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0년째 파리와 목동을 오가는 고서 사냥꾼의 탐험기. 낭만이 넘칠 것 같은 파리, 그곳에서의 삶은 서울과 별반 다르지 않게 뒤엉켜 있었다. 10제곱미터의 좁디좁은 방에서 보낸 유학 생활. 바람직한 삶의 답을 찾으려 소르본 대학에서 6년간 사회학을 공부했지만, 오히려 길은 멀게만 느껴졌고 질문만 늘어났다.
저자는 고전적 상상력을 가진 감성 에세이스트이자, 치밀한 사회과학도이다. 볕 좋은 날 파리 곳곳을 헤집으며 스토리의 단서를 찾아내는 탐험가이자, 벼룩시장에서 본 찻잔 세트를 보고 전후 베이비붐 세대의 삶을 그려보는 로맨티스트다.
그렇다고 마냥 파리의 로망을 노래하는 건 아니다. 프랑스 20대의 이야기를 통해 파리의 오늘을 그릴 때는 냉철한 고민에 젖어든다. 책 속에는 10년 파리 생활의 진솔한 이야기와 시대 고민이 함께 녹아있다.
무엇보다 이 이야기들은 파리나 서울이나, 갈팡질팡하는 2030세대에 던지는 메시지다. 저자는 젊음은 본디 뒤죽박죽이며 삶이란 원래 그저 그런 것이라는 평범한 말에도 귀를 기울인다. 삶에는 정답이 없다. 갈래를 잡아나갈 뿐이다.결국 우리는 나아가는 걸까, 되풀이하는 걸까. 저자의 이야기는 파리를 돌고 돌아, 이제 서울 목동의 골목 한 켠에서 다시 숨결을 고르고 있다.
출판사 리뷰
10년째 파리와 목동을 오가는 고서 사냥꾼의 탐험기.
시험 날 하루, 그 순간에 갈리는 인생이 싫어
제도와 모순의 해법을 찾아 파리로 떠나다. 주변 어디에도 수능 성적이 모의고사보다 잘 나왔다는 이야기는 없다.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면 다시 시험을 치든가, 혹은 들어간 대학을 다니며 편입을 계획한다. 그렇게 학교를 나온다고 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 졸업, 입사, 승진까지. 매 과정 시험과 마주한다. 우리 인생은 그 하루 그 순간으로 갈리는 걸까.
저자는 시험이라는 제도를 뒤집어 보며 생각을 가다듬고 싶었다. 어째서 그런 시스템이 생길 수밖에 없었는지, 이대로 순응하며 살아야 하는지 알기를 원했다. 답을 찾기 위해 사회학으로 진로를 바꾸고 파리로 떠났다. 근대 혁명의 시작점에서 위대한 사상가들의 길을 따라 걸으면, 고민하고 좌절했던 혁명가들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프랑스에서도 쳇바퀴 도는 삶이 오늘도 어제같이 되풀이 하고 있었다. 한군데만이라도 불러주길 바라며 하루 수십, 수백 통의 이력서를 보냈지만 청춘에게 유효한 건 한 달에 88만원도 안 되는 577.50유로의 급여가 책정된 인턴 계약서뿐이었다. 염가에 팔려 나가는 친구들의 미래, 개인이 알아서 살 길을 찾아야 하는 교육 시스템 사이에서 다시 고분고분해지는 스스로를 원망했다.
책 속에는 얼핏 자유, 평등, 박애의 정신이 새겨진 파리의 시간 여행이 담겨 있다. 파리만이 지닌 낭만적인 이야기도. 그러나 그 여정은 썩 유쾌한 결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파리의 이지러진 모습이 조금씩 드러난다.
1789년 혁명이 남겨놓은 부스러기들은 21세기 변화의 외침을 막고 있다. 과연 불합리한 사회 시스템, 모순덩어리 제도의 해답은 없는 걸까.
비슷하면서도 다른 파리와 서울. 냉엄한 현실의 벽은 어디든 존재한다. 한때 가슴 설레게 한 파리가 비록 저자에게 처연한 얼굴로 비쳐졌더라도, 내일을 위한 목동의 꿈은 아름답다.

나와 책의 만남이 서로에게 의미를 만든 것처럼, 모든 것에는 존재의 이유가 있다.
벼룩시장에 있는 모든 고서들이 그런 건 아니지만, 만일 그런 책을 찾았다면 정말 행운이다. 그런 짜릿함에 나는 고서를 모은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정현미
유학으로 대단한 뭔가를 이루게 될 줄 알았다. 해외에 살다 보면 무언가 생길 줄 알았다. 헤밍웨이를 꿈꾸며 파리로 갔지만, 지상에서 8층 떨어진 10제곱미터의 좁은 방에서 8년을 보냈다. 그 기간 동안, 전공인 사회학을 살려 실업률과 취업률 사이 절망만 재느라 정작 나를 키우지 못했다. 그래서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 출발선으로 돌아왔다. 기대와 절망 사이 놓인 희망을 본다. 글쓰기, 여행하기, 잡동사니 모으기, 좋아하는 것들로 살아가기 위해 조그마한 사업을 시작했다. 아직은 본업보다 부업인 공간 운영을 더 잘하지만, 내일을 기대한다.
목차
프롤로그 :
나는 당신의 해시태그 14
1. 잠시라도 낭만
지구에서 달까지 1865 31
고서 사냥꾼의 하루 37
평범한 찻잔의 여정 51
진짜와 가짜의 차이 57
베르사유의 장미 69
1789년이 떠오르는 이유 81
2. 어제와 다른 오늘
별 水가 없으면 99
우리 둘째가 생선 장수랍니다 109
니콜라는 행복할까 119
에펠이 130년을 살아남은 이유 127
보보의 속뜻 135
의미 없는 선 긋기 145
3. 슬프지만 진실
어긋난 작명 센스 161
메이드 인 프랑스 171
놀이동산에서 온 초대장 179
봉쥬르 vs 니하오 193
어느 20대의 이야기 201
에필로그 :
우리는 빠리의 택시운전사가 될 수 없다 214
미주 234
참고문헌 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