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이 책은…1호환우 2호할머니 등으로 불려도 딱히 뭐랄 것 없는 생명력을 잃어가는 요양인의 마지막 자리를 보살피는 이들이 요양보호사다. 작가는 비록 생활의 방편으로 택한 일이었지만, 10여권을 번역한 중견번역가로서 글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와 인간 본연의 모습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으로 이들을 인생무대의 주인공으로 다시 불러낸다. 요양보호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한다.
‘엄마 자주 올게요’라는 거짓말 대신초고령 사회로 급속히 진입하며 100세 시대를 맞이한 우리 사회에서 ‘요양보호’는 새로운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노령인구의 증가에 따라 피요양인의 숫자도 늘었고, 제2의 직업으로 요양보호사를 준비하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그러나 요양 시설과 피요양인, 그의 자식들, 그리고 요양보호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인식 말입니다. 사회가 고도화할수록 요양보호의 확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사회 밖으로 밀어내기보다 오히려 더 섬세하게 껴안아야 합니다.
일본 문학 번역가 이은주는 생활인으로서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돌아가신 외할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계기가 되어 요양보호사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는 피요양인을 1호 할머니, 4호 환우, 정우 할머니 등으로 부르지 않습니다. 대신 ‘뮤즈’와 ‘제우스’라는 별칭으로 대접하고 있습니다. 삶과 죽음이 한 공간에서 공존하는 신화 세계의 신들을 모시는 마음으로 피요양인을 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친절한 간격을 감지하는 예민함과 그사이에 놓여있는 공간의 온도를 따뜻하게 어루만질 줄 아는 마음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번역가로서 다져진 그의 단단하고 공감력 있는 문장력은 삶의 마지막 자리에서 반쪽 인간으로 취급되곤 하던 피요양인들을 다시 그들 자신의 무대로 불러올렸습니다.
자신의 온 마음을 내던져 작성한 이 에세이를 읽다 보면, 험한 세파에 잃어버렸던 인간에 대한 우리의 본래 마음이 반짝이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이 책을 읽는 당신이 요양보호사 준비생이라면 부디 이 마음을 배우기를, 그리고 눈물콧물 감추는 연습을 하기를, 이 책을 읽는 당신이 요양보호 시설 관계자 또는 정책 당국자라면 부디 열악한 요양보호사의 처우를 생각해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당신이 자식이라면 죄책감에서 벗어나서 한 번이라도 더 부모님께 다녀오기를, 이 책을 읽는 당신이 노인이라면, 부디 신들의 요양보호사 같은 요양보호사님을 만나기를,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는 당신이 요양보호사라면 부디 이 글을 읽고 잠시나마 마음이 따뜻해지기를 빕니다.”
“이 도서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9년 출판콘텐츠 창작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국민체육진흥기금을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글을 사랑하는 요양보호사가 전하는 요양보호사의 하루들글을 너무도 사랑해서 고단한 자신의 삶일지라도 생의 한 부분을 온전하게 글을 위해 내어 준 번역가 이은주. 그는 이미 유명 출판사를 통해 10여권의 번역서를 낸 중견 일본어 번역가다.
번역가 이은주는 생활인으로서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돌아가신 외할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계기가 되어 요양보호사의 길로 들어선다.
다행히도 그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친절한 간격을 감지하는 예민함과 그 사이에 놓여있는 공간의 온도를 따뜻하게 어루만질 줄 아는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 번역가로서 다져진 그의 단단하고 공감력 있는 문장력은 삶의 마지막 자리에서 반쪽 인간으로 취급되곤 하던 요양인들을 다시 그들 자신의 무대로 불러올린다. 그 무대는 사람이 사람됨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조명이 비춰지는 공간이다. 아무도 소외되지 않고 누구라도 주인공이 되는 무대다.
이는 온전히 번역가 이은주의 사람에 대한 발산하는 에너지, 측은지심이라고 하기에 모자랄 정도로 고귀한 존재자체에 대한 그녀의 눈물어린 헌신에서 비롯한다.
