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유용주 시인은 1991년 「창작과비평」 가을호에 작품을 발표하며 등단을 한 이후에 시집 다섯 권, 산문집 다섯 권, 장편소설 두 권을 펴내는 왕성한 활동을 했다. 그 과정에서 일간지에 소설을 연재하는가 하면, 또 미디어에 산문집이 소개되면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행운도 있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유용주의 진수는 시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학력 별무에 온갖 직업군을 섭렵하고 목수가 되기까지의 삶의 풍파가 그의 시집에 오롯이 그려져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시들은 문자 그대로 책상머리에서 쓴 시가 아니라 땀이 흐르는 삶의 현장에서 씌어진 시들이어서 울림과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런 유용주의 시들에서 그의 소위 '문단 절친'들로 알려진 시인 박남준·안상학·이정록과 소설가 한창훈이 가려 뽑은 시선집을 펴냈다. 특별히 시선집을 펴내게 된 까닭은 2019년 올해가 유용주 시인의 환갑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즉 친구들의 우정의 선물인 셈이다. 이 시선집에는 그간 네 권의 시집에서 선을 한 것이다. 추천사는 중견 시인들인 이중기 시인과, 이학성 시인이 적어주었다.
출판사 리뷰
“문인 친구들이 뽑은
유용주 시인의 시선집”
유용주 시인은 1991년 <창작과비평> 가을호에 작품을 발표하며 등단을 한 이후에 시집 다섯 권, 산문집 다섯 권, 장편소설 두 권을 펴내는 왕성한 활동을 했다. 그 과정에서 일간지에 소설을 연재하는가 하면, 또 미디어에 산문집이 소개되면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행운도 있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유용주의 진수는 시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학력 별무에 온갖 직업군을 섭렵하고 목수가 되기까지의 삶의 풍파가 그의 시집에 오롯이 그려져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시들은 문자 그대로 책상머리에서 쓴 시가 아니라 땀이 흐르는 삶의 현장에서 씌어진 시들이어서 큰 울림과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런 유용주의 시들에서 그의 소위 ‘문단 절친’들로 알려진 시인 박남준.안상학.이정록 씨와 소설가 한창훈 씨가 가려 뽑은 시선집을 펴냈다. 특별히 시선집을 펴내게 된 까닭은 올해가 유용주 시인의 환갑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즉 친구들의 우정의 선물인 셈이다. 이 시선집에는 그간 네 권의 시집에서 선을 한 것이다. 추천사는 중견 시인들인 이중기 시인과, 이학성 시인이 적어주었다.
앞서 펴냈던 시집들 가운데는 이미 절판이 된 시집들도 있어서 그의 시를 찾아 읽기가 쉽지 않기도 했는데 이번 시선집이 출간됨으로써 유용주 시들의 진수를 다시 음미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집의 해설에서 문학평론가 홍기돈 씨는 유용주의 시세계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분석을 하고 변화과정을 살펴보고 있는데, 십자가를 메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또 한 명의 목수를 읽어내고, 시인의 성장시편들에서 ‘아이의 어른-되기’를 분석하고, 또 유용주 시에서 거대서사가 사라진 시대에 역사는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발견해낸다.
그러면서 “<가장 가벼운 짐>에서 출발한 유용주의 시작詩作이 <크나큰 침묵>과 <은근살짝>을 거쳐 <서울은 왜 이리 추운 겨>에 이르기까지의 변화를 살펴보면, 줄곧 스스로를 비워 나가는 과정이었음을 확인한다. 마지막 시집에 이르러 본질로서의 공空을 다룬 시편들이 많아졌다거나, 타인의 처지와 이력을 보듬는 작품들 역시 두드러진다는 데서 이는 증명된다. 비교하건대, 앞서 발표된 시집들에서는 자신의 경험과 내력을 돌아봄으로써 근거를 마련해 나가는 면모가 보다 주류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단절의 양상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니 굳이 대립시켜 이해할 필요는 없다. 다만 환갑 맞은 유용주가 어떻게 골고다 언덕에 오르는가를 가늠하기 위하여 첨언할 따름이다. 이는 “우리 主 容珠 그리스도”가 자기 스스로 구원해 나가는 양상과도 관련이 있겠다.”고 매듭짓고 있다.
