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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베
나는 어떻게 투명인간이 되었나?
산하 | 3-4학년 | 2012.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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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산하세계문학 시리즈 1권. 살얼음이 미처 풀리지 않은 어느 이른 봄날. 아르베가 친구들과 놀다가 집으로 돌아와 보니 여느 때와 다른 수선스러운 분위기다. 사람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집 앞에 모여 있고, 비상등을 켠 구급차가 누군가를 싣고 떠난다. 심장마비로 아빠가 세상을 떠난 것이다. 엄마는 안방에 틀어박혀 있고, 동생인 깡땡은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눈치다.

그날 밤, 아르베는 잠자리에 누워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흑백영화의 주인공 스콧 캐리를 떠올린다. 이상한 빛의 알갱이들에 쐬더니 몸집이 점점 작아지며 마침내는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게 된 스콧 캐리…. 다음 날부터 아르베네 가족은 장례식장에서 조문객들을 받는다. 아르베는 동생보다도 머리 하나 만큼 키가 작아, 관대 위에 놓인 아빠의 얼굴을 볼 수가 없다.

하지만 아르베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며 아빠의 얼굴을 다양한 모습과 표정으로 상상한다. 마침내 아빠와 영영 작별을 고하는 날, 아르베는 아빠의 모습을 상상 속에서 간직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모부가 아르베를 사람들 사이로 들어 올려 아빠의 모습을 보게 하자, 아르베의 모습이 점점 지워지며 스콧 캐리처럼 남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으로 변하게 되는데….

슬픔 속에서도 주변 인물들의 반응을 주인공 자신의 눈으로 읽어내는 응축된 유머가 돋보인다. 단조로워 보이는 선과 무채색에 가까운 톤도 읽는 이의 심리적 개입을 자유롭고 풍부하게 한다. 캐나다연방총독상 수상작.

  출판사 리뷰

소년은 어떻게 슬픔을 견디는가?
캐나다연방총독상 글, 그림 동시 수상 작품!


※ 1937년에 만들어진 캐나다연방총독상은 문학, 예술, 건축 등의 분야에서 캐나다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상. 2009년, 한 권의 책이 글과 그림 부문에서 동시에 이 상을 독차지한 일이 처음 있었다. 어린이와 청소년 독자들을 위해 쓰고 그린 《아르베》가 그 책이다.

계절과 계절 사이에 벌어진 일
살얼음이 미처 풀리지 않은 어느 이른 봄날. 아르베가 친구들과 놀다가 집으로 돌아와 보니 여느 때와 다른 수선스러운 분위기다. 사람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집 앞에 모여 있고, 비상등을 켠 구급차가 누군가를 싣고 떠난다. 심장마비로 아빠가 세상을 떠난 것이다. 엄마는 안방에 틀어박혀 있고, 동생인 깡땡은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눈치다. 그날 밤, 아르베는 잠자리에 누워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흑백영화의 주인공 스콧 캐리를 떠올린다. 이상한 빛의 알갱이들에 쐬더니 몸집이 점점 작아지며 마침내는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게 된 스콧 캐리….
다음 날부터 아르베네 가족은 장례식장에서 조문객들을 받는다. 아르베는 동생보다도 머리 하나 만큼 키가 작아, 관대 위에 놓인 아빠의 얼굴을 볼 수가 없다. 하지만 아르베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며 아빠의 얼굴을 다양한 모습과 표정으로 상상한다. 마침내 아빠와 영영 작별을 고하는 날, 아르베는 아빠의 모습을 상상 속에서 간직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모부가 아르베를 사람들 사이로 들어 올려 아빠의 모습을 보게 하자, 아르베의 모습이 점점 지워지며 스콧 캐리처럼 남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으로 변하게 된다.

소년의 눈길로 바라본 죽음
《아르베》의 부제는 ‘나는 어떻게 투명인간이 되었나?(How bacame I invisible?)’이다. 옮긴이의 의도를 따랐지만, ‘나는 어떻게 사람들 눈에서 사라졌나?’로 옮겨도 좋을 듯싶다. 작가는 왜 이런 부제를 달았을까? 이 작품에서 핵심적인 사건은 아빠의 죽음이다. 여기에 죽음이라는 사건을 받아들이는 가족의 태도와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더해지면서 윤곽이 구성된다. 전체 이야기의 진행은 일인칭 주인공인 소년의 시점으로 다루어진다. 언젠가 보았던 영화 속 인물처럼 아르베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도 이야기가 주인공의 시점과 생각에 따라 진행되기에 가능해진다.
소년소설은 주인공의 ‘성장’이라는 중심축을 따라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가족이나 사회에서 외톨이거나 문제아인 소년이 ‘위기’를 겪고 이를 극복하면서 몸과 마음이 성큼 자란다는 설정이다. 그러나 위기는 주인공이 기성세대와 사회로 무난하게 편입되기 위한 통과의례로 기능하며, ‘만들어진 위기와 극복’의 서술 구조는 관성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청소년 소설에서 종종 지적되는 소재주의도 소재 자체보다는 다양한 이야기 형식과 구성이 빈약하다는 비판으로 초점이 모아진다. 작품의 주인공은 사람들 틈에 끼어 아버지의 죽음을 확인하는 순간,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 변한다. 이것은 주인공의 자기의식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겠지만, 한편으로는 이 소년이 어떤 삶의 길을 가게 될지에 대한 암시이기도 하다. 남들이 보기엔 존재감이 약한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자기 안에 자신만의 길을 만들고 그 길로 걸어가게 될 소년이 작품의 주인공인 것이다.

