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다짜고짜 할머니와 시간을 보내봐!
라면보다 맛있는 고추를 먹게 될 거야!찬이네 가족은 흔하게 볼 수 있는 맞벌이 가정이다. 회사를 가는 엄마와 회사 일을 하기 위해서 외국으로 나간 아빠, 그리고 아들 찬이 가족 구성원의 전부다. 찬의 엄마는 혼자 있을 찬을 위해서 돌보미를 구한다. 할머니는 문을 쾅쾅 두드리더니, 찬의 돌보미가 되겠다며 다짜고짜 찬이네 집으로 들어온다. 찬은 할머니가 문을 쾅쾅 두드린 것도 마음에 안 들지만, 무엇보다 새벽에 봤던 이상한 할머니여서 더욱 싫었다. 그러나 바쁜 엄마는 회사로 가 버리고, 찬은 할머니와 남게 된다. 찬은 어쩔 수 없이 맛없는 반찬에 밥을 깨작거리는데, 옆에서 보던 할머니가 요리를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할머니는 풀잎들을 쓱쓱 잘라 밥이랑 섞고, 소매에 넣어둔 마법장을 톡톡 뿌린 죽을 만들었다. 찬은 풀잎이 섞인 죽을 한 입 크게 먹고는 맛있어서 깜짝 놀란다. 찬은 여느 아이들처럼 라면과 피자, 치킨을 좋아한다. 그런데 다짜고짜 할머니가 해준 요리를 먹은 뒤에는 생각이 달라졌다. 할머니의 요리를 먹을 때마다 찬은 따뜻한 피자, 갓 끓인 라면, 방금 튀긴 치킨도 맛있지만, 토마토, 오이, 쌈 야채, 고추도 맛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심지어 할머니 음식은 찬의 몸을 가렵게 하지도 않았다. 친구들이 라면 먹는 모습을 보면서 늘 부러워했던 찬은 이제 작은 고추가 적당히 알싸하고, 맛있게 맵다는 걸 알게 된다.
엉덩이 멍보다 마음의 멍이 더 아파!
찬과 정환이 싸우고, 사과하며 진정한 친구가 되는 성장 이야기!찬과 엄마가 아빠를 따라서 외국으로 가는 대신 자연환경이 좋은 백호마을로 이사 온 것은 찬의 아토피를 낫게 하기 위함이었다. 찬은 아토피 때문에 몸이 늘 얼룩덜룩 빨갰고, 가려울 때는 긁기도 했다. 그런데 같은 반 정환이가 아토피가 있는 찬을 짓궂게 놀린다. 찬은 자신을 놀리는 정환이에게 화가 나서 정환이를 밀친다. 뒤로 벌러덩 넘어진 정환이는 바닥에 그대로 엉덩이를 찧는다. 찬과 정환은 수업이 끝나고도 화해하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고 밖에서 우연히 마주친 정환은 찬에게 자신의 엉덩이가 멍들었다고 말한다. 찬은 정환에게 밀쳐서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그러고는 정환의 엉덩이에 든 멍보다 정환의 말로 인해 상처받은 자신의 마음에 더 큰 멍이 들었다고 말한다. 정환이도 찬에게 진심으로 미안해하며 사과한다.
찬은 왜 엉덩이 멍보다 마음의 멍이 더 아프다고 했을까? 엉덩이 멍은 어딘가에 부딪혔을 때 나타나는 상처지만, 마음의 멍은 어딘가에 부딪히고 깨졌을 때 나타나는 게 아니라 내가 진심으로 상처를 받았을 때 얻기 때문이다. 물론 엉덩이 멍이 겉으로 빨갛고, 파랗기에 크게 상처가 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엉덩이 멍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마음의 멍은 그렇지 않다. 마음의 상처는 눈에 띄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더라도 쉽게 사라지거나 옅어지지 않는다. 어쩌면 마음의 멍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게 아니라 사실은 상처가 너무 깊숙하게 박혀서 보이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엉덩이 멍은 상처 났을 때 연고를 바르면 되지만, 마음이 받은 상처는 연고나, 반창고로 치료할 수도 없다. 마음은 마음만이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짜고짜 할머니》에서는 찬과 정환의 싸움, 화해를 통해 진정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상처를 보듬어주는 모습을 그렸다. 아직 친구와 싸우고 화해하지 못한 어린이가 읽는다면 공감과 함께 좋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오호호홍! 어흐흐흥! 할머니 웃음소리가 호랑이를 닮았네?
