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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치매야
미디어저널 | 부모님 | 2019.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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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이재학 에세이. "오래 사는 게 축복이 아닌 고령화 시대에 누구나 조금만 관심을 갖고 주위를 둘러본다면 집집마다 우리 엄마와 같은 분들이 계신 것을 볼 수 있다. 치매는 이제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질병이 아니다. 고령화 사회의 동반자가 치매이다. 내가 그런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를 특별하게 쓴 이유는 세상의 치매를 앓고 있는 분들과 우리 엄마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어서다."라고 작가는 서문에서 밝혔다. 이 책은 치매가 제시하는 인간의 문제를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느끼게 만드는 작품이다.

  출판사 리뷰

이 책에 있는 이야기들은 상상에 의하여 만들어진 게 아니다.

“오래 사는 게 축복이 아닌 고령화 시대에 누구나 조금만 관심을 갖고 주위를 둘러본다면 집집마다 우리 엄마와 같은 분들이 계신 것을 볼 수 있다. 치매는 이제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질병이 아니다. 고령화 사회의 동반자가 치매이다. 내가 그런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를 특별하게 쓴 이유는 세상의 치매를 앓고 있는 분들과 우리 엄마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어서다.”라고 작가는 서문에서 밝혔다.
이 책은 치매가 제시하는 인간의 문제를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느끼게 만드는 작품이다.

74
똥을 누면서
똥구멍에서 똥이
나오는지 보라는
엄마

옆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아버지
-p92

치매는 고통을 줄 뿐인가? 치매가 새로운 가족의 끈을 따뜻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엄마가 치매야」는 제목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치매의 내용이다. 치매의 초기증상부터 치매가 점점 심해져서 일상을 잃어가는 엄마의 모습과 환자를 보살펴야 하는 아버지의 고충을, 주변을 맴 돌아야 하는 가족들의 애환을 진솔하게 보여주고 있다.

62
엄마가 입원한 병원에서
보호자의 동의서를 받으려는
의사에게 아버지가 서명하려니
“할아버지 말고 아드님 안 계세요?”
“내가 남편인데 왜 안 된다는 거야”
서운한 아버지
-p80

아버지가 연로하셔서 사회의 약자가 되어있으나 아내의 보호자가 되려하는 쓸쓸한 모습과 장성한 아들이 말벗을 하고 있는 이 장면은 치매의 엄마뿐만 아니라 아버지도 보살펴야하는 가족의 애환을 잘 보여주고 있다.

71
아침마다
엄마와 눈 맞추고
엄마의 얼굴 만져 보고
엄마의 손 꼭
쥐어주는 게

엄마를 위한
일인지 알았는데
이제 보니 나를 위한
일이었습니다.
-p89

일상이 무너져가는 엄마를 보며 하루를 시작해야하는 가족들이 겪는 아픔이 눈앞에서 펼쳐는 듯 보여 읽는 사람마저 울컥하게 하고 가슴속 저 안쪽에 숨겨있어 쉽게 찾아지지 않는 따뜻하고 지순한 모자의 내면과 일상을 떠오르게 하는 이러한 장면도 이 책의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가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과 가정의 끈끈한 울타리를 지키는 힘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89
엄마가 먼 길
떠나시기 며칠 전

경미가 엄마
손톱 깎아주고
아버지가 두툼한
엄마 발톱 니빠로
깎아 주었죠

그날 그 순간
편안한 엄마의 얼굴
영원히 잊지 않을게요
편안히 쉬세요
엄마 안녕
-p110
노인문제가 사회의 핫이슈로 부상한지 오래인 현실을 직시하며 너무나 절실하게 다가오는 안정된 노년, 행복한 가정에 대한 희구는 피할 수 없이 절박한 누구나의 고민이다. 이 책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우리는 함께 고민하고 해답을 찾아갈 수 있다.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가는 삶이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할 바람직하고 긍극적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54
나이 들면
어쩔 수 없는지

당당하시던 아버지도
엄마가 그런 것처럼

아들의 주변을
서성이는 시간이
늘어갑니다.
-54

따뜻하고 정감이 묻어나는 이 책 『엄마가 치매야』 의 저자 이재학은 마라토너이며, ‘마라톤 뼈다귀 해장국’의 주방장이며 사장이고, 지역의 활동 단체인 ‘소새울 소통미디어 협력단’의 대표로 소새울(부천 소사본동)소식지 ‘부천 소새울에 산다’ 발행인 겸 기자이고 편집인이며, 『나는 마라토너다』 『길에서 다시 찾은 행복마라톤』 『황소도 말처럼 뛰나』의 저자로 이웃과 끓임 없이 소통하며 글을 쓰는 현재 진행형의 작가이다.

