. 풍족한 삶과도 거리가 멀다. 자신을 받아 준 산파 마마 야야는 일정한 수입 없이 나라에서 주는 연금으로 근근이 생활해 나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네샤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영혼을 보며, 심지어 대화도 나눈다. 다수가 싫어하는, 소위 왕따들에게서 장점을 발견하고 감싸 줄 줄 안다. 가난하지만 정 많은 이웃들이 있고, 그 누구보다도 라네샤를 제 몸처럼 사랑해 주는 제2의 엄마인 동시에 인생의 스승 \'마마 야야\'가 있었다.
라네샤는 학교에서는 지식을 배우지만, 집에서는 사랑과 지혜를 배웠다. 이미 여든 살이 훌쩍 넘은 마마 야야는 젊었을 때 약혼자를 잃은 뒤 산파이자 치료사로 혼자 살면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보살펴 주었다. 그 기나긴 세월 동안 마마 야야는 삶의 이치를 몸과 마음으로 체득했고, 그것을 라네샤에게 하나하나 몸소 가르쳐 주었다. 무엇보다도 라네샤에게 사랑이 깃든 강인함 갖도록 끊임없이 격려해 주었다.
결국 라네샤가 보통의 아이들이라면 겪지 못할 힘든 상황을 겪으면서도 당당하고 건강한 사고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마마 야야 덕분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마마 야야가 그녀에게 삶을 긍정하는 힘, 사랑의 힘을 깨우쳐 주었기 때문이다.
삶은 놀라움의 연속, 절대 비관할 필요 없어!
열두 살 라네샤의 일생일대의 위기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였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라네샤에게 가장 소중한 것들을 모조리 빼앗아 갔다. 마마 야야와 하나밖에 없는 집과 정겨운 이웃들, 그리고 엔지니어가 될 수 있는 자질을 일깨워 주고 그 꿈에 이를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존슨 선생님까지.
라네샤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오기 전까지 오로지 마마 야야에게 의지하며 수학과 문학에 관심이 많은 비교적 평범한 소녀였다. 하지만 허리케인이 닥쳐올 조짐이 보이기 시작할 무렵부터 라네샤는 놀랍게 변화하기 시작한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운명을 맡기지 않고 스스로 재난을 대비하게 된 것이었다.
마침내 폭풍우가 나인스워드와 라네샤의 집을 집어삼켜 버렸을 때에도 라네샤는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자신을 사랑해 주었던 마마 야야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곁에 있는 소중한 친구 타숀과 강아지 점박이를 위해서......
결국 라네샤는 타숀과 점박이와 함께 안전하게 구조되어 살아남았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그들은 또 다른 시련과 희열을 계속해서 겪게 될 것이다. 그게 삶이라는 것을 라네샤는 깨달았을 것이다. 그렇게 삶은 끊임없이 자신을 놀라게 할 것이라는 것을. 그래서 혹시 지금 당장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고 해서 삶을 비관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작가는 바로 그 점을 어린 독자들에게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내용 소개]
열두 번째 생일
라네샤의 열두 번째 생일. 이날 저녁 마마 야야와 라네샤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마마 야야는 식사가 끝난 뒤 언제나처럼 라네샤에게 세상의 암호와 삶의 지혜를 일깨워 준다.
마마 야야는 입을 다시고는 말을 계속 이었다.
'숫자 4에 8을 더하면 12가 되잖아. 그건 정신력을 뜻해. 진정한 강인함이지. 겉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이걸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단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비는 섬세하고 연약하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나비는 끝없이 변화해. 못생긴 벌레로 살다가 단단한 고치를 틀고, 거기서 예쁜 날개를 달고 다시 세상에 나오잖니. 라네샤, 암호를 늘 눈여겨보렴.'
(/ p.29)
유령을 보는 아이
라네샤에게는 한 가지 특별한 능력이 있다. 바로 유령을 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 하지만 라네샤는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즉 고아인 데다 영적인 능력을 지닌 마마 야야와 단둘이 살기 때문에 놀림을 받는데......
