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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총각
산하 | 3-4학년 | 2011.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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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산하작은아이들 시리즈 25권. 정겹고 질감 있는 언어로 겨레의 정서와 감정에 바탕을 둔 시를 써 왔던 백석의 동화시 '산골총각'을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1957년에 펴낸 <집게네 네 형제>에 들어 있는 작품으로, 산골 총각이 오소리에게 계속 도전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민족 시인 백석의 감칠맛 나는 동화시가 예스러우면서도 감각적인 오치근의 그림에 담겼다.

총각은 오소리에게 덤비다가 세 번이나 쓰러진 다음에야 비로소 승리를 거둔다. 전개되는 상황들이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고조되는 긴장감이 이야기에 탄력을 불어 넣는다. 마치 돌림노래처럼 반복과 상승을 거듭하는 이야기에서는 리듬감이 느껴지고, 작가가 나고 자란 고향의 생생한 방언에 젖줄을 댄 천연덕스러운 의태어들도 돋보인다.

  출판사 리뷰

구수하고 감칠맛 나는
백석의 동화시

구수하고 감칠맛 나는 백석의 동화시


백석의 동화시 <산골 총각>을 한 권의 책으로 펴냅니다. 1957년에 펴낸 《집게네 네 형제》에 들어 있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집에 실려 있는 다른 동화시들에서는 주인공이 동물이거나 나무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사람이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정겹고 질감 있는 언어로 겨레의 정서와 감정에 바탕을 둔 시를 써 왔던 백석이 어린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일찍이 1930년대에 발표한 시들에서도 곧잘 어린 화자의 시선으로 자신의 어린 시절과 고향의 생활 풍경을 그려냈던 그가 다시 한 번 깊숙한 산골 마을을 배경으로 끌어들입니다.

<산골 총각>의 줄거리

줄거리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총각 하나가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뒷산에 사는 백 년 묵은 오소리가 늙은 어머니를 쓰러뜨리고 애써 농사지은 곡식을 빼앗아 갑니다. 총각은 슬프고 분한 마음에 한걸음에 오소리에게 달려가지만, 아직까지는 힘센 오소리를 이길 수 없습니다. 하지만 총각은 체념하거나 포기하지 않습니다. 연거푸 당하면서도 거듭 새로운 씨름 기술로 마침내 오소리를 쓰러뜨리게 됩니다. 그리고 그동안 오소리가 빼앗아 갔던 재물을 다른 이들에게도 나누어 주어 산골 마을에는 평화가 돌아옵니다.

백석과 아동문학

이렇게 본다면, 전형적인 옛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착한 이는 복을 받고 나쁜 이는 벌을 받는다는 식으로만 내용을 간추린다면 상투성을 벗어나지 못하겠지요. 이보다는 어렸을 적에 들었을 옛이야기를 새롭게 구성해서 들려주려는 작가의 의도와 방식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듯합니다. 백석은 《집게네 네 형제》를 펴내기 한 해 전에 쓴 평론 <동화문학의 발전을 위하여>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우리가 동화에 있어서 경계해야 할 것은 도식주의적 현상이다. 우리의 많지 않은 동화 작품 중에서 그 대부분이 동물을 작품에 등장시키는 것들인 바, 이런 작품들의 대부분이 천편일률적으로 약자들의 단결, 협력에 의한 강자에의 승리이거나 권선징악을 내용으로 한 것들이다. (…) 오늘의 동화문학이 동물을 인간적인 위치에 놓는 것을 허용하며 또 장려하는 것은 동물의 속성을 통하여, 인간이 행동하며 말하는 것보다 더 흥미 있고 더 이해에 편한 방법으로, 아동들에게 고귀하고 다양한 윤리의 세계를 보여 주며 말하여 주려고 함이다.”
백석은 같은 글에서 “구비 전설에 현대적 의의를 부여하며 그것을 동화 창작의 기법으로 개작”할 것을 요구하면서, “소박하고 투명하고 명확하고 간소한 언어야말로 아동 독자들의 창조적 환상을 풍부히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어른들이 일방적으로 전하는 경직된 교훈이 아니라,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언어와 예술성의 창조가 아동문학의 올바른 방향을 가리킨다는 것입니다.

