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허정분 시인의 시집. 시 한 편 한 편에는 인간이 문자로 표현할 수 있는 지극의 사랑이 담겨있다. 그 사랑은 시인의 애간장을 끊는 아픔에서 나온 것이다. 그 사랑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던 손녀를 다시 볼 수 없는, 말 그대로 참척(慘慽)의 아픔을 사랑으로 승화한 것이다.
수록된 시들은 시인이 장애를 타고난 손녀를 키우다 다시 하늘로 보낸 8년 동안의 희로애락을 한 줄 한 줄, 뼈를 깎으며 쓴 것들이다.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애타는 마음과 한때의 즐거움, 그리고 그 사랑을 잃었을 때의 심정, 그것은 하늘이 무너진다는 표현으로도 차라리 부족하다.
출판사 리뷰
■참척의 아픔을 담은 사손곡(思孫曲)
허정분 시인의 시집 《아기별과 할미꽃》에 수록된 시 한 편 한 편에는 인간이 문자로 표현할 수 있는 지극의 사랑이 담겨있다. 그 사랑은 시인의 애간장을 끊는 아픔에서 나온 것이다. 그 사랑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던 손녀를 다시 볼 수 없는, 말 그대로 참척(慘慽)의 아픔을 사랑으로 승화한 것이다.
수록된 시들은 시인이 장애를 타고난 손녀를 키우다 다시 하늘로 보낸 8년 동안의 희로애락을 한 줄 한 줄, 뼈를 깎으며 쓴 것들이다.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애타는 마음과 한때의 즐거움, 그리고 그 사랑을 잃었을 때의 심정, 그것은 하늘이 무너진다는 표현으로도 차라리 부족하다.
■ 조손(祖孫)의 사랑은 그 크기가 얼마나 될까
부모는 죽으면 산에다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고 한다. 죽음으로 사랑하는 이를 잃었을 때, 그 슬픔의 크고 작음을 비교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그래도 사랑은 ‘내리사랑’이라고 한다. 손윗사람이 손아랫사람을 사랑함이 더 커다는 말인데, 특히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이른다. 그렇다면 부모와 자식보다 한 단계 아래인 조손(祖孫)의 사랑은 그 크기가 얼마나 될까. 자식 사랑도 아랫대로 내려갈수록 더 커지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친자식에게는 표현이 서툴렀던 조부모가 손주를 보고 예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에서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기 천사가 된 천재 화가
시인의 손녀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장애로 바깥 놀이가 힘든 아이는 늘 집안에서 그림을 그렸다. 그림을 통해 자신이 꿈꾸는 세상에서 마음껏 뛰놀았다. 또래의 아이들이 표현할 수 없는 상상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그림을 보는 사람들은 미래의 ‘천재 화가’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저자 또한 그림 그리는 손녀를 보며 손녀의 장래를 꿈꿨다. 천재 화가를 떠올리기도 하고 과학자, 음악가도 떠올렸다.
헬렌 켈러도 떠올리고 스티븐 호킹, 베토벤도 생각하며
다가올 너의 미래를 점친다
너는 천재 화가라고 그 천재들도 장애가 있었다고
깨달을 나이까지 아가야 우리 건강하게 살아내자
-p83 「그림을 그리다」 일부분
그렇게 늘 함께 있을 거라 여기던 손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작은 인형처럼 태어나 엄지공주라고도 한 손녀, 몸이 불편했기에 더 사랑스럽고 애틋해한 아이, 안아주고 업어주고 먹이고 재워가며 여덟 살이 될 때까지 키웠던 아이가 한마디 말도 없이 떠났다.
시인은 그렇게 손녀가 없는 1년을 보내고 회한의 기억을 더듬었다. 그 기억을 시로 표현하고 손녀의 그림을 더했다. 그래서 할머니와 손녀의 공동 작품집이 탄생했다. 곧 아끼던 손녀는 할머니의 시집 속에서 그림으로 영원히 남는다.
86개월 지구별에 안착해 짧게 살다간 어린 천사를 잊지 말아달라는 시인의 간절한 염원은 이 시집이 주는 또 다른 의미다.
저자 허정분은 강원도 홍천 출생으로 한국작가회의, 너른고을문학회 회원이다. 지은 책으로 시집 『벌열미 사람들』, 『우리 집 마당은 누가 주인일까』 『울음소리가 희망이다』, 산문집 『왜 불러』가 있다. 이 책은 2019년 경기문화재단 창작기금을 받아 발간했다.
머리말
손녀는 반짝이는 눈동자로 세상의 모든 풍경과 동물들과 곤충, 꽃 그리고 상상으로 꿈꾸는 모든 미래를 그림으로 그려냈다. 그 경이로운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할미는 저절로 천재 화가라는 말로 자랑질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핸드폰 화면에 저장된 그림을 본 지인이 천재라는 덕담을 얹어주면 기쁨과 비례해 아이의 미래도 걱정했지만 하루에도 수십 번 보드 칠판에 그리던 그림과 추억은 영원히 할미 가슴에 지울 수 없는 화인으로 찍혔다.
