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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짜리 벽지
소야 | 3-4학년 | 2020.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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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오늘의 동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김순영 시인이 등단 14년 만에 선보인 첫 번째 동시집이다. 어린이들의 시와 글쓰기를 지도하는 선생님으로 늘 어린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기에, 늦은 동시집 출간이 다소 의아하기도 하지만, 작품 한 편 한 편에 담아낸 동심의 깊이가 남달라서 애써 고르고 다듬은 시간에 공감이 되는 책이다.

특히 이 책에는 어린이들 곁에서 함께 생활하는 시인이 바라보는 어린이들의 성장 이야기가 진하게 담겨 있다. 몸이 자라는 어린이들, 마음이 자라는 어린이들을 자세히 살피고, 그 ‘자라남’을 동심으로 형상화시켜낸 특별한 책이다. 또한 어린이들의 감정과 생각의 속살까지 세밀하게 접근하고, 동시로 잘 녹여낸 작품들도 눈에 띤다. 이 책의 그림은 시인과 함께 글쓰기를 공부하는 ‘글꼭지 아이들’이 그렸다.

  출판사 리뷰

어른들은 어린이의 마음을 읽어 낼 때도 어른답게 읽어낸다. 어른들의 생각과 기준, 어른들의 용어와 가치로 읽어낸다. 어느 영화 속에서 어린이에게 실수한 어른에게 “취소”라고 말하면 된다고 쉽게 해결책을 제시했던 장면처럼, 어른이의 내면을 어린이의 시각에서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김순영 시인의 신작 동시집 ‘열 살짜리 벽지’는 어린이의 내면을 어린이답게 읽어낸 뛰어난 작품들이 돋보이는 책이다. 구멍난 양말을 신고 간 하루 동안의 마음(부끄러운 발가락)이나, 칭찬에 귀가 솔깃한 마음(맛보는 귀), 잘못에 대해 쉽게 반성하고 돌이키는 마음(반성사진) 등에는 어린이다운 내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린이다움이 끝까지 유지되기 위해서는 시적 화자가 명확하게 어린이로 고정되고, 끝까지 흔들리지 않아야 하는데, 김순영 시인의 작품들은 시적 화자가 모호해지거나, 흔들리는 모습이 전혀 없다. 모든 작품의 화자는 1행부터 마지막까지 ‘나=어린이’이다. 그래서 어떤 작품을 들춰봐도 어린이의 마음을 엿볼 수 있게 된다.

발표하는 중에 발견한 / 잘못된 내 글, / 아닌 척 지어가며 발표했다. // 급히 만든 내용에 / 눈동자가 흔들려 / 단어가 더듬더듬 / 문장도 삐걱삐걱 / 덜 익은 즉석요리 같다. // 거짓말이 길을 잃고 / 갈팡질팡했다.
- '길 잃은 거짓말' 전문

학교에서, 학원에서 발표할 때 자신이 준비한 내용이 틀린 것을 가장 먼저 눈치채는 건 자기 자신이다. 그 잘못을 들키기 싫어서 임기응변으로 내용을 지어내고, 얼버무리듯 넘어가는 발표에 가장 속상하고 실망하는 것 역시 자기 자신이다. 어린이의 실수에서 어이지는 행동, 그 행동에 대한 자기반성에 이르기까지 이 작품은 철저하게 어린이만 등장한다. 어린이다움을 오롯이 담아내려 노력한 작품이다.
또한 김순영 시인의 시집에는 말에 대한 특별한 감각, 소재를 바라보는 참신함이 담뿍 묻어 있다. 짧고 쉽게 쓰는 요즘 동시의 경향에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이고 긴 호흡과 짧은 호흡의 조절이 잘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어린이의 마음이 엿보이는 책이라, 호흡 조절도 자연스러운 동시집이라서 어린이들이 읽기에 아주 좋은 새학기 선물 같은 책이다.

열 살짜리 벽지

10년 만에 이사하는 날,
아빠가 낡은 벽지 한 켠을
부-욱 찢어 실어왔다.

펼쳐보니
그 안에
누나 키, 내 키 재던 손 때와
10년 시간이 자라있었다.

“이건 갖고 오고 싶었어.”
아빠는 예쁘게 오려
새하얀 벽지 한 켠에 덧붙였다.
낯설던 집이 편안해졌다.

그 앞을 오갈 때마다
열 살짜리 벽지가
어릴 때 기억을
솔솔 뿌려주었다.

감탄사

- 아이고!
- 저런!
- 아차!

툭툭 터져 나오는
놀람 감탄사

먼저 달려 나와
긴장을 풀어준다.

뒤따라 나오는 말이
기운을 차린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순영
경상북도 상주시에서 태어났으며, 2006년 '오늘의 동시문학' 신인상에 당선되면서 문단활동을 시작했다. 한국동시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서울문화재단으로부터 2019년 창작 지원금을 받았다. 동시집 『열 살짜리 벽지』는 김순영 시인의 첫 동시집이다.

  목차

[1부] 새싹의 공부
두리번두리번 …12
숨겨 주기 …14
나무 상처에 …16
꽃 식당 …18
귀찮음 …21
도시 흙 …22
새싹의 공부 …24
초록 신호 …26
숨구멍 …28
새 떼 …30
물고기의 공부 …32
기계병아리 …34
쏠림 …36
예의 바른 무지개 …38
반성 사진 …40

[2부] 길 잃은 거짓말
호기심 나라엔 …44
감탄사 …46
책 나이 …48
맛보는 귀 …50
딸꾹질 …53
부끄러운 발가락 …54
사투리 …56
길 잃은 거짓말 …58
씨 뿌리기 …60
늙은이탑 - ‘경천사십층석탑’ 앞에서 …63
비밀 …64
유치원 소풍 …66
두 배 …68
지는 게 이긴다고요? …70
조마조마 …72

[3부] 마음 감추려고
통행료 …76
머뭇머뭇 …78
거스름돈 …80
내 소개할게요 …82
공짜의 가르침 …84
진짜 얼굴 …87
얼굴 …88
발뒤꿈치 …90
선물 앞에서 …92
시끄럽다고 …94
싸움 뒤엔 …96
운동장의 나누기 …98
마음 감추려고 …101
친구 찾기 …102
졸업 마침표 …104

[4부] 아빠가 되려면
보름달 웃음 …108
열 살짜리 벽지 …110
선물 …112
틀니 …114
같은 편 …117
유모차 …118
바코드 …120
민들레꽃 고모 …122
화난 형 …124
말이 짧아진다 …126
요양원을 지나가면 …128
괜찮아 …130
중심 …132
아빠가 되려면 …134
얼음덩어리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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