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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시대의 사람들
한길사 | 부모님 | 2019.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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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의 ‘어두운 시대’는 두 차례에 걸쳐 벌어진 세계대전 전후를 말하는 정치적 은유다. 한나 아렌트는 이 책에서 특정 정치체제나 정치적 사건을 다루지 않고 특정 인물이 ‘어두운 시대’에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이를 어떻게 극복하려 했는지를 다룬다.

  출판사 리뷰

이번에 한길사에서 출간하는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은 아렌트가 1968년 출간한 영어본에 수록된 11편의 에세이뿐 아니라 1989년 독일의 피페르(Piper) 출판사의 독일어 번역본(Menschen in finsteren Zeiten)에 수록된 4편의 에세이를 추가했다. 15편의 에세이 가운데 몇 편만이 논문 형식이며 대부분 전기 형식을 취하고 있다. 또한, 아렌트가 사용하는 개념과 용어들은 문맥 속에서 이해되지만,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용어해설」을 첨가했다.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Men in Dark Times)의 ‘어두운 시대’는 두 차례에 걸쳐 벌어진 세계대전 전후를 말하는 정치적 은유다.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1906-75)는 이 책에서 특정 정치체제나 정치적 사건을 다루지 않고 특정 인물이 ‘어두운 시대’에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이를 어떻게 극복하려 했는지를 다룬다.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에 나오는 인물들은 카를 야스퍼스(Karl Jaspers, 1883-1969), 로자 룩셈부르크(Rosa Luxemburg, 1871-1919), 발터 베냐민(Walter Benjamin, 1892-1940) 등 20세기에 활동했던 시인, 작가, 철학자, 성직자다. 그들이 “시대정신의 대변자는 아니지만 어두운 시대에 빛을 밝히려고”(17쪽) 했으며 각자의 방법으로 인간의 자유와 인간됨을 조명했다.
하지만 아렌트는 “‘어두운 시대’가 한 시기를 특징짓는 것은 아니며 역사 속에서 드문 현상도 아니다”(62쪽)라는 것을 분명히 한다. ‘어두운 시대’는 언제 어디서나 있었으며 공공영역이 ‘신뢰성을 상실’하고 “빈말이나 허튼소리”(60쪽)가 진실을 은폐할 때면 어김없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우리는 아무리 ‘어두운 시대’라도 밝은 빛을 기대할 권리가 있다(63쪽). 아렌트는 그러한 밝은 빛이 이론이나 개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자신들의 삶과 저작으로 어둠을 밝히려 했던 수많은 행위에서 온다고 말한다.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을 읽다 보면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을 우리 삶에 비춰보게 된다. 우리 시대가 내재하고 있는 ‘어둠’과 그 ‘어둠’을 밝히고 있는 사람들을 떠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어둠에 길들여져 있는 눈으로는 그들의 불빛이 촛불인지 타오르는 태양인지 알 수 없고, 나아가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도 알 수 없는 ‘무사유’의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에는 인간의 다양한 삶을 특징적으로 드러내는 세 가지 은유, ‘어두운 시대’ ‘텅 빈’ ‘붕괴된 기둥’이 나온다. 아렌트는 책의 머리말에서 ‘어두운 시대’를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 1898-1956)의 시 「후손들에게」에서 빌려왔다고 밝히는데 브레히트는 1930년대 독일의 암울한 상황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후손들에게」

참으로, 나는 어두운 시대에 살고 있구나!
악의 없는 언어는 어리석게 여겨진다.
주름살 없는 이마는
무감각을 나타내게 되었다. 웃는 사람은
아직 끔찍한 소식을 듣지 못했을 따름이다.

이 시대는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이냐!
나무들이나 이야기하는 행위가 범죄가 되는 시대
곧 그 많은 범죄행위에 관한 침묵을 내포하고 있으니
천천히 길을 건너가는 사람은,
곤경에 빠진 그의 친구들을 아마
만날 수도 없겠지?

아렌트의 표현대로 “이 시는 무질서, 굶주림, 살육, 분노, 종말, 증오 등을 담고 있다.”(36쪽) 시에 전반에 깔린 분위기는 공공영역이 신뢰성을 상실하여 그 빛을 상실한 시대다.

