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전국 방방곡곡 홀연히 길을 떠난 장산 스님이 마주한 풍경들로 가득한 책이다. 불현듯 도반의 연락을 받고서, 또는 계절이 바뀌거나 갑자기 호기심이 생겨 떠난 길 위에서 스님은 눈부신 정경과 인상적인 사람들을 만난다.
이십 년 전 가을,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속 정취를 보러 봉평으로 향한 스님은 허생원과 동이가 걸었을, 무릉도원 같은 메밀꽃밭에서 강렬한 달빛에 취한다. 가야산 해인사 길목, 홍류동 계곡은 천 년 전 최치원 선생이 “천상이 어딘가 했는데 바로 예로구나”라며 감탄한 곳. 붉디붉은 진달래로 가득한 계곡에서 스님은 봄의 향연을 본다. 마치 즐거워 비명을 지르듯 흐드러지게 핀 부여 궁남지 연꽃밭의 정경은 「궁남지 연꽃이 필 무렵」에 담겼다. 이 수필은 월간 《신문예》 2019년 신춘문예 수필 부문 당선작이기도 하다. 또 이 책의 표제가 된 「달을 병에 담은 동자승」에는 자상한 노스님과 순수한 동자승의 대화가 훈훈하게 그려진다.
출판사 리뷰
세상사와 인간사를 관통하는 수행자의 예리한 시선!
장산 스님의 50여 년 구도의 발자취를 담은 수필집
월간 《신문예》 2019년 신춘문예 수필 부문 당선작 수록
수행의 길에서 만난
부처님의 소중한 가르침 장산 스님은 석가세존의 가르침을 전하는 전법도량 세존사의 회주이다. 1965년 해인사에서 고암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후, 해인사 강원과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을 졸업했다. 장산 스님은 ‘만법귀일 일귀하처萬法歸一 一歸何處’를 화두로 동화사, 묘관음사 등에서 정진했다. 1985년 호주 시드니에 불광사를 설립해 포교했고, 이후 2003년 부산에 세존사를 창건했다. 또 대한불교조계종 초심호계위원·법규위원·교육원 역경위원장, 부산 동명불원 주지, 서울 대각사 주지, 재단법인 대각회 상임이사 등을 지냈다. 스님은 현재 부산 금련산 자락 세존사 반산선원에서 안거하며 스스로 노산老山이라 자호하였다.
장산 스님은 2013년 부산에서 설악산까지 53일간 왕복 1,300킬로미터 걷기 수행을 성취하며 이에 대해 수필집 『걷는 곳마다 마음꽃이 피었네』에 기록했다. 또 당대唐代 조주 선사의 말씀을 풀어 쓴 『조주어록 석의』를 비롯하여 스승인 고암 선사의 뜻을 기록한 『고암 법어록』 등 여러 책을 펴냈다. 그리고 2019년 겨울, 그간 수행 길에서 만난 사람과 풍경들을 통해 깨달은 내밀한 이야기 오십여 편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펴낸다.
장산 스님이 세밀하게 그려낸
세상 사는 사람 속 ‘이야기 스케치’이 책에는 전국 방방곡곡 홀연히 길을 떠난 장산 스님이 마주한 풍경들로 가득하다. 불현듯 도반의 연락을 받고서, 또는 계절이 바뀌거나 갑자기 호기심이 생겨 떠난 길 위에서 스님은 눈부신 정경과 인상적인 사람들을 만난다.
이십 년 전 가을,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속 정취를 보러 봉평으로 향한 스님은 허생원과 동이가 걸었을, 무릉도원 같은 메밀꽃밭에서 강렬한 달빛에 취한다. 가야산 해인사 길목, 홍류동 계곡은 천 년 전 최치원 선생이 “천상이 어딘가 했는데 바로 예로구나”라며 감탄한 곳. 붉디붉은 진달래로 가득한 계곡에서 스님은 봄의 향연을 본다. 마치 즐거워 비명을 지르듯 흐드러지게 핀 부여 궁남지 연꽃밭의 정경은 「궁남지 연꽃이 필 무렵」에 담겼다. 이 수필은 월간 《신문예》 2019년 신춘문예 수필 부문 당선작이기도 하다. 또 이 책의 표제가 된 「달을 병에 담은 동자승」에는 자상한 노스님과 순수한 동자승의 대화가 훈훈하게 그려진다.
