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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나의 집
비채 | 부모님 | 201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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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모중석스릴러클럽 46권. 여기 그림으로 그린 듯한 재미한인 가족이 있다. 1970년대에 미국으로 건너와 보란듯이 성공한 아버지, 아버지처럼 교수가 된 아들, 사랑스러운 손자.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한인사회가 있다. 주일에는 무조건 교회에 가고, 부엌에는 며느리들만 드나들며, 반드시 남자 앞에 먼저 음식을 차리는 사람들…. 신기한 것은 이들 대부분이 미국에서 나고 자랐다는 사실이다.

아버지를 따라 네 살 때 미국에 온 주인공 '경'은 한인사회의 폐쇄적인 분위기와 부모의 양육에 반발해 백인 여자와 결혼했지만, 부모와 연을 끊지도 못한 채 애매한 관계를 이어간다. 모든 것을 폭로하고 터뜨린 '그 일'이 일어나지만 않았어도 그 얄팍한 평화는 좀 더 유지되었을 것이다.

작가 정 윤이 한국인의 마음 깊이 내재한 다층적인 모순에 극적인 사건과 스릴, 반전을 더해 한 권의 빼어난 소설로 써낸 <안전한 나의 집> 한국어판이 출간되었다. 작가 및 주인공처럼 해외교포 1.5세인 재캐나다한인 최필원이 우리말로 옮겼다.

  출판사 리뷰

즐겁고 안전해야 하는 나의 집, 그러나
문이 닫히면 지옥이 열린다.


‘그 일’은 어느 일요일 아침에 시작되었다. 대출 이자를 갚느라 허덕이던 경과 질리언은 마침내 집을 내놓으려고 공인중개사와 미팅을 갖는다. 부모와 표면상의 관계만 겨우 유지하는 그들이지만, 부모의 금전적 도움 없이 기존의 생활수준을 유지하기란 너무나 힘든 일. 학자금 대출과 주택 담보 대출이 경의 발목을 잡으면서 빚이 불어나고 카드 돌려막기가 일상이 되어버렸다. 집값이 폭락해 대출금조차 보전이 안 된다는 사실에 절망하던 그때, 집 뒤뜰에 누군가가 나타난다. 넋이 나간 듯 알몸으로 걸어오는 상처투성이의 여자… 다름아닌 경의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평소 쓰지 않던 한국말로 ‘아버지가 다치셨다’고 말하지만, 한국말이 서툰 경은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렸다는 뜻으로 오해한다. 그도 그럴 것이 아버지는 십수 년 전까지 어머니를 무자비하게 때린 전력이 있다. 분노한 경은 어머니를 입원시킨 후 경찰인 장인과 함께 부모의 집을 찾는다. 집에 들어선 그들은 할 말을 잃는다. 강도가 들어 모든 것을 산산이 부숴놓았고, 그의 아버지는 무차별 폭행당했다. 몸이 묶인 채로 침실에서 발견된 가정부는 어머니와 함께 강간당했음이 밝혀진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다는 말에 가슴을 쓸어내린 것도 잠시. 경은 퇴원한 부모를 자신이 돌봐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처음으로 부모와 가까워져야 한다는 사실도.

처음에 독자는 주인공 ‘경’의 눈으로 주변을 본다. 경의 눈에 비친 집이란, 문이 닫히는 순간 지옥이 되는 곳이었다. 아버지 ‘진’은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집에서는 폭력적이다. 그는 가족을 사랑하지 않았고, 그럴 자격도 없다. 스무 살에 영어 한마디 못하면서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 온 어머니 ‘매’는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사람이다. 그녀에게는 주관도, 꿈도, 욕망도 없다. 경과 질리언의 결혼을 집요하게 반대했던 장인 ‘코니’는 아시아인인 경을 여전히 무시하고, 한시라도 빨리 두 사람이 이혼하기를 바란다. 코니의 여자친구는 천박하고 질리언의 오빠인 ‘팀’은 무식하다. 그러나 소설이 전개될수록 독자의 의문도 커진다. 경의 부모는 정말 나쁘기만 한 사람이고, 그들 가족에게는 어떤 화해의 가능성도 없을까? 서툴지만 조금씩 가족에게 다가가는 경의 아버지와 비밀을 숨긴 듯한 어머니, 발벗고 나서서 돕는 장인의 모습은 경에게나 독자에게나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견딜 수 없는 것은 여러 번 화해의 기회를 맞지만 자기연민에 빠져 망쳐버리고 마는 경의 태도이다.

