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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들, 사랑을 묻다
피서산장 | 부모님 | 202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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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연인들’이라는 테마로 사람들 마음속에 드리워진 사랑의 의미를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풀어내고 있다. 멀리는 신화, 민담과 같은 옛 설화로부터 가까이는 현대문학 속 연인들에 이르기까지, 저마다의 연인들이 어떻게 사랑이라는 욕망에 빠져들고, 그 사랑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차원의 삶을 펼쳐내는지 꼼꼼하게 살피고, 이를 통해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이들을 사랑의 다양한 담론 속으로 이끈다.

  출판사 리뷰

“역사의 기록으로 남아있는 불멸의 연인들. 그들이 꿈꾸는 사랑은...
‘사랑’이라는 치명적인 사유에 대한 담론과 인문학적 해석“


근대인은 늘 자기를 중심에 세우는 상상을 합니다. 사랑마저도 지배하려고 하는 것이지요. 사랑은 지배하고 싶다고 지배할 수 있는 게 아니고, 포기하고 싶다고 포기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사랑은 그저 본성일 뿐입니다.
드라마 속 인물들의 비뚤어진 욕망을 자꾸만 사랑으로 포장해야 하는 사회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이룰 수 없는 것을 상상력으로 해결하다 보니, 드라마 속 사랑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이리 저리로 날뛰기만 합니다.

이 책을 지은 문학평론가 오홍진은 ‘연인들’이라는 테마로 사람들 마음속에 드리워진 사랑의 의미를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풀어내고 있습니다.
멀리는 신화, 민담과 같은 옛 설화로부터 가까이는 현대문학 속 연인들에 이르기까지, 저마다의 연인들이 어떻게 사랑이라는 욕망에 빠져들고, 그 사랑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차원의 삶을 펼쳐내는지 꼼꼼하게 살피고, 이를 통해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이들을 사랑의 다양한 담론 속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사랑에 대한 철학 이론보다는 사랑 이야기 자체를 더불어 생각해 보려고 했습니다. 사랑을 이룬 희열에 온몸을 떠는 연인들을 들여다보기도 했고, 제도의 틀에 갇혀 자기 삶을 포기한 연인들의 아픔에 공명하기도 했습니다. 사랑은 환상(판타지)이자 동시에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이야기에 펼쳐진 이 사랑의 진경을 경쟁이 강요되는 삶에 지쳐 사랑마저 포기한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습니다. 이야기에 담긴 치유의 힘을,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기를 바랍니다. 이 시대를 사는 우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마주해야 하는 이유를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일상에 지쳐 사랑마저도 내려놓(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이 책에 펼쳐진 사랑의 진경에 흠뻑 빠져보기를 추천하는 바입니다.

출판사 서평

사랑은 마주보기를 지향한다. 혼자서 하는 사랑을 ‘외사랑’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외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은 늘 마주보기를 전제하기 때문이다. 책 제목 ‘연인들’에는 이런 생각을 반영하고 있다. 둘이서 하는 사랑이므로, 사랑에는 항상 기쁨과 아픔이 공존한다.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마음이 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1부의 첫 이야기로 삼은 ?단군신화?만 해도, 호랑이와 웅녀는 다른 사랑의 방식을 취하지 않는가. 본능을 따른 호랑이는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그 본능을 고통으로 승화한 웅녀는 사랑을 이룬다. 본능을 넘어서는 지점에서 사랑이 비로소 이루어진다는 의미겠다.
지금 우리는 왜곡된 사랑의 관념에 빠져 있다. 남자는 이래야 하고, 여자는 이래야 하며, 사랑이란 또 이래야 한다는 관념을 늘 마음에 품고 있다. 가부장제의 영향이다. 가부장제는 가부장을 중심에 세운다. 가부장은 남자다. 가부장제의 사랑은 그러므로 남자의 입장에서 여자를 통제하는 과정으로 실현된다. 사랑에 드리워진 환상은 이러한 가부장제의 논리에서 비롯된다. 모성이니, 처녀성이니 하는 용어들이 말해주는 바 그대로, 가부장제는 여성에게 ‘순결’을 강요함으로써 아들에서 아들로 이어지는 논리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한다. 이 책의 2부에서 4부까지는 가부장제라는 제도 속에서 사랑이 왜곡되는 과정을 세심하게 다루었다.
가부장제는 근대의 관념과 일맥상통하기도 한다. 가부장제가 남성의 논리로 여자를 통제한다면, 근대는 이성(남성)으로 자연(여성)을 통제하는 논리를 따른다. 근대 사회가 형성되면서 사람들은 자유연애를 꿈꾸게 되었다. 사랑을 개인의 선택 문제로 보는 시대가 비로소 시작된 것이다. 돌려 말하면 근대인은 자기를 중심에 세우는 사랑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하다. 자기를 중심에 세운 사랑은 쉬이 나르시시즘으로 빠져든다. 의심과 증오가 판을 치는 근래의 사랑 방식은 이러한 근대인식과 뗄 수 없는 관계를 이룬다. 5부에서 이 문제를 다루었다.

