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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 예민한 남자입니다
밝은세상 | 부모님 | 2020.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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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예민-하다(銳敏하다) [형용사] 무엇인가를 느끼는 능력이나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빠르고 뛰어나다. 아니, 이렇게 좋은 뜻이었어? 예민하다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조금 놀랍다. 일상에서는 대부분 사전에 등재된 두 번째 의미, '자극에 대한 반응이나 감각이 지나치게 날카롭다'로 쓰이기 때문이다. 이 단어는 공식적인 욕으로 분류되는 단어가 아니지만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기는 좋아서, 오래전부터 아닌 척하는 편협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무기로 써왔다.

타고난 예민이들은 아주 어린 나이부터 이러한 공격을 받으며 자란다. 무방비하고 섬세한 이들에게 꽂히는 '너 이상해'라는 낙인. 그래서인지 예민한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부쩍 자신의 예민함과 영민함을 숨기려 든다. 조금 다름, 조금 독특함을 너무 이상함, 완전 또라이로 확대 재해석하고 퍼뜨리는 사람들이 난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세상에서 자신의 예민함을 공언하는 남자가 있다. 바로 박오하다.

이 책은 예민함을 터부시하는 사회에서 자신의 본질을 지키며 살아온 한 인간의 '웃픈' 기록이자, 소소한 투쟁기다. 또한 지금도 괜히 스스로를 의심하며 고통받고 있을 또 다른 '예민이'들을 응원하며 꿈과 희망이 가득한 예민 나라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노력이다. 저자는 언젠가는 모두가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예민이라 정말 다행이야!"

  출판사 리뷰

뭘 그렇게 예민하게 굴어

예민-하다(銳敏하다)
[형용사] 무엇인가를 느끼는 능력이나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빠르고 뛰어나다.

아니, 이렇게 좋은 뜻이었어? 예민하다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조금 놀랍다. 일상에서는 대부분 사전에 등재된 두 번째 의미, ‘자극에 대한 반응이나 감각이 지나치게 날카롭다’로 쓰이기 때문이다. 이 단어는 공식적인 욕으로 분류되는 단어가 아니지만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기는 좋아서, 오래전부터 아닌 척하는 편협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무기로 써왔다.

타고난 예민이들은 아주 어린 나이부터 이러한 공격을 받으며 자란다. 무방비하고 섬세한 이들에게 꽂히는 ‘너 이상해’라는 낙인. 그래서인지 예민한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부쩍 자신의 예민함과 영민함을 숨기려 든다. 조금 다름, 조금 독특함을 너무 이상함, 완전 또라이로 확대 재해석하고 퍼뜨리는 사람들이 난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세상에서 자신의 예민함을 공언하는 남자가 있다. 바로 박오하다.

대한민국에서 예민한 남자로 산다는 것

박오하는 유명인도 아니고, sns 스타도 아니다. 고전 문학에서라면 ‘무명씨’라 언급될 누군가다. 그는 스스로를 이렇게 소개한다.

“유별날 것 없는 평범한 남자. 하지만 형용사 하나를 더해 볼 수도 있다. 바로 ‘예민한’. 여기서 예민함이란 남의 눈에는 별종이란 뜻이고, 내 생각에는 상당히 감상적이란 의미이다.”

그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30대 직장인 남성이다. 저녁 회식은 갖은 거짓말을 해서 빠져나가고 억지로 들어간 단체 채팅방에선 1년 넘게 침묵하며 싫은 사람은 전화번호부터 지워버리는 사람. 설거지에는 마땅한 순서와 타이밍이 있음을 설파하고 수저는 수저받침 위에 올려놓을 줄 알며 심심하면 미술관에 가는 남자다. 보시라, 얼마나 평범한가? 하지만 사회는 그를 자주 ‘남자답지 않은 남자’ 또는 ‘별종’ 취급하며 비하했다.

이 책은 예민함을 터부시하는 사회에서 자신의 본질을 지키며 살아온 한 인간의 ‘웃픈’ 기록이자, 소소한 투쟁기다. 또한 지금도 괜히 스스로를 의심하며 고통받고 있을 또 다른 ‘예민이’들을 응원하며 꿈과 희망이 가득한 예민 나라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노력이다. 저자는 언젠가는 모두가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예민이라 정말 다행이야!”