<가장 가벼운 짐>
잠 속에서도 시 쓰는 일보다
등짐 지는 모습이 더 많아
밤새 꿈이 끙끙 앓는다
어제는 의료원 영안실에서 세 구의 시체가
통곡 속에 실려 나갔고
산부인과에선 다섯 명의 아기가
태어났다
햇발 많이 받고 잎이 넓어지는 만큼
생의 그늘은 깊어만 가는데
일생 동안 목수들이 져나른 목재는,
삶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겨우 자기 키만한 나무를 짊어지는 것으로
그들의 노동은 싱겁게 끝나고 만다
숨이 끊어진 뒤에도 관을 짊어지고 가는 목수들,
어깨가 약간 뒤틀어진 사람들
<제삿날>
환갑을 바라보는 중늙은이와 지천명을 앞둔 반백의 사내가 정답게 마주앉아 전을 부치고 꼬치를 꿰고 나물을 무치고 탕을 끓인다
밖은 황사 뿌옇고 산벚꽃은 바람에 흩날리고
글쎄 명철이 양반 방앗간에서 그 잘난 쌀 방아를 찧는데 우리는 양이 너무 적어 이쪽에서 저쪽으로 넘어가는 시간이 얼마나 짧은지……, 받아서 뛰어오면 또 어느새 비어 있고……, 발동기는 기차 화통처럼 돌아가지요, 아부지는 빨리 안 받아온다고 퉁방울눈 부라리지요……, 보다못한 명철이 양반이 아, 유새완, 어린 딸이 무슨 죄가 있다고……
조기는 찌고 고기는 양념장에 재워두고
누나만 그랬간? 누나가 품앗이로 기석이네 밭 매러 갔을 때 나는 아흔다랭이 완수 할아버지 무덤 뒤 감자밭 일구는 데 따라간 적이 있었거든 푸나무를 베어 불을 놓고 나무뿌리를 캐어내고 고랑을 만드는데……, 그러니까 국민학교 들어가기 전이었으니까 고작해야……, 잔돌 골라내는 정도……, 한 두어 고랑 만들고 아부지가 쉬어, 참 아부지처럼 맛나게 담배 잡숫는 분이 없었지 병아리 새끼처럼 아부지 옆에 슬그머니 앉으면 불같이 일어나서 담뱃불을 내던지는 거여 어린것이……, 싸가지 없이, 어른 쉬면 꼭 따라 쉰다고……, 어찌나 매몰차던지…… 지금 생각하면 자기 스스로에게 화를 낸 것 같지만……
아이와 아내가 학교에서 돌아오고 멀리 수원에서 동생 내외와 조카가 내려오고 불을 밝힌다 술 그득 따라 올린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이여, 살아 계실 때 따뜻한 밥이라도……, 그예 누님은 한쪽 눈두덩이를 훔치고……
그해 쌀 몇 가마니에 나를 장계 북동 어떤 남자한테 팔았는디 그 남자 나이를 속인 거여 알고 보니 서른일곱, 스무 살이 넘게 차이가 나는 겨 밤마다 부엌칼을 이불 속에 숨겨두고 잤제 벗은 남자 몸이 얼마나 징그럽던지 밤새 오들오들 떨면서 잠도 못 자고 도망갈 궁리만 했당게 반찬 산다고 속이고 장판 밑에다 몰래 돈을 모은 겨 첫눈이 내릴려고 그랬나 하늘이 어둑어둑해질 무렵 대전행 막차를 무조건 타버렸지 옷 보따리 하나 달랑 들고 신발 벗어지는 줄 모르고 뛴 생각을 하면…… 흐이구, 벌써 40년 세월이 흘러가버렸구먼 어이, 동상, 음복혀
작가 소개
지은이 : 유용주
1991년 『창작과비평』 가을호에 작품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왔다. 시집으로 『가장 가벼운 짐』 『크나큰 침묵』 『은근살짝』 『서울은 왜 이렇게 추운 겨』, 산문집으로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 『쏘주 한 잔 합시다』 『아름다운 얼굴들』 『그 숲길에 관한 짧은 기억』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 많았다』, 장편소설로 『마린을 찾아서』 『어느 잡범에 대한 수사 보고』 등이 있으며 1997년 제15회 신동엽창작기금, 2018년 거창평화인권문학상을 받았다.
목차
|시인의 말| 5
1부_가장 가벼운 짐
붉고 푸른 못 12
모든 물고기들은 물에 뿌리를 두고 있다 14
긴 하루 지나고 16
화톳불 18
당신은 상추쌈을 무척 좋아하나요 19
투명한 땀 20
집 21
서호냉동창고 현장에서 22
거푸집을 구축하면서 23
못 24
가장 가벼운 짐 26
시멘트 27
목수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28
전포동 30
가장 큰목수 31
스승 김인권 32
2부_크나큰 침묵
출감 36
아프리카 코끼리 37
추석 40
출근 42
아까운 놈 44
구절리 가는 길 45
마늘 까는 노인 46
끈질긴 혓바닥 47
오돌개 48
막소주 맛 50
옥선이 52
동무 생각 53
닭 이야기 54
아름다운 시절 56
꺼먹 고무신 58
대전에서 자전거 타기 61
구멍 1 62
구멍 2 63
3부_은근 살짝
물 속을 읽는다 66
봄바람과 싸웠다 68
다래끼 70
배 나온 남자 72
흑백사진 74
콩나물 비빔밥 76
조개눈과 화등잔 78
집 80
건널목 82
위대한 표어 84
11월 85
군불을 피우면서 86
칼국수 먹는 구렁이 88
만수산에 드렁칡들이 90
나팔수와 펜 92
중견 94
목격자를 찾습니다 96
참깨를 베면서 98
4부_서울은 왜 이렇게 추운 겨
자화상 100
뻥이라고 했다 103
묵언 106
채근담을 읽었다 108
몽정 110
제삿날 113
선풍기 116
시골 쥐 118
기름장어 120
머나먼 항해 122
취생몽사 124
이것이 인간인가 126
신분 사회 128
흙비 130
고래 131
놀양목 134
노구 136
소한 138
겨울밤 140
동행 142
낙엽 143
|해설| 홍기돈 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