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네이버 시리즈 다운로드 수 84만, 실시간 랭킹 1위.
혜성처럼 나타난 김나든 작가의 유쾌하면서 감동이 있는 작품 『갑의 품격』이 웹툰화 확정과 함께 종이책으로 출간됐다. 출간과 동시에 로맨스 순위권을 석권한 '갑'의 매력이 무엇인지 만나보자.
힘겹고 외로운 인생에 만난 단 하나의 ‘갑’인 너.
‘을’이었던 내 삶은 너로 인해 비로소 완벽해졌다. 생전 처음 보는 그 사람 앞에서 그렇게 예일은 펑펑 울었다.
산발이 된 머리를 고스란히 그에게 보이는 제 처지도,
12월 31일에 이딴 거지 같은 취급이나 받는 밑바닥 같은 삶도.
모든 게 다 서러워서.
서울의 끝자락 판자촌 태생,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는 고아. 보육원을 떠돌던 예일은 어느 날 우연한 기회로 연예계로 발을 들인다. 드디어 가난을 벗어날 수 있을 거란 믿음은 그녀의 앞에 늙은 스폰서가 나타나며 산산조각난다. 12월 31일 남들에게 특별하기만 할 그날, 산발이 되어 도망치던 예일은 그곳에서 도훈을 만난다. 손짓 한번으로 자신을 밑바닥에서 끌어 올려줄 수 있는 남자를.
아무런 조건도 없이 예일의 뒷배가 되어준 도훈을 만난 그 순간부터 예일의 삶은 순식간에 뒤바뀐다. 하지만 스폰서 또는 연인. 정의할 수 없는 4년 간의 아슬아슬한 관계.
더이상 을이 아닌 당당히 '국민 첫사랑'이 된 예일은 가장 빛나던 순간 연예계를 은퇴하고 도훈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누구도 알 수 없게 완벽하게 잠적한 그녀는 5년 만에 다시 도훈과 재회하게 된다. 두 사람이 헤어지던 시기에 태어났다면 딱 이만큼 컸겠다 싶을 아이와 함께. 과연 도훈은 예일을 다시 한번 구해낼 수 있을까?
가볍지만은 않은 예일의 삶. 그리고 그녀를 위해 기꺼이 을을 자처하는 '갑'의 이야기.
국민 첫사랑으로 사랑받는 배우 주예일
그리고 그녀의 스폰서
엔터의 기획이사 겸 대한그룹의 유일한 후계자 강도훈 “지금 너 가엾어 보이고 서러운 거. 다 네가 을이라서 그래.
네가 있는 그 바닥이 밑바닥이라서.
무시당하기 싫지? 무시당하기 싫으면 갑이 되면 돼.
내가 너 갑 만들어 줄게.”
“나한테 원하는 건? 없다고? 좋아, 나 갑 만들어 줘.”
그 이후 4년간의 아슬아슬한 연인 관계. 하지만,
“그만하자. 우리가 이렇게 질척하게 굴 관계는 아니잖아?”
예일의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 후, 그녀의 잠적.
아무리 애써도 도훈은 예일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
5년 후 그녀는 그와 우연한 재회를 하는데……
“네 아이야?”
“…….”
“아이가 나랑 많이 닮았네. 예일아.”
생전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그렇게 예일은 펑펑 울었다. 산발이 된 머리도, 그에게 보이는 제 처지도, 12월 31일에 이딴 취급이나 받는 거지 밑바닥 같은 삶도. 모든 게 다 서러워서.
“하……. 짜증 나. 진짜 다 서러워.”
토악질을 쏟아내듯 예일은 도훈의 앞에서 제 신세를 다 쏟아부었다. 정말이지 쪽팔리게.
“아, 울지 마.”
작은 얼굴에 꽉 찬 이목구비가 마구 일그러졌다. 어설프게 예일의 어깨를 토닥이던 도훈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아아. 바보 같은 탄성을 흘렸다.
“그럼, 내가 너 갑 만들어 줄까.”
그러곤 더 바보 같은 말을 뱉어냈다.
“뭐……?”
“지금 너 가엾어 보이고 서러운 거. 다 네가 을이라서 그래. 네가 있는 그 바닥이 밑바닥이라서.”
“알아. 누가 그거 몰라서 그래?”
“알면 그 바닥에서 나와.”
이 바닥에서 나오려고 용쓰다가 이 꼴을 보게 된 건데. 잘난 도련님 머릿속엔 상상도 못 할 얘기일 테지. 그래, 이딴 도련님을 앞에 두고 뭘 하나 싶었다. 방금 전까지는 고맙다는 상투적인 인사라도 건넬까 했던 마음이 금세 바닥으로 던져져 버렸다. 그녀는 생각했다. 꼴에 끝까지 자존심을 세우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고.
“무시당하기 싫지.”
“당연한 걸 왜 묻는 건데?”
도훈은 바보같이 실실 웃었다. 뭘 웃냐는 예일의 말에도 놈은 아랑곳하지 않고. 한참을 그렇게 웃던 도훈은 무릎 위에 팔을 괴고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무시당하기 싫으면 갑이 되면 된다니까.”
“뭐?”
“내가 너 그렇게 만들어 줄게.”
마치 예일의 상황이 제 놀이의 한 부분이라도 된다는 듯 쉽게도 지껄였다.
“어때?”
악의 없이 싱긋이 웃는 그 얼굴을 보며 예일은 눈을 질끈 감았다. 열두 시를 알리는 시계 종소리가 마지막 소리를 낼 때까지도 예일은 눈을 뜨지 않았다. 마지막 종이 울리고.
“일어나 봐.”
팔에 걸친 셔츠를 예일의 어깨에 둘러준 도훈은 그녀를 일으켰다. 그러곤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어 펼쳐 예일에게 명함 하나를 건넸다.
[기획이사]
흰색의 빳빳한 명함을 받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들어오는 글자였다.
[강도훈]
그다음은 기획이사의 직책에 있을, 그의 이름 석 자였고, 마지막은.
[EK Entertainment]
자타공인 연예계 1티어이자, 빅 쓰리 엔터 회사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잘나가는 엔터 회사. 이름만 들어도 입을 떡 벌릴 회사의 기획이사.
“…….”
믿기지 않는 듯 예일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기껏 해봐야 저와 비슷한 또래. 만약 교복을 입고 있다면 고등학생으로 오해를 했을 법도 한 앳된 얼굴이었으니.
“그쪽……이 강도훈이야?”
조금은 버릇없는 질문. 도훈은 생긋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나한테 원하는 건?”
“없어.”
“없다고?”
“응. 없어.”
맞지 않게 순순한 얼굴이 예일을 응시했다. 스폰서를 피해 도망 나와 새로운 스폰 제의를 받는다라. 우습지만 그때의 예일은 그런 걸 생각할 여력 따위는 없었다.
“어…….”
백마 탄 왕자님처럼 절 구해준 사람이, 원하는 것 없이 달콤한 제안을 해오는데 거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갑 만들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