자신의 온마음을 내던져 작성한 이 에세이를 읽다보면, 험한 세파에 잃어버렸던 인간에 대한 우리의 본래 마음이 반짝이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번역가 출신 요양보호사의 진솔하고 따뜻한 에세이. 이처럼 포근하고 배려 깊은 요양보호사의 보호를 받는다면 어떨까? 요양보호가 무엇인지, 요양보호를 하는 분들은 어떤 마음으로 일을 하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요양보호사가 되는지, 깊고 따뜻한 시선과 번역가로서의 문장력으로 설득력 있게 독자의 마음까지 어루만진다.
“이 책을 통해 요양보호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요양보호사에게서 어떤 돌봄을 받는지 노인 스스로 자신의 권리가 무엇인지 알았으면 좋겠다.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요양보호사로 활동하는 분의 자녀가 낮 동안 자신의 부모가 어떤 활약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된 후 집으로 돌아온 부모님께 물 한잔 따라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자식 입장에서는 또 어떤가. 요양원이나 주야간 보호소에 부모님의 돌봄을 부탁한다고 해서 부모를 버리고 왔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히려 자원봉사를 온 학생들과 돌봄 종사자들과 동료 노인과의 다양한 만남이 인지 자극이 되고 지루하지 않을 수 있으며 규칙적인 식사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테니까. 부모님을 요양원이나 주야간보호소에 부탁했다고 부모 봉양이 끝난 것은 아니다. 집집마다 자기 자식 키우는 방법이 있듯이 부모님을 봉양하는 방식도 일관적이게 자기만의 방식이 있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책을 읽다가
어머니 아버지가 보고 싶어져서
책을 덮고
부모님을 찾는 독자가 있다면 좋겠다.”
[미디어 소개]☞ 시사인 2019년 11월 21일자 기사 바로가기☞ 경향신문 2019년 11월 19일자 기사 바로가기☞ 한국일보 2019년 11월 4일자 기사 바로가기☞ 내일신문 2019년 11월 16일자 기사 바로가기☞ 전북도민일보 2019년 10월 30일자 기사 바로가기☞ 뉴스원 2019년 10월 31일자 기사 바로가기☞ 매일 그대와 조규찬입니다(11월14일자 낭독)“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신 후 남편은 밤마다 괴로워해요. 어머니를 버렸다고.”
갑자기 악화한 시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신 후 경황이 없어서 챙기지 못한 옷가지를 나에게 건네주시며 말했다. 나는 아니라고, 어머니를 버린 게 절대 아니니 자신을 비난하지 말라고 위로하고 싶었으나 상대방이 어떻게 해석할지 몰라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시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드님이 죄책감으로 혼란스러워했던 뒷모습을 기억한다. 세상에 나를 키워주신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시다니. 이제 곧 예전의 어머니는 간곳없고 자신의 이름은 물론 얼굴도 알아보지 못할 날이 올 것이다.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시고 돌아가는 아드님의 뒷모습은 마음을 오그라들게 하는 데가 있었다. 그의 죄책감이 크면 클수록 어머니를 찾아뵙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
나는 더 이상 걷기 싫었다. 다리도 아프고 입도 마르니 어르신도 마찬가지리라. 코에 걸린 뿔테 안경을 고쳐 쓰며 그녀 또한 나와 함께 그림에 잠시 눈을 주다가 또 걷기 시작한다. 내 손을 꼭 잡고, 이젠 내 팔뚝에 그녀의 팔뚝이 걸쳐져 의지하고 있다. 나는 다시 한 번 고흐의 그림 앞으로 끌며 시도한다. 마찬가지다. 이번에는 아름다운 문양의 팔걸이가 있는 나무벤치를 손바닥으로 두드리며 주의를 환기한다.
“여기서 잠시 쉬다 가요.” 그녀도 따라 앉는다. 멍하니 유리창 밖을 바라다보며 한숨을 쉰다. 돈 이야기도 한다.
