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주변을 돌아보면, 장애를 겪고 있거나 나이가 많아 생활기반이 없는 경우, 혹은 다른 이유로 자산조사를 받고 수당을 받으며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여건이 나아져 취업을 하고 일정한 소득을 올리게 되면, 이 수당은 적어지거나 받을 수 없다. 여러분이 이런 처지에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불안정한 노동자 계층, 이른바 ‘프레카리아트(precariat)’가 늘고 있다. 시간제 고용이나 ‘우버’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의 단기 고용을 얻는 ‘긱(Gig)’ 경제 안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으며, 교사들마저 계약직으로 고용되는 게 현실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 같은 맥락에서 복지를 ‘찌꺼기’로 만들고, 그 대상자들에게 ‘낙인’을 찍고 ‘수치심’을 갖게 하며, 적지 않은 사기와 범죄, 행정적 실수를 유발하는 자산조사에 기초한 기존의 선별적 수당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유급 고용의 개인들이 소득을 올릴 때마다 부당하게 부과되는 세제의 문제점을 파헤쳐 급변하는 새로운 환경에 적합한 새로운 수당 시스템과 세제 변화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그리고 이들 제도의 점진적 변화를 통해서도 기본소득의 시행과 반대의 핵심에 있는 재원 마련이 가능하며, 이런 점은 기본소득이 당장이라도 시행이 가능할 수 있다는 증거(수치로 제시한다)다.
나아가 이 책은 일정 금액으로 모든 개인에게 조건없이 지급하는 기본소득이야말로 기존의 선별적 수당 시스템이 발생시키는 문제점들을 야기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빈곤과 불평등을 감소시키고 고용 불안을 완화시키는 등 개인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기제로서 불확실한 미래에 가장 적합한 복지 유형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영국의 아동수당은 1946년부터 한 명 이상의 자녀가 있는 모든 가정에 지급된 가족수당에 이어 1970년대부터 지급하고 있는 대표적인 보편적 수당으로, 기본소득이 시행될 때의 가치를 미리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다.
아울러 이 책의 대다수 내용은 영국사회라는 맥락에 기초하고 있지만, 상당수 내용이 한국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400여 년 전부터 시작된 영국의 복지제도와 베버리지의 수당 시스템이 시작된 동기 및 정신을 통해서, 왜 우리에게 미래의 복지제도로 기본소득을 시행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도록 한다.
출판사 리뷰
기본소득은 이제 더 이상 괴짜나 이상주의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다.1920년대 영국에서는 가족수당이 ‘괴짜나 이상주의자들이 하는 이야기’로 들렸으나, 1946년부터는 자녀가 한 명 이상 있는 모든 가족이 가족수당을 받았고, 1970년대부터는 아동수당을 받고 있다.
이 책은 아동수당처럼 기본소득이 모든 개인들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지급하는 ‘보편적 수당’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복지를 ‘찌꺼기’로 만들고 대상자에게 ‘낙인’을 찍는 기존의 수당 시스템에, 유급 고용의 개인들에게 ‘부당하게’ 부과하는 세금제도에 문제를 제기하고 왜 기본소득이 반드시 시행되어야 하는지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나아가 이 책은 실행가능한 기본소득의 여러 선택안들을 제시하고 기존의 복지제도와 세금 및 수당 시스템 안에서도 재원 마련이 가능하며 전면적인 시행보다는 단계적 시행이 좀 더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수치(마이크로시뮬레이션)상으로 그 증거를 제시한다. 아울러 기본소득에 반대하는 목소리들도 살펴보고, 이런 목소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한다.
-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기본소득으로 가구는 안전한 기반을 갖게 될 것이다
기본소득은 상당한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소득의 지급이 절대 중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가구의 가처분 소득은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가구원의 기본소득으로 이루어지는 안전한 기반을 갖게 된다. 기본소득으로 자산조사에 기초한 수당에서 벗어난 가정의 경우에 더 이상 복잡한 행정업무에 대처하지 않아도 된다. 또 구직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평가받을 일도 없다. 제재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 자산조사에 기초한 기존의 모든 선별적 수당은 그 대상자에게 낙인을 찍고 수치심을 갖게 한다
다른 사람과 공동체, 더 크게는 사회로부터 낙인이 찍힌 사람은 수치심을 느낀다. 고프먼은 낙인을 ‘신체적 기형’과 ‘개인적 성격의 결함’, ‘인종, 국가, 종교의 부족적 낙인’으로 구분했다. 복지제도라는 배경에서 나타나는 것은 두 번째 낙인이다. 사람들은 자산조사로 수당을 받는 이들이 그런 상황에 처한 것을 성격적 결함의 탓으로 돌리면서 이들에게 낙인을 찍는다. 낙인의 뿌리에는 낙인을 찍힌 사람과 같은 상황에 처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즉, 자산조사로 수당을 받지 않는 사람은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되는 두려움에서 이런 수당을 받는 사람에게 낙인을 찍게 된다. 이는 자산조사에 기초한 수당을 받고 있으나 이 같은 상황을 원치 않는 사람도 스스로에게 낙인을 찍을 수 있다는 의미다.
