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창이 환한 교실 시리즈 2권. 10년 남짓 교실에서 아이들과 부대끼며 얻어낸 동시교육의 생생한 실제를 한 권에 담았다. 동시는 삶을 바라보는 관점의 문제이며, 동시를 통해 감각을, 경험을, 생각을, 삶을 새로운 눈으로 재구성하게 한다. 그 새로움은 궁극에 이르러 아이들 스스로를 새롭게 자각하게 만들 것이다.
출판사 리뷰
아이들에게 동시는 무엇일까?
동시,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까?
이 책은 이들 난감한 질문에 답하고자 한 탁동철 선생의 교실 실천이다. 10년 남짓 교실에서 아이들과 부대끼며 얻어낸 동시교육의 소중한 결실이다.
선생은 줄곧 강원도 산골 학교에서 아이들과 배우며 가르쳐 왔다. 그 배움과 가르침의 중심에 동화와 동시, 이야기와 삶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선생은 지금 격월간 동시전문지인 <동시마중>의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며, 기억에 남을 어린이 시집 <까만 손>과 산문집 <물푸레나무 그늘>을 썼다. 그리고 동시교육의 생생한 실제를 이 책 속에 빼곡하게 채워 넣었다.
이 책에서 볼 수 있듯 선생은 동시를 분석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는다. 그의 손에 닿아 교실로 옮겨지는 순간 동시는 일렁이고 반짝이고 글썽이며, 아이들의 언어로, 느낌으로, 생각으로 되살아난다.
선생은 동시를 언어의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에게 동시는 삶을 바라보는 관점의 문제이며, 동시를 통해 감각을, 경험을, 생각을, 삶을 새로운 눈으로 재구성하게 한다. 그 새로움은 궁극에 이르러 아이들 스스로를 새롭게 자각하게 만들 것이다.
선생은 동시를 공부거리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손에서 교실로 풀려나면, 동시는 표정과 몸짓과 언어로 표현되는 놀이가 된다. 그 놀이 속에서 싸우고 화해하고, 웃고 울며 아이들은 새 눈을 얻게 된다.
이 한 권의 책으로 동시는 한결 온당한 모습으로 교실 속에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동시는 비로소 원래 시가 지녔던 제 모습과 제 힘을 되찾을 것이다. 그리고 동시를 배우고 가르치는 이 땅의 아이들, 선생님들을 한껏 행복하고 넉넉하게 채워줄 것이다.
이미 머릿속에 있는 건 본 게 아니다. 눈에 찍힌 버스 발자국이라도, 눈 밟으며 구르는 차바퀴 소리라도, 운전사 아저씨 얼굴 표정이라도 보고 말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하지만 잘 말하지 못해 실망한 네가 오늘 우리들 중에서 하느님이다.
저절로 본 것 말고 거기서 멈춘 것 말고 더 들어간 것. 뜻을 담아마음을 담아, 눈까풀을 열어서 본 것, 귀를 기울여 들은 것.
‘보려고 하면 개미 눈에 고이는 눈물이 보인다. 개 이빨 사이에낀 고춧가루가 보인다. 들으려 하면 거미 눈알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눈 녹는 소리가 들린다.’
네가 본 것, 들은 것, 말한 것이 우리 공부의 시작, 이 교실의 시작, 이 세상의 시작.
시에는 짜증나는 일이 세 개 있어. 냄새 때문에 짜증나고, 벌레 때문에 짜증나고, 파리가 윙윙 따라와서 짜증나고. 예진
코로 냄새가 나고, 눈으로 보니 더럽고, 벌레가 꾸물거리고, 그걸 버리고 와야 되고, 파리까지 따라온다. 정말 짜증난다. 재성
처음에는 냄새를 맡았는데 나중에는 몸에 썩은 감자물이 튀었어. 드럽게. 준규
파리는 냄새 맡고 오니까 보는 것보다 더 멀리서 와. 짜증이 점점 커진다. 예진
방향이 달라서 시가 2연이다. 썩은 감자는 버리러 가고 있고, 파리는 올 때 따라오니까. 재성
썩은 감자는 죽은 거고 파리는 살아있고, 썩은 감자는 소리가 없고 파리는 소리가 있고, 그래서 시가 두 개 연으로 나누어 있다. 예진
이 시를 쓴 사람은 하나에 집착하는 사람인 것 같다. 썩었는데도 끝까지 보고 있다. 아름
시인은 집착하는 사람, 썩은 것에 눈 안 감고 끝까지 보는 사람. 이 시로 무엇을 할까. 동철
놀이 만들자. 파리가 썩은 감자 서로 빨아 먹을라고 먼저 위에 올라갈라고 싸우는 것처럼 우리도 중간에 뭘 놓고 그걸 서로 차지하려고 싸우는 놀이. 재성
파리가 달라붙은 건 먹을 게 있어서 그래요. 파리가 알 까면 구더기가 생기잖아요. 썩은 감자에 애벌레가 꾸물꾸물 기어다니니깐 썩은 감자 서로 먹을라고 기어가는 애벌레놀이해요. 예진
냄새는 눈보다 더 빠르잖아요. 냄새로 먹을 거 있는 걸 알고 오니까 냄새로 뭘 찾는 놀이해요. 재성
버리러 가다가 썩은 감자가 몸에 묻었으니까 우리는 감자 대신 냄새 나는 신발을 벗어 날려서 서로 맞추는 놀이 하자. 동철
파리잡기놀이해요. 성래
작가 소개
저자 : 탁동철
아이들 속으로 스며들어 보이지 않는 사람. 아이들과 함께 잘 놀고 잘 삐치고 아이들에게 야단도 자주 맞는다. 어릴 때 선생님이랑 냇가에 낚시 갔을 때 선생님이 낚지 못한 꺽지를 낚아서 칭찬을 받은 일이 있다. 동철이는 끈기가 있어, 하고. 그때부터 쭉 뭔가를 끈질기게 기다리는 걸 좋아한다. 봄에는 해바라기 씨앗을 묻어 놓고 싹이 나오길 기다리고, 여름에는 꽃이 피기를 기다리고, 가을에는 씨앗이 여물기를 기다리고, 겨울에는 마른 해바라기 대 위에 쌓일 눈을 기다린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스스로 반짝거릴 수 있게 곁에서 보아주고 기다려 주는 걸 가장 잘한다.1968년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났고 춘천교육대학교에서 공부했다. '글과 그림' 동인으로 어린이 시 모음 《까만손》, 산문집 《달려라, 탁샘》을 냈다.
목차
저자의 말
책을 읽는 분들게 005
1.새로운 눈
새 눈 012
먼지 019
귀한 눈 026
층층나무 037
신발 한 짝 042
2.느려도 좋지
논 054
새가 죽었다 063
멍게 075
썩은 감자 081
3.달라도 좋지
감꽃 094
다른 생각 102
도토리 110
새 116
나사 돌리기 125
4.자유로운 눈으로
달밤 140
솔방울 148
소리 조각 모으기 158
검은 의자 170
할머니 리어카 185
추천의 말
동시교육의 미래를 지금, 여기에서 엿보다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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