*이재학 수상록 ‘엄마가 치매야’
잔잔한 감동으로 풀어 낸 치매가 제시하는 인간문제

이재욱 (소설가, 한국문인협회 서사문학연구위원.)


詩를 쓴다는 것은 시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문단에 등단한 공인된 시인들만이 시를 써야 한다는 것은 더더구나 아니다. 다만 詩라는 작품으로 포장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형식의 틀이 갖추어져야 한다. 이런 형식의 틀은 시를 읽는 것은 물론 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작가 이재학은 스스로 시인이 아니라고 한다. 그가 쓴 이 작품들마저도 시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시 흉내를 냈을지언정 그가 겪은 일상을 그의 느낌대로 정리해 나간 수상록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학 작가가 시 형식을 빌어서 쓴 주옥같은 이 작품들은 독자들의 폐부를 찌르는 진한 감동을 줄 것이라는 확신을 주고 있다. 형식에 매이지 않은 채 느껴지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짧게, 그러나 소상하게 그려낸 작품이기 때문이다. 어렵고 힘들었지만 가족이기에 힘들다는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다는 그에게서 또 다른 그의 작품을 읽는 감동이 느껴지기도 한다.

‘엄마가 치매야’는 제목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의 힘든 일상을, 그리고 그런 어머니를 보살펴야 하는 아버지의 고충을, 주변을 맴돌아야 하는 가족들의 애환을 솔직하게 묘사한 작품들이다. 이제 작품을 통한 작가의 내면을 좀 더 살펴보고자 한다.

친정에 온 딸을
말없이 한참 바라보던 엄마가
손짓으로 나를 부르더니
딸이 들을까
작은 목소리로 소곤소곤
“근데 저 아줌마가 누구야?”

치매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를 모티브로 했다. 치매가족을 부양한 경험이 없음에도 쉽게 공감이 간다. 치매는 하루아침에 풀썩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살며시, 살며시 스스로도 모르게 다가온다는 것을 알려주는 작품이다. 작가가 의도하는 메시지의 전달마저 살며시 느껴지게 한다. 쉬운 언어의 평범한 문장임에도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처럼 다가오는 것은 작가의 상상이 아닌 경험에 근거한 때문일 것이다.

오이를 드리며
뭐냐고 물으면
눈을 홀기며
“오이지 뭐야?”
버럭 화를 내더니

바나나를 드리며
또 뭐냐고 물으면
눈을 홀기며
“오이지 뭐야?”
더 크게 화를 낸다

오이가 오이인 것은 맞지만 바나나를 보고 오이라고 하는 정상이 아닌 상황을 그렸다. 작품에 나타나고 있는 정상이 아닌 상황은 코믹 그 자체다. 그러나 작가가 무엇을 보여 주려하는가의 본질을 이해하면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
문학 작품은 작가가 문장으로 나열하고 있는 작품의 외적 형식이나 형상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외적 형식이나 형상이 함유하고 있는 본질이 무엇인가가 중요하다. 작가의 심안이 동원되어야 하는데 이 역시 경험에 근거한 것일수록 독자의 공감도는 배가 된다. 코믹한 상황임에도 숙연해질 수밖에 없는 은유가 독자에게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오는 좋은 예다.

기저귀를 갈 때마다
벗어라
안 벗는다

하루에도
네댓 번씩
우리 엄마
우리 아버지
사랑싸움 합니다

작가는 사랑싸움이라 했지만 사실 이 싸움은 여러 가지 삶의 애환을 시사하는 바가 큰 싸움이다. 참된 사랑이 근간이어야만 하는 것이어서 사랑싸움이라 해도 핵심을 벗어난 것은 아니다. 다만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돼야 하는 싸움이고 보면 가볍게 웃고 넘길 정도의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그보다 몇 배 더한 삶의 무게가 잔뜩 실려 있는 전쟁 같은 싸움이다. 결혼으로 만나 아이를 낳고 자식들을 키우며 한평생 살아온 온갖 사랑과 미움의 세월이 묻어있는 싸움이다. 고단한 삶의 무게가 한없이 짓눌러 온다 해도 그 모든 것을 초월할 수 있는 끈끈한 정으로 티격태격하는 연민의 싸움인 것이다.