무엇이 그녀의 기억을 단기간에 쓸어 가버렸을까. 이렇게 건강해 보이는데 이런 식으로 기억이 사라진 채 앞으로 30년을 더 산다면 어떻게 하지.
나는 또 울어버린다. 흐르는 눈물을 어쩔 수가 없다. 그녀가 멍하니 나를 바라보다가 한마디 한다. “울지 마.”
아, 나는 당신 때문에 지금 울고 있는 거예요. 당신의 밤과 낮을 말이죠. 그런데도 지금 절 위로하시는 건. 가. 요.
하늘정원에서 뮤즈와 제우스는 몸이 점점 가벼워진다. 마치 어린왕자가 자신의 별로 돌아가기 위해서 자신의 몸과 이별을 고했듯이.
나도 언젠가는 이들 뮤즈와 제우스의 자리에 있을 것이다. 누군가 와서 갈아주기 전까지는 축축한 기저귀에 몸을 맡겨야 할 것이다. 누군가 내 입안에 숟가락으로 죽을 넣어주기 전까지는 목이 마른 것도 견뎌야 할 것이다. 누가 내 손과 발을 어루만져주기까지는 담요 밖으로 갑갑한 발을 빼내지도 못할 것이다. 비 오는 날엔 요양원에서 요일마다 바뀌는 프로그램에 동원되어 휠체어에 실린 채 실내복을 입은 상태에서 낯선 사람들과 어울려 시끄러운 노래를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열정에 가득 찬 봉사자에 의해 억지로 간식을 먹어야 할지도 모른다.
운이 좋으면 침대 곁에서 내 손을 잡고 한동안 체온을 나누어 줄 봉사자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모르겠다. 낯선 사람의 체온이 반가울지 어떨지. 지금 생각엔 아무 말 없이 그저 손을 잡고 따스한 체온을 나누어 주는 사람이 고마울 것 같다. 몸에 좋다고 억지로 먹이는 일만은 없었으면 좋겠다. 젊어서도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 먹지 않던 내가 하늘나라에 가기 직전에, 그것도 억지로 먹게 된다면 고통스러울 테니까.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은주
번역가가 되기 위해 20대부터 꿈을 키웠고 『미야자키 하야오 세계로의 초대』를 번역하면서 꿈을 이루었다. 문학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며 보냈다. 4년 동안 학습지 교사를 하면서 번역한 『도스또예프스끼가 말하지 않은 것들』이 열린책들에서 나왔을 때는 니혼대학예술학부 입학 때 했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기분이 들기도 했다.수많은 직업을 전전했다. 병원에 입원해 있던 남동생의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직업 선택의 기준이 되었다. 죽을힘을 다해 투잡, 쓰리잡을 했지만, 문학에 대한 안테나만은 사라지지 않았다. 후지타니 오사무의 『배를 타라』3권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근무하면서 번역하면서 ‘꼭 등단을 하지 않아도 글을 쓰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조카들을 키우며 정신없이 살아오는 동안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났다. 일하는 엄마대신 나를 키워주신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나는 할머니의 죽음을 충분히 슬퍼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 후 할머니를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돌봄과 나눔에 대해서 깊이 있게 탐구하는 것이 문학의 한 형태가 아닐까라는 생각에 도달했다.옮긴 책으로는 『미야자키 하야오 세계로의 초대』(좋은책만들기), 『친구가 모두 나보다 잘나 보이는 날엔』(작가정신), 『아임 소리 마마』(황금가지), 『사랑하는 다나다군』(황매), 『버전 업』(중앙북스), 『러브 디톡스』(중앙북스), 『한일병합사』(눈빛), 『나는 드럭스토어에 탐닉한다』(갤리온), 『나는 뮤지엄샵에 탐닉한다』(갤리온), 『도스또예프스끼가 말하지 않은 것들』(열린책들), 『배를 타라』(북폴리오), 『이웃 사람』(눈빛)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