인간은 이렇게 둘이면서 하나인 마음들을 항상 나누려고 합니다. 이것은 좋고, 저것은 나쁩니다. 좋은 것에는 의미를 붙이고 나쁜 것에는 의미를 없앱니다. 한쪽으로 치우친 사람의 마음은 그래서 늘 분란을 일으킵니다. 동굴에서 백일을 버틴 웅녀는 백일을 버티지 못한 호녀와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호녀는 바로 웅녀의 그런 생각을 이르집어 주고 있습니다. 웅녀는 웅녀의 방식으로 사람이 되었고, 호녀는 호녀의 방식으로 사람이 되었습니다. 웅녀는 환웅이 내건 조건을 이행하지 못한 호녀를 부정하지만, 호녀 또한 웅녀와 마찬가지로 환웅의 인정을 받았습니다. 어찌 보면 두 마음이 있다는 걸 깨달은 호녀가, 한 마음에 집착한 웅녀보다 더 깊이 깨달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지금 당신이 어떤 마음으로 살아갈지 저도 충분히 짐작합니다. 하지만 당신을 서럽게 하는 그 마음을 누구도 치유해 줄 수는 없습니다. 당신 눈에서 떨어지는 그 눈물 한 방울조차도 당신이 감당해야 몫입니다. 모질다고요? 천만예요. 모진 짓은 당신이 제게 했지요. 단 한 번이라도 날개옷을 잃고 낯선 남자를 따라나선 여인의 마음을 헤아려본 적이 있나요? 제가 땅 위의 운명을 온전히 제 몫으로 받아들였듯, 당신도 반드시 당신 몫의 운명을 스스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것만이 언젠가 당신과 저와 아이들이 밝게 웃으며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당신은, 그럴 수 있나요?

시대를 불문하고 ?처용가?에는 아내가 서 있을 자리가 없습니다. 왕이 처녀를 처용에게 선물했고, 처용은 아내를 역신에게 선물했습니다. “내 것”으로만 표현되는 아내의 자리를 지움으로써 처용은 역신을 물러가게 합니다. 이런 처용은 왜 시간이 흐르면서 복수의 화신으로 변한 것일까요? 여기에는 역신에 대한 백성들의 한없는 두려움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대문에 처용의 가면을 붙이는 일로는 이 두려움이 해소되지 않자, 백성들은 아예 아내를 빼앗기고 분노하는 (또 다른) 처용을 다시 현실로 불러들인 것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오홍진
대전에서 태어나 대학과 대학원에서 현대시를 공부했다. 2003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으로 등단해 여러 문학잡지에 시 평론을 발표하고 있다. 인터넷 문학매체인 <시인광장>, 계간 <시와미학> 편집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계간 <디카시> 편집위원, 디카시연구소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문학을 쉽게 풀어쓰는 작업의 일환으로 국내외 설화와 동화, 문학 작품들을 인문학적으로 재해석하는 글쓰기를 아울러 진행하고 있는데, [연인들, 사랑을 묻다]는 이 작업의 첫 번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대전 지역의 문학 연구자들과 함께 [경계와 소통, 지역문학의 현장], [한국문학과 대중문화], [글쓰기 교육과 문학적 글쓰기] 등 다수의 공저를 냈다.

  목차

1부 사랑이란?
1. 환웅과 웅녀가 펼친 거대한 사랑 - 환웅과 웅녀 / 14
2. 자기를 내려놓는 겸손한 사랑 - 김 수로왕과 허 황후 / 27
3. 큰마음으로 연인을 껴안는 사랑 - 인간차사 강님과 큰부인 / 36

2부 사랑이라는 환상
4. 나무꾼은 왜 선녀의 옷을 숨겼을까? - 선녀와 나무꾼 / 54
5. 사랑이라는 가혹한 욕망 -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 / 73
6. 현실 너머의 소리를 꿈꾼 연인들 - 신경숙의 ?빈집? / 91

3부 가부장제에 갇힌 연인들
7. 처용은 왜 관용을 베풀었을까? - 처용과 그의 아내 / 104
8. 애원을 해도 임은 끝내 떠나고 - 고려가요 속 연인들 / 116
9. 가부장제의 남성 판타지 - 김만중의 ?구운몽? / 133
10. 왜 항상 여자만 희생을 하는가? - 옛이야기 ?구렁덩덩 신 선비? / 143

4부 가부장제 너머로 가는 사랑
11. 경계를 넘어 다른 세계로 - 수로부인의 경우 / 156
12. 황진이는 어떻게 자유를 얻었는가? - 전경린의 ???황진이? / 165
13. 도대체 무엇이 인륜입니까? - 허생의 처를 기리며 / 185
14. 목숨을 걸고 쟁취한 사랑 - 춘향의 사랑법 / 197

5부 다시 사랑이란?
15. 슬픔 너머에서 빛나는 사랑 - 견우와 직녀 / 214
16. 죽음도 넘어서는 사랑의 판타지 - [금오신화]의 연인들 / 226
17. 박제가 된 근대인의 사랑 - 이상의 [날개] /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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