할멈이
정말 늙었는지
내 손을 꼭 잡고
잠을 잔다니까
등도 긁어 달라하고

평생 그런 적이 없었거든
휑한 아버지 눈에
살짝 비치는 눈물

작가는 이 작품에서 사랑싸움의 본질을 해명하고 있다. 괜한 자존심으로 견제하고 버티던 부부생활이 사실은 진실이 아니었음을 증명해준다. 평소 표현하고 싶었던 사랑 가득한 마음의 투정이나 응석이 자신도 모르게 나타나고 있다. 엄마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엄마의 진심이 응석이라는 엄마만의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꽁꽁 숨겨 두었던 아내의 진심을 또 한 번 느끼게 된 아버지의 뜨거운 눈물은 다 큰 아들 앞이라서 살짝 비치다 만다.
엄마의
주치의는
아버지

나는
주치의의
영원한
보조

치매환자를 보살핀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토로한 작품이다. 병원으로 보내 입원시키는 쉬운 방법도 있으련만 작가는 단연코 이를 거부한다. 온 가족이 매달려야 하는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 해도 엄마는 영원한 우리 엄마라는 가족 간의 사랑이 또 한 번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한시라도 눈을 떼지 못하는 아버지의 안쓰러운 상황도 선명하게 느껴진다.
이런 힘은 과연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치매는 정상적으로 성숙한 뇌가 후천적인 외상이나 질병 등 외인에 의해 손상 또는 파괴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지능·학습·언어 등의 인지기능과 고등 정신기능이 떨어지는 복합적인 증상이라는 것이다. 65세 이상이면 10명에 1명꼴로 발생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빠른 고령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서구사회는 100년이 걸렸다면 일본은 24년, 우리나라는 불과 17년이 소요됐다. 2026년에는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에 달하는 초 고령사회에 진입한다.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에 달하니 이 나이의 치매 발생률을 고려하면 치매 노인 인구가 곧 100만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언젠가는 병원마저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치매환자가 발생한다는 통계다. 이 많은 치매 환자를 어떻게 돌봐야 할 것인가라는 커다란 사회적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재학 작가는 이런 어려운 문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의 소소한 이야기를 가감 없는 솔직함으로 그려내고 있다. 혼자만의 힘이 아닌 온 가족이 함께 극복하는 사랑과 미움의 미션을 완성하고 있는 것이다. 끈끈한 사랑만이 어렵고 힘든 일을 해낼 수 있는 근원이자 힘이라는 것을 작가는 작품세계를 통해 잔잔하게 설명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만만한
엄마의 친구는
아버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마구 욕먹는
엄마의 꼬봉

이 역시 치매환자인 엄마를 돌봐야 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익살스럽게 표현한 작품이다. 그렇게도 엄하기만 하던 아버지의 작아지는 모습이 조금씩 보이더니 끝내는 엄마의 꼬봉으로 전락하고 만다. 그러나 그 꼬봉이라는 자리마저 기꺼이 받아들이는 아버지는 행복하다. 그것이 아버지의 의무라고도 하겠지만 의무적으로 행하는 자세와는 느낌이 판이하게 다르다.

아픈 엄마와 함께 하면서
평생 누워만 있어도 좋으니
살아만 있어 달라는 우리 아버지
이제는 이해하게 되었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한다. 오랜 병 수발에 지칠 대로 지친 아버지라 곧 포기하리라 믿었는데 아버지는 끝까지 어머니를 붙들어 두고 싶어 한다. 벽마다 똥칠을 하고 살더라도 아니 더 노쇠해 꼼짝도 못하고 누어있을 수밖에 없는 날이 오더라도 아버지는 어머니와 함께 하기를 염원한다. 여느 환자와는 달라서 언제 어디로 어떻게 튈지 모르는 조바심으로 안절부절 못하고 살아야 하지만 그게 아버지에게 주어진 운명이라면 달게 감수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치매를 소재로 하는 문학작품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박완서의 ‘포말의 집’ 이재욱의 ‘연탄 두 장의 행복’ 등 이미 다수의 단, 중편, 그리고 장편소설들이 출간되어 있다. 치매환자를 돌보는 당사자는 아들이나 딸일 수도 있고 며느리일 수도 있다. 여기에서 이재학 작가와는 대조를 이루는 며느리 입장에서의 치매를 다룬 박완서의 ‘포말의 집’을 중심으로 가족과 치매 환자와의 관계를 잠깐 살펴보기로 한다.

‘에미야, 나 아침 먹었냐 안 먹었냐? 에미야 나 머리 빗을까 말까? 에미야 전깃불 끌까 말까? 수돗물이 넘치는데 잠글까 말까? 온종일 이런 백치 같은 질문을 하면서 내 뒤를 쫓아다녔다’
‘아이들이 새록새록 재롱을 부리듯이 시어머니는 새록새록 새 노망을 부렸다. 어느 날, 북엇국을 끓이려고 북어를 찾았으나 한 쾌를 사다 찬장에 넣어놓은 지가 엊그젠데 온 데 간 데가 없었다.’
‘외출하려는데 좀 전까지도 거기 있던 구두가 없어졌다.’
‘돌아간 시아버지의 검정 세루 두루마기 사이에서 동석이 교복을 찾아냈다’
‘오밤중에 일어나 이 방 저 방의 문을 두드리며 다니는 거였다. 애간장을 끊는 것 같은 슬프고 애달픈 소리로, “얘야, 문 좀 열어다우.” 처음엔 밤에 급한 병환이라도 난 줄 알고 급히 문을 열었더니 머리를 풀어헤친 채 알몸으로 떨고 서서 “너희들은 갑갑해서 어떻게 문을 걸어 잠그고 자냐?” 하는 거였다. 그 후부터는 아무리 그 소리가 소름이 끼쳐도 아예 못 들은 척했다’

