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황금펜아동문학상, 천강문학상, 창주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으며 등단한 김수희 시인의 첫 동시집이다. 평범한 소재, 누구나 한 번쯤 다뤄봤을 시적 소재에 새로움을 부여하는 시인의 탁월한 능력이 돋보이는 시집이다.
이번 동시집에서 62편의 동시가 수록되어 있다. 1부에는 살아있는 동식물을 바라보는 어린이의 마음을 담은 동시들이, 2부에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자라나는 동심을 담은 작품들이 가득하다. 3부에는 사물이나 공간, 생명력 없는 어떤 것과도 소통할 수 있는 어린이의 모습이, 4부에는 계절과 자연, 일상을 살피는 어린이의 시선이 담긴 동시들이 가득하다.
참신한 시선이 돋보이는 김수희 시인의 첫 동시집은 어린이들에게도, 아동문단에도 신선함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주목할만한 동시집이다.
출판사 리뷰
나 혼자만 발견하는 새로움
어린이들은 늘 새로움을 발견한다. 보고 듣고 만지고 만나는 것들이 늘 새로울 수 없는데도 어린이들은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내고, 그 새로움에 즐거워한다. 그런데 어린이들이 발견하는 새로움은 어른들의 시선에서는 생경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독특한 발견들이 어린이들의 것이다. 그것은 누구나 발견하고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나 혼자’ 발견하는 새로움이다.
김수희 시인의 첫 동시집 ‘이상한 계산법’에는 어린이의 관점에서 나 혼자 발견하는 새로움이 가득 담겨 있다. 날아가던 까치가 감나무에 멈춰서는 건, 빨갛게 익어버린 신호등 때문이고(감나무 신호등), 뽑아도 뽑아도 자꾸만 자라는 텃밭의 잡초는 할머니의 지우개를 피해 계속되는 자연의 낙서이며(낙서), 높은 하늘을 아기새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까치가 집을 높은 곳에 짓는다고(까치집) 생각하는 어린이들의 시선에 시인은 충실하다.
햇살이 꼬드겨도 / 서둘러 익지 않을 거야. / 바람이 간질여도 / 꼭지 손 놓지 않을 거야. / 네가 아무리 올려다 봐도 / 모른 체할 거야 / 절대로 호기심에 / 뛰어내리지 않을 거야. [……]
- ‘까치밥’ 중에서
흔히들 관찰자가 주어가 되지만, 어린이는 주어를 아주 쉽게 바꾸어 버린다. 늦가을까지 꼭꼭 매달려 있는 감을 관찰하고 있던 어린이는 이야기의 주인공을 자신이 아닌 ‘감’으로 바꿔버린다. 관찰의 대상이 주인이 되어버리는 새로움을 어린이는 아주 쉽게 만들어낸다. 감이 주어가 되는 순간, 나무에 매달려 있는 정적인 감의 이야기는 역동적으로 바뀐다. 뛰어내리지도 않을 것이고, 먹고 싶어 바라보는 시선도 외면하고, 오로지 까치밥이 될 때까지 버티고 버티는 과정이 새롭게 전달된다.
또한 김수희 시인의 동시는 호흡이 길고 시적 경험이 깊다. 기습적으로 떠오르는 단상을 잡아내고 그것을 옮겨적는데 머무는 동시가 아니라, 그 시적 경험을 길게 우려내어 시를 형상화하는 탁월한 재주를 선보인다. 삼촌에 대한 할머니의 그리움을 낡은 사진에 담아서 한참을 살펴보고(돈이 머싱고), 고추밭에 하나 둘씩 익어가는 고추의 속도를 따라 천천히 오래 관찰하고 조금씩 나눠서 익는 똑똑한 고추를 발견해낸다(똑똑한 고추). 돗자리를 깔고 호박잎과 고구마를 파는 할머니의 하루에 온종일 시선이 머무르고(은행나무 가게), 바람과 햇살을 견뎌내는 너럭바위를 계절이 지나가도록 오래 지켜본다(바위).
