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김정화 장편소설. 배씨 성에 이름은 홍. 홍은 전주 기방 월야관에 속한 동기로 곧 창기가 될 운명인 여인이다. 그런 그녀 앞에 시헌이 나타난다. 그는 중전의 남동생이자 파락호라는 소문의 공자. 그들은 불길처럼 서로에게 이끌린다.
가장 귀한 사내와 가장 천한 계집의 만남이었기에 끝은 불보듯 뻔했다. 그래서 원망했다. 비천한 운명을, 태생을, 세상을. 모든 걸 가진 사내는 그 무엇도 가져 본 적 없는 여인을 이해하지 못했다. 사람답게 살아본 적 없는 여인은 그의 삶을 엿본 후에야 비로소 제가 개돼지만도 못한 것을 알았다. 차라리 무지했다면 좋았을 것을. 그것은 오히려 고통이고 비극이었다.
그들은 어긋나고 비틀리기를 반복했다. 사랑하면서도 상처입히고, 원하면서도 미워했다. 그러나 끝내 마음을 인정했다. 미칠 만큼 사랑한다는 것을, 보지 못하면 살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그러자 운명도, 타고난 신분도 아무 의미 없어졌다. 그리하여 도주를 감행했다. 하지만 그들의 도피에 끼어든 사내 최만춘으로 인해, 그들의 삶은 예상치 못한 잔혹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는데…….
출판사 리뷰
‘콩쥐팥쥐전’의 악녀, 계모 배씨가 주인공인 잔혹동화 버전 스핀오프.
조선의 맨 밑바닥, 기생 중에서도 천하디천한 창기(娼妓).
비천한 운명을 타고난 여인 홍 앞에 나타난 사내.
“원합니다.”
“선비님께 합(合)을 청합니다.”
누구보다 귀하다는 사내를, 천한 몸으로 취하고자 했다.
어긋나고 비틀리면서도 그 사랑만은 지키고 싶었다.
조선의 맨 꼭대기, 사대부 중의 사대부라는 귀한 공자(公子).
모든 것을 가진 사내 시헌 앞에 나타난 여인.
“너도 그래주면 아니 되겠느냐?”
“너도 나를 좀 연모해 주면…… 아니 되느냐? 제발…….”
저건 꽃이 아닌 독화(毒花)다. 알면서도 속절없이 빠져들었다.
그렇게, 미친 사람처럼 지독한 사랑을 했다.
세상은 홍에게 꺾이라 한다. 기생답게, 천것답게 살라고.
세상은 시헌에게 누리라 한다. 사대부답게, 귀하게 살라고.
“웃기지 마. 천한 것도 아름다울 수 있다. 추한 것도 아름다울 수 있어.”
그래서 그들은 결정했다. 개같은 운명을 깨버리자고.
마침내 시작된 잔혹한 동화의 서막이었다.
편집자 서평
소설 붉을 홍은 전래동화《콩쥐팥쥐》를 계모의 시점으로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콩쥐에게 밑 빠진 독에 물을 길게 하거나 냇가에 원님을 만나는 등 원작을 차용한 장면과 ‘시헌’이라는 새로운 등장인물과 콩쥐의 아버지 ‘최만춘’의 반전 등 새롭게 추가된 장면을 비교해가며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등장인물 또한 각자의 개성이 살아있다. 원작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등장인물의 과거를 재창조하여 소설의 긴장감을 결말부까지 유지한다. 동양 시대물인 만큼 문체 또한 당대의 언어를 사용하여 독자로 하여금 현실감과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이뿐만 아니라 작가는 계모인 ‘홍’을 미천한 신분으로 설정하여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다. 신분과 남녀의 귀함이 다르던 시대에서 동기인 ‘홍’이 어떻게 성장하며, 모진 역경 속에서 진정한 사랑을 쟁취하는 지에 초점을 맞춘다.
끝으로《붉을 홍》은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콩쥐팥쥐 설화를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이야기로 재창조 하였다. 주인공인 계모 ‘홍’과 ‘시헌’의 시점을 교차하며 원작에서 보지 못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었고, 설화를 차용하는 것 같으면서도 반전되는 전개에 원작을 잊을 만큼 흡입력이 강한 작품이다. / 편집자 N
사극물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종종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천하디천한 것으로 핍박받던 여성들이, 과연 저 시대를 어떻게 살아낼 수 있었을까. 《붉을 홍》은 콩쥐팥쥐를 각색함과 동시에 조선시대 여성들의 한(恨), 해방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하늘 아래 같은 사람, 같은 존재, 같은 마음. '왜 제 삶을, 선비님 멋대로 결정하십니까?', '나도 사람처럼 살고 싶으니까! 선비님처럼, 그렇게 살고 싶으니까!' 홍, 그녀의 울부짖음이 현대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 편집자 P
조선시대, 그리고 기방. 양반인 남자와 기녀인 여자. 여자는 가장 바닥에, 남자는 가장 하늘에, 가 당연시되던 그곳에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쩌면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밑바닥에서 그리고 하늘에서 서로를 보지 못하고 그곳만이 제 세상이라 믿고 살았을 남녀는 우연한 만남으로 서로를 만나 서로의 세상을 보고, 제 세상을 버리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꿈을 품게 된다. 최하층 신분의 여자로서, 최고 신분의 남자로서, 그들은 그들만의 틀에 갇혀 있었지만 결국 누구보다 주체적으로 인생을 개척하고 나아가려 하는 모습을 보인다. 과거를 배경으로 하였지만 불합리함을 깨닫고 그것을 극복하려 하는 모습이 그리하여 오히려 지금 현대에 더 잘 어울리는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 편집자 L
눈이 내리던 날. 서로가 서로에게 빠져들던 그날. 그들은 양반과 기생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사랑을, 그리고 삶을 향해 나아갔다. 작품의 몰입도나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등장은 읽는 내내 즐겁게 만들었다. 하지만 사랑 이야기라고만 명명하는 일은 작품에 대한 실례일 것이다.《붉을 홍》은 생에 대한 '열'을 품은 홍. 가장 미천했던 은근짜 기생으로 살면서도, 스스로 선택하는 삶에 대한 욕망을 꺾지 않는 붉디붉은 '홍'의 이야기니까 말이다. / 편집자 S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정화
글자 하나하나가 모여 문장이 되고, 문단이 되고,나아가 완성된 이야기가 되는 과정에 매료되어 있다.사유의 힘, 글의 가치를 믿는다.모든 고양이가 행복한 세상을 꿈꾼다. [출간작]운명의 상대를 만나게 됩니다완전한 소유에 대하여꽃선비열애사승은궁녀 스캔들붉을 홍紅
목차
1부 독을 품은 꽃
서장. 적월야(赤月夜)
1장. 폭설
2장. 독화(毒花)
3장. 열(熱)
4장. 합(合)을 청하다
5장. 인연
6장. 노는계집
7장. 만춘(晩春) 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