세상 사는 사람들 속 장산 스님의 ‘이야기 스케치’에는 위트가 넘친다. 남원 광한루에서 춘향이와 이몽룡을 즉석 연기하는 유쾌한 청춘남녀, 울산 진하 해변을 덮친 해무를 보며 처용가를 읊는 교포 3세 고대 언어학자 헤일리 킴, 가야산 해인사에 살던 기인 앵금이 등 저마다의 개성을 간직한 이들이 보통의 우리네 삶에서 벌어지는 각양각색의 모습들을 이야기한다.
이상일태異象一態
겁劫 밖에 떠도는 그림자
그 속에 세상이 있다 했다
너와 나는 흩뿌려진 홀씨
아무리 보아도 알 수 없는 얼굴들
자세히 보면
너무나도 닮은 하나의 무영수無影樹 (본문에서)
아름다운 풍경으로 변주되는
장산 스님의 맑고 순수한 영혼의 빛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지은경 문학박사는 장산 스님의 수필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극찬했다.
자연 합일 사상의 덕목을 갖춘 스님의 글들은 고통이 없다. 세상사와 인간사를 관통하는 수행자로서 양심, 도덕, 인간미가 녹아 있는 글 속에는 평범한 것에서 아름다움을 창출해 내는 미적 가치가 구현되고 있다. 혼탁한 시대에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맑고 투명한 소년 같은 순수한 감정이 살아 있으며 진솔한 내면세계는 눈과 귀와 마음을 맑게 하는 순정이 있어 긴 여운을 남기고 있다. (지은경, 「추천의 글」에서)
장산 스님은 종교인이자 문인이며 글과 삶이 동일하다. 세상사를 꿰뚫고 있으며 인간사를 변화시키는 글, 대중을 위해 만상의 참모습을 밝혀주는 글을 쓴다. 장산 스님은 순수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로부터 얻은 깨달음을 이 책의 각 글 말미에 짧은 시구절로 남겨 깊은 여운을 자아냈다. 책 곳곳에 그려진 세밀화는 다방면에 취미가 있는 장산 스님의 솜씨다. 스님은 숨겨진 옛날이야기들을 마치 곁에서 들려주는 듯 친근하게 풀어나가며 삶에서 되새겨야 할 지혜와 교훈을 전해준다.

궁남지에 핀 꽃과 아직 피지 않은 연 봉우리를 사람들은 자신의 눈 속에 넣으려고 드넓은 꽃밭을 헤매는데, 세상의 모든 연꽃은 여기에 다 와 있다는 것을 알았지요. 사람들은 그날따라 얼마나 많이 왔는지, 연지蓮池 두렁길에서 부딪쳐 걸을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모두가 연꽃 이야기만 하는데 가만히 보니 사람들의 눈동자엔 수많은 연꽃들이 환하게 피어 있었습니다. 그들도 나처럼 연꽃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눈 속에 담아가려는 것 같았지요. 서 대사에게 연꽃을 얼마나 찍었느냐고 물으니, 그는 말하기를 연꽃을 찍는 것이 아니라 연꽃 속의 미소를 본다는 것이었지요. (……) 염화미소? 부처님이 영산에서 연꽃을 드시니 가섭이 미소를 지었다는 그 염화미소가 생각났습니다.
