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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보는 사람은 모두 지나온 사람
걷는사람 | 부모님 | 202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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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걷는사람 시인선 26권. 이돈형 시집. 폭력적이고 절망적인 세계를 향해 경쾌하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대항하며 존재의 고독을 노래한다.

죄와 부끄러움, 사랑의 좌절, 죽음, 그리움, 욕망, 슬픔, 실패한 혁명으로 뒤엉킨 삶 속에서 시인의 예민하고 뜨거운 감성은 자주 충돌하고 부서질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시집 속엔 "어떤 고통을 삼키다 스스로를 품에 안고 토닥이는 사람"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불을 털다 우리가 기분파거나 구원파라는 걸 알았다"라는 고백에서 보듯 이돈형은 고통과 위로 사이를 오가며 통증이자 노래인 '시'를 부려 놓는다.

유성호 문학평론가 역시 이번 시집이 "정서적 실감의 기록"이며 "우리 삶의 곳곳에 편재하고 있는 혹독한 삶의 통증과 맞서는 모습을 담"고 있다고 본다. 더군다나 이돈형은 "자신의 몸을 통과하지 않은 어떤 말도 사람의 바깥으로 나갈 수 없으며 그 점에서 체험의 언어이든 진정성의 언어이든 자신의 언어는 타자를 향한 절실함에서 생겨난 것임을 증언"함으로써 그만의 고유한 시적 미학을 획득한다.

즉, "시의 운동이 사물과 내면의 접점에서 발원하여 사랑의 에너지로 진화해 가는 존재 갱신의 시학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더불어 "내면 토로나 외관 묘사라는 양 편향을 극복하고 사물과 주체의 욕망이 맞부딪치는 역동적 현장이 바로 '시적인 것'의 원천이라는 자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시집은 '나와 너' '생과 사' '고통과 기쁨' 사이를 절묘하게 줄타기하며 탁월한 균형 감각을 보여 준다.

  출판사 리뷰

걷는사람 시인선
이돈형 - 『뒤돌아보는 사람은 모두 지나온 사람』 출간

경쾌하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노래하는 존재의 고독

이돈형의 신작『뒤돌아보는 사람은 모두 지나온 사람』(2020, 걷는사람)은 폭력적이고 절망적인 세계를 향해 경쾌하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대항하며 존재의 고독을 노래한다.
죄와 부끄러움, 사랑의 좌절, 죽음, 그리움, 욕망, 슬픔, 실패한 혁명으로 뒤엉킨 삶 속에서 시인의 예민하고 뜨거운 감성은 자주 충돌하고 부서질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시집 속엔 “어떤 고통을 삼키다 스스로를 품에 안고 토닥이는 사람”(「첨탑」)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불을 털다 우리가 기분파거나 구원파라는 걸 알았다”(「올바른」)라는 고백에서 보듯 이돈형은 고통과 위로 사이를 오가며 통증이자 노래인 ‘시’를 부려 놓는다.
유성호 문학평론가 역시 이번 시집이 “정서적 실감의 기록”이며 “우리 삶의 곳곳에 편재하고 있는 혹독한 삶의 통증과 맞서는 모습을 담”고 있다고 본다. 더군다나 이돈형은 “자신의 몸을 통과하지 않은 어떤 말도 사람의 바깥으로 나갈 수 없으며 그 점에서 체험의 언어이든 진정성의 언어이든 자신의 언어는 타자를 향한 절실함에서 생겨난 것임을 증언”함으로써 그만의 고유한 시적 미학을 획득한다.
즉, “시의 운동이 사물과 내면의 접점에서 발원하여 사랑의 에너지로 진화해 가는 존재 갱신의 시학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더불어 “내면 토로나 외관 묘사라는 양 편향을 극복하고 사물과 주체의 욕망이 맞부딪치는 역동적 현장이 바로 ‘시적인 것’의 원천이라는 자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시집은 ‘나와 너’ ‘생과 사’ ‘고통과 기쁨’ 사이를 절묘하게 줄타기하며 탁월한 균형 감각을 보여 준다.

