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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옥 이현주의 신약 읽기
삼인 | 부모님 | 202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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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기독교와 불교, 수피즘을 비롯한 종교뿐만 아니라 시대와 국경을 넘어선 영적 가르침을 꾸준히 탐구하고 전해온 관옥 이현주 목사가 기존의 신약성경을 새롭게 ‘옮겨 베낀’ 것이다. 대한성서공회에서 편찬한 기존의 개역개정판과 공동번역 성경을 대조했고, 여기에 『번역자를 위한 신약성경(The translator's New Testament)』(W. D.;United Bible Societies;British and Foreign Bible Society McHardy, 1973)을 참조해 새로운 문장으로 다듬어냈다.

  출판사 리뷰

한국 최초의 신약성경 사역본私譯本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가 구체적인 형태로 우리 앞에 ‘예수’라는 몸을 입은 채, 우리처럼 먹고 마시는 일상을 살면서,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나타났다고 믿는 것이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다. 그래서 예수의 말씀은 살아있는 하느님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졌고, 그분을 만나고 그 말씀을 전해들은 제자들이 나중 사람들을 위해 남긴 기록이 묶여 ‘성경’(신약)이 되었다. 성경은 시대와 국경과 언어를 넘어 예수를 따르려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새롭게 전달되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관점과 크고 작은 차이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1800년대 말, 중국에서 들여온 한문 성경의 일부가 우리말로 옮겨지기 시작한 이래, 우리말 성경은 계속해서 더 이해하기 쉽고, 원전의 메시지에 더 충실한 번역으로 나아갔다. 다양한 시도와 노력 끝에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개역개정판(1998)이 친숙하지만, 천주교와 개신교가 함께 작업한 공동번역(1976) 성서 또한 특별한 역사적 의미가 있어 아끼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의 충실한 이해를 도와야 한다는 점에서 성경 번역에는 완결이 없으며, 어쩌면 늘 새로운 해석과 전달이 필연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은 기독교와 불교, 수피즘을 비롯한 종교뿐만 아니라 시대와 국경을 넘어선 영적 가르침을 꾸준히 탐구하고 전해온 관옥 이현주 목사가 기존의 신약성경을 새롭게 ‘옮겨 베낀’ 것이다. 대한성서공회에서 편찬한 기존의 개역개정판과 공동번역 성경을 대조했고, 여기에 『번역자를 위한 신약성경(The translator's New Testament)』(W. D.;United Bible Societies;British and Foreign Bible Society McHardy, 1973)을 참조해 새로운 문장으로 다듬어냈다. 옮긴이 이현주 목사는 청년 시절, 공동번역 성서의 책임 번역자였던 문익환 목사와 함께 일하며 공동번역 성서의 문장 교정을 맡았던 이력이 있다. 그렇게 오랜 세월 성경을 읽어오면서, 그는 스승 예수의 가르침이 우리말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그 본질을 상실하게 되는 점이 있다고 느꼈고, 그리하여 이 책에서 새로운 시도를 감행했다.

“예수와 제자들 사이에 한쪽은 말을 놓고 다른 쪽은 말을 높이는 게 오래 전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분이 세상에 오신 건 우리와 같은 지평에서 우리를 앞서가시며 나를 따라오라고, 그러면 제대로 살게 된다고 진정한 삶의 본을 보이려는 것이었는데, 종교는 그분을 높은 자리에 올려 모시고 우러러보며 당신이 원치도 않는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말투를 바꾸었다. 같은 지평에 높낮이는 없어도 앞뒤는 있을 수 있고 있어야 한다. 다행히도 한글에는 이 관계를 근사하게 보여주는 어투가 있다.” (「머리말」에서)

이 책에서는 스승 예수가 제자들에게 기존의 번역본과는 달리 ‘해라체’가 아닌 ‘하오체’를 쓴다. 제자를 대하는 말투 하나만으로 스승과의 관계가 수직적 상하 관계에서 수평적 도반 관계로 변화할 수 있으며, 우리가 스승을 일방적으로 ‘숭배’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분과 ‘함께’ 걷기 위해 이 길에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단순한 번역의 차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언어의 차이에 내재한 관점의 차이는 같은 성경을 읽는 동안에도 시야의 확장과 전환을 불러일으킨다. 말씀이 저 높은 곳이 아니라 여기 내 곁에 있으며, 스승이 하셨다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실천적 용기와 의지까지 북돋우는, 그야말로 전환적인 관점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 최초로 시도된 사역私譯 성경이라는 점에서 또 하나의 역사라고 할 만하며, 성경을 일상의 언어로 쉽게 풀어주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그리스도교인들에게 선풍적인 환호를 받았던 유진 피터슨Eugene H.?Peterson의 『메시지(The Message: The Bible in Contemporary Language)』와 더불어 새로운 성경 읽기의 즐거움을 배가시켜줄 것이다.