- 선별적 서비스는 복지를 찌꺼기 내지는 공공의 부담으로 보는 사회적 산물이다
리처드 티트머스가 말한 것처럼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질이 낮은 선별적 서비스는 ‘복지’를 찌꺼기 내지는 공공의 부담으로 보는 사회적 산물이다.” 반면 보편적이고 무조건적 수당은 모두에게 지급되므로 질이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모두에게 혜택을 주기 때문에 ‘복지’를 우리가 공유하는 것, 모두가 경험하도록 해야 하는 것, 모두가 자신이 가진 재력에 따라 기여해야 하는 것으로 만든다.
- 아동수당이 끝나는 시점부터 단계적으로 접근한다면 재정적인 실현가능성 시험을 통과할 것이다
점진적으로 시행하는 이 제도안에 대한 마이크로시뮬레이션 결과가 부록에 실려 있다. 영국의 경우, 아동수당은 16세 생일이 지나면 지급되지 않는다. 부모와 다른 양육자들이 18세까지 성년 초반 성인들의 돌봄 비용을 계속 책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16세의 기본소득은 지금의 아동수당처럼 부모나 양육자에게 지급하고, 17세에는 부모와 젊은이에게 절반씩 지급하고, 18세가 되면 젊은이에게 지급하는 식으로 지급 기제에 단계적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이 제도안이 재정적 실현가능성의 시험을 통과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의미다.
- 기본소득이 있다면 사람들이 일을 하지 않으려 하기 보다는 일을 더 원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기본소득이 있다면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이 훨씬 더 커질 것이다. 직장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능력이 강화될 것이다.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직장을 떠나겠다는 위협이 진짜로 받아들여질지는 다양한 요인에 좌우되겠지만 말이다. 실업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 것이고 임금이 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보다 잘 반영하게 되면서 제조업계와 서비스업계의 현대화와 노동자의 노동 가치에 기반을 둔 진정한 의미의 임금 협상을 위한 합리적인 산업계획의 조건이 마련될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액수의 돈을 주기로 한다면, 결정해야 할 문제는 하나뿐이다. 얼마를 줘야 할지만 정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마다 돈을 다르게 주거나 어떤 사람에게는 돈을 주고 어떤 사람에게는 돈을 주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결정해야 할 문제가 더 많아진다. 여러 유형의 가구들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돈이 얼마인지,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할당된 소득액을 얼마나 빨리 줄여야 할지, 누가 누구와 함께 사는지, 사람들이 돈을 얼마나 벌고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2차 대전 중에는 정부가 국민생활의 많은 영역으로 영향력을 넓혔다. 정부가 의료와 교육, 소득 유지에 실질적으로 개입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1942년 전반적인 국민보험 혜택과 충분한 자원이 없는 사람들의 소득을 유지하는 중앙관리형 국가부조제도를 제안한 윌리엄 베버리지의 보고서는, 전쟁 중에 더 나은 삶을 고대하던 사람들에게 무척이나 반가운 존재였다. 1945년 가족수당(아동수당의 전신), 1946년 국민보험퇴직연금(기여형), 실업수당, 상병수당의 법령이 의회를 통과했다.
기존의 시장실패의 맥락에서 보면, 사실 세금과 수당이 없는 경제가 적절한 세금과 복지제도가 있는 경제보다 효율이 떨어진다. 공적 제공이 경제에 이용가능한 인적자원을 강화하고 기업의 성공을 강화하는 ‘기업지원정책’을 다루는 경우에는 특히 더 그렇다. 앳킨슨이 제안하는 것처럼 ‘불완전한 정보와 시장의 부재 같은 현실 세계의 현상을 고려하면 기본소득 지급과 관련된 세금의 추가 징수가 자원 배분을 개선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말콤 토리
영국 시민기본소득트러스트(Citizen’s Basic income Trust)를 이끄는 중심인물이자 2월 초 개최되는 ‘2020년 대한민국 기본소득박람회’에 초청된 저자 말콤 토리의 2013년 저작《모두를 위한 기본소득》은, 출간 직후 영국 유수의 일간지에 기본소득을 다룬 최초의 전면적인 기사를 등장시켰고 또 다른 여러 기사들이 나오게 함으로써 영국의 기본소득 논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계기를 만들었다. 런던정경대학(LSE) 방문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경제, 경영, 철학, 수학, 신학을, 대학원에서는 사회정책과 신학을 전공했다. 1980년부터 2014까지 영국교회의 목회자로 봉사했고, 2014년부터는 기본소득운동과 사회보장 개혁 및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는《시민소득의 실현가능성The Feasibility of Citizen’s Income》(2016),《시민기본소득Citizen’s Basic Income》(2016),《중재기관Mediating Institutions》(2016),《시민소득을 위한 101가지 이유 101 Reasons for a Citizen’s Income》(2015),《모두를 위한 기본소득Money for Everyone》(2013) 등이 있다.
목차
추천사-가이 스탠딩
머리말
서론 - 상상해보자
1장 어떻게 우리가 지금의 상태에 이르게 되었나?
2장 경제, 일, 고용
3장 개인과 그 가족들
4장 행정의 효율성
5장 빈곤과 불평등 감소
6장 실현가능한 일인가?
7장 시행을 위한 선택안들
8장 시범 프로젝트와 실험
9장 반대의 목소리
10장 기본소득의 대안들
11장 간략한 요약
용어
후기
감사의 말
부록
주해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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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기(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