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현대어로 쉽게 풀어 쓴 근대 여성 문학 <모던걸 시리즈>. 소설집 『의심의 소녀』에는 과거 문단에 의미 있는 족적을 디뎠던 여성 작가들의 다섯 작품을 실었다. 이 소설집에 담긴 소설들은 가장 최근 작품인 「가을」을 기준으로 삼아도 80년이 지난 먼 과거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이야기들은 단순히 과거의 기록으로만 머무르지 않는다. 저마다의 목소리를 가지고 특유의 시선으로 시대를 읽어낸 작가들의 작품은 과거의 독자뿐 아니라 오늘날의 독자에게도 깊은 의미를 남긴다. 어쩌면 각 소설은 과거의 작가가 오늘날에 보낸 편지인지도 모른다.
낡은 도덕관념을 가진 엄마에게 잔소리를 듣는 딸, 불우한 가정사 때문에 이름을 숨기고 떠도는 소녀, 연인에게 배신당하고 오빠마저 잃은 간호사, 죽은 아내의 친구를 만난 남편, 그리고 구시대적 관습과 오롯이 맞닥뜨려야 하는 신세대. 다섯 저자가 시대를 읽음으로써 적어낸 인물들은 어떤 의미를 전달할까. 『의심의 소녀』는 그 편지가 오늘날의 독자들에게 더 선명히 전달되기를 바라 소설 원문의 일부를 현대적으로 수정했다. 편지를 펼칠 독자들은 이 글을 통해 반갑고도 낯선 연대의 선물을 발견할 것이다.
출판사 리뷰
현대어로 쉽게 풀어 쓴 근대 여성 문학 <모던걸 시리즈>100년 전, 고단한 현실에서도 꿋꿋이 자신의 목소리를 글에 담은 여성 작가들이 있습니다. 당시 우리 문단은 여성 작가의 글을 정식 문학으로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그 안에서 여성의 문학은, 아니 여성들은 가부장제에 신음하며 여성의 자유와 권리를 부르짖었죠. 하지만 공고한 남성 중심 문단에서 그 목소리는 비주류가 되었습니다.
100년이 훌쩍 흐른 지금, 그 시절 여성 문학은 여전히 우리의 심연에 잠들어 있습니다. <모던걸 시리즈>를 출간하기 위해 많은 근대 여성 작가의 글을 찾아냈고, 면밀히 살폈습니다. 작품을 선정하면서 현재 출판계의 강력한 흐름이라고 할 수 있는 여성 문학의 본류를 찾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모던걸 시리즈>에 실린 모든 작품은 편집자가 직접 현대어로 번역했습니다. 원문의 뜻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현대의 독자들이 읽는 데 거리감이나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과감하면서도 새로운 번역을 시도했습니다. 원문을 있는 그대로 감상하기를 원하는 고전주의적 독자들에게는 이번 시리즈가 과감함을 넘어 함량 미달의 어떤 것으로 보일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고귀한 소수의 문학이기보다 어떤 언어로 담기든 다수의 문학이 이 시대 독자들에게 더 유익하다고 믿습니다. 현대의 시선으로 큐레이션하고 현대의 언어로 담아낸 작품들은 분명히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작지만 긴 여운을 선사할 것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모던’한 시대를 살고 있고 ‘지금 여기’의 여성 모두가 모던걸입니다. ‘모던걸’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 진행형인 키워드입니다. ‘모던걸’이라 불렸던 근대 여성들은 유교적 억압에서의 해방과 표현의 자유, 스스로 선택할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했고, 이 책에 담긴 작품들은 그 흔적입니다. 여성들의 억압에 대한 투쟁의 역사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 작품들이 거창한 주제를 다루는 것은 아닙니다. 첫사랑, 애정하는 것, 다정한 시골 풍경, 보고 싶은 엄마 등 정겹고 익숙한 소재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그런 주제조차 여성의 펜 끝으로는 표현하기 힘들었던 시대에 탄생한 작품들이기에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으며 그때의 감정들이 현재와 다르지 않음을 느낄 때 우리는 먼 시간을 뛰어넘어 강한 유대감을 느낍니다. 이 시리즈가 여전히 모던을 꿈꾸는 독자에게 기분 좋은 배부름이 되기를 원합니다.
〈모던걸 시리즈>의 소설집 『의심의 소녀』에는 과거 문단에 의미 있는 족적을 디뎠던 여성 작가들의 다섯 작품을 실었다. 이 소설집에 담긴 소설들은 가장 최근 작품인 「가을」을 기준으로 삼아도 80년이 지난 먼 과거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이야기들은 단순히 과거의 기록으로만 머무르지 않는다. 저마다의 목소리를 가지고 특유의 시선으로 시대를 읽어낸 작가들의 작품은 과거의 독자뿐 아니라 오늘날의 독자에게도 깊은 의미를 남긴다. 어쩌면 각 소설은 과거의 작가가 오늘날에 보낸 편지인지도 모른다.
