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조선인의 코와 귀를 베어 와라!”
그때 남원성에서는 모두 하나가 되어 왜적에 맞섰다!일본 교토 도요쿠니 신사 앞에는 ‘미미즈카(耳塚, 이총)’로 불리는 귀 무덤이 있습니다. 이름은 귀 무덤이지만, 실제로는 코 무덤이기도 합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조선을 침략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명령에 따라 왜군이 전리품으로 베어 간, 조선 군사와 백성의 코와 귀가 묻힌 곳입니다. 코를 베이고, 다치고, 죽고, 끌려가고… 왜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온몸 바쳐 싸운 우리 선조들의 넋이 낯선 땅에서 잠들지 못한 채 떠도는 것은 아닐까요?
《남원성의 눈물》은 어린이의 시선에 맞추어 정유재란 남원성 전투와 일본의 만행, 그 시대 아픔을 깊이 있게 담아낸 창작 동화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국난 극복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들은 이름 없는 일반 국민들이었습니다. 아무 대가 없이 의병이 되어 왜적에 맞서 싸운 사람들. 고단하고 찬란했던 그들의 삶을 어린이의 눈으로 풀어내 더욱 가깝고 애틋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바스락바스락, 스스스….” 수영이는 어느 날부터 귀에서 자꾸만 이상한 소리가 들립니다. 소리는 날로 심해지고, 그 원인을 찾기 위해 아빠와 남원 종갓집에 갑니다. 그곳에서 정유재란 당시 집안 어른을 지키기 위해 귀가 잘린 채 죽어 간 김개동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개동 할아버지는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수영이를 찾아온 걸까요?
이 책은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적 사실과 장소를 보여주며 우리 역사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바로 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어떤 이들이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오늘에 이르게 했는지. 그들의 고통과 희생을 되짚어 보며 어린이들은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나라를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해 볼 것입니다.
* 남원성 전투, 그때 그곳에서 함께 싸운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1597년, 6만여 명에 이르는 왜군이 남원성을 겹겹이 에워쌌습니다. 남원은 지리적으로 전라도와 충청도를 연결하는 곳이며, 군사적 요충지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남원성에는 명나라 군사 3천여 명과 조선군 1천여 명, 소식을 듣고 달려온 의병과 백성들까지 다 합해도 고작 1만여 명뿐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모두 하나가 되어 똘똘 뭉쳐 성을 방어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남원성은 함락되었고, 수많은 사람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동화는 전쟁이란 영웅들이 활약하는 무대가 아니라 수많은 목숨이 죽고 죽이는 한과 울분의 장이었음을, 다시는 겪지 말아야 할 뼈아픈 경험임을 알려줍니다. 또한 이름 없이 죽어 간 평범한 사람들의 노력이 국난을 극복하고 오늘을 있게 했음을 보여주지요.
가장 아래에서 묵묵히 역사를 만들어 간 사람들. 그들 마음속의 진솔한 애국심을 되새겨 보고, 어린이들이 역사와 국가를 지켜나갈 의지를 갖게 되길 바랍니다.
* 아픈 역사는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임진왜란 7년 동안 큰 승리를 거둔 전투도 있고, 뼈아픈 패배를 한 전투도 있었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본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잔혹한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일본군은 승리의 증거로 조선인의 귀와 코를 베어 본국으로 보냈는데, 이때 살아 있는 조선인의 코까지 베어 보냈습니다. 만행을 저지른 뒤 히데요시는 ‘위령’을 명목으로 기념비를 세웠고, 코 무덤은 귀 무덤으로 왜곡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아직도 교토에 남아 있습니다.
이 책은 액자식 구성을 사용해 효과적으로 현재와 과거, 남원과 교토의 시공간을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이야기에 설득력과 긴장감을 더해 주고 있습니다. 이규희 작가는 안정적 구성과 물 흐르는 듯한 내용 전개로 꼭 알아야 할 우리 역사를 쉽고 담담하게 풀어냈습니다.
왜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가 쓰러져간 사람들. 이 책을 통해 그분들의 슬픔이 잊히지 않기를, 더는 그런 잔인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또한 어린이들이 우리 민족의 수난사를 깊이 있게 알고, 현재로 미래로 이어지는 역사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해 보길 희망합니다.
* 지금은 미래를 위해 역사를 바라볼 때! 주변국과 연결된 역사 왜곡 문제는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며 문제가 될 터인데, 우리 어린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었을 때 우리 역사는 어떤 모습으로 지켜질까요? 그러므로 더욱 확고히 정립되어야 하는 것은 ‘우리 역사 바로 알기’입니다. 한국사를 배우는 것은 단순히 옛것을 아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어린이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일깨우며 삶의 중심을 잡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남원성의 눈물》에는 지금도 생생히 살아 있는 역사의 한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책을 보며 어린이들은 잊지 못할 우리 역사와 아픔, 그 속에 녹아 있는 개개인의 삶과 정신의 소중함을 알아가며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해 나갈 것입니다.
과거를 통해 오늘을 보아야 미래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이가 남원성과 그 안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오래오래 기억하고, 오늘의 국제 현실과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키우길 바랍니다.

“아빠, 그래서 남원성이 무너진 뒤 정유재란이 끝났어요?”
“그렇단다. 왜군도 남원성을 비롯한 전투에서 큰 타격을 입었거든. 게다가 모함으로 백의종군을 하던 이순신 장군이 다시 삼도 수군통제사 자리에 올라 도망가는 왜군들을 다 무찔렀단다. 안타깝게도 노량해전에서 도망가는 왜군과 맞서 싸우다가 이순신 장군이 돌아가시긴 했지만, 그걸 끝으로 길고 긴 전쟁이 모두 끝났어. 뒷날 남원에는 남원성 전투에서 안타깝게 돌아가신 만여 명을 기리는 ‘만인의총’이라는 큰 무덤을 만들었단다. 지금도 남원성이 무너지던 그날이 되면 많은 사람이 그곳을 찾아가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의 넋을 위로하고 있지.”
아빠가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아빠, 그럼 개동이 할아버지도 거기에 들어가 있어요?”
수영이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습니다.
“정유재란 때 남원성을 지키다 돌아가신 분들의 넋을 위로하는 곳이니 당연히 그래야겠지. 하지만 사실은 김개동 어른처럼 알려지지 않은 희생자가 더 많이 있었단다. 왜군은 자신들의 공을 부풀리기 위해 아녀자나 노인 할 것 없이 닥치는 대로 귀와 코를 베어 갔거든. 그리고 잘린 귀와 코에다 소금을 뿌려서는 전리품으로 일본으로 싣고 간 거야. 지금도 일본의 옛 문서를 보면 코 영수증이라는 게 있다더라. 조선 어디에서 코 몇 개를 잘라 왔다는 증명서 말이다. 정말 짐승만도 못한 일이지!”
아빠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해 주었습니다.
‘정말 엽기적인 일이야.’
난생처음 듣는 이야기에 수영이는 그저 온몸이 오싹거렸습니다.
‘불쌍한 개동이 할아버지.’
수영이는 귀가 잘린 채 죽어 간 할아버지를 떠올리자 저절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