이야기의 구조와 흐름

<산골 총각>의 이야기는 크게 사건의 도입, 전개, 결말로 나뉩니다. 이야기의 중심 얼개는 산골 총각이 오소리에게 계속 도전하는 과정입니다. 총각은 오소리에게 덤비다가 세 번이나 쓰러진 다음에야 비로소 승리를 거둡니다. 전개되는 상황들이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고조되는 긴장감이 이야기에 탄력을 불어 넣습니다. 이 작품을 호흡에 맞추어 소리 내서 읽어 봅니다. 기본적으로 3.4조와 4.4조를 사용하는 민요풍의 운율이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네’로 끝나는 종결형 어미로 읽어 주는 목소리도 귀에 착착 감겨듭니다. 마치 돌림노래처럼 반복과 상승을 거듭하는 이야기에서는 리듬감마저 느껴집니다. 작가가 나고 자란 고향의 생생한 방언에 젖줄을 댄 천연덕스러운 의태어들도 눈에 보일 듯 삼삼한 효과를 일으킵니다. 이렇듯 백석은 자칫 고답적으로 될 수 있는 옛이야기를 자기 방식대로 뭉뚱그리고 엮어서 맛깔스러운 글을 만들어 냈습니다.

우리 본래의 것을 담다

총각은 처음엔 오소리에게 덧거리로 덤벼들지만, 오소리의 뒷발질에 차여 쓰러집니다. 그러자 산 넘어 동쪽 마을로 찾아가 늙은 소에게 조언을 듣고 나서 바른배지개로 덤벼들어 봅니다. 하지만 다시 오소리의 박치기에 당하고 맙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서쪽 마을로 찾아가서 장수바위에게 조언을 듣고 왼배지개로 덤벼들어 봅니다. 이번엔 오소리가 이빨로 물어뜯으며 물리치지요. 마지막으로 총각은 남쪽 마을로 찾아가 늙은 영감에게 비결을 듣고는 통배지개로 오소리를 거꾸로 메쳐 버립니다. 총각이 사용하는 기술은 모두 씨름에서 배운 것입니다. 우리의 전통 경기에서 배운 기술로 욕심 많고 힘센 침입자를 물리친다는 구도가 흥미롭습니다. 또한 용기 있게 자신의 것을 지켜 내는 기개와, 이렇게 해서 되찾은 것을 다른 이와 골고루 나누는 넓은 마음씨야말로 우리의 본래 정서가 아닌지요.

오치근의 그림

오치근은 여러 해 전부터 백석의 동화시들을 그림책에 담는 작업을 하고 있는 화가입니다. 지리산과 섬진강이 어우러지는 마을에 살면서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서양화에서 시작하여 한국화로 옮겨 가는 이력도 어쩐지 예스러우면서도 참신한 감각을 보여주는 백석의 동화시에 썩 어울립니다. <오징어와 검복> 및 <집게네 네 형제>에서는 그는 먹빛 수묵화를 주로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산골 총각>에서는 이전 작품들보다 채색이 좀 더 도드라집니다. 산골 사람들이 살고 있는 생활공간을 실감나게 담아내고, 이야기를 구성하는 장면들을 계절의 순환과 잇대어 풀어내기 때문일 겁니다. 사건이 시작될 무렵에는 은은한 봄빛이었던 것이 끝 무렵에는 완연한 가을빛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착하고 순박해 보이는 산골마을 사람들의 얼굴 표정과 욕심 많고 심술궂은 오소리의 대비도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여백 없이 가득 채운 앞면지의 겨울 풍경과 뒷면지의 화사한 봄 풍경을 비교해 보는 것은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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