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 112권. 작달막한 동훈이는 덩치 큰 현태를 팔씨름으로 이기면서 유명인사가 되었는데, 초코가루를 우유에 타 마시고 이겼기 때문에, 순전히 초코가루 덕분이라고 믿었다. 초코가루 봉지에 그려진 사자 그림을 보고 용기가 난 건지 모르지만, 사실 동훈이의 진짜 승리 비결은 운동이었다. 중식 조리사 시험을 앞두고 매일 밤 면 뽑기를 연습하는 삼촌을 따라 덩달아 반죽을 조몰락대느라 팔 힘이 길러진 것이다.
한편 팔씨름에서 승승장구하던 동훈이는 옆 반 밥장군과의 대결에서 패하자, 하필 그날 다른 초코가루를 먹었기 때문이라고 여기며 점점 처음 초코가루에 집착한다. 밥장군과의 2차 대결을 앞두고 동훈이는 꼭 이기고 싶은 욕심에 과식에, 배탈이 난 것도 무시한 채 약 먹고, 밥 먹고를 반복하며 팔씨름 대결에 열을 올리는데….
출판사 리뷰
동훈이가 팔씨름왕이 될 수 있었던 진짜 비밀을 파헤치다!엉뚱한 데서 원인을 찾는 것보다 실질적인 노력이 중요합니다
과학적 또는 합리적 근거가 없는데 맹목적으로 믿는 것을 두고 ‘미신’이라고 합니다. 으레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악운 같은 것을 ‘징크스’라고 부르고요. 미신이나 징크스를 믿든, 믿지 않든 우리는 살면서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시험 보는 날 미역국을 먹으면 안 된다.’, 운동선수가 중요한 경기가 있는 날에 ‘반드시 ○○색 옷을 입어야 이긴다.’, 영화를 만들 때 ‘제목이 두 글자일 때 흥행이 잘 되더라.’ 등과 같이 근거를 알 수 없는 믿음들이 우리 주변에 가득합니다. 근거를 알 수 없다고는 하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으려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나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안다고 해서 행복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행복을 예측하지 못했을 때 행복감이 더 크게 다가오고, 불행을 예측할 수 없었을 때 견딜 만했던 경험을 떠올려 보면 공감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동훈이도 얼결에 팔씨름왕이 되었는데, 진짜로 팔씨름을 잘할 수 있게 된 원인은 제쳐 두고 엉뚱하게도 초코가루를 우유에 타서 마신 덕분이라고 믿었습니다. 일이 잘 풀리다가 살짝 삐끗하자 처음과 똑같은 초코가루를 먹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또 엉뚱한 원인을 찾게 되었고요. 그래도 이런저런 경험 덕분에 동훈이가 정말로 필요한 노력이 무엇인지 알고 실행할 수 있게 되어 다행입니다. 좋지 않은 결과 때문에 엉뚱한 원인을 찾아다 연결 짓고 그것을 피하려는 노력보다는 좋은 결과를 내는 데 꼭 필요한 노력을 해 나가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징크스’라는 말은 아직 생소하지만 알게 모르게 각자 징크스 비슷한 것들을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가령 한 아이가 좋아하는 친구가 있는데 공룡 그림 티셔츠를 입고 간 날에 그 친구랑 재미있게 놀았던 기억이 있다고 해 볼까요? 어디까지나 우연이겠지만, 아이는 그것을 공식처럼 믿고 매일 공룡 그림 티셔츠만 입으려고 할지도 모릅니다. 엉뚱한 원인을 찾아 노력하는 것이지요. 차라리 좋아하는 친구에게 따스한 말 한마디를 더 걸어 보는 것, 친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와주는 것, 재미있는 놀이 방법을 자꾸 생각해 보는 것이 훨씬 그 친구와 가까워지는 방법일 것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미신이나 징크스를 아예 무시해 버리기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잘 생각해 보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실질적인 노력으로 좋은 결과를 얻는 경험들을 차곡차곡 쌓아 간다면 징크스 같은 것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요?

