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한국어판 서문’에서
나는 ‘잉그리 빈테르’가 주인공인 책을 쓰면서 무언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보려 했다. 내가 생각했던 주인공은 자주 삶의 곤경에 부딪히며, 문제를 해결할 때 항상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다가가진 않는다. 나는 독자들이 주인공에게서 스스로의 모습을 반추해내며 함께 민망해하고 함께 소리 내어 웃을 수 있기를 바랐다. 주인공이 겪는 일들은 많은 독자들이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평범한 것이다. 잉그리 빈테르는 노르웨이의 한 대학에서 일하며, 변호사 남편인 비외르나르와 함께 딸 셋을 키우는 여인이다. 그녀의 일상은 갖가지 걱정거리와 직장 내에서의 갈등은 물론이고, 해야 할 일을 미루고 하고 있는 일마저 마음대로 진행되지 않아 속을 졸이는 것으로 일관된다. 그녀의 남편은 퇴근하고 집에 들어서며 항상 미소를 짓는 사람이지만, 잉그리는 그마저도 부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그녀의 이러한 모습을 보며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문학작품이 우리를 웃기기도 하고 울리기도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잉그리 빈테르의 책을 쓰며, 나는 코미디가 문학의 한 장르라는 것을 깨달았고, 우리의 삶을 이루는 것은 진지함과 비극뿐 아니라 유머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이해했다. 오스트리아의 신경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유머를 주제로 글을 쓰기도 했다. 그는 코미디가 반항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한번 웃음을 터뜨림으로써 무자비할 정도로 우리를 조여오는 존재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리는 웃음으로 세상의 어려움과 역경에 굴하지 않는다는 것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웃음은 세상이 단지 정의와 도덕만으로는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현실화하는 방법이며, 언젠가는 우리가 죽을 수밖에 없는 미미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즉 웃음은 세상의 진실된 얼굴을 보여주는 방법이며, 동시에 우리는 웃음을 통해 역경과 고난을 이겨낼 수 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웃음과 코미디가 필요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바로 그 때문에, 나는 잉그리 빈테르를 통해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삶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웃음 한 조각을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비외르나르는 평소 퇴근을 할 때면 그렇듯 오늘도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마치 행복해 죽을 것처럼. 고된 하루 일과를 마치고 마침내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이 시간은 아무도 파괴시키지 못한다고 믿고 있는 것처럼. 문득, 그의 행복한 순간을 매번 파괴시키는 것은 나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가 현관에 발을 들이는 순간, 나는 내 동료들이 얼마나 머저리 같은지, 나의 하루가 얼마나 불행했는지, 또는 차에서 잠든 알바를 깨우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말다툼을 하는 엡바와 제니를 말리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등등의 불만 가득한 소리를 매일 폭포수처럼 쏟아냈던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얀네 S. 드랑스홀트
1974년 노르웨이의 산네스에서 태어나 베르겐 대학에서 영국 작가 ‘테드 휴스(Ted Hughes)’를 주제로 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스타방게르 대학의 영문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근에는 노르웨이 국립방송(NRK)의 저널리스트 요스테인 예르첸과 함께 ‘얀네와 요스테인 쇼’ 팟캐스트를 운영하면서 문화계의 동향과 문학사 및 관념사를 주제로 현대인의 입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2019년에는 산네스 코뮤네의 문화상을 받았다.2011년에 소설 [뒤영벌 사냥꾼]으로 데뷔했으며, 변덕스럽고 별난데다 신경증적 불안감에 시달리는 잉그리 빌테르를 주인공으로 한 3부작 소설을 발표하면서 작가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인 [잉그리 빈테르의 아주 멋진 불행]은 출간되기 전부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 노르웨이의 인기 코미디언이자 배우인 헨리에테 스텐스르룹이 영화 저작권을 선점하기도 했다. 또한 2019년에 ‘잉그리 빈테르’ 시리즈로 노르웨이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아프텐블라데(Aftenbladet)]의 문화상을 받았는데, ‘무겁고 침울한 노르웨이의 현대문학에 현실과 유머가 어떻게 어울릴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 작가’로 평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