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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화가
한국 문단과 화단, 그 뜨거운 이야기
다할미디어 | 부모님 | 2021.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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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시인과 화가의 관계는 바늘과 실, 형제지간 같다. 1920~30년대의 서울은 문학과 미술이 한 가족이 되어 동고동락했다. 문학과 미술은 상호 영향을 주고받고 교유하며 새로운 창작의 세계로 진입, 예술세계를 풍요롭게 했다.

화가 나혜석과 시인 최승구를 비롯, 시인 이상과 화가 구본웅, 백석과 정현웅을 거쳐 이중섭과 구상 그리고 시인 김지하와 판화가 오윤에 이르기까지. 문단과 화단에서의 끈끈한 관계로 유명한 사례는 많고도 많다.

이 책은 근대기의 시인과 화가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기획된 것으로, 오래 전 『인간과 문학』 잡지에 연재했던 내용이다. ‘문학과 미술의 즐거운 만남’을 기대하고픈 마음을 담았다.

  출판사 리뷰

‘시대의 풍경’이 된 문인들과 화가들의 만남…

일제 강점기 ‘경성의 르네상스’를 일군 이들의 삶과 우정, 교류와 연대를 통해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한국 근현대사를 살펴본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26세 청년 구보가 하루 동안 경성 곳곳을 배회하며 겪는 일을 묘사한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이 작품을 보면 당시 서울의 모습과 식민지 지식인의 감성이 잘 나타나 있다. 이 소설의 삽화는 박태원의 친구이자 그림도 빼어나게 잘 그렸던 시인 이상이 그렸다. 사실 이상의 꿈은 본래 화가였다. 그가 그린 <1928년 자화상>은 1931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입상할 정도. 자신의 소설 『날개』에 삽입된 드로잉도 이상의 솜씨다.
식민지 시절, 역설적이게도 문화예술은 오히려 찬란한 꽃을 피웠다. 젊은 지식?예술인들이 근대 문물의 수용과 함께 20세기 초반 서구의 사상?철학?문화 등을 빠르게 흡수하며 나라를 빼앗긴 울분과 설움, 절망을 예술로 승화시킨 것이다. 당시 내로라하는 수많은 문인과 화가가 예술적 교감을 나누고 이를 각자의 작품에 반영하면서 ‘경성의 르네상스’를 일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삶과 우정을 나누며 시대의 풍경이 되었던 문인과 화가의 합을 꼽아보면, 이상과 구본웅, 백석과 정현웅, 김용준과 김환기, 최승구와 나혜석을 들 수 있다. 이 같은 문인과 화가의 만남은 근대를 지나 구상과 이중섭, 박완서와 박수근, 김지하와 민중화가 오윤에 이르기까지 지금도 맥이 이어진다.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책 『시인과 화가』는 미술평론가이자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인 저자가 근대기의 시인과 화가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기획한 것으로, 오래 전 잡지 「인간과 문학」에 연재한 내용을 갈무리해서 내놓은 문화예술 에세이다. 마침 저자가 몸담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도 최근, 1910년부터 1945년까지 해당 시기에 문학과 미술의 상호관계를 살펴보는 전시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로 화제를 모으고 있기도 하다(미술 애호가인 BTS의 리더 RM이 좋아한 전시로도 이목을 끌었다).
저자는 “어두운 시대를 살았던 창작자들이 어떻게 시대를 끌어안고 예술세계를 풍요롭게 가꾸었는지 살펴보려 했다”고 출간 취지를 밝히며, “문인과 화가의 만남이 현대사회에서는 과거 이야기로만 묻히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직업적 세분화도 중요하지만 예술계의 진정한 통섭과 융합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비평가다운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일제 강점시대의 여성, 정말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다. 수원 출신 나혜석은 오빠 나경석의 도움으로 일본 유학을 실행할 수 있었다. 신여성의 표상은 이렇게 하여 얻게 되었다. 도쿄 유학생 사회에서 나혜석은 빛나는 꽃이었다. 재학 시절, 그는 소월(素月) 최승구와 열애를 했다. 그들은 약혼부터 공포하고 연애하기 시작했다. 조혼 제도가 성행했던 당시의 사회 풍습에 따라 남자 유학생들은 대개 기혼자였다. 최승구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사랑의 불꽃을 뜨겁게 태웠다. 하지만 최승구는 결핵으로 요절했다. 나혜석에게 발광의 시간을 안긴 사건이었다. 나혜석은 자신의 삶을 ‘사건’의 연장선상에서 살았다고 회고했을 정도였다. <파격을 그린 화가와 저항시인_ 나혜석과 최승구의 비련> 중에서