낡은 도덕관념을 가진 엄마에게 잔소리를 듣는 딸, 불우한 가정사 때문에 이름을 숨기고 떠도는 소녀, 연인에게 배신당하고 오빠마저 잃은 간호사, 죽은 아내의 친구를 만난 남편, 그리고 구시대적 관습과 오롯이 맞닥뜨려야 하는 신세대. 다섯 저자가 시대를 읽음으로써 적어낸 인물들은 어떤 의미를 전달할까.
『의심의 소녀』는 그 편지가 오늘날의 독자들에게 더 선명히 전달되기를 바라 소설 원문의 일부를 현대적으로 수정했다. 편지를 펼칠 독자들은 이 글을 통해 반갑고도 낯선 연대의 선물을 발견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으레 해야 할 말도 하기가 죄송스럽고 아무리 마음에 안 들어도 불평하기가 힘들었다. 심지어 몸이 아플 때도 어디 아프다는 말조차 하기 미안해졌다.
병원! 약값! 모두 돈 때문이었다.
- 백신애, 「나의 어머니」 중에서바람에 문풍지만 울려도 어머닌가, 옆집에서 무슨 소리만 나도 오누이는 달려나가 어머니, 하고 문을 열면 밖에는 눈만 내렸다. 그녀가 악을 쓰고 어머니를 부르면 오빠는 그녀를 업고 방안을 빙빙 돌면서 훌쩍훌쩍 울던 그날…….
- 강경애, 「어둠」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나혜석
1896년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났다. 1913년 진명여자고등보통학교를 졸업 후, 일본으로 유학하여 1918년 도쿄시립여자대학교 유학과를 졸업하였다. 1914년 『학지광』이라는 잡지에 「이상적 부인」을 발표하면서 창작활동을 시작하였다. 대표 작품으로는 「회색한 손녀에게」, 「모된 감상기」, 「원한」, 「이혼고백장」, 「현숙」, 「신생활에 들면서」등과 연재 시 「인형의 집」등이 있다.
지은이 : 강경애
1906년 황해도 송화에서 태어났다. 1920년 평양 숭의여학교에 입학하였으나 동맹 휴학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퇴학당했다. 이후 1923년 동덕여학교 4학년에 편입하여 1년간 공부하였다. 1931년 단편 소설 「파금」으로 문단에 데뷔하였고 같은 해에 장편 소설 『어머니와 딸』도 발표하였다. 이외에도 『인간 문제』, 「지하촌」, 「원고료 이백 원」, 「소금」, 「어둠」 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지은이 : 백신애
1908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났다. 집과 향교에서 한학을 공부하다가 영천공립보통학교 4년 과정을 졸업하고, 경북사범학교 강습과를 나와 2년 동안 교사로 지냈다. 1926년 교사 시절, 북풍파인 ‘경성여자청년동맹’ ‘조선여성동우회’에 가입하여 비밀리에 여성운동을 한 것이 탄로 나 권고사직을 당하고 서울로 올라가 여성운동에 뛰어들었다. 192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필명 박계화(朴啓華)로 「나의 어머니」를 발표하면서 등단했고, 신춘문예 첫 여성 작가라는 기록을 세웠다. 결혼 후 경산군 반야월의 과수원에 기거하면서 본격적으로 작품을 발표했다. 이때 체험한 가난한 농민들의 생활이 「복선이」(1934), 「채색교(彩色橋)」(1934), 「악부자(顎富者)」(1935), 「식인(食因)」(1936) 등의 바탕이 되었다. 식민지 조국을 떠나 만주와 시베리아에서 방황하는 실향민들을 그린 「꺼래이」(1934)와 현모양처의 삶을 살았음에도 미쳐버릴 수밖에 없었던 여인의 심정을 담아낸 「광인수기」(1938)를 포함해 5년 남짓한 기간 동안 소설 20여 편과 수필 및 기행문 등 30여 편의 작품을 남겼으며, 1939년 6월 23일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지은이 : 지하련
본명은 이현욱. 1912년 경남 거창에서 태어났다. 1940년 문학평론가 백철의 추천으로 문장에 결별을 발표하며 문단에 등단해 1936년 카프 출신 문학이론과 임화와 결혼 후 1947년 함께 월북하기 전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결별」, 「가을」, 「산길」, 「광나루」 등이 있다.
지은이 : 김명순
1896년 평안남도 평양군 융덕면에서 태어났다. 1917년 『청춘』에 단편 「의심의 소녀」가 당선되어 데뷔했다. 1925년 자신의 첫 창작집이자 한국 여성 작가 최초의 작품집인 『생명의 과실』을 출간했다. 소설 「돌아다볼 때」 「외로운 사람들」 「탄실이와 주영이」 등을 비롯해 시, 수필, 평론, 희곡 등 많은 작품을 남겼으며, 1951~1953년 무렵 일본 도쿄 아오야마 뇌병원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목차
편집자의 말 4
추천사 6
백신애 나의 어머니 10
강경애 어둠 28
지하련 가을 60
김명순 의심의 소녀 92
나혜석 경희 108
용어해설 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