다짜고짜 할머니는 어디에서 온 걸까? 옛이야기를 빌어서 만드는 상상력의 힘!색색 저고리와 치마는 춤을 추고, 밥그릇과 수저, 고무신 등은 걸어서 집으로 들어간다. 하얀 한복을 입은 할머니는 그 뒤를 따른다. 잠에서 깬 찬은 할머니를 보면서 귀신은 아닐까 생각한다. 할머니는 정말 귀신일까? 찬은 무서움을 해소하지 못한 채로 할머니를 다시 보게 된다. 그것도 찬의 집 안에서 말이다. 할머니가 찬의 새로운 돌보미를 자처했기 때문이다. 다짜고짜 할머니는 어디에서 나타난 걸까? 할머니의 집에서? 찬이네 집 앞 동에서? 그렇다면 그전에는 어디서 온 걸까?
백호마을 백호아파트에는 마을 어르신이 알 수 있는 이빨 움터가 있다. 다짜고짜 할머니 역시 이빨 움터를 잘 알고 있다. 아마도 할머니는 백호마을에서 오래 살았나 보다. 할머니는 찬을 데리고 꼬올깍 고개를 넘어 이빨 움터로 향한다. 이빨 움터에 도착해서 찬은 헌 이를 넣고, 튼튼한 새 이를 소원한다. 그런데 어쩐지 조금 이상하다. 찬이 이빨 움터에 헌 이를 넣었더니, 할머니의 빠진 이가 채워진 것이다. 게다가 왠지 다짜고짜 할머니의 오호홍, 오호호홍하는 웃음소리가 꼭 호랑이의 어흐흐흥 소리를 닮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찬이 잠결에 눈을 조금 떴을 때는 할머니 치마저고리 밑으로 커다랗고 기다란 꼬리를 본 것 같기도 하다. 찬의 꿈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도대체 할머니의 정체는 뭘까?
《다짜고짜 할머니》에서는 호랑이 이야기를 빌려 상상력을 발휘한다. 찬과 할머니가 겪는 소동을 읽으면서 ‘호랑아, 헌 이 줄게, 새 이 다오.’나, ‘이빨 빠진 호랑이’가 생각나기도 한다. 호기심 많은 어린이가 읽는다면 뒷산에 사는 백호가 백호마을을 지켜준다는 소문이 진짜인지, 할머니의 정체는 무엇일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제각각 움직이는 물건들은 열린 현관으로 춤을 추듯 걸어 들어갔어요. 우리 집에서 바로 내려다보이는 앞
동 일 층 집이었지요.
그때였어요.
“자, 서둘러. 동틀라. 어서, 어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우렁차게 들렸어요. 소름이 오소소 돋았지요.
“나 애를 특히 잘 보는데, 요기!”
할머니는 엄마가 붙인 광고지를 통째로 뜯어 와 내밀었지요.
“어머머.”
할머니는 날 보고 씨익 웃더니 다짜고짜 고무신을 훌러덩 벗고 집 안으로 들어왔어요.
“아이코, 덥다. 난 더운 건 딱 질색인데!”
할머니는 버선까지 휙 벗더니 발가락을 꼼지락꼼지락했어요. 발이 얼마나 크고 두툼한지 할머니 발 같지가 않았어요. 요상한 고린내가 솔솔 났지요. 게다가 발등에 길고 하얀 털까지 숭숭 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