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이별 혹은 사별로 인한 그리움의 정서가 주조를 이루는 가운데, 세계와 사물에 대한 웅숭깊은 철학적 인식과 사색, 나날의 구체적 일상에 대한 세밀한 묘사가 주목을 끈다. 시인은 정제된 언어와 절제된 감정을 통해 순도 높은 감성을 이끌어 내는데, 이는 타락한 세계에서 벗어나 생의 진정성과 존재의 지고한 가치를 추구하는 시인의 시적 태도에서 발원한다. 시인은 자신의 삶 깊숙이 의미의 성채를 건설함으로써 참된 존재자로 나아갈 토대를 갖추고자 하는 의지를, 슬픔 속에서 영혼의 힘으로 세계의 진실을 발견하고 나아가 이를 통해 참된 세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열망을 시에 투영한다.
출판사 리뷰
허향숙 시인의 시집 『그리움의 총량』이 시작시인선 0379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충남 당진 출생으로 2018년 『시작』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그리움의 총량』은 이별 혹은 사별로 인한 그리움의 정서가 주조를 이루는 가운데, 세계와 사물에 대한 웅숭깊은 철학적 인식과 사색, 나날의 구체적 일상에 대한 세밀한 묘사가 주목을 끈다. 시인은 정제된 언어와 절제된 감정을 통해 순도 높은 감성을 이끌어 내는데, 이는 타락한 세계에서 벗어나 생의 진정성과 존재의 지고한 가치를 추구하는 시인의 시적 태도에서 발원한다. 시인은 자신의 삶 깊숙이 의미의 성채를 건설함으로써 참된 존재자로 나아갈 토대를 갖추고자 하는 의지를, 슬픔 속에서 영혼의 힘으로 세계의 진실을 발견하고 나아가 이를 통해 참된 세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열망을 시에 투영한다. 해설을 쓴 김경복(문학평론가, 경남대 교수)의 말에 따르면, 허향숙의 시는 궁극적으로 “존재의 구원 문제”에 천착하여 “영혼의 발견과 그에 대한 각성”을 통해 “이 세계가 결코 평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물질의 차원을 넘어선 어떤 영원하고 아름다운 세계가 있을 것이라는 시적 전망”을 제시한다. 그리하여 “그 전망 속에 놓인 인간은, 인간뿐 아니라 그 지평 속에 놓인 사물은 제 존재성의 의미를 획득하여 지고한 세계로 나아가”며, “존재의 구원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추천사를 쓴 오세영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하여 “철학적 사유에 목마른 시인”의 “깊은 고뇌의 아픔”이 깃들어 있다고 평했으며, 이재무 시인은 “대체로 사물과 세계와의 동일성을 추구하는 시편들이 주조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존재의 기원인 고향에 대한 회감 어린 정서의 시편들에서는 애틋한 향수를, 예기치 않게 찾아와 실존의 뿌리를 사납게 흔들어대는 참척의 슬픔이 짙게 밴 시편들에서는 먹먹한 통한을 느끼게 한다”라고 평했다. 요컨대 이번 시집은 혈육과의 사별로 인한 존재의 슬픔과 체념의 정서를 영적 깨달음과 구원의 형식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자신의 존재성을 피우는 일, 그리고 그 피움을 통해 ‘너’를 다시 살게 하는 일은 ‘시 쓰기’의 과정과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시인은 ‘시 쓰기’를 은유하는 ‘영혼에의 눈뜸’을 지속적으로 행하면서, 이를 통해 ‘너’로 집약된 존재성을 되살리고 ‘나’의 존재성을 성화시킴으로써 존재의 구원에 다다르게 된다.
그리움의 총량
무언가를 간절히 생각하고
슬퍼하는 시간의 총량이
고작 한 시간 정도라는 어느 시인의 진술을
수정하고자 한다
내 그리움의 총량은
의식과 무의식의 총체다
잠잘 때도
밥 먹을 때도
책 볼 때도
페북질할 때도
걸을 때도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도
글을 쓸 때도
유행가를 부를 때도
온통 너이기 때문이다
해가 뜨는 이유도
새가 지저귀는 이유도
바람이 동으로 가는 이유도
비가 사선을 긋는 이유도
구름이 하늘을 흐르게 하는 이유도
별빛이 어둠 가르며 내리는 이유도
풀벌레 우는 이유도
꽃이 피고 지는 이유도
슬픔이 내 몸을 지나는 이유도
웃음 한 말 빌려 오는 이유도
숨을 고르는 이유도
온통 너이기 때문이다
우울한 대기
낙엽처럼 깔려 있는 침울한 적요
흐느끼는 산길
널브러진 이끼들
어스름을 흔드는 개 짖는 소리
홀로 사그러지는 메꽃
매일 아침 나는 너로 태어나 너로 죽는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허향숙
충남 당진 출생.2018년 『시작』으로 작품 활동 시작.現 백강문학회 회장.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그녀 목소리에 손을 대면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명랑 13
외출 14
기억은 물과 같아 15
그냥 16
‘첫’에 대하여 17
한통속 18
순리 19
넝쿨장미 20
귀가 21
잠과 잠 사이 22
고요에 대하여 23
마음은 아메바다 24
모든 것은 존재하기 위하여 살아간다 25
소년 26
습관 28
문장을 먹는다 29
허기 30
제2부 세상의 그을음을 닦는 영혼의 슬픈 눈
한 장의 묵화 35
옹달샘 36
햇살 38
엎지르다 39
노동자들 40
신의 꽃 42
운수골의 여름 44
애인 45
적선 48
나무 49
밤비 50
소랑리小浪里에서 51
물거울 52
흑염소 54
부부 55
바람은 소리의 바다 56
제3부 매일 아침 나는 너로 태어나 너로 죽는다
해바라기 59
소리의 귀소歸巢 60
너를 꿈꾼다 62
통점 63
너에 갇히다 64
마트료시카 65
에이와나무를 찾아서 66
눈 감으면 67
용화여고 앞을 지나다 68
홍매화 69
그리움의 총량 70
슬픔은 늙지 않는다 72
나프탈렌 냄새 73
너를 부른다 74
숨 75
오르골 76
피우다 78
울음통 79
슬픔을 키우다 80
개미귀신처럼 81
제4부 이게 어디 보통 일인가요
이게 어디 보통 일인가요 85
고사리 86
아버지의 구두 88
민들레 89
염력 90
모정탑 91
안개꽃 92
모서리 94
노숙자 96
세일즈맨의 생존법 97
착한 성형외과 98
불암산 99
탄생 100
찰칵, 몰카 102
돌멩이 103
근황 104
해설
김경복 상처 입은 영혼이 부르는 구원의 노래 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