백석, 그는 현역시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으로 뽑을 만큼 인기 시인이다. 북방 정서 혹은 농촌 정서를 시세계의 바탕에 깔고 『사슴』과 같은 개성적인 시집을 펴낸 시인이다. 백석은 1939년 말 조선일보사 출판부의 『여성』 잡지사를 퇴직하고 만주로 떠났다. 일종의 탈출이었다. 그런 백석이 만주에서 절친했던 친구인 화가 정현웅을 생각하며 시 한 편을 썼다. 바로 문제의 시, <북방(北方)에서-정현웅에게>이다. 백석 시 가운데 특정인을 거명하면서 쓴 헌시로는 유일한 예에 속한다.
백석의 시 세계, 그것도 심각한 시 세계를, 공유할 수 있는 친구 사이, 여기서 정현웅과 백석과의 관계를 새로운 각도에서 살피게 한다. 그만큼 이들은 시인과 화가의 입장에서 예술세계를 호흡할 수 있는 돈독한 사이였다. <북방에서 친구에게_ 시인 백석과 화가 정현웅의 동행> 중에서

정해년 불탄절에 김용준은 김환기의 집에 놀러 갔다. 거기서 김용준은 <수화 소노인 가부좌상>(1947)이라는 제목의 김환기 전신 초상화를 그렸다. 즉석 휘호, 키다리 김환기의 앉아있는 모습, 경쾌하게 묘사되어 있다. 나는 이 그림을 1980년대 뉴욕의 김향안 아파트에서 본 적이 있다. 그날따라 향안 여사는 두루마리 족자 그림을 펼치면서 ‘근원 그림’이라고 했다. 당시만 해도 월북화가에 대해서는 내놓고 언급할 수 없는 때여서 이 같은 새 자료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이야 이 그림은 환기미술관 등에서 대중 공개되어 별다른 긴장감을 주지 않는다. 기념비적 작품이라 한다면, 근원의 또 다른 작품 <수향산방전경>(1944)을 주목하게 한다. 이 작품은 선묘 중심의 집 마당에 서 있는 수화와 앉아있는 향안 그리고 나무와 괴석 등이 있는 뜰을 그린 것이다. 수화와 향안의 집이라는 뜻의 수향산방, 근원은 작정하고 수화 향안 부부와 산방의 앞뜰을 그렸다. 추억어린 장면이지 않을 수 없다.
<유화 붓의 문인화_ 김용준과 김환기 그리고 노시산방>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198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으로 등단한 이래 비평, 전시 기획, 미술 행정 등 다양한 미술 현장에서 활동해왔다. 광주비엔날레 창립 집행위원 및 특별프로젝트 책임큐레이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예술 총감독, 창원조각비엔날레 총감독으로 현장과 학계를 아우르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취임 후에는 한국미술의 위상을 확립하고 세계와 소통하는 열린 미술관을 지향하는 등 ‘미술한류’ 시대를 열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가천대 예술대학 교수, 동국대 미술사학과 석좌교수를 지냈으며,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 회장, 한국큐레이터협회 회장,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을 맡고 있다. 저서 『백년을 그리다』, 『한국미술론』, 『김복진 연구』, 『한국미술에 삼가 고함』, 『화가 나혜석』, 『한국근대미술-시대정신과 정체성의 탐구』, 『미술과 함께, 사회와 함께』가 있으며, 『바람 미술관』, 『토함산 석굴암』 등의 시집을 펴냈다.

  목차

서문_ 시인과 화가의 영광을 위하여

01 파격을 그린 화가와 저항시인_ 나혜석과 최승구의 비련
02 박제된 천재의 비밀_ 시인 이상과 화가 이상
03 20세기 전반 최정상급 문예운동가_ 카프의 주역 김복진
04 살아 있는 자체가 락樂이다_ 100세 화가 김병기의 비화
05 빼앗긴 들의 노래와 화단_ 시인 이상화 가문과 대구 미술계
06 북방에서 친구에게_ 시인 백석과 화가 정현웅의 동행
07 조선의 풍경화는 달라야 한다_ 정지용과 정종여의 남해 여행
08 ‘만주’라는 외곽에서 이룬 쾌거_ 시인 윤동주와 화가 한낙연
09 ‘유화 붓의 문인화’_ 김용준과 김환기 그리고 노시산방
10 “예술에는 노래가 담아져야 할 것 같소”_ 김환기, 시정신의 조형적 변주
11 문인들의 사랑 받은 생명주의 작가_ 이중섭 신화와 시인들
12 궁핍한 시대의 진정성_ ‘나목’을 닮은 박수근과 박완서
13 모두의 ‘고향의 노래’_ 이원수와 김종영, 꽃대궐의 현장
14 허무와 만다라의 세계_ 세속을 초월하는 시인과 화가, 오상순과 하인두
15 ‘예술의 기쁨’을 공유하다_ 조각가 김세중과 시인 김남조 부부
16 서정성과 현실성의 감동 예술_ 소설과 오영수와 화가 오윤 부자
17 신명 속의 낮도깨비_ 민중화가 오윤과 김지하

더 읽어보기_ 오윤을 회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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