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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으로 돌아간 고양이
리토피아 | 부모님 | 201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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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2010년 등단하여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강길 시인의 첫 시집이다. 이 작품집의 특징은 전혀 난해하지 않다는 것이다. 최대한으로 단순명료하며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단어와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잃어버린 일상을 읽어내며 복원하려는 시인의 끈질긴 시도가 곳곳에서 드러난다. 특히 LH 직원으로 개성공단에 근무하면서 남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새로운 우리 민족의 순수한 리얼리티도 가감 없이 묘사하며 느낀 바를 서정적으로 풀어냈다.

  출판사 리뷰

2010년 등단하여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강길 시인의 첫시집이다. 이 작품집의 특징은 전혀 난해하지 않다는 것이다. 최대한으로 단순명료하며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단어와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잃어버린 일상을 읽어내며 복원하려는 그의 끈질긴 시도가 곳곳에서 드러난다. 특히 LH 직원으로 개성공단에 근무하면서 남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새로운 우리 민족의 순수한 리얼리티도 가감 없이 묘사하며 느낀 바를 서정적으로 풀어내어 독자들의 관심을 충분히 끌만하다.

그는 시집 첫머리의 ‘자서’에 이렇게 적었다.

주상복합건물 앞에
고양이 한 마리가 두리번거린다.

찢어진 청바지 입은 청년에게
바짝 다가선다.

지평선을 넘어온 거인이
도시 한쪽 귀퉁이를 베어 문다.

2019년 전주 건지산 기슭에서 이강길

장작 타는 날


개나리가 슬며시 담장을 넘는다.

밥 한 술 뜨는 둥 마는 둥 대문을 밀친다.

뒷짐을 지고 느린 걸음으로 걷는다.

산 입구 국수집 아궁이에서는 장작이 타닥타닥 터진다.

달짝지근한 냄새가 졸음에 겨운 강아지를 깨운다.

지구대에서 출동한 경찰관이 개나리를 긴급체포했다.

무단으로 담을 넘은 혐의라고 한다.

바람난 가족


겨울 동안의 권태와 고요가 나뭇가지 끝에서 깨어날 무렵, 바람이 섬진강 주변 마을을 한 바퀴 돌아 나옵니다, 그러면 벌들은 윙윙거리고요, 꽃들은 여기저기서 들썩거리기 시작합니다.

마을 초입에 사는 김 씨 아저씨는 딸이 다섯인데요, 그때부터 안절부절 못 합니다. 큰딸 동백은 붉은 립스틱 바르고 바닷가에서 끼를 발산하고요, 둘째 산수유는 하이힐 싣고 꽃몽오리 스친 바람처럼 읍내를 서성거리고요, 셋째 매화는 빨간 속눈썹 군데군데 붙이고 길 가는 남자들에게 윙크하고요, 기미 낀 얼굴에 잔뜩 분칠한 넷째 개나리는 끼를 못 참고 며칠 전 가출했고요, 골반바지 너머로 분홍팬티가 언뜻 보이는 막내 벚꽃은 꽃축제 가서 아직 안 돌아오고 있어요,

이장님은 이들이 걱정되는지 아침부터 방송하고 있고요, 부녀회장님은 오토바이 타고 읍내를 찾아다니고 있어요, 바람난 이 가족 좀 찾아주세요! 누가 좀 말려 주세요.

  작가 소개

지은이 : 이강길
1961년 전북 임실에서 태어나 LH에 재직하고 있다. 인천남동공단, 개성공단, 동탄신도시 조성 등 주요 국책사업 현장에서 일했다. 2010년 ≪문학광장≫ 신인문학상 수상을 받으며 등단하였으며 전북작가회의 회원, 지평선시동인으로 활동 중이다.『야생으로 돌아간 고양이』는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75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목차

제1부 먼 길 돌아
장작 타는 날 15
바람난 가족 16
지평선 17
벚꽃 유감 18
삼겹살 해변 19
폭설의 상처 20
노량진블루스 21
카톡 22
고난 23
외로움이 또 다른 외로움을 밀치다 24
대리운전 기사 25
알파고,인간에게 말을 걸다 26
첫눈 28
시창작교실 29
애가 다섯이나 되는 여자 30
혼밥 32
7학년 할머니 34
종이컵 36

제2부 세상에 한 발 딛고
30년 후 봄날 39
점순이 누나 40
혈전血戰 42
천변 갈대 44
12월이 되면 45
열반涅槃 46
적록赤綠의 명암 47
늦가을 스케치 48
질긴, 그 질긴 50
존재의 무게 51
원 플러스 원 52
또와식당에서 54
오래된 골목 56
거리의 여자 57
공존의 그늘 58
바람의 언덕 60
폭염―2018년 여름 61
귀경歸京 62

제3부 일하며 생각하며
개성공단·1―비무장지대 철마 65
개성공단·2―선죽교의 아침 67
개성공단·3―말과 행간에 강이 흐른다 68
개성공단·4―지금, 기업 나가셨습니다 70
개성공단·5―또다시 강을 건너다 71
개성공단·6―서로 다른 십자가 73
개성공단·7―어떤 의문 74
개성공단·8―개성에서의 뜻밖의 일 75
개성공단·9―평양, 묘향산에서 77
일터에서·1―무연분묘無緣墳墓 79
일터에서·2―풍선 81
일터에서·3―공사장의 오리 83
일터에서·4―술 익는 계절 84
일터에서·5―그 사람·1 86
우연 87
거미 사냥 88
침묵 89
칠갑산 여인상 90
문 여는 소리 92
엄마의 하나 둘 셋 93
달팽이 94

제4부 이제는 침묵이 너무 길지 않았으면
해거름 97
목포역에서 98
어떤 동거―자동차 운반차 99
나비 위패 100
손톱, 그 가장자리 101
안부 102
산촌 103
눈높이 104
개가 짖는 이유 105
동행同行 106
학교 가기 싫은 날 107
공회전空回轉 108
어느 래퍼의 가을 109
비 오는 날 영화관에서 110
망주석 111
2018년, K고시원 112
초급반 기타교실 113
그 사람·2 114

해설/유강희 일상의 풍경, 시의 풍경
―이강길 시의 의미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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