며느리 시각에서의 치매 어머니와 아들 입장에서의 치매 어머니는 관점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환자를 대하는 방식과 태도 또한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 ‘포말의 집’ 며느리는 사사건건 짜증이 더해지기만 할 뿐 마음을 비우지 못한다. 그러나 이재학 작가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병든 노인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어린아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한다. 치매환자인 어머니에게서 어린 시절의 어머니, 철부지 소녀였을 어머니를 발견하려 한다.

1.
엄마가 약이라도
스스로 챙겨먹던 그 시절이
지금보다 몇 배는 큰 행복인지
그때는 몰랐습니다

2.
우리엄마
아픈 이야기하면

하나같이 왜 요양병원에
모시지 않느냐고 묻는……

나는 또 그 소리가
듣기 싫다

3.
엄마가 떠나시고
미안하다는 말도
사랑한다는 말도
용서해 달라는 말도
한낮 부질없는 메아리가
되었습니다

이재학 작가의 효(孝)를 느끼게 하는 작품들이다.
효란 ‘사람으로서의 도리’ 이며 그것도 부모에 대한 지극한 도리, 마땅히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말한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의 효는 과거 의무적으로 행해야 하는 효와는 달리 사랑을 전제로 하는 가치 합리적인 방향으로 유도되고 있다. 부모와 자식 간에 서로 인격을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부자지효(父子之孝)의 방향으로 이루어진다. 합리적이고 현대사회의 흐름과 일치하며 지나치게 강요되지 않는 자발적인 효가 실천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부모라 해도 폭군인 아버지에게 효심(孝心)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효도는 요구해야 할 것이 아니라 유발되어야 한다. 이재학 작가의 효 역시 강요된 효가 아닌 유발 되고 있는 효라는 것이 작품에서 진하게 나타나고 있다.

1.
엄마가 좋아지면
시골 우리 동네 가자던
엄마와의 약속
엄마의 먼 길 노제로
대신 합니다

2.
엄마 사망신고를 하면서
주민등록증을 반납하라는 말에
엄마의 주민등록증 간직하고 싶어서
찾지 못했다 거짓말하고
주머니 속 엄마의 주민등록증을
손에 꼭 쥐고 있었습니다

3.
2014년 9월 20일, 토요일
엄마 떠나시고
아버지 뒷모습에 쓸쓸한
그림자 하나 생겼습니다

슬쩍 돌아 봤더니
아버지의 그림자가 나를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보고픈 엄마였습니다

어머니와의 영원한 이별을 고하는 작품들 모음이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주민등록증이라도 간직하고 싶어 하는 작가의 소박하고 애틋한 감정이 가슴을 찌른다. 작아지기만 하던 쓸쓸한 아버지의 모습이 아버지만의 모습이려니 했지만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훨씬 더 진하게 느껴진다는 작가의 하소연이 역시 가슴을 울린다.

이재학 작가는 자신이 보고 듣고 경험한 바의 형상을 통해 그 본질을 잘 꿰뚫어 작품으로 녹여냈다. 사물이나 사건이 가지고 있는 본질을 찾아내고 거기에 자신의 삶을 녹여 의미를 부여하는 안목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조명한 작품세계는 이재학 작가의 정체성을 나타냈다고 하겠다.
‘엄마의 엄마’가 왜 필요한가를 시사하는 이재학 작가의 ‘엄마가 치매야’는 화자와 시점을 적절하게 잘 소화해 냈을 뿐만 아니라 치매가 제시하는 인간의 문제를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느끼게 만드는 작품인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재학
마라톤을 하면서 인생을 긍정의 눈으로 보는 법을 배우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마라토너부천복사골문학회회원 부천작가회의회원부천수필가협회회원소새울 소통미디어 협력단 대표마을 신문 ‘부천 소새울에 산다’ 발행인저서나는 마라토너다길에서 다시 찾은 행복마라톤황소도 말처럼 뛰나

  목차

-0부
시작하는 말
엄마에 대한 회상

-1부
엄마가 치매야 01-35
눈가에 맺히는 아버지의 눈물

-2부
엄마와 아들 36-56
‘엄마’라고 부를 수 있어서 고마워요

-3부
엄마의 가족 57-75
“내가 남편인데 왜 안 된다는 거야?”

-4부
엄마 미안해 76-89
‘잊지 마세요 엄마, 그래야 외롭지 않습니다.’

-5부
해설
이재욱(소설가, 한국문인협회 서사문학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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