역사상 어두운 시대는 수없이 있었습니다. 그러한 시대에 공공영역은 희미해지고 세계의 상황은 수상해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들의 사활적 이해나 개인적 자유에 대해 정당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 이외에 정치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_38쪽.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은 세계에 대해 철저히 비관적이고 무신경적 태도를 견지하게끔 교육받는다. 이렇듯 어두운 시대는 공공영역이 고도로 위축되고 개인의 관심사만 부각되어 공과 사의 구별이 무의미해지는 시대다. 이때 공공영역은 사람의 숨결을 느끼지 못하는 ‘텅 빈’ 공간으로 바뀐다.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가를 알지 못하며,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 또한, 아렌트는 서구 전통을 지탱하던 ‘기둥’이 20세기 어두운 시대에 파괴되었다고 말하며 세계가 “인간적 필요에 우호적이지 못한, 즉 비인간적”(77쪽)일 때 정치질서의 기둥이 무너진다는 의미로 ‘붕괴된 기둥’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렇듯 아렌트는 ‘어두운 시대’ ‘텅 빈’ ‘붕괴된 기둥’으로 당시 서구를 그린다.

역사상 어두운 시대는 수없이 있었습니다. 그러한 시대에 공공영역은 희미해지고 세계의 상황은 수상해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들의 사활적 이해나 개인적 자유에 대해 정당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 이외에 정치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살아 있으면서도 삶에 맞설 수 없는 사람은 자신의 운명에 드리워진 절망을 다소나마 피하기 위해 한쪽 손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그가 폐허 속에서 본 것을 다른 손으로 적을 수 있다. 그는 타인과는 다른 것, 타인보다 더 많은 것을 본다. 결국 그는 살아 있을 때는 죽은 것과 같지만 참된 생존자다.
- 프란츠 카프카, 『일기』(1921년 10월 19일자)

이미 가라앉고 있는 돛대의 꼭대기에 기어 올라가 난파선에 몸을 의지하고 있는 사람처럼, 그러나 그곳에서도 그는 구조신호를 보낼 기회를 갖는다.
-발터 베냐민이 숄렘에게 보낸 편지(1931년 4월 17일자)

  작가 소개

지은이 : 한나 아렌트
20세기의 가장 탁월하고 독창적인 정치사상을 펼쳐낸 사람 가운데 한 명으로, 수많은 에세이를 쓴 평론가이자 철학자이기도 하다. 아렌트는 독일 하노버 인근 도시 린덴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 대부분을 쾨니히스베르크에서 보냈으며, 대학 시절 하이데거의 강의에 참여하면서 철학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후 야스퍼스의 지도 아래 <아우구스티누스의 사랑 개념>이란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는다. 나치 체제가 등장한 1933년, 파리로 망명한 뒤에는 망명한 또 다른 지식인들과 교류하면서 유대인 운동에 참여하게 된다. 1941년 미국으로 이주한 후 강의와 집필 활동을 했으며, 1951년이 되어서야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게 된다. 아렌트는 여러 해 동안 뉴스쿨 대학원의 정치철학 교수로 재직했으며 시카고대학교 사회사상위원회 방문연구원으로 활동했다. 1973?1974년 에버딘 대학교 기퍼드 강좌에서 ‘정신의 삶: 사유와 의지’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고 출판을 위해 원고를 마무리한 직후 ‘판단’에 관한 원고를 집필하려던 중 1975년 12월 4일 심근경색으로 타계했다. 지은 책으로는 《전체주의의 기원》(1951), 《인간의 조건》(1958), 《과거와 미래 사이》(1961), 《예루살렘의 아이히만》과 《혁명론》(1963),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1968), 《폭력론》(1969), 《공화국의 위기》(1972), 《라헬 파른하겐》(1974)이 있다. 《정신의 삶: 사유와 의지》는 아렌트 사후에 친구인 메리 매카시의 편집으로 1978년 출간되었다.

  목차

어두운 시대의 세계를 밝히는 빛
우정, 정치적 사유 그리고 후마니타스 | 홍원표
머리말 | 한나 아렌트

제1장 어두운 시대의 인간성: 레싱에 관한 사유
제2장 로자 룩셈부르크
제3장 안젤로 주세페 론칼리: 1958-63년의 교황
제4장 카를 야스퍼스: 찬사
제5장 카를 야스퍼스: 세계시민
제6장 이자크 디네센
제7장 헤르만 브로흐
제8장 발터 베냐민
제9장 베르톨트 브레히트
제10장 발데마르 구리안
제11장 랜달 자렐
제12장 팔순의 마르틴 하이데거
제13장 로베르트 길벗
제14장 나탈리 사로트
제15장 위스턴 휴 오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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