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귀신고래>로 아동문단에서 다시 한 번 크게 주목을 받았던 작가 김일광이 조선시대 최대 국영 목장이었던 영일 장기목장과 그곳에서 나고 자란 조선 최고의 군마 장기마에 관한 이야기를 내놓았다.
혈통 좋은 군마들이 자란 역사 깊은 목장이었지만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모두에게 잊힌 장기목장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 낸 작가는 우리에게 뼈아픈 질문을 던진다. 외규장각 도서가 돌아왔다고 해서, 조선왕실 의궤 반환에 대해 일본에서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해서 격동의 근대사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 것들을 다 찾았다고 할 수 있는가?
구한말의 어느 날. 평생을 장기마를 키우는 데 바친 울포 노인과 원 서방, 원 서방의 아들 재복이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진다. 목장을 폐쇄하고 기르던 말들은 일본군이 모두 징발해 간다는 것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난산으로 고생하는 어미 말 학달비와 새끼 태양이만은 징발을 면한다. 대신 말 다루는 솜씨가 출중한 원 서방은 말몰이 앞장으로 일본군을 따라가게 된다.
곧 돌아온다던 원 서방은 소식이 없고, 혼자 남은 재복이만 학달비와 태양이를 키우며 아버지를 기다린다. 아버지도 장기 군마도 사라진 호미곶에 일본인들이 점차 세력을 뻗친다. 그중 도가와라는 인물은 잦은 출장으로 자리를 비우는 감시소장 다이스케를 대신하여 조선인들의 땅과 재산을 무자비하게 빼앗는다. 감시소장 다이스케는 재복이와 울포 노인에게 원 서방 소식을 전해 주며 이들은 회유하려 한다. 하지만 다이스케는 도가와를 통해 이야기를 전할 뿐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데…
출판사 리뷰
일제로부터 빼앗겼지만 빼앗겼는지도 몰랐던 잃어버린 우리 것 이야기
이 책은 다시금 빼앗긴 우리 문화유산에 고개를 돌리라고 넌지시 이야기한다. 최근 외규장각 도서를 되찾으면서 잃어버린 문화재 반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세간의 주목을 받는 문화유산은 일부일 뿐 일제로부터 독립한 지 65여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되찾지 못하고, 되찾기는커녕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있는 문화유산이 많다. 이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장기마 역시 우리가 지켜 내지 못한 소중한 유산이다.
《귀신고래》로 아동문단에서 다시 한 번 크게 주목을 받았던 작가 김일광이 조선시대 최대 국영 목장이었던 영일 장기목장과 그곳에서 나고 자란 조선 최고의 군마 장기마에 관한 이야기를 내놓았다. 혈통 좋은 군마들이 자란 역사 깊은 목장이었지만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모두에게 잊힌 장기목장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 낸 작가는 우리에게 뼈아픈 질문을 던진다. 외규장각 도서가 돌아왔다고 해서, 조선왕실 의궤 반환에 대해 일본에서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해서 격동의 근대사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 것들을 다 찾았다고 할 수 있는가?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의 의미는 남다르다. 이제껏 주목 받지 못한 장기마와 장기목장을 처음으로 조명하여 오래전에 잊힌 우리 것의 숨결을 다시 느끼게 한다. 100여 년 전 바닷바람과 태양을 가슴을 품고 드넓은 호미곶을 달리던 장기마를 아는 것은 분명 잃어버린 우리 것을 되찾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부모도 터전도 잃은 이 땅에서
장기마는 달린다. 새 나라의 첫 군마가 되기 위하여!