그렇다. 나는 학교에서 늘 그렇게 놀림을 받는다.
'미치광이 라네샤, 귀신 보는 라네샤, 마녀 라네샤.'
이제는 그런 소리를 들어도 그냥 무시해 버린다. 물론 속상해서 울 때도 있다. 그래도 총에 맞거나, 늪에 빠지거나, 차에 치어 죽은 다음에는 내가 너희들을 볼 수 있다는 게 고마울 거라는 얘기는 하지 않는다. 유령이 된 아이들은 나를 보며 집을 생각하고, 살았을 때를 떠올린다.
(/ p.34)
마마 야야의 이상한 꿈
어느 날 아침, 마마 야야는 등교 준비를 하는 라네샤를 붙들고 지난밤의 꿈 이야기를 건넨다. 곧 불길한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암시가 담긴 꿈이었다.
'꿈에서 말이다, 라네샤. 폭풍 구름이 몰려왔어. 바람이 불고 비가 세차게 내렸어. 그러다가 비가 그치고 해가 나왔단다. 사람들은 일상으로 돌아갔어. 모두가 행복해 보였단다. 그런데 그때, 모든 게 검게 변했어. 누군가 커튼을 치기라도 한 것처럼. 아니 죽은 사람의 몸에 수의를 덮어씌운 것처럼. 어쩌면 신이 불을 꺼 버린 건지도 몰라.'
마마 야야는 손으로 탁자를 철썩 내리쳤다. 그러고는 천장을 물끄러미 올려다봤다.
(/ p.69)
소용돌이 구름이 바꿔 놓은 풍경
텔레비전에서 기상 캐스터가 나와 허리케인이 미시시피와 루이지애나를 강타할 거라는 소식을 숨 가쁘게 전한다. 아울러 주지사가 대통령에게 비상 사태를 선언할 것을 건의했다는 소식도. 마마 야야와 라네샤의 불안함은 점점 더 깊어만 간다.
가게 안쪽을 들여다봤다. 불이 아직 켜져 있었지만, 선반이 휑했다. 시리얼도, 쌀도, 물도, 우유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통조림 하나 남아 있지 않았다. 응 아저씨와 가족들도 뉴올리언스를 떠난 걸까?
집을 향해 돌아섰지만, 이번엔 뛰지 않았다. 그냥 걸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모든 게 거꾸로 뒤집힌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번엔 토끼 굴에 빠져서가 아니라 흰 구름 탓이었다.
(/ p.106)
사랑은 행동으로 보여 주는 거야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하지만, 라네샤와 마마 야야는 하나밖에 없는 집을 떠날 수가 없어 남기로 한다. 라네샤는 지금이야말로 자신이 마마 야야를 보살펴 주어야 할 때라는 생각에 스스로 재난을 대비하기 시작한다.
'사랑은 행동으로 보여 주는 거란다.'
마마 야야는 늘 이렇게 말했다.
이제 내가 결심을 해야 한다. 어른답게 굴 것인가, 말 것인가.
대비하자. 어른이 되어야 해. 이젠 내가 주변을 안전하게 돌봐야 해. 나를 위해, 마마 야야를 위해, 그리고 점박이를 위해.
나는 창문을 전부 잠그고, 뒤뜰에 있는 헛간에서 판자를 꺼내 왔다. 못된 챙겼다. 망치질을 하고, 또 했다. 팔이 욱신거렸다. 내가 못질한 판자는 비뚤어지고 볼품이 없었다. 2층 창문은 밖에서 못질을 할 수가 없어서 안에다 판자를 댔다. 그래도 그냥 내버려 두는 것보다는 나았다.
(/ p.138)
허리케인의 눈 속으로
마침내 허리케인이 나인스워드를 강타했다. 라네샤와 마마 야야와 점박이는 집에 남아 어마어마한 강도의 허리케인을 온 몸으로 견뎌 내야 했다.
마마 야야가 부르짖었다.
'누―운!'