“와이프랑은 뭐 하면서 시간 보내?”
종종 물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순간 와이프라는 단어가 살짝 거슬린다. 그보다 아내라는 말을 좋아해서다. 그래도 우선 대답을 해야 하니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고 잠시 생각에 잠긴다. 우리도 뭐 특별한 건 없는데? 싶다가도 한마디 꺼내본다.
“저희는 미술관에 좀 자주 가는 편이에요.”
“뭐, 네가?”
느닷없이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네, 제가 그림 보는 걸 좋아해서요”
몇몇 사람들은 기절초풍 일보 직전이다. 응? 왜 그러지?

그림을 보러 다니는 일은 나의 오랜 습관이다. 미술을 전공하는 여자 친구와 사귀었던 것이 계기였다. (그 친구가 지금의 아내는 아니지만…….) 그 후로 미술관을 찾아다니는 건 마치 이따금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안 어울리게 왜 그래? 우리 그런 사람들 아니잖아?”
상대는 나를 닦달한다.
“너나 나나 남다를 것 없는 남자잖아. 고만고만한 남자 인생이면 다 비슷해야 하는 것 아니야?”
보채기도 한다. 고상한 척 그만하고 축구나 한 게임 한 뒤에 술이나 마시자고. 드물게는 지나치게 빈정거리는 사람도 있다.
“남사스럽게 계집애처럼 그럴 거야?”
그럴 때 나는 조용히 미술관으로 향한다.
그림은 말이 없다. 가타부타 치근덕대지도 않는다. 과묵하니 더 정이 간다.
_ <미술관 가는 남자> 중에서

나는 같이 있기 불편한 사람들 틈에 끼어있는 걸 싫어한다. 거짓말을 해서라도 그런 모임에는 가지 않으려 한다. 누가 뭐라 하건 그 고집을 지켜왔다. 어색한 약속은 잡지 않고 귀가한다. 그러다 보니 또 집안일을 하게 된다. 이런……. 식탁에 앉아 거실을 둘러본다. 자꾸만 할 게 눈에 들어온다. 화병 물 갈아줘야겠네. 수건 빨래도 해야겠다. 점심 먹고는 냉동실 정리나 한 판 해볼까? 아차. 종량제 봉투 떨어졌지. 내 정신 좀 봐.

이래서는 집안일의 덫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끝없이 할 일은 쌓여만 간다. 방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 한 올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누군가는 이런 나를 두고 깔끔 떨고 자빠졌네 하겠지만, 맞다. 나는 어질러져 있는 꼴을 못 본다. 제각기 제자리에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 어질더분한 것은 발견하는 즉시 치워야 직성이 풀린다.

집에 들어오면 항상 손부터 먼저 씻는다. 왠지 모르게 찝찝해서다. 될 수 있으면 향 좋은 비누로, 뽀드득뽀드득. 그럴 때면 기분이 한껏 고조된다. 손이 깨끗해지는 것뿐인데 마음도 한결 홀가분해진다. 아, 참. 손에서 물이 줄줄 흐르는 채로 화장실을 나서는 법도 없다. 손을 야무지게 닦고 박수 한 번, 짝! 그러고 나서야 집에 온 것 같다. 손을 씻기 전에는 완전히 마음 놓을 수 없다. 집 밖의 먼지가 아직 묻어있을 테니.
샤워 전에는 잠자리에 몸을 뉘이지 않는다. 아무리 피곤한 날이라도 몸에 따뜻한 물을 끼얹고 허둥지둥 머리를 감고 나서야 잠들 수 있다. 그러니 손도 안 씻고 심지어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침대로 직행하는 아내의 몸부림은 도저히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사랑하니 망정이지, 친구 녀석이 그런다면 안방 문 앞에서 육탄 방어를 했을 것이다.
_ lt;깔끔 떨고 자빠진 날> 중에서

영화관은 어쩔 수 없어서라도 작은 영화관에 가야 할 때가 많다. 보고 싶은 영화가 아예 대형 극장에 걸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어! 이 영화 봐야지!’ 하고 예매하기를 눌러보면 상영관과 나의 거리 250킬로미터.
구미에 내려온 뒤로 영화를 제때 챙겨보는 일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지방일수록 저예산 독립 영화, 예술 영화, 소소한 다큐를 상영하는 극장은 찾아보기 힘들다.