장애가 있어서 어린이집에서도 친구가 없던 아이, 잘 듣지 못해서 말을 모르던 아이, 잘 걷지 못해서 소외되던 아이가 그린 그림과 글, 아이가 이런 비극적 이별을 알고 남겨 놓은 유작 같기만 해서 더 가슴이 아프지만 할미의 기억과 아이의 그림이 새 영혼으로 부활하길 꿈꾼 약속을 이 한권의 시집으로 바친다.
선천적 장애아로만 여기고 연민과 안쓰러움을 담아 바라보고 사랑해준 모든 가족 동기간 어린이집 이웃들 또 제 부모의 지인들께 어린 천사가 남긴 유작들에 할미의 맘으로 날개를 달아 본다. 아이의 그림을 보여주고 자랑하면 ‘천재’라는 찬사도 들었지만 그보다 앞서서 누구나 장애아로 보던 시각 그게 늘 가슴 아팠던 할미의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또 할아버지와 아빠가 다닌 초등학교에서 입학식만 치르고 교실 의자에 한 번 앉아보지 못하고 선생님과 친구들과 이별한 기막힌 슬픔을 나눠간 많은 분들께 유진이를 지켜주지 못한 속죄의 의미로 어린 천사를 잊지 말고 기억해 주시라는 간절한 염원을 담았다.
그 소중한 기억들이 할미와 가족 곁을 떠나기 전에 마무리하고 싶었던 할미의 조급증에 神이 훼방을 놓았다. 심신의 무력함이 불러온 왼 손목의 골절, 깁스를 하고 굳은 손가락의 재활치료까지 가을 겨울이다 갔다. 그 후유증으로 아직도 진행형인 양쪽 귀의 이상 증세까지 한꺼번에 닥친 내 몸의 불운은 ‘인생은 칩십부터’ 라는 노년 찬가와는 거리가 멀었다. 덧붙여 내 아기가 겪었을 장애들이 대못처럼 평생을 가슴에서 찔러 댈 것을 또 할미는 그 찔림에 추억을 소환하고 잊지 않겠다고 아기와 놀겠다고 다짐을 해보지만 그 역시 우울한 조명일 뿐 장담하기는 힘들다.
솔직히 손녀의 무궁무진한 상상력에 비해 할미의 눈과 마음으로 보고 느낀 넋두리에 불과한 글이기에 손녀에게 용서를 빌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 크다. 너무 많이 아팠으나 한없이 맑고 아름다운 세상을 담아낸 유진이에 비해 할미의 글은 진부한 가족사의 이력일 뿐이다.
어린 영혼의 명복을 빌어주시고 비통해 하신 모든 동기간, 선생님, 이웃들과 애비 어미의 벗들과 이웃 지인님들께 손녀를 대신해 진심으로 인사드린다. 아주 먼 훗날 천상에서 뵙겠다고, 그때까지 건강하시라고, 안녕!
하룻밤 꿈에라도
오매불망 그리워 잊지 못하는
남북 이산가족 세월이 흘러도 살아만 있다면
그래도 언젠가는 만날 꿈이라도 꾸겠지
한마디 말도 없이 별이 된 아가야
한 번이라도 좋으니 생시처럼 만나
내 손으로 따순 밥 한 그릇 먹여 봤으면
꿈자리마다 보고 싶은 비몽사몽 간에도
야속해라 허무해라 애만 타는 나날들
할미 곁 떠난 지 반년이 지나도
지구별 찾지 못해 못 오시는가
아픈 몸 더 아파서 못 오시는가
무연히 눈뜨는 아침마다 허망한 애상에 젖는 마음
- 「하룻밤 꿈에라도」 전문
작가 소개
지은이 : 허정분
강원도 홍천 출생시집 『벌열미 사람들』 『우리 집 마당은 누가 주인일까』 『울음소리가 희망이다』 산문집 『왜 불러』한국작가회의, 너른고을문학회 회원, 한국편지가족 경인지회 회원2019 경기문화재단 창작기금수혜
목차
책을 펴내며
1부/안녕, 울지 말아요
어린이집 졸업/학교 가는 날/불길한 꿈/학교 가기 싫어요/응급실 1/
응급실 2/응급실 3/아가야, 어디 가니/하루아침에/네가 아기 천사였네/
그곳이 어디냐/영정 사진/지구별아 안녕/영혼의 집/절집 미타정사/텅 빈 집/
2부/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고 했다
할머니들도 운다/너는 어디 가고/심장병 할머니/삼우제/보고 싶어/
가족/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고 했다/1학년 4반 선생님/특수반 선생님/
그림책/개미 할아버지/마지막 그 그림/흙수저 부모/한식날/
아기별이 뜨는구나/
3부/할머니, 나는 왜 친구들과 달라요
신생아 엄지공주/후두 연화증/중환자 입원실/잃어버린 웃음/
할머니 농사/천장의 야광별/엄마는 오늘도 야근 중/그림을 그리다/
병원비/어린이집 친구/곤충 그림책/우문현답/밤잠/한글을 깨쳤어요/
보청기 귀/할머니 편지/기도처럼
4부/사랑해요, 보고 싶어요, 다시 만나요
하룻밤 꿈에라도/바보 할미/친구야 나하고 놀자/그 병원/은지와 포포/
할머니 노래해요/네 생각에/우울증/민들레 꽃밭에서/생일 선물/
봄날이 간다/달팽이/계란 밥/병원 진료서를 태우며/이모할머니/
듣기 싫은 위로/또래/아가야 우리 한몸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