1교시 끝나는 종이 울리자마자 밥장군이 쏜살같이 달려왔어요. 동훈이는 얼른 우유갑 입구를 벌려 초코빨대를 꽂았지요.
“야, 신동훈! 빨리 붙자!”
밥장군이 젤 앞자리 책상에 앉아 동훈이를 불렀어요. 맨날 사회를 보는 현호도 신이 나서 동훈이에게 빨리 오라고 소리를 질렀어요.
동훈이는 있는 힘껏 빨대를 빨았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이에요? 초코 맛이 별로 안 나는 거예요. 천천히 녹여서 빨아야 초코우유가 되는 걸라나요?
“뭐야? 우유만 먹고 있네. 기권하는 거냐?”
밥장군이 슬슬 약을 올렸어요.
동훈이는 우유갑을 책상 위에 척 내려놓고 밥장군 앞에 앉았어요.
‘먹긴 먹었어…….’
하지만 어제까지 가득했던 자신감이 뜨거운 물에 넣은 얼음처럼 순식간에 사라졌어요. 불룩하던 알통도 쪼그라든 기분이 들자 팔에 힘이 빠졌어요. 그러더니 밥장군과 마주 잡은 손에서도 스르르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정말 한순간이었어요. 머릿속은 온통 초코빨대 생각뿐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초코빨대 봉지에는 수염 덥수룩하고 힘센 사자 그림도 없지 뭐예요.
“이게 어쩐 일입니까! 팔씨름왕 신동훈을 이기고 밥장군이 1승을 하는 순간입니다!”
동훈이의 손등이 책상 위에 딱 붙는 순간, 응원하는 친구들도 얼어붙었어요. 동훈이는 초코빨대가 몹시 원망스러웠어요. 모두 초코가루 흉내를 낸 초코빨대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에이, 오늘은 어쩐지 질 것 같더라니. 아침에 엘리베이터 앞에서 죽은 벌레를 봤거든.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길 줄 알았어.”
동훈이를 팔씨름왕이라고 추켜세우던 재영이가 볼멘소리를 했어요. 그러자 옆에 있던 경범이가 ‘찌찌뽕!’ 하더니 침을 튀기며 말하는 거예요.
“너도? 나도 그랬는데. 아침에 문구점에서 뽑기 했는데 하필이면 집에 있는 거랑 똑같은 장난감이 나왔어. 그때 딱, 느낌이 왔어. 슬픈 dPr ka은 역시 빗나가지 않는구나.”
그 말을 듣자 동훈이는 알통도, 자신감도 죄다 쪼그라드는 기분이었어요. 그때 혜영이가 팔짱을 끼며 똑 부러지게 말했어요.
“치! 그런 게 어디 있냐? 밥장군이 밥을 더 먹어서 힘이 세진 거라고.”
하지만 동훈이는 혜영이의 말이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고개를 푹 숙인 채 팔을 주무르며 생각했지요.
‘아냐, 이게 다 초코가루 때문이야!’
동훈이는 아쉬운 마음에 큰소리를 쳤어요.
“내일 다시 해!”
작가 소개
지은이 : 신채연
살면서 즐겁고 행복한 일이 많이 있지만 그중에도 동화 쓰는 일을 세 손가락 안에 꼽을 만큼 좋아합니다.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서도 어린이책작가교실의 글벗들과 신나게 수다 떨며 글을 쓸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쓴 책으로 『월화수토토토일』, 『또 형 거 쓰라고?』, 『개 사용 금지법』, 『거짓말 학원』, 『나, 생일 바꿀래!』, 『백 점 먹는 햄스터』, 『수상한 칭찬통장』 등이 있으며, 아이들에게 받은 기분 좋은 에너지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되돌려 주려고 오늘도 노력하며 삽니다.
목차
헤비급 대 라이트급 ------------- 4
밥장군의 도전 ------------ 12
초코빨대는 가위표 ---------- 20
최후의 만찬 ---------- 26
챔피언에게도 시련은 있는 법 ---------- 32
초코우유의 배신 ---------- 38
삼촌은 우기기 대장 ---------- 46
팔씨름왕의 비밀 ---------- 54
작가의 말 ---------- 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