마마 야야는 \'눈\'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우리는 허리케인의 눈 속에 있는 거야.\'
숨을 들이마시며 한쪽 팔로 마마 야야를 감싸 안았다. 이게 최악일 거라고 생각했다. 이보다 더 나쁜 건 없을 거야. 그런데도 내가 견뎌 낼 것 같지가 않았다. 침실의 창문이 깨졌다. 그 사이로 바람이 들어와 온 집 안을 헤집고 다녔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핥았다. 벽에 걸린 액자가 떨어졌다. 침대보가 유령선처럼 요동쳤다.
(/ p.159)
안녕, 마마 야야
폭풍이 지나간 뒤 마마 야야는 라네샤에게 시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넌지시 말해 준다. 아울러 의미심장한 말과 목걸이를 건네 준 뒤 조용히 눈을 감는데.....
'노아와 그의 가족, 그리고 세상의 동물들이 대홍수를 어떻게 넘겼는지 알지?'
'사람들이 신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으니까 신이 홍수를 일으켰잖아요.'
'그랬다고 하지. 사람들이 죄를 지어서 그랬다고. 하지만 내 말을 들어 보렴, 라네샤. 어떤 폭풍은 그저 폭풍일 뿐이야. 홍수는 그저 홍수일 뿐이라고.'
홍수라는 말이 마음에 걸렸다.
'홍수가 어떻게 시작됐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어떻게 끝나느냐, 중요한 건 그거야.'
'무지개가 뜨면......'
'그래. 색색깔 무지개. 모든 빛이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그게 다시는 홍수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신의 약속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 나는 신의 약속이라는 말에 주목한단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홍수가 아니야. 진짜 핵심은 그게 아니야. 이건 사랑에 대한 이야기야.'
'온 우주가 사랑으로 빛나고 있죠.'
(/ p.193)
희망이라는 빛
마마 야야가 숨을 거둔 뒤 깊은 슬픔에 빠진 라네샤. 그러나 라네샤 곁에는 타숀과 점박이가 있었다. 라네샤는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끝까지 희망을 끈을 놓지 않는다.
나는 새로 태어났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나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잘 견뎌 내리라는 것만큼은 안다.
나는 라네샤다. 얼굴에 막을 뒤집어쓰고 태어난 아이. 상징과 암시를 알아보고 해석하는 아이. 미래의 엔지니어. 사랑으로 빛나는 아이.
나는 라네샤다.
나는 마마 야야의 딸이다.
(/ p.156)
작가 소개
저저ㅏ : 주얼 파커 로즈
어른들을 위한 소설 [부두 드림]과 [더글러스의 여자들] 등을 통해 미국도서상과 미국도서관협회의 블랙코커스 문학상을 받았다. 현재 애리조나 주립대의 버지니아 G. 파이퍼 센터 창작교실의 초대 예술 감독을 맡고 있다.
[나의 아름다운 열두 살]은 그녀가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해 쓴 첫 번째 성장 소설이다. 실제로 2005년 8월 미국의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소재로 하여 큰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미국의 평단으로부터 '한 편의 시처럼 힘 있게 그려 낸 이야기'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역자 : 강수정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출판사와 잡지사에서 일했으며, 지금은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옮긴 책으로는 [제시카와 함께 한 날들], [붉은 카약], [리버 타운], [신도 버린 사람들], [인생은 아름다워], [거꾸로 가는 나라들] 등이 있다.
그림 : 흩날린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고, 현재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그린 책으로 [모세], [깜근이 엄마], [성철스님과 모과동자]등이 있으며, [개밥바라기 별], [덕혜옹주],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등의 표지를 그렸다.
목차
열두 번째 생일
유령을 보는 아이·
멋진 하루
마마 야야의 이상한 꿈
아이들이 없는 학교
소용돌이 구름이 바꿔 놓은 풍경
떠나는 사람, 남는 사람
대답 없는 엄마 유령
사랑은 행동으로 보여 주는 거야
허리케인의 눈 속으로
끝나지 않은 시련
안녕, 마마 야야
다락방의 아이들
희망이라는 빛
작품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