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대학에 입학한 애린은 예쁜 옷과 맛난 음식에 탐닉하느라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른다. 어느날 학내시위를 목격하고 광주사태에 대해 알게 되며 애린은 운동권에 포섭된다. 운동권 선배인 동혁을 만나 재학 중에 동거를 시작하고 결혼한 애린은 동혁으로부터 신체적, 정신적 폭력을 당한 뒤 이혼을 결심한다. 이혼 이후 사회주의 원전 번역팀에 들어가 마르크스의 [자본]을 번역하며 민호를 알게 되는데….
출판사 리뷰
4월에 이미 우리는 5월의 냄새를 맡았다
최영미 장편소설《청동정원》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쇠붙이로 무장한 전경들이 교정의 푸른 나무들 옆에 서있고, 데모를 하지 않는 데도 용기가 필요했던 1980년대. 시대가 요구하는 삶을 살기에는 너무 여리고 순진했던 어느 청춘이 80년대를 이십대로 여성으로 살아낸 기억이 이 소설이다. 시대를, 남자를 잘못 만난 꿈 많은 소녀가 격변기에 온몸으로 저항한 가슴시린 이야기.
대학에 입학한 애린은 예쁜 옷과 맛난 음식에 탐닉하느라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른다. 어느날 학내시위를 목격하고 광주사태에 대해 알게 되며 애린은 운동권에 포섭된다. 운동권 선배인 동혁을 만나 재학 중에 동거를 시작하고 결혼한 애린은 동혁으로부터 신체적, 정신적 폭력을 당한 뒤 이혼을 결심한다. 이혼 이후 사회주의 원전 번역팀에 들어가 마르크스의 [자본]을 번역하며 민호를 알게 되는데……
《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시인 최영미가 등단하기 전인 1988년에 쓰기 시작해 26년이 지나서야 완성한, 싱그러우며 황폐했던 청춘이 아름다운 문장에 담겨있다.
1980년대를 다룬 소설과 영화와 드라마는 많지만《청동정원》만큼 생생하게 당대 삶의 풍성한 줄기와 이파리들을 보여주는, 역사 속에 묻힌 개인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작품은 없었다. 시대의 격랑에 휩쓸려 만신창이가 되면서도 끝끝내 자기 자신이고자 몸부림쳤던 여자. 녹슨 그러나 여전히 빛을 잃지 않은 청동정원을 지금 이곳에 소환한다. 그때 그 시절을 모르는 젊음도 ‘청동’의 정원을 거닐며 삶의 의미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과 혁명의 불꽃이 지나간 자리에서 돌아보다
“4월에 이미 우리는 5월의 냄새를 맡았다. 전경(戰警)이 상주하는 살벌한 교정에도 봄은 왔다. 라일락 향기가 코끝을 간질이면 우리는 두근두근 어질어질 마음을 어디 두지 못했지.”
최영미의 장편소설《청동정원》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쇠붙이로 무장한 전경들이 교정의 푸른 나무들 옆에 서있고, 데모를 하지 않는 데도 용기가 필요했던 1980년대. 시대가 요구하는 삶을 살기에는 너무 여리고 순진했던 어느 청춘이 80년대를 이십대로, 여성으로 살아낸 기억이 이 소설이다. 시대를, 남자를 잘못 만난 꿈 많은 소녀가 격변기에 온몸으로 저항한 가슴시린 이야기.
대학에 입학한 애린은 예쁜 옷과 맛난 음식에 탐닉하느라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른다. 바야흐로 ‘서울의 봄’ 대학가에서는 거의 매일 집회가 열렸는데, 남학생들과 어울리기를 어려워하는 애린은 자신을 보는 시선이 거북해 학생식당에 가지 않고, 여학생화장실에서 도시락을 먹고 있다. 짜장면과 파운드케익과 예쁜 옷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던 그녀는 1980년 12월의 어느날 학내시위를 목격하고 충격을 받아, 자신의 화려한 새옷이 부끄러워 가위로 찢어버린다.