사람은 본시 착한디, 그란디 왜 잘못되는가 하면 욕심 때문이라 그것여. 그라믄 어떡하냐 하먼 욕심만 버리면 된다 이거여. 그것 같고도 안뎌. 또 뭐냐 하먼 부지런하고 공부도 해야 허구요, 뭐 할 것 많지라. 안 그렇소? 그리고 눈으로 보는 거, 귀로 듣는 거, 그거 다 내가 아녀. 눈 따라가고, 귀로 들은 것 따라가다 보먼 다 망하는겨. 내 안에 있는 내 맴도 나 아니지라. 언제 변할지 모르는 게 맘여. 그라먼 뭐로 중심을 잡아야 쓰것소? 역시 맘여. 그란디 그 맘은 부처님 같은 맘을 써야 한다 이거요. 알것습니까?
작가 소개
지은이 : 장산
서산에서 태어났다. 어느 날 불현듯 가야산 해인사로 가 고암 스님을 찾아뵙고 낙발落髮하였다. 고암 선사의 가르침은 “철산을 뚫고 대해파도를 건너야 네가 비로소 사람이 된다.” 하시었다. 그리고 선사께서는 ‘만법귀일 일귀하처萬法歸一 一歸何處’ 화두를 주시면서 너의 일생이 이 속에 속한다 하시었다. 지금은 부산 금련산 자락 세존사 반산선원에서 안거하며 스스로 노산老山이라 자호하였다.저서로는 『조주어록 석의』 상하권, 『화엄경 백일법문』, 『걷는 곳마다 마음 꽃이 피었네』가 있고, 『고암 법어록』, 고암영첩 『자비慈悲 멀리서 가까이서』를 편찬, 출간하였고 다수의 역서가 있다. 2019년 월간 《신문예》에 수필 「궁남지 연꽃이 필 무렵」이 당선되었다.
목차
추천의 글004
무영수無影樹007
책을 펴며009
돌아보면 떠나온 그 자리
1. 봉평 메밀꽃과 달빛019
2. 옹기장이024
3. 지리산 할매027
4. 진주 논개의 혼불032
5. 진달래 꽃물 붉게 흐르고036
6. 비 내리는 호남선041
하나의 생명에 하나의 천하가 있다
7. 금강 휴게소의 추억051
8. 대장장이와 구두쇠057
9. 호리별천지壺裏別天地060
10. 스님은 극락 갈 수 있습니까?063
11. 에밀레 신종神鐘066
강산을 걷는 사람
12. 객승073
13. 광한루에서 신판 춘향전076
14. 처용무處容舞082
15. 쇠지팡이 이현李玄089
16. 복사꽃이 보고 싶다094
그림자 없는 나무
17. 무등산 경기장에 울려 퍼진 목포의 눈물099
18. 법흥사法興寺에서 만난 노승105
19. 낚시하는 노인의 한마디111
20. 엉겁결에 스님이 되다119
21. 화사畵師126
22. 낙산 홍련암129
23. 떠내려가는 꽃잎132
24. 동지팥죽과 성불암 강도 사건135
25. 옴 삼바라 삼바라139
26. 마대부의 수행144
27. 산천이 걷는 것147
28. 궁남지 연꽃이 필 무렵153
29. 만성 스님의 진도아리랑157
30. 아랑녀의 유산164
31. 얘야 가지 마라, 다 죽었다172
눈 뜨면 다 비치는 것
32. 백운교白雲橋 난간에 앉아서177
33. 가야산 앵금이 이야기184
34. 섬진강 매화가 필 무렵190
35. 백제의 미소194
36. 진달래 성불받다200
37. 차와 친구205
산문山門
38. 마삼근麻三斤213
39. 허공을 땜질한 수행자216
40. 조주가 만난 문수와 보현219
41. 송계암 아이들223
42. 하늘에 표시한다229
43. 조주趙州의 인사법233
44. 조주의 세상 살아가는 방식237
45. 도둑놈과 선사240
46. 달을 병에 담은 동자승246
47. 오대산五臺山249
48. 영축산 천상 세계를 가다253
49. 자장 율사 열반의 풍경258
50. 동서를 구분 못 하다267
51. 황악산 대종사의 영결식273
52. 아득한 성자280
책을 닫으며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