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한국이 좋아 고국의 엘리트 코스를 포기하고 한국으로 온 터키 남자 알파고 시나씨, 해외살이를 꿈꾸며 이방인의 삶에 관심 많은 한국 여자 윤예림. 바람에 실려 온 이국적인 땀 냄새가 마법을 부린 건지 따뜻한 봄날 대학 교정에서의 첫 만남은 그들을 결혼에까지 이르게 한다.
한국이 다문화 사회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국제 커플을 바라보는 시각은 긍정적이지만 않다. 남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일상은 누군가에 의해 재단되어지고, 사람들의 한결같은 의심과 호기심 또는 우려 섞인 목소리에 상처받기도 하지만 어린 시절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작은 사람과 꼭 닮은 독일 장난감 플레이모빌 피규어를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위로를 받는다.
터키 무슬림 남자와의 운명 같은 첫 만남에서 우여곡절 결혼 과정, 이방인에게 배타적인 한국 땅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터키 남자 알파고 시나씨의 한국 적응기까지 때론 유쾌하고 때론 감동적인 그들의 일상을 플레이모빌 사진으로 엿볼 수 있다.
출판사 리뷰
다문화 시대? 이방인을 향한 배타적 시선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국제 커플의 한국에서 살아남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단일 민족 국가’라는 말이 상식처럼 받아들여졌지만 다문화 시대로 접어든 지금 이 말은 과거의 유물이 되어버렸다. 2018년 여성가족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수가 2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세계화 흐름에 발맞춰 우리나라도 다문화 사회로 변모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제 커플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이 책은 우연히 접한 한국이라는 나라에 빠져 고국의 엘리트 코스를 포기하고 한국으로 건너온 터키 남자와 해외살이를 동경하며 이방인의 삶에 관심 많은 한국 여자의 신혼일기이다. 터키 무슬림 남자와의 운명 같은 첫 만남에서 우여곡절 결혼 과정, 이방인에게 배타적인 한국 땅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터키 남자의 한국 적응기까지 때론 유쾌하고 때론 감동적인 그들의 신혼일기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알파고 시나씨의 엉뚱한 프로포즈
“터키 출신 무슬림 남자랑 결혼할래요?”
우리에게 익숙한 알파고 시나씨는 한국에서 대한외국인으로 언론인, 방송인, 스탠딩 코미디언으로 활약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사실 그는 터키 동부 보수적인 무슬림 집안에서 태어나 우수한 성적으로 터키 최고의 공대에 입학한 엄친아였다.
그는 교환학생 준비를 하면서 알게 된 한국의 모습에 푹 빠져 고국의 엘리트 코스를 포기하고 한국으로 건너와 정치외교학을 공부했다. 한국 유학을 준비하던 중 꿈속에서 본 까무잡잡한 피부에 동그란 눈을 가진 여자의 모습이 너무나 생생해 항상 기억하고 있었는데, 따뜻한 봄날 대학 교정에서 꿈속에서의 그녀가 눈앞에 떡 나타났다고 한다. 운명의 여자임을 직감한 터키 남자는 만난 지 얼마 안 된 그녀에게 프러포즈를 한다.
“터키 출신 무슬림 남자랑 결혼할래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터키 출신의 무슬림과 결혼을 하게 되리라고는. 어린 시절부터 해외살이를 꿈꾸며 이방인의 삶에 관심 많았던 저자는 마치 그녀의 운명이 터키 남자 알파고에게로 삶을 이끈 것처럼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 생활, 어학연수 시절까지 항상 무슬림 친구들과 함께였다고 한다.
따뜻한 봄날 바람결에 불어온 이국적인 땀 냄새가 마법에 걸리게 한 것일까? 아니면 청아하고 몽롱하게 들려온 틴 휘슬 연주 탓일까? 카톡으로 전한 그의 프러포즈를 어이없게 수락하고 나니 나도 모르는 새 터키 사람들조차 가지 않는다는 터키 동부 시댁에서 나 홀로 결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플레이모빌 사진으로 보여주는
터키 남자×한국 여자의 일상
누구나 위로를 받는 대상이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대가족으로 살던 어린 시절 이모에게서 들은 작은 사람 이야기를 가슴 속에 품고 살았다. 그러다가 독일 장난감 플레이모빌을 만났을 때 어린 시절 작은 사람이 눈앞에 나타났던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그녀는 언제인가부터 이 플레이모빌을 통해 지치고 힘든 일상을 위로받았다.
“남편이 터키 사람이라고?”
누구보다 한국을 사랑하지만 한국 사람에게는 여전히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남편 알파고와의 결혼생활이 쉽지만은 않다. 터키 엘리트에서 문화와 환경, 종교도 다른 한국 땅에서 유학생의 신분으로 공부했고, 졸업 후 터키 최고 언론사의 한국 특파원이 되었지만 대내외적 상황으로 해직된 후 코미디언, 라디오 게스트, TV 패널 등 방송인으로 우여곡절 많은 한국 생활을 하고 있는 남편. 그와 함께하는 삶은 항상 웃을 수만은 없다.
여행지에서 찍어본 플레이모빌 사진을 통해 남과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저자는 우연의 순간 운명이 되어버린 터키 남편과의 만남과 그와 함께하는 결혼생활을 플레이모빌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호기심, 의구심, 우려 섞인 시선으로 그들의 일상이 재단되어 상처받을 때마다 플레이모빌을 꺼내 들어 그들의 이야기를 사진기 안에 녹아내며 위로를 받았다. 그 인고의 시간을 담아내고 있는 사진을 통해 터키 남자와 한국 여자의 남다를 것 없는 삶의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방인의 삶에 애정이 많았던 저자는 2018년 첫아이를 낳은 후 아동 인권 보호에 대해 관심을 두고 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책의 판매 수익금 전액은 아이들의 권리를 위해 일하는 국제 구호 개발 NGO ‘세이브 더 칠드런’에 기부할 예정이다.