운동권 선배인 동혁을 만나 재학 중에 동거를 시작하고 결혼한 애린은 동혁으로부터 신체적, 정신적 폭력을 당한 뒤 이혼을 결심한다. 이혼 이후 사회주의 원전 번역팀에 들어가 마르크스의 <자본>을 번역하며 민호를 알게 되는데……
《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시인 최영미가 등단 전인 1988년에 쓰기 시작해 26년이 지나서야 마침내 완성한, 싱그러우며 황폐했던 청춘이 밀도 높은 아름다운 문장에 담겨 있다.《청동정원》은 80년대적 삶에 대한 반성이라는 점에서 시집《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소설 버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소설을 위해 수많은 인물들을 인터뷰하고 자료를 수집한 작가의 꼼꼼하며 예리한 분석 덕에 우리는 80년대 학생운동권의 노선투쟁이라든가 ‘학림’과 ‘무림’의 주도권 다툼이 데모를 하지 말자는 데모로 이어지는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진짜 역사를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소설에는 “자기 소원이 장갑차 한번 타보는 거라 장갑차에 올라가 광주 시내를 한바퀴 돌았다는 소박한 녀석”도 등장한다. 아주 치열한, 진지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젊음의 치기가 발동한 그처럼 애린은 무모하고 대범하며 순진하게 자기 앞의 생을 헤쳐 나간다. 몰래 수녀원 담을 넘어 풀빵과 튀긴 고구마를 사먹고 돌아와 새벽기도를 바치고, 주전부리를 끊지 못해 수녀가 되는 길을 포기하는 그 귀여운 철없음에 독자들은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2013년에 <토닉 두세르>란 이름으로 문예지에 연재했고, 제목을 바꿔 2014년에 초판 발행한 소설을 수정 보완하여 이미출판사에서 개정판을 펴냈다. 오래 전 후배가 선물한 청동으로 만든 벽걸이장식을 보고 <청동정원>이란 시를 썼는데, 소설을 탈고한 뒤에 눈에 들어와 제목으로 삼았다. 쇠붙이로 무장한 전경들이 교정의 푸른 나무들과 겹쳐지는 소설에 어울리는 제목이다.
1980년대를 다룬 허다한 소설과 영화와 드라마가 존재하지만《청동정원》만큼 생생하게 당대 삶의 풍성한 줄기와 이파리들을 보여주는, 역사 속에 묻힌 개인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작품은 없었다. 시대의 격랑에 휩쓸려 만신창이가 되면서도 끝끝내 자기 자신이고자 몸부림쳤던 여자. 녹슨 그러나 여전히 빛을 잃지 않은 청동정원을 지금 이곳에 소환한다. 그때 그 시절을 모르는 젊음도 ‘청동’의 정원을 거닐며 그 투명하고 차가운 거울에 자신을 비추어 보기 바란다.
“역사는 집단의 기억, 문학은 개인의 기억을 다룬다. 역사보다는 문학이 더 깊게 시대를 드러낸다. 쇠와 살이 부딪치던 청동시대를 통과하며 어디에 있었든 자신의 방으로 돌아오면 우리는 모두 개인이었다. 개인의 기억이 때로 집단의 기억보다 정확하고 진실에 가깝다고 나는 믿는다.
대중과 언론은 맨 앞에 선 사람들만 기억한다. 그러나 뒤에서 이들을 밀어준 사람들이 없었다면 대오는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했을 터. 역사 속으로 사라진 사람들, 그때 그 시절에는 묻혔던 작은 목소리들을 복원해 또렷이 되살리고 싶었다.”
(「작가의 말」에서)
스무 살의 자유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었다(...)이십여 년의 시행착오를 겪고서야 나는 자유를 내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노는 법을 터득했다.
어째서 생판 남인 남자들이 내게 ‘형’이 되냔 말이다. 나는 여자니까, 나보다 일찍 태어난 남자는 나의 형이 아니라 ‘오빠’가 맞다. 사전적인 정의에도 맞지 않는 야만적인 관계를 내게 강요하는 저들이 이해되지 않았다. 나는 남학생 위주로 돌아가는 대학문화에, 위계질서가 뚜렷한 운동권의 문화에 쉽게 적응할 수 없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언어에 아주 민감한 동물이다.
음식이든 책이든 한번 붙들면 뿌리를 뽑을 때까지, 지겨워질 때까지 하나에 골몰했다. 내 인생은 하나의 극단에서 다른 극단으로의 질주였다. 유년기에 극심한 허기를 경험한 자의 특징이라고 나는 이해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최영미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2년『창작과비평』겨울호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서른, 잔치는 끝났다』『꿈의 페달을 밟고』『돼지들에게』『도착하지 않은 삶』『이미 뜨거운 것들』『다시 오지 않는 것들』『The Party Was Over』,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청동정원』, 산문집『시대의 우울: 최영미의 유럽일기』『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화가의 우연한 시선』『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아무도 하지 못한 말』, 명시를 해설한『내가 사랑하는 시』『시를 읽는 오후』를 출간했다.『돼지들에게』로 2006년 이수문학상을 수상했다. 시 「괴물」등 창작활동을 통해 문단 내 성폭력과 남성중심 권력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확산시킨 공로로 2018년 서울시 성평등상 대상을 받았다.
목차
프롤로그
1장 아름답게 꽃 필 적에
2장 훌라훌라
3장 강을 건너
4장 아무도 위로해줄 수 없는 저녁
5장 쇠와 살
6장 누구도 해치지 않을 농담
에필로그
작가의 말 (개정판)
참고한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