가족 내에 자리한 긴장과 폭력,
그리고 한국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모순을 바라보다


때로 우리 안의 모순은 바깥에서 더 잘 보인다. 가족이 최고라고 이야기하면서도, 종종 아내와 어머니를 아무렇지 않게 홀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의를 중시하는 가정의 내부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가정폭력은 또 어떤가. 과연 예의 넘치는 행동일까? 작가 정 윤은 ‘아시아인, 이민자, 여성’이라는 삼중의 아웃사이더로서 정면승부를 펼친다. 미국 내 한인들의 삶을 양파 껍질 벗기듯 파헤친 것이다. 소설 《안전한 나의 집》은 해묵은 상처와 한(恨)의 깊은 소용돌이에 범죄라는 방아쇠를 당겼다. 남과 경쟁하느라 행복을 느낄 여유조차 잃은, 가식과 비교에 젖은 한국인의 모순된 면면은 동방예의지국의 국민들이 왜 이토록 가정 안에서 폭력적으로 돌변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첫 페이지의 긴장감을 마지막까지 유지하면서도 화해의 길까지 열어 보이는 서술의 힘은 데뷔작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이다. 이에 <뉴욕타임스>는 가정 내의 폭력만이 갖는 잔혹함에 공감했고, 보스턴 작가협회는 ‘줄리아 워드 하우상’을 수여했다. 섬세한 심리묘사와 적재적소에 배치된 반전은 한인사회와는 거리가 먼 미국 독자들에게도 뜨겁게 환영받았다.

매는 십 대 때 진을 만나 결혼했고, 스무 번째 생일을 맞이하기 전에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녀는 이곳에 친구도, 일자리도 없었다. 그녀가 인생에서 유일하게 통제할 수 있던 건 아들뿐이었다. 아버지는 매를 때렸고, 매는 아들을 때렸다. 그의 가족은 그렇게 유지되었다.

아내와 아이가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 지극히 미국적인 사고방식이다. 그러나 그를 속박하고 있는 지구 반대편에서는 무조건 부모가 우선이다. 아이는 두 번째, 그리고 아내는 맨 마지막. 매와 진은 그를 그렇게 키웠다.

그들 대부분이 미국에서 태어났거나 어린 나이에 한국에서 이민을 왔다. 그런데 그들의 사고방식은 누가 봐도 한국식이다. 여자들은 전부 남편과 아버지와 시부모에게 복종한다. 지금도 분주히 음식을 나르는 건 여자들뿐이고, 그중에도 며느리들은 가장 눈에 띈다. 며느리들은 항상 필사적으로 상대의 비위를 맞추기 때문이다. 경은 그런 여자들을 볼 때마다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한때는 그도 한국 여자들에게 매력을 느낀 적이 있었다. 그렇다고 한국 여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그 상대가 몰리라 할지라도. 그는 사랑하는 이가 자신의 어머니처럼 결혼과 함께 종으로 전락해버리는 것을 원치 않았다. 질리언도 일 년에 몇 차례 시부모 앞에서 고분고분한 모습을 보여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한국인 아내들은 평생을 그러고 살아야 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정 윤
미국의 작가.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 노스다코다 주의 파고에서 성장한 재미한인이다. 뉴욕의 바사 컬리지와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공부했으며 매사추세츠 대학교에서 문예창작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16년 첫 소설 《안전한 나의 집》을 발표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작가 자신처럼 재미한인 가족이 등장하는 《안전한 나의 집》은 집과 가족이라는, 가장 안전해야 할 곳에서조차 안심할 수 없게 하는 뿌리 깊은 가정폭력의 그림자를 들여다봄으로써 묵직한 메시지와 수준 높은 스릴을 동시에 선사했다. 2016 굿리즈 ‘올해의 소설’, BBC 컬쳐 ‘이달의 책’, 애플 iBooks ‘이달의 책’으로 꼽히고 보스턴 작가협회에서 수여하는 ‘줄리아 워드 하우상’을 수상하는 등 미국 독자와 평단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2019년 현재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교 조교수로 재직하면서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목차

PART 1 새벽 11
PART 2 황혼 137
PART 3 밤 265

옮긴이의 말 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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