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보르도 5대 1등급 샤토들의 역사<보르도 전설>은 세계 고급 와인의 상징인 프랑스 보르도의 1등급 와인을 생산하는 5대 샤토 오브리옹Haut-Brion, 라피트 로칠드Lafite Rothschild, 라투르Latour, 마고Margaux, 무통 로칠드Mouton Rothschild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으며, 보르도의 역사와 함께 5백여 년 동안 이어져 온 보르도 와인 산업의 형성 과정과 정체성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5대 샤토의 완벽한 와인들이 보르도 지역을 넘어 세계 고급 와인 시장을 장악하게 된 저력이 무엇인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옛날 보르도 지역의 포도밭 조성부터 오늘날 맞춤 정장을 입고 와인을 홍보하는 신사들의 이야기까지, 소설같이 읽을 수 있는 흥미진진한 프랑스 와인 역사책이다.
1등급 샤토들은 수세기에 걸쳐 오랫동안 와인을 생산해 오면서 품질의 검증을 충분히 거쳤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결정적으로는 정치적인 힘과 영향력을 갖춘 가족들이 경영을 이어오며 혁명과 전쟁, 시장 붕괴 등을 극복하고 포도밭을 지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와인에 심취하게 되면 결국 보르도 와인과 보르도의 5대 1등급 샤토를 찾게 되고, 와인 생산자들은 누구나 그들과 같은 와인을 열망하게 된다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준다.
와인 생산자들은 누구나 마음 속에 이들 샤토와 비슷한, 또는 능가하는 와인을 만들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으며 꿈은 도전으로 이어진다. 이는 베토벤과 같은 악성이나, 레오나르도와 같은 큰 존재가 창의적인 예술가의 머리를 짓누르는 것과 같을 것이다. 1등급 샤토들은 이들에게 더 나은, 더 훌륭한 와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분명한 동기를 부여하며 목표를 제시해 주는 듯하다.
보르도의 5대 1등급 샤토는 오랜 세월 동안 그들의 명성에 작은 오점도 남기지 않도록 예술적인 가치를 지닌 높은 수준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이런 와인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은 위대한 예술 작품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책은 와인 초보자를 위해 기본 상식을 제공하는 책은 아니다. 단순히 와인을 마시는데 그치지 않고 와인의 맛과 멋을 알기 위해 책과 자료를 구해서 읽으며, 와인의 엘리트적인 면모를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애호가들을 위한 책이다. 와인을 둘러싼 문화라는 울타리는 와인의 성격을 규정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와인에 대한 개괄적인 책은 많이 출판되었으나 이와 같이 위대한 와인에 대해 세부적으로 다룬 책은 없었다. 와인 애호가들의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킬 수 있는 책이 바로 <보르도 전설>이다.
프랑스 문화원 추천 도서<보르도 전설lixirs, Premiers Crus Classs 1855 >은 프랑스 와인 애호가이신 박원숙 님의 다섯 번째 와인 관련 번역서입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는 프랑스의 문화 유산인 보르도의 5대 1등급 샤토의 실체를 한국 독자들과 공유하게 되어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 책은 역사적 관점에서 1855년 보르도 와인 그랑 크뤼 등급이 정해진 배경을 설명하고 전설적인 샤토들의 출현 과정을 상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와인이 한국에서 점점 인기 있는 음료로 자리잡아 가고 있기에, 보르도 지역의 포도밭과 샤토에 대한 호기심과, 프랑스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꼭 필요한 책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으로 프랑스의 미식 문화를 한국에 알릴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며 나아가서는 프랑스 문화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는 문이 열리기를 기대합니다.
훌륭한 번역 작업의 출판을 축하드리며 <보르도 전설>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Jean-Christophe FLEURY
Conseiller culturel de l’Ambassade de France
Directeur de l’Institut franis de Cor du Sud
장 크리스토프 플뢰리
주한 프랑스 문화원장
햇살이 내리쬐는 나른한 한낮이지만 보르도의 9월은 긴장감이 흐른다. 선거를 앞둔 워싱턴이나 패션 주간 직전의 밀라노처럼 긴박한 분위기다. 주민들은 모두 보르도의 경제가 9월 며칠 간의 날씨에 달려있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8월과 비교하면 갑자기 옷을 바꿔 입은 것 같다. 프랑스의 다른 도시들도 마찬가지이지만 8월에는 상점들은 셔터를 내리고 레스토랑은 문을 닫고, 마치 다른 세상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모두 해변으로 달려간다. 9월이 오면 주민들은 일상으로 돌아와 하늘을 바라본다. 9월의 햇빛은 계획대로 여유롭게 포도를 수확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한해 수확한 포도로 보르도에서만 매년 7억여 병의 와인이 만들어진다. 비가 오거나, 우박이 내리거나 폭풍이 불면 포도를 구하기 위해 모두 허둥대며 사투를 벌여야 한다.
보르도의 샤토들은 모두 다르지만, 특히 한해 중 수확 시기에 그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 지역의 포도밭 분포는 피라미드 형태로 바닥은 넓고 단단하며 위로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산과 같은 모양이다. 8천여 개의 샤토 중 6천여 개는 평평하고 견고한 바닥을 이룬다. 이 샤토들은 슈퍼마켓의 선반을 채우는 일상 와인을 만들며 모두 거의 같은 방법으로 수확을 한다. 9월이 되면 수확 기계가 포도밭을 가로지르며 포도밭이 완전히 텅 비도록 품종별로 포도를 딴다. 포도를 빠르게 수확하고 경비를 줄이기 위해 수확 기계를 한 곳에 모아두고 이웃들 간에 서로 교대로 사용하기도 한다.
프랑스 혁명이 보르도를 휩쓸었던 1789년 당시 1등급 샤토들은 이 지역의 와인 시장을 이끌어가는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었다. 소유주들은 18세기의 대부분을 부를 쌓으며 즐겼지만, 프랑스를 뒤흔든 거대한 혁명의 소용돌이에서 귀족 신분인 그들은 직격탄을 피할 수 없었다. 혁명의 열기가 가라앉을 즈음에는 5대 샤토 중 3개 샤토의 소유주가 사라진 상태였다.
보르도는 혁명의 와중에서 프랑스 어떤 도시보다 심한 피해를 입었다. 주로 온건 부르주아지를 대변하는 지롱드 당Les Girondins이라는 정치 파벌에 관련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처음에는 1789년 혁명을 열렬히 지지했으나 1790년대 초에는 급진파들에 밀려 혁명 세력의 적으로 몰렸다. 보르도 시의 대부분 의회 의원들은 전혀 관련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동조자로 저주받았다. 19세기 초에는 8백여 개의 보르도 귀족 가문 중거의 절반이 사라지게 되었다. 의회 의원 36명을 포함한 79명의 보르도 귀족이 처형을 당했다. 408명이 망명길에 올랐고 대부분 스페인으로 향했다. 남은 사람들은 지위를 박탈당했으며, 높은 세금 때문에 남아있는 재산도 위태로운 처지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