우리는 물개박수가 지나간 손바닥에 보라색 매발톱꽃의 저녁을 그리고 있었다

어디선가 덤불 타는 냄새가 말 못 할 반성을 태우는 것처럼 길고 오래가서 허기가 돌았다

달래려는 맘과 달래지는 맘은 흐르는 물에 씻어도 한 뼘의 걸음이 남아 있었다

새들이 부는 휘파람이 수돗가로 모이고 털털거리며 굴러가는 버스의 꽁무니에선 새끼 어둠이 태어났다

왜 밖에만 나오면 멀리 바라보게 되지, 당신의 말이 더 멀리 가고 있어 출발지에는 지나온 날이 쌓여 갔다

소금기 절은 브라를 벗어 찬물에 담그자 브라는 풍만하고 물컹했고 이따금씩 물 밖으로 삐져나와 검은 물감처럼 풀어졌다

바다에 동전을 던지고 왔으니 잠시 손을 놓아도 속은 훤히 비칠 것이다 당신을 들여다보며 잊을 만한 기분을 나눠 주고 싶었다

평상은 나신처럼 햇빛과 그늘이 번갈아 구부러져도 우리에게 부족한 말이 쏟아져도 소란을 떠난 무늬만 들여다보았다

소낙비를 맞아볼걸, 걸어둔 여름은 또 올 것이다 하룻밤이 오랜 안부를 묻어야 할 시간처럼 왔다

저녁을 짓기 위해 당신의 배낭을 열고 빗소리를 찾았다
-「마지막 날에 민박을 하였다」 전문

내 기일을 안다면 그날은 혼술을 하겠다

이승의 내가 술을 따르고 저승의 내가 술을 받으며 어려운 걸음 하였다 무릎을 맞대겠다

내 잔도 네 잔도 아닌 술잔을 놓고 힘들다 말하고 견디라 말하겠다

마주 앉게 된 오늘이 길일이라 너스레를 떨며 한잔 더 드시라 권하고 두 얼굴이 불콰해지겠다

산 척도 죽은 척도 고단하니 산 내가 죽은 내가 되고 죽은 내가 산 내가 되는 일이나 해보자 하겠다

가까스로 만난 우리가 서로 모르는 게 많았다고 끌어안아 보겠다

자정이 지났으니 온 김에 쉬었다 가라 이부자리를 봐두겠다

오늘은 첨잔이 순조로웠다 하겠다
-「기일」 전문

한 이불 덮고 한솥밥 먹고 같은 치약을 써도 한사람이 될 순 없지만 속을 비친 당신의 눈 속에 기분을 들였다

낡은 피아노를 조율하듯 끊임없이 익숙함을 빼내며 기거하는 동안 생필품은 닳아 가고

아름다운 이야기는 누군가 질러놓은 불이 타인의 기분으로 활활거리듯 지를 때마다 나는 부스럭거리게 되고

이불을 털다 우리가 기분파거나 구원파라는 걸 알았다

들인 기분이 내가 아닌 것처럼 뭔가를 잘못해 벌 서는 것처럼 말썽을 일으키고

한 이틀 당신의 귀밑에 있다가 살비듬 같은 막막을 담으려 때로는 얼음주머니를 꺼내 왔다
-「올바른」 부분

  작가 소개

지은이 : 이돈형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2012년 계간 《애지》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우리는 낄낄거리다가』를 냈으며, 제9회 김만중문학상과 제6회 애지작품상을 수상했다.

  목차

1부 배낭을 열고 빗소리를 찾았다
경청
마지막 날엔 민박을 하였다
기일
올바른
저항하는 기분
인정할 게 많은 나는
지하실에 내려온 것은 비 때문이다
음성
채찍
끈질긴 일
반성
독감

2부 신은 우리의 침 묻은 손아귀에 있었으나
빈 것을 비우겠다고
모르는 것
내가 나를 말아먹으면
의도
봄봄봄 하다가
이를테면
동자승
드링크
중환자실 입구
그런 마음입니다
위안
가려운데
만화방

3부 나는 네 영혼과 하룻밤 잤다
문턱
선약
Clear
나를 철거한 자리에 다수가 앉아 있다
파장
believe
의견
이상한 버릇
물때
헤이 헤이 헤이
작명
둘러메면 응시가 되는

4부 오늘이 체하기 전 한술 뜨자
한파

첨탑
밥상머리
앰뷸런스
새는 길처럼 나는 새처럼

청소역
변명
안녕
개 같은
말짱
무리생활
너머

해설
사랑의 에너지로 노래해 가는 존재 갱신의 시학
- 유성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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