내가 굳이 작은 영화관으로 향하는 이유는 그곳에서 부스럭-후루룩-짭짭 소리가 들리지 않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로지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공간, 그 공간이 빚어내는 정중함과 영화에 대한 존중감이 좋아서다. 물 이외의 음식물은 지니지 않고 오롯이 영화에만, 영화를 만든 이들의 마음과 그들이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에만 집중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 속에 함께 있을 때 전해져 오는 편안한 소속감은 대형 극장에서는 느끼기 힘들다. 하염없이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더라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그 모든 이름을 기억할 수는 없지만 가만히 앉아 영화의 여운을 느끼는 사람들. 그 묘한 동질감이 나를 잡아 끈다.

*

아내와 처음 데이트를 했던 신촌 아트하우스 모모. 그날의 떨림을 기억한다. 어정쩡한 자세로 매표소 주위를 맴돌던 나. 미셸 공드리 감독의 <무드 인디고>를 보는 내내 나는 손을 꼼지락거렸다. ‘손을 잡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니, 잡아도 될까?’ 전전긍긍하다 영화에는 집중도 못한 채 결국 손을 잡지도 못했다. 이후에 들어보니 그날 다짜고짜 손을 잡았더라면 ‘이 사람 왜 이래?’ 하며 나를 더 이상 만나지 않았을 거라고 했다. 망설임도 때론 쓸모가 있구나 싶어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우리는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인생 후르츠>를 보며 백년해로를 약속했다. 서로의 왼손과 오른손을 편안히 포개어 둔 채로.
_ <우리는 작은 것을 사랑해>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박오하
그저 조금 예민한, 남자.누군가의 식탁 위에 흐르고 있을 작은 질서를 존중하고, 초대받아 간 저녁 식사 자리에서는 꼭 수저받침 위에 젓가락을 내려놓는 사람. 법학을 전공했지만 도서관 800번대 서가에 오래 머물렀다. 때로 박수를 치는 타인의 손동작을 유심히 바라보며 그의 성격을 가늠해 보고, ‘할 수 있다’는 최면보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돼, 라는 위로의 말을 좋아한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어머니의 성을 따랐다.

  목차

여는 글_난 네가 그렇게 예민한 사람인 줄 몰랐어

1. 한국에서 예민한 남자로 산다는 것

미술관 가는 남자│갑시다, 병원│졌다│깔끔 떨고 자빠진 날│마음은 깨지기 쉬워요│쉽게 잊히는 우리의 이야기│다 생각이 있거든요│금강산도 설거지후경│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다│혼자에 태연해지기│기준│선망의 방, 경멸의 방│우리는 작은 것을 사랑해│아 고거이 또 그라제│경로를 벗어났습니다, 진작에│어떤 말들은 꼭 해야 해│당신의 일기│뜬금포│요즘 취미│그 말의 끝을 잡고│말이 좀 빠르시네│한 달에 한 번│고독한 깍쟁이│필─이 꽂혀가지구│그냥, 아무거나요?│그들의 속마음│남남 직행열차에 탑승하신 것을 환영합니다│아, 그런 거가│타인이라는 이름의 콘센트 뽑기│모두가 행복한 호칭│어디 한두 가지겠어요?│아유, 말도 마세요│다진 마늘로 하는 명상│금요일 저녁에는 삼일문고로

2. 예민 나라를 보았니 꿈과 희망이 가득한

예민한 나와 당신, 우리│예민 나라를 보았니 꿈과 희망이 가득한│하지만, 그렇지만│이게 다 뭐람│어디서 오셨어요?│이석원 팬 사인회 현장│서로에게 물드는 시간│그 목소리│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물어볼게요│당신의 편지│나도 성격 있어요│뒤돌아보지 않는 사람│5648│시를 사랑하세요│아주 중요한 사람│로열패밀리의 오바이트│아이고 두야│눈치 게임, 시작!│당신 그렇게 일만 하면 바보 돼│하는 사람, 받는 사람│당신의 일기2│죽음과 소년│누구의 말을 믿으시겠습니까│좋은 사람│명찰이 없으시네요?│타인을 알아가는 법│당신은 누구십니까│내적 회로 풀 가동│공중화장실 괴담│#교수 #갑질 #복수 #성공적│도대체 저한테 왜 그러시는데요│우리의 시간│하늘과 바람과 별과 예민함

닫는 글_제자리에 있는 컵과 행복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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