“예림 씨, 터키 출신의 무슬림 남자랑 결혼해도 되나요?”
‘이런 미친놈이 다 있나!’
메시지를 보자 나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왔다. 프러포즈를 하려면 적어도 사랑 고백이 먼저 아닌가? 게다가 프러포즈를 카톡으로 하다니! 뻔한 건 싫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에라이, 정신 나간 놈! 나는 결혼할 생각은 ‘절대’ 없다고 아주 똑 부러지게 전했다.
사실 알파고는 매력이 뚝뚝 떨어지는 사람이었다. 초롱초롱 한 눈과 짙은 눈썹을 제쳐놓더라도 그는 가진 게 많았다. (……) 하지만 그와 결혼할 자신은 없었다. 국제결혼에 대해 누구 보다 열려있었지만 무슬림은 내 결혼 상대자에 포함되어있지 않았다.
나의 거절에 알파고는 매몰차게 연락을 끊어버렸다. 희망이 없으니 더 이상 마음 둘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결혼을 약속하지 않은 남녀가 연애를 하는 건 알파고의 정서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알파고가 점점 더 궁금해졌다.
알파고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 그의 말재주는 특히 손님이 올 때 빛을 발했다. 두세 시 간을 떠들어도 손님들은 깔깔대며 웃었다. 그러던 중 남편의 개그를 좋아하던 지인 몇 명이 스치듯 이런 말을 던졌다.
“네 개그를 우리만 보기 진짜 아깝다. 사람들 모아놓고 공연 하면 대박날 텐데!”
(……) 스탠드업 코미디에 대한 알파고의 열정은 진지하다. 2016년 첫 공연을 한 후 이 경험을 발판삼아 지금도 뜨겁게 꿈을 이어 나가고 있다. 매주 두 번씩 코미디언들과 함께 공연을 하고, <개그콘서트>와 <스탠드 UP!>에도 출연했다. 최근에는 일본, 싱가포르, 두바이에서도 몇 차례 공연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낯선 분야지만 이제는 조금씩 관심을 받아가고 있다.
가끔은 우리의 미래가 걱정스럽다. 하지만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걷는 남편이 자랑스럽다. 언젠가 알파고의 이름을 건 단 독 공연이 한국을 넘어 스탠드업 코미디의 본토인 미국에서 있을지도 모를 일이니까.
결혼을 앞두고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결혼은 두 사람 이 하나가 되는 것’이었다. (……) 내가 계획하는 미래에 ‘나’는 있었지만 ‘우리’는 없었다. 알파고는 종종 우리가 부부가 아닌 동거인 같다고 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결혼생활이 행복할 리 없었다. 그러기에는 내 자아가 쓸데없이 컸다. 내 인생의 속도와 방향을 알파고와 맞추어 나가기까지 남편의 마음을 수없이 할퀴었다. 어느 날 남편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신용카드가 아니에요. 이렇게 함부로 긁다가는 언젠가 신용이 다 떨어져 못 쓰게 될 날이 올 거예요. 잊지 마세요.”
(……) 그날 나는 인생길을 함께 걷는 배우자를 처음보다 더 많이 사랑하고 존중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할지 곱씹었다. 나도 그런 부부가 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나를 내려놓아야만 했다.
마음의 빗장을 살짝 열자 알파고가 두 걸음 다가왔다. 마음 의 빗장을 중간 정도 열자 알파고는 열 걸음 다가왔다. 그리고 마음을 활짝 열자 그는 내 안으로 쏙 하고 들어왔다. 그제야 처음 사랑에 빠졌던 그 알파고를 만날 수 있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윤예림
다른 세계에 관심이 많아 틈만 나면 해외여행을 떠났다. 뻔한 사진은 찍고 싶지 않아 나와 남편을 닮은 플레이모빌을 들고 갔던 코소보 여행을 시작으로 작은 사람, 플레이모빌을 하나둘 모았다. 원래도 삶에 대해 열정과 에너지가 넘쳤지만, 나보다 더한 터키 남편을 만나 정신없지만 다이내믹한 삶을 살고 있다.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리고 싶어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 말해주지 않는 것들》, 《오늘부터 나는 세계 시민입니다》, 《빈곤》, 《아동노동》, 《다문화》를 썼다. 인스타그램 : @hedgehog_donky블로그 : https://blog.naver.com/yunyelim22
목차
1부 그렇게 우리는 부부가 되었다
잊을 수 없는 어깨 뽕과 땀 냄새
정신 나간 프러포즈를 허락한 정신 나간 여자
토끼 굴에 들어갈 용기
나 홀로 시댁에
우리가 만든 작은 기적
헤나의 밤
결혼식은 올릴 수 있을까
이런 결혼식은 처음입니다만
2부 알파고가 한국에서 살아남는 법
이름이 진짜 알파고라고요?
넉살, 그가 가진 최고의 무기
어서 와, 이런 알람시계는 처음이지
음치는 살기 힘든 대한민국
고기는 다 빼주세요
코미디 하는 알파고
어머니라는 세상만큼
3부 내 남자의 사랑법
흥부자집 첫째 아들
주방에 드나드는 남자
무모한 와이프를 사랑하는 법
나는 신용카드가 아니야
우리의 내일을 믿어보기
너는 내 운명
나보다 하루만 더
4부 터키 남편과 살다 보니
조금은 부끄러운 이름
털 고민 상담소
양재동 사랑방
손님, 하나님이 보내준 선물
마법 같은 시간 라마단
고부갈등이 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