소설처럼 유려하게 읽히는 일상의 언어

마태오복음, 마르코복음, 루가복음, 요한복음을 아우르는 소위 4복음서四福音書는 예수의 삶과 행적과 말씀을 기록한 것으로, 그리스도교 신앙의 근간을 이룬다. 동정녀 마리아의 수태고지受胎告知, 돌아온 탕자, 최후의 만찬,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 등, 이미 수많은 예술작품으로 기록되어 그리스도교 신자가 아니라 해도 들어보았음직한 여러 에피소드의 출처가 바로 이 복음서들이다. 이 책은 생생한 묘사와 현실적인 대화를 통해 예수와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마치 오늘 나와 함께 한 공간에 살아있는 것처럼 전해준다.

수상쩍어하는 고향 사람들 [마태오복음 13, 53-58]?
예수께서 이 모든 비유를 마치고 그곳을 떠나 고향으로 가시어 회당에서 가르치시니 무리가 놀라, “저 사람이 어디서 저런 능력과 지혜를 얻었지? 저 사람, 그 목수 아들 아니야? 어머니는 마리아고 야고보, 요셉, 시몬, 유다가 그 형제들이고 그 누이들도 모두 우리 동네에 살지 않는가? 그런데 저 사람이 어디서 저런 능력과 지혜를 얻었을까?” 하면서 수상쩍어하였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기를, “어느 예언자도 자기 고향과 집안에선 존중받지 못하지요.” 하시고, 그들이 믿지 아니하므로 거기서는 많은 기적을 보여주지 않으셨다. (p.47)

뿐만 아니라 신약성경에서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바울의 편지글에서도 먼 시대에 동떨어진 로마나 고린토, 에페소에 있는 사람들에게만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에게 보낸 것 같은 친근함과 다정함을 느낄 수 있다.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는 이유 [고린토후서 2, 5-11]
가슴을 아프게 한 사람이 있긴 하지만 내 가슴을 아프게 했다기보다 그대들 가슴을 웬만큼 아프게 한 것입니다. 과장해서 말하지 않으려고 ‘웬만큼’이라는 말을 씁니다. 그가 많은 사람한테서 벌을 받았으니 그만하면 됐습니다. 이제는 그를 용서하고 격려해주십시오. 그가 너무 큰 슬픔에 빠지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부디 그대들의 사랑을 그에게 보여주시오. 내가 지난번에 편지를 보낸 것은 그대들을 시험하여 과연 범사에 잘 순종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소이다. 무슨 일이든 간에 그대들이 누구를 용서하면 나도 그를 용서합니다. 그리고 내가 누구를 용서했다면, 그리스도 앞에서 그대들을 위하여 용서한 거예요. 우리가 사탄의 속임수를 잘 알고 있는데 그의 꾐에 넘어갈 수는 없지요. (p.466)

일상적이고 현대적인 표현을 통해 성경 속의 이야기가 이천 년 전 머나먼 땅이 아닌 오늘 여기서 벌어지는 일처럼 느껴진다면, 그 메시지를 체화하는 일이 수월하리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오늘 이 자리에서 그 가르침을 몸으로 살아내야 한다는 자각과 권면이 피부로 와닿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언어의 힘이며 성경 번역이 계속 새로워져야 하는 이유다.

옮긴이의 깊은 시선이 담긴 통찰

일반적으로 성경에는 단락과 구절마다 장과 절을 나누는 번호가 매겨져 있다. 이는 예배와 전례에 활용하기 좋고 특정 구절을 찾아 읽기에 편리하지만, 가독성이 떨어지고 전체 이야기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장과 절의 구분을 강조하지 않고 주제별로 단락을 묶어 소제목을 달아두었다. 주제를 요약한 소제목으로도 말씀의 핵심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구체적인 장과 절을 암기하지 못해도 특정 주제를 찾아 읽기에 유용하다. 어린 아이든 노인이든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말씀이 전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매우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또 하나, 무엇보다도 이 책의 커다란 특색은 소주제의 끝자락마다 옮긴이의 짤막한 생각이 달려있다는 점이다. 신학적인 해설이라기보다는 오랫동안 성경을 읽고, 가르치고, 묵상해온 사람으로서 그 말씀에서 떠오르는 통찰 또는 화두를 주석처럼 달아놓은 것이다. 거기에는 때로 부처님, 공자, 루미, 간디까지 등장해 성경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 관점을 넓혀볼 기회를 제공한다. 이따금 옮긴이의 생각이 파격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거기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익숙하게 지나칠 수 있는 성경 말씀을 한 번쯤은 꼭꼭 씹어 음미하고 묵상해볼 기회가 될 것이다.

