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어느 날, 전국 각지에서 남녀 열한 명이 동시에 증발하는 일이 생긴다. 약에서 깨어난 듯 의식을 차린 그들이 갇힌 곳은 ‘온라인 범죄행위자 교정수용소’, 곧 악플러 수용소다. 이곳에서는 토끼 마스크를 쓴 사내의 소름 끼치는 관리가 시작되고, 도망치려 했거나 수용소 규정에 반하는 행동을 한 사람들은 여지없이 하나둘 죽음을 맞는다. 한편 살아남은 사람들은 이 주에 한 번씩 상호평가 댓글을 통해 가장 추천을 많이 받은 순서대로 조기 퇴소를 위한 게임을 시작하는데….
조기 퇴소를 하는 족족 그들 앞에 펼쳐지는 기상천외한 사건들! 그리고 수용소 소장과 자살한 여배우와의 베일에 싸인 관계가 조금씩 밝혀지면서 독자로 하여금 숨겨진 의미를 찾는 재미와 복선, 반전 및 여운을 제공할 것이다.
출판사 리뷰
한 사람을 죽음과도 같은 고통 속에 몰아넣은 이들은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이.었.다.
악플에 시달리며 소중한 목숨을 잃은 이들이 있다. 환한 웃음을 지으며 ‘악플’을 주제로 하는 모 방송프로그램의 MC로 등장해 담담하게 자신을 이야기했던 설리를 기억할 것이다. 또한 두 아이의 엄마로 화려하게 드라마에 복귀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던 국민 여배우 최진실도 생각날 것이다. 이 두 사람 말고도 악플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간 수많은 사람들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사람들은 과연 누구였을까?
이 책에서 그들은 10대 학생, 20대 청년, 중년 여성?남성에 이르기까지 그저 평범한 소시민이자 우리 주변의 이웃이다. 작가는 이들의 민낯을 ‘수용소 수감’이라는 가상의 설정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사회적 심각성을 다시금 환기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 수용소 안에서는 복수성이 짙은 단순 ‘처벌’이 아닌, 피해자가 생전에 겪었던 용서와 응징 사이의 고뇌를 조명한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그럴 수도 있다. 내 손으로 직접 누군가를 죽이지 않았다고 해서 잘못이 없는 것일까? 아니다. 사실 이 순간에도 나는 손가락 하나로 한 생명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다. 최근 네이버에서는 문장 맥락까지 고려해 모욕적인 표현을 가려내는 AI 클린봇을 구축했다. 이렇게 악성 댓글 노출을 막는 다양한 시도가 전개되는 가운데, 이 소설은 악플로 물든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하나의 촉매제로 자리할 것이다.
찰칵 찰칵 찰칵, 미친 듯이 눌러대는 셔터에 다소 까무잡잡하기로 소문난 유 대통령의 얼굴이 하얗게 분을 칠한 것처럼 번뜩였다. 환갑을 코앞에 둔 대통령은 백내장 초기에 노안까지 겹친 것치고는 제법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말했다. 아니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정면 카메라를 또렷이 응시했다.
찰칵 찰칵 찰칵….
“정부는 오늘 2024년 1월 1일 12시를 기점으로 인터넷 악플러와의 전쟁을 선포합니다.”
“일찍 집에 가고 싶으신 분은 레드볼을 획득해야겠죠? 또 그러려면 함께 방을 쓰는 수감자들에게 상호평가에서 많은 공감지수를 얻으시면 되겠고요. 한마디로 추천수를 많이 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여기까지 이 해 안 되시는 분 계십니까? 없으시면….”
“저기요! 여기서 즉결처리라는 게 뭐죠?”
한 남자가 손을 들고 질문하자, 모여 앉은 죄수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즈, 즉결 처리라는 게 뭔지 알고 싶습니다!”
“말 그대로입니다. 즉시 처리한다는 거죠. 그것은… 차차 아시게 될 겁니다.”
어떻게 촬영을 마쳤는지도 모른다. 눈부신 조명 앞에서 디렉터가 원하는 대로 또 그동안 몸이 기억하는 대로 포즈를 잡으며 촬영을 한 것이 무려 네 시간이었고, 입은 옷은 총 열아홉 벌이었다. 그러는 동안 딱히 특정한 생각을 한 건 아니었다. 다만 언제나 염두에는 오늘 뜬 기사에 달린 악플들이었다. 선배 연기자인 황민아는 아역부터 차근차근 올라온 20년 차 배우였지만, 자신 역시 16살 때부터 연예계 물을 먹어 와서 십수 년 차인데 모를 리가 없다. 아까 본 악플들은 단지 자신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을 시기해서 단 게 아니라, 비난하기 위해 달았다는 것을.
작가 소개
지은이 : 고호
일꾼, 이야기꾼, 때로는 상상꾼. 그러나 정작 대학에서는 경영학을 전공했고, 재미없는 무역회사에서 밥벌이를 했다.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데는 자음과 모음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 평소 지론. 그런 고민이 만들어낸 세계로는 『평양에서 걸려온 전화』와 『악플러 수용소』 등이 있으며, 지금도 꾸준히 또 다른 세계를 만들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목차
1장. 나는 잘못이 없다. 내 손으로 죽인 게 아니니까
대국민 선포 11
평화로운 나라 17
여배우 고혜나(29), 숨진 채 발견 30
입소 39
수감 1일 차 53
배우 데뷔 초읽기 62
수감 3일 차 67
소장 74
수감 5일 차 82
수감 7일 차 93
2장. 너희들 중에 죄 없는 자만이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HP엔터테인먼트 114
수감 10일 차 125
사망 1년 전 132
수감 11일 차 137
악플 방지 방안에 관한 포럼 143
첫 번째 레드볼 154
손목 팔찌 156
사망 8개월 전 161
백마를 살 돈이 있는 여자 171
수감 20일 차 174
농아 재활원 190
수감 26일 차 197
국가비상사태 201
두 번째 레드볼 206
사망 7개월 전 210
수감 30일 차 217
사망 6개월 전 223
수감 40일 차 232
사망 5개월 전 235
세 번째 레드볼 238
수감 51일 차 246
3장. 잘못을 저지른 자는 교정을 받아야 한다
사망 4개월 전 257
네 번째 레드볼 263
후 아 유 272
사망 3개월 전 280
다섯 번째 레드볼 287
뒷조사 301
사망 2개월 전 304
수감 70일 차 313
사망 1개월 전 320
미래의 새싹 326
웃자고 한 소리 334
출소 한 달 후 345
마지막 레드볼 351
별이 빛나는 밤 355
Epilogue 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