글과 그림으로 잘 빚어진 문학작품
키가 작아 관대에 올려진 아빠를 보지 못하는 아르베는 어른들이 하는 말을 들으며 아빠의 모습을 떠올린다. 아빠의 얼굴은 26개의 다양한 표정으로 그려진다. 글과 그림의 관계가 독특하다. 《아르베》는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로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을 굳이 ‘그림소설’이나 ‘만화로 된 소설’이라는 기존의 개념틀 안에 가둘 필요는 없을 듯하다. 문학과 예술의 장르는 심화와 확장을 거칠 때 오히려 자기 정체성을 또렷하게 갖게 되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문제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새로움을 지향하는 것이야말로 문학과 예술의 생명력이 아닐까. 《아르베》의 글과 그림은 간결하면서도 함축적이다.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인물들의 심리에 구구절절한 설명을 붙이는 대신 여백과 틈새를 충분히 두었다. 그 비어 있는 공간은 작가와 작중 인물과 독자가 소통하고 교감하는 가능성의 공간이 된다. 슬픔 속에서도 주변 인물들의 반응을 주인공 자신의 눈으로 읽어내는 응축된 유머가 돋보인다. 단조로워 보이는 선과 무채색에 가까운 톤도 읽는 이의 심리적 개입을 자유롭고 풍부하게 한다.

작품의 구성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남겨진 사람들의 뒷이야기로 이어지는 중심 줄기 안에 또 다른 이야기가 들어 있다. 옛날 영화의 주인공인 스콧 캐리 이야기다. 스콧 캐리에 대한 기억과 상상이 점점 자라나서, 나중에는 아르베 자신과 겹쳐진다. 스콧 캐리라는 이름은 세 군데 장면에서 등장한다. 거리의 도랑에서 친구들과 함께 이쑤시개 배를 띄우며 놀 때, 아빠가 돌아가신 날 밤에 떠올리는 영화의 장면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르베의 모습이 사라져갈 때이다. 이렇게 두 이야기가 얽히고 엮이는 과정을 읽어 내는 것이 이 작품을 해독하는 주요 열쇠가 될 듯하다.
가능한 한 글을 압축하고, 주요 부분에서 그림으로만 심리 상태를 드러내는 방식도 특이하다. 책이 열리고 다섯 장면이 지나도록 글이 한 줄도 나오지 않는다. 어떤 사건이나 이야기에 대한 이해를 글에만 의존하는 독법으로는 낯선 구성인 셈이다. 첫 장면에는 눈 덮인 산허리에 잎새 하나 없는 나무 한 그루가 춥고 앙상한 모습으로 서 있다. 두 번째로 넘어가면 저 멀리에 옹기종기 서 있는 집들이 보이고, 이어지는 장면마다 초점이 당겨지면서 지방 소도시로 보이는 장소로 이동해간다. 그러고 나서 비로소 아르베라는 주인공 소년이 모습을 나타낸다.
이런 식의 구성은 아빠를 구급차에 실어 장례식장으로 보낸 직후 엄마의 모습에서도 나타난다. 이번에는 사람들이 하나씩 흩어지고 마지막으로 혼자 남을 때까지의 엄마의 심리 상태가 네 장면에 걸쳐 화면으로만 보여진다. 아르베의 모습이 점점 지워지는 마지막 장면들도 마찬가지다. 이렇듯 《아르베》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이에 대한 주인공의 심리 상태를 독특하게 관찰하고 구성한 소년소설이다. 깊이 있는 철학적 주제가 풍부한 상상력에 실려 한 편의 빼어난 문학작품이 되었다.

  작가 소개

저자 : 에르베 부샤르
캐나다 퀘벡 주의 시쿠티미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소설가입니다. 《부모와 친구들을 초대하다》라는 소설로 몬트리올도서대상을 받았습니다. 《아르베》는 부샤르가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해 쓴 첫 작품으로 캐나다연방총독상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의 성공에 힘입어 자니스 나도와 함께 속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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