공중 나는 새를 보라 [6, 25-34]?
“그렇소, 내가 진정으로 말하는데, 살기 위해서 무엇을 먹고 무엇을 마실까, 몸에는 무엇을 걸칠까, 이런 걱정은 하지 마시오. 삶이 음식 보다 값지고 몸이 옷보다 값지지 않소? 공중 나는 새들을 보시오.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곳간에 모아들이지도 않는 그것들을 먹이시는 하늘 아버지께서 새들보다 훨씬 귀한 그대들을 내버려두시겠 소? 그대들 가운데 누가 걱정한다고 해서 자기 수명을 한 뼘이라도 늘릴 수 있소? 도대체 옷 걱정을 왜 하는 거요? 저 들판의 나리 꽃이 어떻게 피어나는지 보시오. 수고도 하지 않고 길쌈도 하지 않지만, 내가 진정으로 말하는데, 온갖 호사를 누린 솔로몬도 저 나리꽃 한 송이만큼 화려하게 차려입지 못하였소. 어째서 믿음이 그토록 약한 거 요? 오늘 피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져지는 들풀도 하느님께서 저렇게 입히시거늘 하물며 그대들이야 얼마나 잘 입히시겠소? 그러니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그런 걱정 따위 하지 마시오. 그건 이방인들이나 하는 걱정이오. 그대들한테 무엇이 필요한지를 하늘 아버지께서 다 알고 계시오. 먼저 하느님의 나라를 구하고 그분의 올바른 길을 찾도록 하시오. 그러면 다른 모든 것을 덤으로 얻게 될 것이오. 부디 내일 일을 당겨서 걱정하지 말고, 내일 일은 내일에 맡기시오. 하루의 괴로움은 그날 하루 겪은 것으로 충분하오.”
*
스스로 원하든 원하지 아니 하든 지금 이 순간 말고는 살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어제에 머물고 내일에 살려는 헛고생이 이리도 심한 것인가? 사람으로 태어나 그 살아가는 모습이 한 떨기 풀꽃만도 못하단 말 인가?
「마태오 복음」 중

풍랑을 잠재우심 [4, 35-41]?
날이 저물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호수 건너편으로 가자.”고 하셨다. 그들이 무리를 떠나 예수 타신 배를 그대로 저어 나가자 다른 배들이 따라왔다. 갑자기 돌개바람이 일더니 물결이 뱃전을 넘어 들어와 배에 물이 가득 차게 되었는데 예수께서는 고물을 베고 잠들어 계셨다. 제자들이 깨우며, “선생님, 우리가 죽게 되었는데 안 돌아보십니까?”하고 소리쳤다. 예수께서 일어나 바람을 꾸짖으시며 바다를 향하여, “고요하고 잠잠하여라.” 한마디 하시니 바람이 그치고 바다가 조용해졌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기를, “어찌하여 그렇게들 무서워하는 거요? 아직도 믿음이 없소?” 하셨다. 그들이 크게 두려워하며 수군거렸다. “도대체 이분이 뉘시기에 바람과 바다가 복종하는가?”
*
제자들은 무엇이 두려웠던가? 풍랑? 아니다, 죽음이다. 죽음이 있을 수 없는 세계를 사는 이가 풍랑 위에서 태연히 잠자는 건 놀랄 일이 아니다.
「마르코 복음」 중


귀먹은 반벙어리를 고쳐주심 [7, 31-37]?
예수께서 띠로 지방을 떠나 시돈과 데카폴리스 지방을 거쳐 갈릴래아 호수로 돌아오셨다. 사람들이 귀먹은 반벙어리를 예수께 데리고 와서 안수해 달라고 청하였다. 예수께서 그를 사람들한테서 떨어뜨려 놓은 다음, 손가락을 양쪽 귓속에 넣고 침을 그의 혀에 바르시고 하 우러러 한숨을 내쉬며, “에파타!” 하셨다. 그 말은 “열려라.”라는 뜻이다. 곧 그의 귀가 열리고 혀에 맺혔던 것이 풀리면서 말을 제대로 하게 되었다. 예수께서 이 일을 아무한테도 알리지 말라고 경계하셨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사람들은 더 널리 소문을 퍼뜨렸다. 모두가 매우 놀라며 서로 말하기를, “참 잘된 일이다. 귀머거리가 듣고 벙어리가 말하다니!” 하였다.
*
이런 기적을 일으킬수록 세상이 당신을 오해하리라는 것, 모르셨을까? 그럴 리 없다. 그분도 우리처럼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을 사신 거다. 그래서 희망이다.
「마르코 복음」 중

  작가 소개

지은이 : 이현주
관옥觀玉이라고도 부르며, ‘이 아무개’ 혹은 같은 뜻의 한자 ‘무무无無’라는 필명을 쓰고 있다. 1944년 충주에서 태어나 감리교신학대학교를 졸업했다. 목사이자 동화작가이자 번역가이며, 교회와 대학 등에서 말씀도 나눈다. 동서양의 고전을 넘나드는 글들을 쓰고 있으며, 무위당无爲堂 장일순 선생과 함께 『노자 이야기』를 펴냈다. 옮긴 책으로 『지금 이 순간이 나의 집입니다』, 『너는 이미 기적이다』, 『틱낫한 기도의 힘』, 『그리스도의 계시들』 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마태오복음 /마르코복음 / 루가복음 / 요한복음 / 사도행전/ 로마서/ 고린토전서/ 고린토후서 /갈라디아서 /에페소서/ 필립비서/ 골로사이서 /데살로니카전서 / 데살로니카후서 / 디모테오전서 / 디모테오후서 / 디도서 / 필레몬서 / 히브리서 / 야고보서 / 베드로전서 / 베드로후서 / 요한일서 / 요한이서 / 요한삼서 / 유다서 / 요한묵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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