구한말의 어느 날. 평생을 장기마를 키우는 데 바친 울포 노인과 원 서방, 원 서방의 아들 재복이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진다. 목장을 폐쇄하고 기르던 말들은 일본군이 모두 징발해 간다는 것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난산으로 고생하는 어미 말 학달비와 새끼 태양이만은 징발을 면한다. 대신 말 다루는 솜씨가 출중한 원 서방은 말몰이 앞장으로 일본군을 따라가게 된다. 곧 돌아온다던 원 서방은 소식이 없고, 혼자 남은 재복이만 학달비와 태양이를 키우며 아버지를 기다린다. 아버지도 장기 군마도 사라진 호미곶에 일본인들이 점차 세력을 뻗친다. 그중 도가와라는 인물은 잦은 출장으로 자리를 비우는 감시소장 다이스케를 대신하여 조선인들의 땅과 재산을 무자비하게 빼앗는다. 감시소장 다이스케는 재복이와 울포 노인에게 원 서방 소식을 전해 주며 이들은 회유하려 한다. 하지만 다이스케는 도가와를 통해 이야기를 전할 뿐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데…….
조선인들 위에 군림하면서도 재복이에게 일을 주고 아버지에 대한 소식을 전해 주며 회유하는 다이스케의 모습은 기만적인 일제 통치의 양면성과 닮아 있다. 또한 힘든 삶 속에서도 꿋꿋하게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는 주인공 재복이는 고통 받는 민초의 다른 얼굴을 보여주며 저항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어려움에 굴하지 않는 재복이와 함께 장기마 태양이는 새 나라의 첫 군마가 되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기진맥진해진 학달비는 온몸이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학달비의 진통은 밤을 꼬박 새우고, 또 하루해를 넘길 것만 같았다. 재복이도 망아지를 기다리며 뜬눈으로 꼬박 밤을 새웠다.
그때 말몰이 개들이 한꺼번에 짖어 댔다.
“이 바람 속에 누가 왔나? 나가 봐라.”
재복이는 마방 문을 밀치고 고개를 내밀었다.
- 12페이지, 어미 말 학달비
“예, 참말이에요. 제가 두 눈으로 그 핏물을 똑똑히 봤다고요.”
“고금산이 우리 땅으로 말하자면 범 꼬리의 끝이지. 그 정기가 모인 자리를 그냥 두지 않을 모양이구나. 몇 년 전부터 그곳에 진을 치더니, 기어이 그런 짓을 꾸민 게야.”
울포 노인은 밭머리로 나가더니 지게 작대기를 움켜쥐었다.
- 56페이지, 고금산 쇠말뚝
‘어떻게 할까, 그냥 도망쳐 버릴까, 숨어 있을까? 엄마! 어쩌면 좋아?’
재복이는 천장을 올려다보며 엄마를 찾았다. 어떻게 하는 게 옳은지 선뜻 결정할 수가 없었다. 무서워서 몸이 바닥에 붙어 버린 것 같았다.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그때 등탑에서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렸다. 때맞춰 번개가 대낮처럼 밝게 일면서 우레가 귀를 찢으며 지나갔다. 놀란 태양이가 제자리에서 펄쩍 뛰어오르며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 118페이지, 어둠 속에서 만난 눈빛
작가 소개
저자 : 김일광
동해바다처럼 마음이 넉넉하면서도 문학은 아주 치열하게 하는 작가, 포항 섬안들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다. 어릴 때는 영일만으로 흘러드는 형산강과 샛강인 칠성강, 구강에서 미역을 감으며 살았다. 40년 넘게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으며, 1984년 창주문학상, 198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작품이 실리기도 했으며, 대표작 《귀신고래》는 포항시의 'One Book One City'와 창비어린이 2008 '올해의 어린이문학'에 선정되었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강치야, 독도 강치야》 《말더듬이 원식이》 《교실에서 사라진 악어》 등 수많은 작품이 있다.
목차
머리말
잃어버린 우리 것을 찾아서
어미 말 학달비
망아지 태양이
폐목령
돌아오지 못한 아버지
9월에 온 태풍
좌초된 가이요호
고금산 쇠말뚝
사진 한 장
범 꼬리에 세운 등대
징발되는 말과 수레
무서운 기억
일본 이름 타이요
해봉사 말 무덤
엄마 무덤 앞에서
소용돌이치는 해류
어둠 속에서 만난 눈빛
카오리, 리에 안녕
장사꾼 도가와
장기 의병
체포된 재복이
돌 수레를 끌며
무서운 채찍
유령 같은 사람
만세 사건
검은 뿔테 안경의 비밀
장기 군마, 두만강을 건너다
불타는 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