호흡이 길다고 해서 시가 모두 긴 것은 아니다. 짧은 시에도 오랫동안 머무르고 익힌 흔적이 역력한 작품들도 많이 눈에 띈다.
얘, / 시침 떼지 마! // 네 손등에 봄볕 묻었어.
- ‘꽃샘추위’ 전문
이 짧은 3행의 시를 쓰기 위해 시인은 얼마나 오랫동안 고민했을까? 꽃샘추위를 생각하는 어린이가 자신만의 새로움을 찾아내기까지 얼마나 생각하고 생각했을까? 긴 생각 끝에 아무리 추워도 꽃샘추위도 이미 바뀐 계절인 봄의 한 모습이라는 데 생각이 다다르자, 봄볕을 손등에 담아낸다. 많은 말을 담지 않지만, 긴 호흡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이처럼 김수희 시인은 동시를 통해 어린이만이 만날 수 있는 새로움을 평범하고 쉬운 소재에서 찾아낸다. 그리고 오래 고민하고, 시적 경험이 숙성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멋진 동시를 건져 낸다.
좋은 동시를 읽는 즐거움, 새로운 시인을 만나는 즐거움을 충족시켜줄 좋은 동시집으로 손색이 없다.
까치밥
햇살이 꼬드겨도
서둘러 익지 않을 거야.
바람이 간질여도
꼭지 손 놓지 않을 거야.
네가 아무리 올려다봐도
모른 체 할 거야.
절대로 호기심에
뛰어내리지 않을 거야.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익어
첫눈을 만날 테야.
머리에 하얀 눈 모자 쓴 날
날개 지친 까치를 만나겠지?
배고픈 까치의
한 끼 밥이 되는 일
정말이지 근사할 거야.
벚나무
봄이 되면
너도나도
서로 쓰고 싶어
안달하는
꽃무늬 우산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수희
경상북도 김천시에서 태어났으며, 지금은 구미시에서 치과위생사로 일하면서 글을 쓰고 있다. 2015년에 창주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으며, 2018년에는 황금펜아동문학상과 천강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동시문학회와 한국아동문학인협회, 계몽아동문학회, 구미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동시집은 주목받는 젊은 시인의 첫 결과물이어서 더 주목된다.
목차
[1부] 감나무 신호등
벚나무 … 12
이사 가는 날 … 14
풀꽃 … 16
알림장에 사는 지렁이 … 18
감나무 신호등 … 20
수세미꽃 … 22
개불알꽃 … 23
모과나무 … 24
낙서 … 26
까치밥 … 28
똑똑한 고추 … 30
석류 … 32
땅따먹기 … 34
가을날 … 35
은행나무 가게 … 36
까치집 … 38
덩굴장미 … 40
[2부] 고래 한 마리
핑계… 44
할머니 손톱깎이 … 45
힘센 우리말 … 46
미운 오리 새끼 … 48
엄마의 계산법 … 50
돈이 머싱고 … 53
보름달 택배 … 54
단체 사진 … 56
고장 … 58
고래 한 마리 … 60
집으로 출근하는 엄마 … 62
택배 … 64
반올림 … 66
인기 얻는 법 … 68
낙법왕 … 70
첫 손님 … 72
[3부] 소라 껍데기
소라 껍데기 … 76
한가위 … 78
동굴 벽화 … 80
점 … 82
햄버거 가게 … 84
쉼표 … 86
힘센 고깃배 … 88
고장난 CCTV … 90
바위 … 92
신문지연 … 94
입학식… 94
세상 뒤집기 … 96
딱지왕 … 98
낚시하는 엘리베이터 … 100
딱지 vs 쪽지 … 102
[4부] 풀려라 겨울
꽃봉오리 … 106
봄눈 … 107
까불까불 … 108
유채꽃밭 … 110
꽃샘추위 … 112
덧니 … 113
쥐불놀이 … 114
모과 한 알 … 116
풀려라 겨울 … 117
별똥별 … 118
인형뽑기 … 120
봄 밥상 … 122
진눈깨비 … 124
가을이 누고 간 똥 … 126
컬링 … 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